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10.15 13:53

류블라냐에서 피란(Piran) 가는 10시 10분 버스는

10시 25분 출발했다.

승강장은 12번.

캐리어를 싣고 버스에 앉아 있으면

기사님이 직접 요금을 받으러 다닌다.

피란까지 요금은 11.10유로,

 

 

아침에 산 체리를 먹으며

창문에 딱정벌레처럼 들러붙러 붙었다.

새콤달콤한 여정.

피란 도착때까지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아

내내 편하게 갈 수 있었던 것도 행운 ^^

하지만 가는 동안 날씨가 많이 버라이어티했다.

흐렸다, 맑았다, 흐렸다. 맑았다의 연속.

정오쯤에는 비가 엄청 굵게, 엄청 많이 내려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다 피란에서 숙소 붙박이가 되는건 아닌지,

심지어 그렇게 아름답다는 석양보는건 아닌지 걱정됐다.

어쩔 수 없다.

또 다시 운을 믿어보는 수빆에!

 

 

급기야 코페르에서는 나무가 휘청일 정도로 바람까지 거쎄졌다.

이졸라에서도 빗방울은 가늘어질 기미가 없고...

비에 바람까지 이렇게 거쎄면 우산으론 안될것 같고

그냥 우비입고 다녀야겠다 작정했다.

1박 일정이라 석양도 못보면 어쩔 수 없고...

피란이 나에게 허락하는 모습만 본대도 충분히 황송할테니까.

피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쯤.

다행히 비도 멈췄고 하늘도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저 멀리 등대 2개가 눈 앞에 보인다.

초록색, 빨간색 등대를 보는 순간,

내가 피란까지 왔다는게 실감됐다.

처음엔 블레드때문에 슬로베니아 여행을 계획했던건데

나중엔 블레드보다 피란에 더 끌려 이곳을 제일 마지막 일정으로 정하게 됐다.

아마도 나는,

"피란"을 이 여행의 클라이막스로 점찍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였을까?

도착하는 순간부터 많이 설렜다.

그 설레임으로

숙소 찾기부터 시~~~~작!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10.12 08:26

 

<1446>

 

일시 : 2018.10.05.~ 2018.12.02.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극본 : 김선미

작곡, 연출 : 김은영

작곡, 음악감독 : 김세용

출연 : 정상윤, 박유덕 (세종) / 남경주, 고영빈 (태종) / 박소현김보경 (소현왕후)

        박한근, 이준현, 김경수 (전해운) / 최성욱, 박정원, 황민수 (양녕대군&장영실) / 김주왕, 이지석 (운검) 외

제작 : HJ컬쳐

 

나는...

아무래도 애국자는 아닌 것 같다.

정말 많이 기대했던 작품인데 보고 난 느낌은 어딘지 헛헛하다.

"1446"이라고 해서 한글 반포 혹은 창제에 포커스가 맞춰졌을거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뭐랄까, 이씨 왕조의 가정사라고나 할까?

서울예술단의 <뿌리깊은 나무>와 비교하자면

내 취향엔 뿌나가 훨씬 더 좋다.

작품 보다는 무대가,

무대 보다는 의상이,

의상 보다는 배우의 연기가 눈에 더 들어왔다.

단, 소현왕후 김보경은 재앙이었다.

아무래도 김보경의 레전드는 "미스 사이공"이 유일한 모양이다.

(연기도, 노래도 점점 이상해서...)

넘버들도 강강강강의 연속이라 부담스러웠다.

제일 인상 깊었던 배우는 태종 고영빈,

그 다음은 김경수와 정상윤.

제목은 분명 "1446"인데 주인공이 김경수 같기도 하고...

이 작품,

포커스가 참 난해하다.

뮤지컬 보다는 퍼레이드의 느낌.

그야말로 TMI (Too Much Information)

혹시... 내가 피로해서였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10.11 09:43

 

<키다리 아저씨>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키다리 아저씨>

오리지널 연출, 극본 :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 (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사랑스런 제루샤를 만나러 다시 백암아트홀을 찾았다.

키다리 아저씨를 믿지도 않고,

키다리 아저씨를 기다리지도 않지만

제루샤 에봇은 진짜가 아닌걸 진짜로 믿게 만들만큼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이지숙 제루샤는 여전히 사랑스럽더라.

아니 처음 봤을때보다 더 사랑스럽더라.

그런 꿈,

나 역시 가졌던 적 있다.

내 인생의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잘 자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

그러니가 이 작품 속 제루사가 그 꿈의 현신이다.

이런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이런 어른이 되어지고 싶었는데...

못이룬 꿈에 대한 회환과 아쉬움,

그리고 미안함.

고개를 떨구게 되는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건,

세상에 울 일이 없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더라.

울 일은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생긴다.

단지 참고 있는 것일 뿐.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슬프지 않은 척, 안 운 척 견디며, 참으며, 숨기며, 산다는걸 안다.

그래서 가끔은 타인의 시선 따위 신경쓰지 않고 목놓아 우는 사람들 보면

질투심이 생길만큼 부럽다.

 

행복이라는거,

제루샤의 말처럼 별 거 없는건데...

그게 왜 쉽지 않을까?

아무래도 나는 제루샤에게 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 강동호 제르비스는 기대보다는 아니었다.

  음이 많이 불안하고 떨렸고,

  연기도 흔들렸다. 

  하지만 후반부에 눈물 흘리며 편지를 읽는 장면은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돼 감동적이었다.

 작품 속에선 강동호가 키다리 아저씨였지만

 연기에서는 이지숙이 키다리 아저씨 아니 키다리 아가씨였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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