여행후 끄적끄적2018.12.10 09:35

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

이름하여 실연 박물관 혹은 이별 박물관.

이곳을 오고 싶었던 이유는,

story때문이었다.

전시된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

그게 궁금했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이별했을 때는 이유와 사연이 있을테니까.

 

 

이 박물관의 시작은 실제 연인이었던

드라젠 그루비식과 올린카 비스티카에 의해서였단단.

4년 간의 연예를 정리하면서 그들의 만남을 추억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아마도 물고뜯는 이별이 아닌 아름다운 이별이었던 모양이다.

처음엔 두 사람의 물건으로 채워졌었는데

소문을 듣고 세계 각국에서 물건들을 보내와서 지금과 같은 규모가 됐단다. 

요즘 말로 하면 "이별"을 콘텐츠화 시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입장료는 40쿠나.

유로화는 안되고 only 쿠나만 가능하다.

나라별 무료 안내책자도 있는데 나올 때는 꼭 반납해야한다.

안내 책자를 찾아가며 보다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일단은 스킵했다.

대신 사진으로 찍어서 심심할 때마다 하나하나 해석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타인의 비밀을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어딘지 살짝 미안하기도 하지만

보라고 전시한 것들이니 맘 놓고 story 속으로 들어가보자.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천천히!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12.07 08:42

2016년 혼자 크로아티아 여행을 했었으니

자그레브는 두번째 방문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실연 박물과"

2년 전에 못가서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카타르 항공이 슬로베니아는 운행하지 않아서

어차피 자그레브까지 와야 했고 그 기회에 잠깐 들러보자 생각했다.

산마르코 성당 어디쯤이라고 했으니

트랩을 타고 반옐라치치 광장에 내렸다.

한 번 왔었다고 이렇게 또 오니 더 반가웠다.

 

 

실연박물관 가는 길에 우연치 않게

근위대 교대식을 봤다.

전혀 모르고 갔었는데 정어에 거행되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갔더니

근위대 교대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스탠바이 상태.

그 와중에 두번째 군인은 상사의 눈을 피해가며 연신 윙크를 날린다.

그마저도 귀엽다.

아직 어리고 젊은 청년의 페로몬을 누가 막을수 있을까 싶어서...

 

 

아테네, 프라하, 자그레브.

지금까지 세 번의 근위대 교대식을 봤었는데

개인적으론 이곳이 제일 인상 깊었다.

아테네는 코믹과 절도 중간이었고,

프라하는 어마무지한 인파 때문에 사람들 머리만 본 것 같는데

자그레브는 제대로다.

일단 강렬한 붉은 옷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음악대도 있고, 동원된 군인 수도 제법 많다.

총으로 하는 퍼포먼스는 절도가 넘치고,

군인들 표정과 움직임에도 품위가 느껴진다.

동영상으로 열심히 촬영했건만 용량이 커서 올릴 수 없다는게 함정.

(동영상 편집... 이딴거 할 줄 모르고, 앞으로도 계속 할 줄 모를거고...)

뭐... 대략 캡쳐 사진으로 만족하는 걸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12.06 08:27

이름에 "사랑"이라는 뜻이 들어있는,

사랑스런 류블라냐에서의 마지막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어제 밤엔 아주 절묘한 순간에 숙소로 돌아왔다.

메텔코바와 밤산책을 마치고

근처 마켓에 들러 동생이 부탁한 하리보젤리와 말린 무화과를 샀다.

숙소에 들어와 짐을 내려놓는데 쏴~~아 하는 빗소리가 들렸다.

폭격처럼 퍼붓던 비.

내내 하늘이 잔뜩 흐렸는데 드디어 사단이 났다.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하마터면 비맞은 생쥐 꼴이 될뻔했는데 타이밍 최고였다.

그리고 오랫만에 빗소리 덕분에 잠도 푹 잤다.

휘성의 노래와 함께.

 

 

오늘은 국경을 넘는 날이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장거리 버스를 타야해서 든든한 조식은 필수다.

또 다시 깨어나는 푸드 파이터의 본능.

나도 정말 궁금하다.

어떻게 저 많은게 다 들어가는지가.

평소에는 잘 안 챙겨먹는 편인데

여행만 가면 어마어마한 조식 대식가가 되는지...

그냥 여행지에서만 발휘되는 괴력이라고 해두자.

숙소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류블라냐성과 성 니콜라스 대성당의 첩탑을 보니

슬로베니아 일정이 끝났다는게 실감됐다.

늘 그렇듯 아쉽다. 아주 많이.

 

 

오전 8시 30분 자그레브행 버스에 올랐다.

처음 타보는 2층 버스였는데

1층에 빈자리가 없어 2층 오른편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다.

두 번의 국경심사로 하차와 승차를 반복했고

버스 안에서 한국행 비행기 웹체크인을 완료했다.

자그레브로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잔뜩 흐려서

캐리어에 넣어버린 우산을 다시 꺼내야하나 몇번 고민하다 깔끔하게 포기했다.

일종의 될대로 되라는 식.

오전 11시 자그레브 버스터미널 도착했다.

오후 2시 30분 이곳에서 공항행 리무진을 타야하니 3시간 30분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다.

캐리어를 맡기고(3uro)고 트램티켓(4HRK)도 한 장 샀다.

한 번 왔었다고 방향을 찾는데 막힘이 없다.

2년 전 처음 왔을때만해도 트램을 잘못 탈까봐 몇 번씩 묻고 또 물었었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2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장소에 서있는듯한 느낌.

반갑기도 했고, 기특하기도 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