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11. 30. 17:20

고장난 수도꼭지가 되버렸다.

컵을 닦다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소리까지 내며 한참을 울었다.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울 일 따위는 없을줄 알았는데...

 

이 나이에 이렇게 우는게 가능하구나... 울면서 신기해했다.

신기해하면서 또 울었다.

혼자인데도 창피했다.

하지만 한 번 터진 울음은 멈출 기색이 없다.

마술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뿅 하면 사라졌다 뿅 하면 다시 나타나고...

 

울음 끝이 오늘 하루를 끌고 갔다.

울컥출컥 올라오는 울음을 꾹꾹 누르느라 힘들었다

이제 고작 5시가 넘었을뿐인데

평생을 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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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1. 29. 09:22

 

<Classica>

 

일시 : 2017.11.25. PM 6:00

장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출연 : Forte Di Quattro(고훈정, 손태진, 김현수, 이벼리) / 김덕기 오케스트라

주최 : (주)아트엔아티스, 고양문화재단

 

서울에서 하는 디너쇼는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엄두도 못내고

지방콘서트는 갈 수가 없고

수원컨서트는 11월 12일에 이미 했고

12월 17일 인천 콘서트는 매진이고...

다행히 바로 전날 고양콘서트 표가 남아있길래 4층 맨 앞 좌석 하나를 급하게 예매했다.

그런데 막상 가려니...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그야말로 억수같이 퍼붇더라.

갈... 수... 있으려나....

진지하게 고민하다 그래도 포디콰의 라이브를 포기할 수 없어 공연장을 향했다.

Forte Di Quattro.

4중창의 힘.

올 해 초 1집에 이어 11월 2집 Classica가 발매됐다.

2집이 너무 빠른거 아닌가 싶었는데 음악적인 완성도도 좋고, 기획도 참신하다.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겨울연가>의 작곡가 이지수가 클래식 명곡을 새롭게 편곡했고

한글가사까지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서양의 클래식곡에 한국적 가사가 겻들어지면서 궁극의 크로스오버가 탄생됐다.

실제로 콘서트도 김덕기 오케스트라가 전곡을 연주해서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함춘호와의 협연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람누리극장의 음향만 좋았더라면 더없이 완벽했을텐데...

(4층에서 너무 많은걸 바란건가 싶기도 하고...)

 

결론은,

빗 속을 뚫고 가길 아주 잘했다는 거다.

아무말 대잔치 속에서도 그들 사이의 우정과 믿음이 끈끈하게 느껴져 흐뭇했다.

김현수, 손태진의 목소리에 감동했고,

김현수의 말재간에 많이 웃었고,

이벼리의 노력에 감탄했고,

고훈정의 아우름에 내내 든든했다.

오래 보고, 오래 듣고 싶은 네 명의 연주자들.

Forte Di Quattro.

 

 

Set List

 

*01. 영광의 순간(Moment of Glory) - 오케스트라 연주곡

*02. Ave Maria (카치니) 

*03. 신기루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04. 외길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

*05. 얼음꽃 (로드리고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2악장)

 06. 베틀노래

*07. 빛의 사랑 (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 신성한 사원에서)

-   Intermission

*08. 좋은날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아다지오)

*09. Notte Stellata

 10. Senza Parole

 11. Luna

 12. Stella Lontana

*13. Adagio

 14. Fantasma D'Amore

 -   Encore

 15. Il Libro Dell'Amore

*16. Panis Angelicus (세자르 프랑크)

*17. Love of My Life (Queen)

*18. Heal the world (Michael Jackson)

 (*는 2집 classica 수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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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28. 14:41

자연사박물관을 나와

맞은편에 있는 미술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미술사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젠 루브르 박물관만 남은건가!)

이곳에 소장된 예술품은 7천 여 점이 넘고

대부분은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 수집된 작품들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둥근 지붕의 로툰다가 보이고

중앙계단 위로 반인반수(半人半獸) 켄타우르스를 죽이는  테세우스 상이 보인다.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계단에 그려진 벽화는 클림트의 작품.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거장들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이곳에선 지루할 틈이 절대 없다.

