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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10. 09:08

저녁 9시 4분에 출발하는 비엔나행 OBB 열차를 타기 전 저녁을 먹었다.

호텔 조식을 빼고 베네치아에서 먹은 제대로 된 첫번째 식사.

산타루치아역 바로 옆 식당에서 먹물 파스타와 마르게리타 피자, 홍합찜을 시켰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먹물파스타는 비릿한 냄새때문에 불호였고,

피자는 역시나 호였다.

개인적으로 토핑이 많은 피자보다는 치즈와 도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심플한 피자를 좋아해서...

따끈한 홍합찜은 조카녀석이 맛있다며 열심히 먹더라.

식(食)에 별로 의욕적이지 않는 나는

피자 한 조각에 먹물파스타 몇 줄기를 끄적거렸다.

 

산타루치아역에서 OBB 야간열차를 기다리는 중.

전광판에 열차번호와 출발시간은 보이는데 플랫폼 번호가 없다.

난간해하는 중인데 앞에 있던 홈리스들이 싸움끝에 누군가 병을 던졌다 .

바로 앞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절로 움찔하게 되더라.

다행히 역무원이 빠르게 상황을 정리해서 무사히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처음 타는 야간 열차.

처음엔 6인실로 갈 생각이었는데 

여러가지 걱정스럽고 불안해서 3인실을 예약했다.

복도가 있는 열차는 처음 타는거라 좀 신기했다.

객실은 20인치 캐리어 3개를 넣기에도 버거운 넓이였다.

(도대체 6인실은 가방을 어떻게 보관할까??? 20인치도 이렇게 버거운데...)

3개가 나란히 놓인 침대를 보니 아찔해왔다.

1층은 조카가, 2층은 동생이, 꼭대기층은 나.

아무렇지 않은척 올라갔는데 사실은 다리가 떨렸다.

여기서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겠는데 싶어서...

와인 3명, 물 3병, 주스 3개, 여행용 비누 3개, 프래즐 3개, 볼팬 3개, 수건과 슬리퍼 3개씩.

어매니티라고 해야 하나?

비싼 가격만큼 뭘 많이 주긴 하더라.

특히 슬리퍼는 이번 여행 중에 정말 요긴하게 썼다.

(와인 세 병은 프라하 공항 검색대에서 보기 좋게 버려지긴 했지만...) 

야간열차는 조식도 6개까지 신청할 수 있어 알뜰히 체크해 역무원에게 전달했다.

 

 

나는...

잠에 무지 많이 예민해서 예상은 했지만

3층 저 꼭대기에서 자는둥 마는둥 밤을 보냈다.

정류장에 들어섰다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 열차의 기척을 느끼고,

간간히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가로등 불빛이 객실을 훔치듯 순간을 놓치지 않고,

혼자인듯 고요한 그 시간을 나는 누워서 오래오래 즐겼다.

역무원이 가져다준 조식.

사실 먹은 것보다는 챙긴게 훨씬 더 많았다.

 (뭘 이렇게 많이 주던지... 유럽의 1인분이 절대로 1인분이 아니다....)

 

10월 7일 아침 8시, 빈 중앙역.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로의 입성에 맘이 설렌다.

낯섬 반, 기대감 반의 첫인사..

Guten Morgen, Wien!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