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8.11.30 16:36

 

나는 좋은 도구(好具)가 되고 싶었다.

그게 늦게 시작한 나의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무기라 믿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밥벌이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호구(戶口)가 없어

호구(湖口)를 걱정할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더라.

열심히 했더니 더 하란다.

잘 했더니 또 하란다.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았다.

지금같은 한계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나는...

나를 먼저 생각했어야만  했다.

남을 위한 배려가 당연함이 되버렸고

숱하게 무시되는 규정과 규칙을 보는 것도 징글징글하다.

기본이라는게 뭔지...이젠 하나도 모르겠다.

 

호구(好具)를 꿈꿨건만

호구(虎口)가 되버린 나.

어쩌면 좋을까,

이 불쌍한 호구를...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8.11.19 09:24

현재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정확히 이렇다.

Between Answer and Solution.

주말을 지내고 나면 뭐가 됐든 답이 나올거라고 믿었다.

아니 실제로 답이 나와야만 했다.

답을 얻어야했고, 답을 얻고자 주말 내내 책을 읽었다.

늘 그랬듯 책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다른 책은 모르겠지만

이 책이라면 그래도 답을 찾는데 도움을 줄거라 믿었다.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쓴 <골든 아워>

 

이 분은 어떻게 버텼을까...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걸 잘 알지만

궁금했다.

어떤 사명감이, 어떤 믿음이 이 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명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여전히 도망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이 모든 상황이 이해할 수 없다가도 이해가 되고, 이해하면 할수록 빨리 때려치워야 할 것 같다고...

이 짓거리를 계속하는게 정말 맞는건가 의심스럽다고,..

적절한 시점에 이 판에서 빠져나가야 더는 추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지금의 내가 딱 그렇다.

50:50에서 49:51로만 되도

나는 그 1%를 믿고 갈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심정은 정확히 7:3

고작 3의 마음으로 남아있는게

조직에도, 내게도 옳은 방법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돌파할 자신이 없다는 것까지도 똑같다.

 

오늘까지 답을 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

내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는걸...

이미 알고 있는건 아닐까?

나에겐 solution이 없다.

그럴 능력도 없고 주제도 안된다.

지금의 내 상태는,

Yes or No 같은 단순한 Answer조차도 너무 버겁다.

 

Run! Run Away!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11.16 17:26

공교롭게도 내가 여행했을때가

류블라냐 축제 기간이었다.

그래서 거리 공연과 소소한 이벤트들을 심심치 않게 봤다.

오픈 키친 마켓을 지나 음악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걸었더니

시청사 앞에서 거리공연을 하더라.

네 명의 뮤지션이 꾸미는 연주와 노래.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노래 실력이 상당하다.

그대로 발이 묶여 한참을 감상했다.

 

 

4인조 밴드의 흥도 흥이지만

무대 앞에서 춤을 추는 꼬마들의 흥이 엄청났다.

밴드도, 아이들도, 아이들의 부모도, 모여있는 사람들도

다 얼굴에 엄마미소를 짓고 있다.

아이들의 흥은,

남들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듯 자유로웠다.

그래서 좋았고,

그래서 부러웠다.

 

 

 

말의 언어가 아니라

몸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는건 언제나 수줍다.

그게 노래든, 연주든, 춤이든, 그림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몇 개 단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겐

기를 써도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어쩌면 앞으로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