시간을 잊을 수는 있어도...

 

그럼 지금부터 시간을 잊을 준비 시~~~작.

 

 

그리고 세기의 도난 사건 주인공 "소금상자, 살리에라 Saliera"

지친 동생과 조카를 남겨두고 혼자 전력질주해서 보고 온 작품.

2003년 5월 11일 새벽,

몇 겹의 도난경보장치와 상주 경비요원을 뚫고 이 작품이 없어지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바다의 신과 여신의 모습이 새겨진 이 작품의 시가는 그 당시 500억원을 호가하는 금액.

게다가 범인은 대범하게도(?) 유리창을 깨는 아주 고전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훔쳤다.

(이 방법이... 가능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아서...)

범인이 잡혔는지는 잘 모르겠고

3년 뒤인 2006년 지금의 자리로 되돌아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던 모양이다.

장물로 거래되는걸 찾아왔다는 설도 있고...

실제로 보면 정말 화려하고 정교해서 욕심날만도 하겠구나 싶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그래도

gold 보다는 print가 훨씬 더 좋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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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27. 09:05

식사 후 트램을 타고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으로 향했다.

밤 9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검은 어둠 사이로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ehesia)의 동상은

4명의 충성스런 장관의 호위를 받으며 위엄있게 서있었다.

한때 그녀는 "오스트라아 황실의 유일한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남자보다 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고, 엄격했던 그녀는 오스트리아를 무려 40년간 통치했다.

씨씨(sisi)로 불렸던 엘리자베스가 황후가 그녀의 며느리였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녀의 막내딸.

그러고보니 여제의 강력한 황권도 가족사의 비극 앞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다.

비극 뒤에는 기실 다음 챕터라는게 없으니까.

 

 

사실 먼저 가려던 곳은 미술사 박물관이었는데

어떤 건물이 미술사인지 몰라 무턱대고 들어간 곳이 자연사박물관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2층에 있는 두개골 컬렉션인데

대놓고 사진 찍기가 좀 그렇더라.

(그래도 한 때는 살과 피가 돌았던 조상님들이신데...)

애궂은 광물들과 화석, 박제된 동물과 엄청난 크기의 공룡만 담아왔다.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두워 으스스한 느낌이 강하지만 둘러보면 볼수록 흥미롭고 신기한 곳이다.

조카녀석이 좀만 어렸어도 엄청 좋아하면서 뛰어다녔을텐데...

(그 틈에 나도 덩달아 뛰어다녔을지도 모르고.)

이런 것들을 본지도 꽤 오래됐구나 싶어 내 나이가 확 실감이 됐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물은,

혼자서 독방을 차지하고 있는 발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of Willendorf)다.

인류 최초의 미술품으로 알려진 이 조각상은

1909년 발렌도르프 지역 철도 공사 중에 발견됐는데

기원전 3만년에서 2만 5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단다.

실제로 보면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11.1 cm)다.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추정되하고 있느데

재미있는건 몸통 한 가운데 배꼽은 일부러 뚫은게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구멍이란다.

조상님의 조상님의 조상님의..... 조상님의 놀라운 응용력이라니!

보고 있으면 친근감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어디서 믾이 봄 직한 몸매이기도 하고.

 

 

전시물도 물론 신기했지만

내 눈에 제일 신기했던건 건물 내부였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박물관도 이에 못지않게 아름다운데 그동안 잊고 있었구나 싶더라.

박물관, 미술관, 고궁.

한때 문턱이 마르고 닳도록 다녔던 곳들.

이렇게 멀리 떨어져야 비로소 감지되는 가까운 것들에 대한 그리움.

 

아무래도 박물관에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오래 기다린 여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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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24. 08:30

벨베데레 궁전은,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르다.

밤에는...

건물 자체에서 빛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건물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보석같았다. 

빛나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곳은 예외인걸로!

 

 

눈과 머리를 배부르게 채웠으니 이젠 허기진 배를 해결할 차례다.

원래는 Slam Brauf라는 맛집을 가려고 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벨베데레 바로 앞에 보이는 Art corner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대만족.

