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09. 8. 20. 05:45
2009년 9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김명민 주연의 <내사랑 내곁에>와 함께
무지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던 작품
<와니와 준하>, <분홍신>을 만든
김용균의 감독의 새 영화
조승우와 김용균 감독의 인연은 2001년 <와니와 준하>가 그 시작이었다. ( ---> 참 좋은 영화였는데....)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조승우의 영화 중 하나.
<후아유>와 <와니와 준하>, <H>, <클래식> ^^

 


연기 정말 잘하는 두 배우가 만났다.
수애와 조승우...
조선의 마지막 황후이자 비운의 여자였던 명성황후
그리고 그녀를 지키는 호위무사의 숨겨진 이야기

 

세상에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객으로 살아가던 "무명(조승우)"은
어느 날, 목표물을 제거하기 위해 찾은 곳에서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피로 물든 자신의 삶과 너무나 다른 여인 "자영(수애)"
그녀를 보게 된 무명.



하지만 그녀는 이미 황후로 간택되어 궁으로 들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며칠 후,
고종과 자영의 혼례는 예정대로 치러지고,
무명은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그녀를 곁에서 끝가지 지켜주리라 다짐하고 호위무사의 길을 택해 궁으로 들어가는데....



무명과 자영의 삶.
왜곡일지라도, 단지 영화일지라도
정말 역사의 어느 한 때에 
비밀처럼 스친 그런 기억 있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본다.
비운의 여인에게 잠깐이나마
그런 가슴 뛰는 설렘이 있었기를....



영화 개봉을 기다리며,
쓰러져가는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의 삶보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여인이고팠을 여린 민자영의 삶이 떠올라
왠지 아득해진다....



조승우가 출연하는 영화의 특징 하나!
뮤지컬 배우 혹은 연극배우가 꼭 나온다는 사실!
이번에도 대원군의 일급 무사 역에 뮤지컬 배우 최재웅이
고종역에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천재 지휘자 정명환으로 유명해진 연극배우 김영민이 출연한다.
두 분 다 참 연기 잘하는 배우이자 무대에서 빛이 나는 배우들이라
이 영화가 더 기다려진다.
그리고 대원군 역에는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 천호진.
추석 개봉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어쩐지 억울해지려고 한다....


          대원군 : 천호진                       고종 : 김영민                       무사 : 최재웅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8. 19. 10:38
정말 무지 많이 엄청나게 인내심을 가지고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영화의 개봉소식이 들린다.
2009.09.24. 개봉 예정
(그러나 OTL ---> 아직 한달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다.. 흑흑)
드디어... 드디어....
포스터가 공개됐다.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를 만든 박진표 감독의 세 번째 휴먼스토리
김명민, 하지원 주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마친 김명민이
72kg 이었던 몸을 52kg으로 말려가며 찍은 영화.
이 사람의 집념과 열의가 무섭고 섬뜩하다.
(이건 거의 공포의 수준이다....그렇지 않은가?)



서서히 몸이 마비되어 가는 루게릭 환자를 살아냈던 배우 김명민.
어떤 느낌일까?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이지만
온몸의 근육이 점점 마비되어 간다는 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말하는
루게릭병과의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를
배우 "김명민",
그가 살아냈다.



180cm, 72kg의 건장한 그를
앙상한 마른 나무로 만들어 버린 영화.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라 비틀어질 수 있다는 걸
무섭게 깨달았다.
김명민,
그는 모든 생활과 모든 감성,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전부 "종우"라는 인물에게 완벽히 내주고
자신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마치 무명의 그림자로 남아버린 것 같다.
정말...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 없는 그 사람을 다행히 알아볼 수 있다.)



처음에 이 영화의 주인공 "종우"는  한류스타 "권상우"였다.
아마 지금쯤 권상우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 않을까?
그가 아무리 앙상하게 살을 뺀다고 해도 김명민처럼 되진 못할테니까...
물론 이 말은 초대형 한류스타 권상우를 폄하하기 위한 표현은 아니다.
권상우의 엄청난 노력과 열심으로 만든 
비현실적일만큼 조각같은 근육 역시나 그 무엇보다 멋지고 대단한 것이기에...
(권상우 같은 몸을 갖는다는 건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확신하기에... )
그리고 무엇보다 권상우 본인은 six-pack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건장한 six-pack 들은 결코 권상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



연예인의 길은 자칫 잘못하면 "마약에 중독되는 삶"과도 같은 길이라고 하는데....
"명민본좌" 그에겐 "그의 연기" 자체가
극도로 독한 "마약"처럼 느껴진다
그는 이 중독을 매번 어떻게 살아나올까?
생사를 거는 그의 연기자로서의 삶이
문득 최고의 공포로 다가온다.



그의 지독한 마약성분에 한번 빠져든 사람들은
그만큼의 지독한 "금단현상"을 벗어나기 위해 또 사투를 벌여야 한단다.
그런데 배우 김명민,
그에게선 누군들 벗어나고 싶겠는가?
연기자는 오직 연기로 말해야 한다는데.....
할 말 많은 그의 언어를
우리는 아마도 내내 열심히 경청하게 되지 않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8. 18. 15:41
오후 근무를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동료가 전한 소식에 그만 멍해지고 만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조만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은 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오래 버티주시길 바랬던 소망이 무너졌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서 끝내 어린아이처럼
온 몸으로 통곡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당신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리라.
노구의 몸으로 견뎌내기에는 어쩌면 힘겨운 시련이었는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분의 건강을 염려했었다.
독하게 버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깊게 깊게 생각했는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현 정권 앞에
절대로 약하게 허물어지는 모습을
끝끝내 보이지 않겠다 다짐한 것처럼
서러움 울음 끝에 그 분의 모습은 말없이 단단해 보여
그 서러운 통곡조차
나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횡보현상, 기관지 절제, 폐렴, 인공호흡기 의존.....
그분의 소식을 알리는 뉴스들을 날마다 새로운 증상들을 더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는
그분의 시간을 함께 조마조마하게 버텨냈다.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과 호흡곤란 증후군"
공식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인!
다발성 장기손상,
그 말이 주는 섬뜩함에 덜컥 겁이 난다.
이재 다 지난 일인데도,
그분의 고난한 삶과 목숨을 건 모든 승부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부디.... 부디....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
이룰 수 없었던 것
결코 이 현 정권에서는 결단코 이뤄지지 않을 모든 것들
다 이루며 평온할수 있길 기도한다.

고난한 삶이었기에....
거대하지 않게 위대한 삶이었기에.....
그리고 고귀한 삶이었기에....

이루지 못한 것들 눈에 밟힐지라도....
부디 고난한 육신 누위고 편히 쉬시길....



당신은 이 곳,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 사람이 개인으로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열심히 끝까지 해내셨음을 이제 압니다.
그 발걸음과 흔적들 하나하나
이제부터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부디 깊은 평온과 안식의 세상으로 영면하시길....



45년을 그분과 생과 늘 동행해온 이희오 여사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됐다.
이회오 여사가 쓴 자서전 <동행>의 속지에 친필로 쓰여진 편지.
참 가슴 아프고 뭉클한 내용이라 숙연해진다.
이희오 여사는 이 편지가 담긴 책 <동행>을 남편의 가슴에 안기면서
그의 사후의 길까지도 <동행>하겠노라 다짐했을까?
그 눈물이 깊이가 어쩐지 너무 깊고 서럽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그렇듯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년 8월 19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입관식 모습



진심으로 진심으로
누구보다 평온하시길....
살아 그분을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많은 분들까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