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에서 끝나면 좋을텐데

덥다라는 말이 부러울 정도의 날씨다.

그래서,

못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운동을 못하고 있고,

주말에 즐겨 탔던 자전거도 못타고 있고,

개인적인 여행기도 못올리고 있고.

식사도 잘 못하고 있고,

잠도 못자고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퇴근을 못하고 있다.

 

커튼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

큰 일 대로변에 서있는 9층짜리 나홀로 아파트 꼭대기층은

살벌한 옥탑방 실사판이다.

늦은 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루 내내 통창으로 들어온 햇빛으로 달궈진 아파트는 보일러가 터진건 아닌가 의심케한다.

걸을때마다 발바닥에 그대로 전해지는 뜨거움.

에어컨을 사거나, 집을 팔거나.

아무래도 양당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사실 요즘은 일요일에도 병원에 나온다.

아니 나올 수 밖에 없다.

집에 있다가는 온열질환에 결려 위급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아서...

집순이의 품위가 정말이지 말이 아니다.

이 난민생활이 8월까지 지속되는건 아닌가 슬슬 겁이 난다.

좀 바보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러다 뇌가 녹아내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못하고 있는 것들이 지금도 너무 많은데

이 상태라면 못하고 있는 것들이 점점 더 생길것 같다.

놔버리자, 다 놔버리자 하면서도

이대로 영영 놔지게 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대단찮은 샮이지만

못하고 있는 것들이

하고 있는 것들로 바뀔 날을 기다리며...

Posted by Book끄-Book끄

멀리서 보면 지구는 아무런 관심도끌지 못할 곳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르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음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는, 들어 본 모든 사람이 그 위에 있거나 있었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수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 부패한 정치가, '슈퍼스타'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장군과 황제들이 이 작은 점의 한 귀퉁이를 아주 잠깐 지배하려고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작은 점의 어느 한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없는 다른 한구석 주민들에게 저지른 잔인한 행위를, 그들은 얼마나 자주 서로 오해했고, 서로죽이려고 얼마나 날뛰었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웧ㅆ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지나지않는다.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2014년의 경제적 파이는 1500년보다 크지만 분배는 너무나 불공평하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한 아프리카 농부와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얻는 식량은 500년 전보다 더 적다. 인류와 세계 경제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기아와 궁핍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더 많아졌는지도 모른다. 기대수명, 유아사명률, 칼로리 섭취량 같은 물질적 기준으로 보면 2014년 평균적 인간의 생활수준은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도 100년 전보다 상당히 나아졌다. 하지만 모든 경제적 파이에는 원자재와 에너지가 들어간다. 어두운 결말을 예언하는 사람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조만간 우리지구의 원자재와 에너지를 고갈시킬 것이라고 경고한다.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7만 년 전 아프라카 한구석에 살았던 별로 중요하지않은 동물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고 이젠 신이 되려는 참이다. 그들은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지만 불행하게도 자랑스러운 업적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이룬 적은 없다. 환경을 정복하고, 식량 생산을 늘리고, 도시와 제국을 세우고, 넓은 교역망을 구축했지만개별 사피엔스의 복지를 개선하지 못했고, 다른 동물에게는 큰 불행을 안겨 주었다.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힘은 세지만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지만 만족할 줄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광범위한 오염은 지구를 우리 종이 살기에 부적합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자연 파괴'라고 하지만 사실은 파괴가 아니라 변형이다. 자연은 파괴되지 않는다. 6,500만 년 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쓸어버렸지만, 그럼으러써 포유류가 번성할 길이 열렸다. 인류는 많은 종을 절멸하고 있으며 자기 자신도 멸종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들쥐와 바퀴벌레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며 핵무기로 인한 아마겟돈의 폐허에도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6,500만 년 후에는 지능 높은 쥐들이 인류가 일으킨 대량살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볼지도 모른다.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Posted by Book끄-Book끄

유시민 작가의 신작 <역사의 역사>를 읽고 있다.

유시민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시만 방식으로 표현해보자)

첫째, 신뢰할 수 있는 글이라서 좋고

둘째, 박학다식을 뽐내지 않는 겸손한 글이라서 좋고

셋째, 내 얄팍한 '앎"에 깊이를 더하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글이라 좋다.

그 중에서 글이 주는 신뢰성.

그게 내게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글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신뢰(信賴)

믿을 신(新), 의지할 뢰(賴) 

믿고 의지한다...

아름다운 뜻인지만 그 아름다움만큼 무서운 말이다.

신뢰라는 말 속엔 쌍방에 대한 책임과 존중이 숨어있다.

나는,

담배를 피우는 요리사의 손을 신뢰하지 않고,

사랑이 담겨있지 않은 어린이집 교사의 눈을 믿지 않고,

자녀에게 핸드폰 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신은 핸드폰 게임을 빠져있는 부모를 믿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 책방 주인도,

빵을 싫어하는 빵집 주인도,

직원에게 반말하는 상사와 고용주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런 사람들이, 이런 상황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진 못하지만

그래, 그럴수도 있지... 라는 마음은 도저히 안생긴다.

일종의 프로 불만러로 비춰지는 것도 싫지만

네가 뭔 상관이야 하는 눈길을 받아내는게 더 싫다.

일종의 말줄임표...로 마감.

 

"명확"하다는건 참 좋은거다.

오해의 소지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타협과 이해의 여지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점점 버거워진다.

명확하지 않은 책을 읽다보면

인내심도 업그레이드 되지만 그만큼 피로도도 급상승한.

책 속으로 피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몹시 난감한 상황.

 

옆길로 새긴했지만

유시민 작가의 글이 편한 이유,

내겐 그렇다

어렵지만 수월하고,

힘들지만 편하다.

이해가... 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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