몰랐었는데 이곳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파스타도 짜지 않고 맛있었고

그릴치킨도 단백했고,

스테이크도 연하게 잘 구워졌다.

스테이크 대장 조카녀석이 엄청 맛있게 먹었던 곳. 

 

 

동유럽 여행 때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동양인에게 인종차별도 하고

계산서 금액에 장난질도 많이 친다는데

다행히 메뉴판 가격과 나중에 나온 계산서를 확인해보니 그러진 않았더라.

그러고보니 호텔 조식을 빼고 제대로 먹은 첫식사이기도 하다.

배가 고파서였을까?

마지막 디저트 한조각까지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배부르게 먹었으니

다음 목적지인 마술사박물관으로 출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23. 09:25

이건 내 개인적인 컬렉션.

클림트, 에콘 쉴레, 고흐, 뭉크, 코코슈카...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그림을, 그것도 진품을 직접 본다는게 신기하고 미치게 좋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진촬영을 못했는데

이제는 허용된다.

게다가 사람들도 많지 않아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 혼자 서있기도 했다.

행복했다. 진심으로...

그림 자체도 황홀하지만 

그림을 감싸고 있는 액자와 그 액자가 걸려있는 벽, 그리고 조명까지...

전체적인 색의 균형이 아주 절묘하다.

마치 모든 그림을 살아 숨쉬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는것 같다.

이 느낌, 이 감정, 도대체 뭐지?

자주 뭉클했고 그래서 자주 멈췄다. 

 

보고 또 보고...

머릿속에, 가슴 속에 담긴

오랜 슬픔같은, 짧은 환희같은 그림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22. 11:13

쉰부른 궁전을 나와 숙소에서 짐을 풀었다.

그리고 바로 나와서 숙소 근처에 있는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했다.

아름다운(Bel) 전망(bedere)을 가진 오스트라아 황실의 여름 궁전 벨베데레.

운 좋게도 가는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무지개를 만났다.

원래은 티켓만 사고  저녁을 먹은 후 입장할 생각이었다.

사실 이날이 오스트리아 전체에 long night musem 이라는 대대적인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날이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티켓 하나로 모든 박물관, 미술관에 들어갈 수 있고 심지어 버스나 트램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어른은 15uro, 학생은 12uro.

벨베데레 하궁 한 곳 입장료만도 13uro인데 이 얼마나 놀랍고도 아름다운 가격인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득템!)

 

 

그런데 막상 표를 사고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6시에 바로 들어가야 관람객이 그나마 가장 적을거라는 계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더 많아질테니 일단 저녁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조카녀석의 적극적인 협조에 다시 한 번 감사를...)

long night museum 티켓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바쁘고 노곤한 밤이 되겠지만

일 년에 한 번 있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절대로 없기에...

 

 

오후 6시 open을 기다리며 찍은 사진들.

프랑스식 정원 아래에 있는 하궁(Unteres Belvedere)는 아쉽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

클림트, 에콘 쉴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 중요 그림들이 다 상궁에 있기도 하지만

하궁까지 둘러보기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다.

(시간은 없고, 가고 싶은 곳은 많아도 너무 많고...)

조급해햐면서 습관처럼 올려다본 하늘 위에선

추상화처럼 현재진행형으로 비행운(飛行雲)이 그려지고 있었다.

비행기가 버스처럼 지나가는 하늘이라니...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어차피 가고 싶은 모든 곳을 다 갈 수도 없고,

보고 싶은 모든 걸 다 볼 수는 없는데 욕심만 크구나... 싶어서.

 

먀냥 조급해하는 내게 하늘이.

비행운이.

답을 줬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그걸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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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1. 21. 08:3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일시 : 2017.10.19. ~ 2018.01.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극작 : 박햬림

가사 : 백석, 박해림, 채한울

작곡 : 채한울 / 음악감독 : 박지훈

연출 : 오세혁

출연 : 강필석, 김경수, 오종혁, 고상호, 진태화 (백석) / 정운선, 곽선영, 정인지, 최연우 (자야)

        윤석원, 유승현, 안재형, 김바다 (남자)

제작 : (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정확히 1년 만의 재관람이다.

