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7.10.31 08:56

한창 운동 중이었는데 JTBC 뉴스룸에서

배우 김주혁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손석희 앵커의 멘트를 들었다.

그대로 모든걸 멈췄다.

왜?

불과 며칠 전에 20년 만에 영화로 처음 상을 받게 됐다며 감격해하던 그의 모습이 선하다.

 

이건... 좀...

충격적이다.

아니 많이.

 

 

지금쯤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났을까?

두 분께 많이 혼났겠다..

나이 때문일까?

일면식도 없는 연예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아프고 안타까운건...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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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10.30 11:47

흐렸던 섬에 해가 들어오면

부라노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부라노는,

색(色)이고 빛(光)이다.

아니, 모든 것이다.

 

 

거짓말처럼 삐딱한 종탑.

끝없이 나른해지는 오후,

풍경을 이기는 컬러.

현실같은 꿈, 꿈같은 현실.

 

 

바람에 날리는 빨래조차 그대로 악세사리가 되고

컬러가 과일을 키우는 곳

숨어 살던 빛이 일제히 컬러 속으로 우루루 달려온다

물의 고저(高低)가 아니라 

빛의 고저로 출렁이는 섬.

ViVA! Bur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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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10.27 08:12

Murono Faro에서 Murano로 가는 길.

오가는 바포레토도 신기하고,

저 멀리 알록달록 보이기 시작하는 부라노선도 신기하다.

날이 화창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디즈니 월드 패미리 리조트가 이 알록달록한 부라노섬을 모델로 만들었단다.

꿈과 동화의 나라 디즈니까지도 탐을 낸 섬이라니 설렌다.

부라노섬의 집들이 이렇게 눈에 띄는 색을 가지게 된 이유는 

고기잡이 나간 어부들이 멀리서도 자신의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란다.

화려함 뒤에 이런 애뜻함이 숨어있다니 좀 뭉클하다.

색에 대한 고유성을 가지고 있는 집이라니...

그래서인지 집을 새로 칠할 땐 아무 색이나 칠할 수 없단다.

페인트 전에 꼭 정부에 신고를 해야하고

신고 후엔 담당기관에서 나와 그 부지(敷地)에 허락된 색깔을 보여준다.

그러면 집주인은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페인팅을 한다.

귀찮겠다... 싶다가도 관광객을 이 섬에 찾는 이유가 이걸 보려고 목적이니 지키긴 해야겠다.

여기서부터 저 끝까지 천편일률적인 색의 부라노를 떠올리면...

그건 정말 아니다 싶다.

 

 

부라노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저 창문들 때문이었다.

나무로 된 겉창도 멋스러웠지만

집주인의 정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저 창문 장식은

보면 볼수록 사람을 설레게 만들었다.

소박한 꾸밈이 일상이 되는 삶.

 

삶은 마땅히 그래야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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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10.26 09:47

10월 6일 밤 9시 5분 야간기차로 비엔나로 가야 하기에

이 날 일정이 본의 아니게 빡빡해졌다.

조식을 챙겨먹고 캐리어를 호텔 보관룸에 맡기고 서둘러 나섰다.

아이유를 좋아하는 조카녀석이 아이유가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부라노섬엔 꼭 가야 한단다.

조카녀석의 핸드폰 메인화면도 아이유니 이 녀석의 바람을 들어주기로 했다.

산타루치아 바포레토 승강장 Ferrovia에서 3번을 타고 Murano Colonna로 가는 길.

수상택시도, 운하라는 단어도 낯선 내가 이곳에 있다는게 신기했다.

날은 살짝 흐렸지만

물 위를 달리며 바라보는 풍경들은 이국의 정취로 가득하다.

거짓말처럼 둥둥 떠있는 건물들.

물 속에 가라앉지도 않고 멀쩡하게 서있는게 보고도 믿지기 않더라.

 

 

바로 부라노 가는 바포레토를 탈까 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Murano colonna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

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made in china 란다.

진짜 무라노 유리 제품은 가격이 어마어마하다고! 

 

베니스의 흔한 선착장.

베니스의 흔한 종탑과 시계탑들.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누구나 집 앞에 종탑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나요?

 종탑이 아니면 콜로나(기둥) 하나라도..."

의문의 일패가 아닌 확실한 일패.

게다가 저 아기자기한 유리공예들도 어찌나 탐이 나던지...

유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명하고 다양한 색들을 보며 

일패에 일패를 더했다.

