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12. 5. 08:07

<Assasssins>

일시 : 2012.11.20. ~ 2013.02.03.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 황정민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제작 : 샘 컴퍼니

출연 : 최재림, 강하늘 (리 하비 오스왈드/발라디어)

        박인배 (존 윌크스 부스), 황정민, 박성환 (찰리 귀토)

        남문철, 정상훈 (세뮤엘 비크), 최성원 (주세피 장가라)

        윤석원 (레온 출고츠), 이승근 (존 힝클리)

        이정은 (사라 제인 무어). 김민주 (리네트 스퀴기 프롬)

        이상준, 김현진, 박영주, 유인혁, 김태민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미국 뮤지컬의 거장 스디븐 손드하임.

손드하임의 <Assassins>이 벌써 우리나라에 세 번째 공연된다.

 

2005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초연,

(그때 캐스팅 정말 어마무지했었지! 엄기준, 오만석, 김무열, 최재웅, 박호산, 최민철 ...)

2009년 신촌의 소극장 The stage에 이어 2012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초연부터 챙겨서 봤던 그 <어쌔신>이,

그것도 대선이라는 기막힌 시기와 딱 떨어지는 이때 다시 세번째 공연을 시작했다.

(괜히 혼자 무지 의미심장해하면서 흐뭇해하고 있는 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껏 본 <어쌔신> 중에서 제일 좋았다.

이 멋진 블랙코미디를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의도는 충분히 파악될 수 있게 잘 다듬었었다.

가사와 대사들도 정리가 훨씬 더 잘 됐고

이야기 구성과 장면도 적절하고 이질감없게 수정이 잘 됐다.

초연과 재연때보다는 훨씬 이야기 이해하기가 쉬웠고

에니메이션 활용과 무대, 조명도 훨씬 좋아졌다.

이 작품, 딱 이 정도 무대 규모에서 올리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이 모든 변화가 어디서 온걸까?

황정민 연출의 힘이었을까?

개인적으로 황정민이 연출로서 이 작품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황정민의 첫번째 밥상,

제대로 잘 차린 것 같다.

 

 “그동안 배우로서 진수성찬을 많이 얻어먹었는데 연출가로서 밥상을 차리려니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배우와 팀의 힘을 믿고 함께 만들었다. 연극으로 처음 배우를 시작할 당시 공동작업 하던 때가 생각나 행복했다. 상을 많이 받으면서 스스로 변했음을 느꼈다. (연출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나를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싶다”

 

존 윌크스 부스 박인배, 세뮤얼 버크 남문철, 사라 제인 무어 이정은, 찰리 귀토 황정민.

네 배우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나머지 배우들도 쥬세피 장가라 최성원과 리네트 스쿼키 프롬 김민주  제외하고는 다 좋았다.

최성원의 장가라는 좀 느끼했고

(근데 어느틈에 최성원이 이렇게 아저씨가 됐지?)

김민주는 연기는 좋았는데 노래가 많이 불안했다.

특히 존 헝클리와의 듀엣은 참 용감하게 느껴질 정도로 불안했다.

 

존 윌크스 박인배는 역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박인배의 또 다른 모습을 목격하자는 의미였다).

일단 목소리 정말 너무 좋았고 연기도 훌륭했다.

다만 숨소리는 좀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오스왈드 최재림과의 후반부 장면은 거의 두 사람의 숨소리가 80%를 차지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의 박빙의 숨소리 대결때문에 솔직히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최후 승자는 최재림이라고 생각한다. ^^)

최재림은 긴장을 많이 했는지 약간 어색했고

특히 발라디어 때는 좀금 과하다 싶을만큼 가볍다.

오스왈드는 최재웅, 장가라는 박호산(그때는 박정환)이 그래도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세뮤얼 버크 남문철!

오만석, 한지상이 세뮤얼 버크를 연기할 때는 과대망상 환자처럼 느껴졌는데

남문철은 슬픔과 절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와! 정말 간절하고 절절하더라.

그러면서도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웃음코드도 적절히 활용하고...

정말 부라보였고 너무나 멋졌다.

이정은의 제인 무어도 홍은희, 최혁주보다 훨씬 좋았다.

맛깔스러웠고 정말 막무가내 아줌마 같았다.

조증 환자같았던 황정민 찰리귀토 너무 좋았고...

황정민이 불굴의 마라토너, 제럴드 포드로 나왔을 때는 객석이 제대로 빵 터졌다

 

멀티맨처럼 주연배우들을 계속 활용하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조명과 무대 연출도 좋았다.

의상도 대체적으로 좋았는데 호두까기 인형같던 발라디어 의상은 좀...

그래도 전체적으로 괜찮은 작품이었다.

초연, 재연보다 훨~~~씬!

 

이 작품,

임기 얼마 안남으신 그분께서

꼭 챙겨보셨으면 정말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