작년 관람에서는 백석 강필석의 연기에 감탄했고

이번엔 곽선영 자야에 감동했다.

한 인터뷰에서 관객이 어떤 대사에 종점을 두고 봤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그녀가 답했다.

모든 대사 전부...라고.

실제로 곽선영은  대사 하나 하나를 몸에 새기듯이 연기했고

폭풍같은 감정들을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까지 그대로 전달하더라.

작년에 자야에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단번에 이입이 됐다.

자야의 몽(夢)을 누가 감히 환상(幻想)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에겐 환(幻)이 현실보다 더 실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생(生)이 있다는걸 나는 안다.

그래서 울컬울컥 감정이 올라왔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눈물을 쏟게 하는 최류성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도 작년에 한 번 보고 끝냈는데

이번엔 여운이 좀 깊다.

이게... 다... 곽선영 때문이다 ^^

기대했던 김경수 백석은 감정에 너무 깊게 빠져 내가 비집고 들고 갈 여백이 없어서 아쉬웠다.

<인터뷰> 이후에 김경수가 출연하는 작품은 거의 다 찾아보는데

현재까지는 <인터뷰>를 넘어서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

아! 백석을 머리 모양을 그대로 따라한건 정말 좋더라.

(아마도 의도한 연출이지 싶다)

윤석원은 어딘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고

"북관의 계집"은 임펙트가 많이 약했다.

두 배우와의 균형감도 살짝 어긋나는것 같고...

아무래도 초연캐스팅으로 한 번 더 보게 될 것 같다.

 

* 사실...정말 보고 싶은 캐스팅은 강필석, 곽선영, 안재형인데... 단 한 번도 없어 너무 아쉽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1. 20. 08:32

 

<칠서>

 

일시 : 2017.11.10. ~ 2019.11.17.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극작 : 장성희

작곡 : 민찬홍

편곡, 음악슈터바이저 : 김성수

음악감독 : 나정윤

각색, 연출 : 노우성 

출연 : 박영수(서양갑), 정원영(허균), 박강현(광해군) 외 서울예술단 단원

제작 :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 가무극은 극과 극이다.

이 작품도 첫공연 후 평가가 별로여서 살짝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보길 잘했다.

서울에술단의 특성보다 노우성 연출의 특성이 두드러진 작품이긴 했지만

뭐가 됐든 박영수는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박영수답다.

노우성 연출은...

<앤더슨가의 비밀>이 현재까지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지 싶다.

그 이후의 작품들은,

뮤지컬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훨씬 많고

솔직히 말하면...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허무한 경우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다행히 이 작품은 <페스트>보다는 괜찮았다.

워낙 기대치가 크지 않긴 했지만...

MR이 아닌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는 색다랐고

의상은 역시나 예술단답게 아름다웠다.

 

정원영은 이쯤되면 준 서울예술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고,

박강현은 팬텀싱어의 주역답게 노래가 좋더라.

시간이 지나 연기적인 깊이가 생긴다면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허균의 누이 허초의 역의 송문선은 재앙이었고,

(1막 2막에서 서양갑과의 듀엣곡은 솔직히 답이 없더라.)

예술단 특유의 군무를 볼 수 없는 것도 많이 아쉬웠다.

힘있는 군무... 라고 쓰려다가

생각해보니 서울예술단원의 나이도 더이상 젊지 않구나...를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김도빈, 조풍래도 예술단을 떠났고 이제 F4 중 박영수만 남았다.

솔직히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이 좀 걱정된다.

이러다 객원배우에 의지하는 모양새가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이번에보니 고미경의 소리도 많이 약해졌던데...

아무래도 예술단에 변화가 필요하지 싶다.

 

이런 걱정들도 다 예술단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 깊어서다.

<바람의 나라>도 다시 보고 싶고,

<윤동주, 달을 쏘다>는 계속 보고 싶은 간곡한 마음에...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11. 18. 13:34

조금씩 흐려지긴 하겠지만...

절대로 잊어버리지는 않겠습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