 

 

부라노를 가려면 Murano colonna에서 Murano Faro까지 걸어가야만 한다.

그런데 그 짧은 거리를 우리는 예외없이 또 헤맸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완전히 다른 방향에 그렇게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걸까?

... 내내 미스테리다.

그래도 다 나쁜건 아니다.

덕분에 스킵하려던 무라노를 알차게 둘러봤으니!

일종의 전화위복!

낯선 곳에서는 좋은게 다 좋은거다.

어차피 처음 가 본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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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10.25 10:28

10월 5일 오후 7시 50분.

베니스 마르코폴로 공항에 도착해 공항버스와 24시간 바포레토 통합권을 사서  

5번 버스에 탑승한 시간은 오후 8시 25분.

30여분을 달린 버스는 로마 광장(piassale Roma)에 도착했다.

로마광장에서 숙소로 가기 위해선 코스티투치오네 다리(ponte della costituaione)를 건너야 한다.

버벅거리는 사이에 건장한 청년들이 나타나

느닷없이 캐리어를 끌고 다리를 건네준뒤 돈을 요구한다는 그 악명 높은 그 다리.

동생과 조카에게도 미리 말을 해뒀는데 늦은 시간이라그런지 

접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잔뜩 긴장했는데 다행이다.

예약한 호텔 빌라 로사(Hotel Villa Rosa)를 찾아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간 시간은 얼추 오후 9시 30분.

 

 

고생고생한게 너무 아까워서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더라.

몸은 피곤해도 캐리어만 내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원래는 산타루시아역 근처만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Forrovia역에 바포레토가 보이길래 얼른 탔다.

10시 넘은 야밤에 흔들리는 4.1 바포레토에서 핸드폰으로 찍어서 건진 사진들.

낯선 이 도시가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다.

우리의 밤은 당신들의 낯보다 아름답다.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산마르코 광장에서 반대방향 바포레토를 타고 숙소에 돌아온 시간은 자정쯤이었다.

하루동안 무라노, 부라노에 본섬까지 둘러보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몸은 피곤한데 눈은 말똥말똥.

몇 번 뒤쳐다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이번 여행중 가장 부실했던 호텔 조식.

그래도 부지런히, 꼼꼼히, 성실히, 최대한 챙겨먹었다.

든든히 먹었으니 부지런히 돌아다닐 차례.

조카의 로망 베니스로 출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10.24 15:08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7.09.26. ~ 2018.01.21.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대본, 작사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편곡, 음악감독 : 양주인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신의, 김재범, 성두섭 (한영범) / 정휘, 서은광, 윤지온, 임진섭 (류순호) / 윤석원홍우진 (이창섭)

        김대현, 강기둥 (신석구) / 조풍래, 호효훈 (조동현) / 강성욱, 손유동 (변주화) / 최연우, 유리아 (여신)

제작 : (주)연우무대 

 

추석전 날 몰래(?) 가서 본 작품 ^^

오랫만에 보니까 더 반갑고 좋았다.

여전히 이쁘고, 아름답고, 짠하고, 슬프고, 해맑은 작품이었다.

몽니 김신의는 지금까지 한영범 연기한 배우 중 코믹요소를 최대한 자체해서 진중한 느낌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참 좋았다.

그러다보니 신석구의 까불까불함이 더 돋보이면서

동네 누나와의 에피소드가 감정적으로 확 다가왔다.

(아마도 김신의는 한영범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딸들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류순호역의 정휘는 너무 천진난만해서 살짝 모자란 느낌도...

(겉모습은 정말 더없이 순수, 청순...)

홍우진은 매번 가벼운 역할 하는 것만 봤었는데 이런 역할도 참 잘 어울리는구나 의외의 발견이었고

조풍래의 활용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이 녀석이 한영범을 했으면 무지 잘했을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 작품은 무엇보다 넘버의 힘이 아주 크다.

한정석의 가사도 좋지만 이선영 작곡자의 멜로디가 귀에 오래 남는다.

양주인의 편곡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볼 때마다 배우와 제작자의 각별한 애정이 객석에게까지도 그대로 전달된다.

비슷한 류의 <공동경비구역 JSA>, <로기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흥해라. 흥해라. 더 흥해라 기원하게 하는

착하고 이쁜 작품.

^^

Posted by Book끄-Book끄

10월 5일 오전 10시 50분.

예정대로라면 그 시간에 나는 이탈리아 베니스에 도착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오후 7시 50분 도착.

정확히 9시간의 delay였다.

