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10. 28. 08:23

시스티나 소성당에서 산 피에트로 대성당으로 가는 길목.

대리석벽의 색감에 차이가 나서 보수하느라 다른걸 끼워 넣었나 했는데 아니었다.

대리석은 산성에 약해서 때가 끼고 산화가 잘돼서

70년에 한 번씩 겉을 깍아내줘야 한단다.

그래서 저런 색감의 차이가 생기는거라고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성당과 같은 이유 ^^)

마음 같아서는 저 아래로 내려가 걸어보고 싶었지만

단체투어라 개인활동 하기가 좀 뭐해서...

 

로마제국의 칼리큘라 황제는

37부터 41년까지 5년에 걸쳐 거대한 경기장을 만든다

그 후 네로 황제에 의해 "네로 황제의 경기장"이란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네로 황제는 로마대화재의 주범을 기독교인으로 지목하고

이 경기장에서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처형하고 공동묘지에 매장했다.

그리고 그때 베드로도 이곳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기 전 베드로에게 말했었다.

"베드로야, 내가 네 머리 위에 교회를 세우리라"

예언은,

그대로 실현됐다. 

 

붉은색 : 로마시대의 네로 경기장                   검은색 : 공동묘지

노란색 : 콘스탄티누스의 베드로 성당              초록색 : 현재의 베드로 성당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자 전 세계 카톨릭의 중심지 산 피에트로 대성당.

(피에트로는 베드로의 로마식 표기다)

1506년 교황 니콜라우스 5세의 명으로 증개축을 시작해 1626년 완공된 대성당의 내부는

이탈리아 최고급 대리석과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의 명품들로 가득하다.

1505년 브라만테의 설계안을 채택해 공사가 시작됐고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를 거쳐 비뇰라, 폰타나, 마데르노 같은 건축가들에 의해 완성됐다.

길이는 187m, 돔높이는 132.5m며 900여 톤의 황금장식이 사용됐다.

내부는 당대 최고의 조각가 베르니니의 손길.

이런 엄청난 규모의 건축물은 당연히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했을테고

부족한 건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면죄부판매라는 방법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결국 면죄부판매는 종교개혁을 부르는 신호탄이 된다.

종교가 더이상 떳떳하지 못하고 민중을 고난 속에 빠트리면

혁명은 불가피하다.

 

 

성당 천장은 도금되어 있는데

이곳에 사용된 황금의 양이 800톤 정도라니 놀랍다.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문은 모두 4개인데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근처에 있는 "성스러운 문"은

25년마다 돌아오는 성년(聖年)의 해에만 교황에 의해 열린다.

마지막으로 열렸던게  2000년이었고 다시 열리려면 2025년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성년의 문"은 1950년 스위스 카톨릭 신자들이 기증한 문으로

교황이 이 문을 열고 들어가 고해성사를 하면 모든 죄를 사함받고 천국으로 가게 된다고...

성당 내부에는 총 44개의 제대가 있고

395개의 조각품, 135개의 모자이크 그림, 778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대리석 바닥에 "TEMPLVM VATICANVM"라고 쓰여진 곳은

성베드로성당 쿠폴라의 한가운데를 표시한 곳이다.

대성당 바닥에서 쿠폴라 바깥에 있는 십자가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136.57m로  

로마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현재까지도 로마에서는 성베드로 성당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는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쿠폴라 주변은 2m 높이의 황금띠가 둘러져있고 그 안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을 세우리라. 그리고 너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겠다"라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이다.

("베드로"는 "반석"이라는 뜻)

바닥에 설치된 홀 중 몇개는 조각된 문양 사이로 지하층이 보이는데

여기가 바로  역대 교황들의 무덤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대성당 한가운데에 있는 건 베르니니의 천개(발다키노).

발다키노는 옥좌를 덮은 덮개를 뜻하는데

교황만이 이곳에 들어갈 수 있다.

베르니니는 교황 우르바누스 8새의 명으로 이 천개를 만들었는데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쿠풀로와 함께 바로크 예술의 최대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곳에 쓰여진 청동은 이탈리아 각지에서 수집했고

제작 중에 양이 부족해서 판테온 내부의 천장에서 수십 톤의 청동을 뜯어오기도 했단다.

(판테온에 가면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지붕을 받치는 네 개의 나선형 기둥은

사람의 영혼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걸 형상화했고

덮개 바닥은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빛을 뿜애내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발다키노를 통해 안쪽 깊숙히 보이는 황금빛 조형물이 보이는데

그 아래 있는게 "베드로의 옥좌"다.

이것 역시 베르니니에 의해 만들어졌고

성베드로가 로마에서선교활동을 할 때 사용했던 나무 의자의 조각들을 모아서 만들었단다.

황금빛 조형물은 천연대리석을 앏게 깎아 만들었는데 한가운데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조각되어 있다.

그 둘레 12개의 검은선은 예수님의 12제자를 상징하고

타원형 세 개는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대리석 바닥의 글자는 색깔이 다른 대리석을 하나 하나 깎아서 끼워넣었다는데

신기하게도 손으로 아무리 만져도 연결부분이 전혀 모르겠더라.

인간의 능력이라는게... 참 무섭다.

 

 

쿠폴라를 받치는 네 개의 기둥에는 4명의 성인들과 그들의 성물이 조각되어 있다.

"성 론지노"는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 로마 병사로

이후 개종하여 성인으로 추앙됐다.

그의 오른쪽 손에 들려 있는게 예수를 찔렸던 창이 보이고

석상의 머리 위에는 그 창의 보관된 공간이 숨겨져 있다.

"성 론지노"는 과거의 잘못이 있더라도

진심으로 획개하면 새로운 삶을 살 수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성인이다.

"성녀 헬레나"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로

예루살렘 성지순례 중 그리스도가 못박힌 십자가의 일부를 찾아 로마로 가지고 온 여인이다.

(그녀의 머리 위에서 역시나 십자가가 보관되어 있다.)

수건을 들고 있는 여인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예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드린 "성녀 베르니카"

그녀가 들고 있는 수건을 자세히 보면 예수의 얼굴도 보인다.

마지막 성인은 "성 안드레아"

안드레아는 예수의 말씀을 전하다 "X"자형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한 인물로

조각상의 머리 위에도 역시나 십자가가 숨겨져 있다.

 

 

"성 베드로의 청동 좌상"은 13세기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작품으로

왼손에는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천국을 가리키고 있다.

베드로의 오른쪽 발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대서

한줄로 선 사람들이 발을 만지며 지나간다.

왼쪽 발과 비교하면 발가락이 마모된게 선명하다.

예수가 죽은 후 베드로는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날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러다 길 위에서 불활한 예수 그리스로를 만나다.

예수님에게 "베드로야! 어디를 가느냐?"며 꾸짖음을 받은 베드로는 그 길로 다시 로마로 돌아와

기독교 사역에 헌신하게 된다.

(쿠오바디스...)

네로 황제의 박해로 결국 십자가형을 선고받는데

자신은 주님과 똑같은 십자가에 매달린 자격이 없으니 거꾸로 매달아 줄 것을 요청한다.

죽은 베드로의 시신은 로마군에 의해 발목이 짤렸고

후에 이곳에서 다음과 같은 글귀와 발목이 짤린 베드로의 시신이 발견된다.

"여기 베드로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베드로의 오른발을 만졌을까?

음...

실행과 소원은

비밀로 남겨놨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