그야말로 하루가 송두리째 사라진 셈이다.

다섯 번의 유럽 여행 중 처음 경험한 기약없는 delay의 연속.

오후 두세시에는 도착하겠지.... 생각하다

그래도 5시 전에는 도착하겠지... 했는데

한 번의 환승이 두 번의 환승이 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다음날 야간열차를 타야하는 나로서는 공항에서 흘려버린 시간이 아까워 미칠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중3 조카녀석의 한 마디에 빵 터졌다.

"이모, 무슨 비행기를 버스 타듯이 타냐..."

그러게, 이모 말이...

(내가 이 녀석 때문에 웃는다)

 

 

오후 6시 40분.

파리 드골 공항에서 베니스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그래도 오늘 중으로 어쨌든 가긴 가는구나.

기다림으로 너덜거린 마음이 조금씩 안정을 찾는다.

좌석에 몸을 묻고 창 밖을 본다.

구름 위 하늘 위에 떠 있는 둥근 보름달.

처음엔 잘못 본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당황스러웠고 조금은 난감했다.

비행기 안에서 보름달을 보게 될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오늘 하루 운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나쁜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비행기 안에서 이렇게 크고 선명한 보름달을 만난걸 보면!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흔치 않은 경험으로 기억될 하루다.

 

어쩌면 하늘이,

내게 크고 둥근 보름달을 꼭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다.

예정대로라면 그제 일요일에 돌아와서 어제 월요일 정상출근하는거였는데

어제 돌아와서 오늘 출근했다.

오버부킹, 오버부킹 말로만 들었었는데 이번 내가 그 당사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early check in 까지 해서 자리까지 지정했는데...

KLM 데스크에서 강력하게 항의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국 때도 10시간이나 늦게 베니스에 도착했는데

귀국은 24시간이나 늦어졌다.

덕분에 여행의 시작과 끝이 엉망이 됐다.

보상 관련된 안내와 바우처를 받긴했는데

영수증 첨부해서 알뜰하게 받아낼 작정이다.

 

시작과 끝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계속됐으면 좋겠다.

프라하 카를교에서 성 요한 네포무크에게 빌었던 소원도 그랬다.

내년에도 다시 여행할 수 있게 해주세요...

신경성 위염에 염증수치까지 상승해 출근해서 진료까지 봤지만

그래도 1년의 한 번,

떠남의 숨쉬기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되면 나머진 다 용서할 수 있다.

기꺼이...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10.05 16:12
지금 현지 시간은 9시 5분.
예정대로라면 베니스행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하는데 암스테르담 공항 기상악화로 거의 모든 비행기가 지연되고 있다. 9시에 출발해야하는 우리 비행기도 계속 딜레이돼 11시 50분에 츨발한단다. 이럴줄 알았으면 고흐 박물관이라도 다녀오는건데...
3시간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한다. 창밖으로는 대기중인 비행기가 한가득이다. 켄슬이 아닌것만도 다행이다 싶다.
예정에 없는 이 머무름 또한 의미로 다가오기를...

헐!
졸지에 공항투어가 됐다. 베니스행 항공이 다 취소돼 12시 출발하는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고 드골 공항으로 가서 다시 18시 출발하는 비행기로 겨우겨우 베니스에 가야 한다. 이로써 인터넷으로 오후 4시 30분 산마르코 종탑 예약한건 깔끔하고 시원하게 날리게 됐다. 취소도 변경도 안되는 티켓이라... 인천공항. 암스테르담 스키풀 공항, 파리 드골 공항. 베니스 마르코 폴로 공항까지... 알랭드보통이 부럽지 않은 하루다
다행히 암스테르담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다.
이변의 연속이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상황.
날씨 앞에 인간은 참 할 수 있는게 없다.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릴뿐.

또 다시 헐!
12시에 출발해야 할 파리행 비행기마저 딜레이가 됐다. 대기석엔 사람들로 가득해서 빈자리도 없어 캐리어에, 바닥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늘의 구름이 내 맘을 대변한다.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라고

오늘 중으로 베니스에 갈 수 있긴 할까???
세번째 딜레이.
비행기가 지금 들어왔다. 준비를 해야하니 1시 15분 이륙은 불가능은 하겠다.
제발 이번이 마지막 딜레이기를...
조카녀석이 말한다.
여행은 시작도 안했는데 장기여행한것 만큼 힘들다고...
암요, 암요, 왜 안그러겠니?
근데 이모 심정은 오죽하겠니...

Posted by Book끄-Book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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