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12. 29. 08:38

<12월의 크리스마스>

 

일시 : 2017.12.24. ~ 2018.12.25.

장소 : 롯데콘서트홀

지휘 : 서희태

연주 :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사회 : 원미솔

출연 : 박은태, 이창용, 조정은, 전미도, 김선영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오디컴퍼니주식회사

 

그 시작은 심히 창대하고 좋았으나

그 끝은 기대를 저버려도 너무 저벼렸다...

낮공연은 더 심각했던 모양이다.

욕으로 도배가 됐더라.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 콘서트는

오디컴퍼니의 자만 혹은 욕심이 너무 과했던게 아닌가 싶다.

불과 이틀 전에 같은 공연장에서 관람한 콘서트와 비교가 많이 된다.

오디컴퍼니는...

너무 심하게, 너무 노골적으로 배우를 편애한다.

참 불편하고 싫다.

이날도 배우 이창용과 전미도에게 그 정도빆에 할 수 없었나 불쾌했다.

내가 관계자였다면

이창용에게는"Impossible dream"과 "나비"를 부르게 했을거고

전미도에게는 2곡의 듀엣만 부르고 소개없이 무대를 내려가게 하진 않았을거다.

이창용 말처럼 박은태 단독콘서트에 초대된 게스트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콘서트에세 내 기억에 제일 많이 남은 사람은 김선영이다.

실제적으로 박수를 가장 많이 받은 곡도 김선영이 부른 "A New Life"였다.

여전한 카리스마와 성량은 루시로의 복귀를 간절히 희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선영이 그러지 않을거라는걸 너무 잘 알기에

정말 오랫만에 듣는 김선영의 소리가 더 반갑고 간절했다.

박은태는 열일했고,

개인적으론 정말 단독콘서트를 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

중간에 아카펠라 그룹의 등장은 뜬금없었고

원미솔 음악감독의 사회도 그다지 특별하진 않았다.

차라리 배우들끼리 진행하는게 훨씬 좋았을거란 생각.

자잘한 마이크 사고도 있었고

프롬프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오케스트라의 연주 레파토리 소개하는 것도 실수하고...

스크린의 공연 영상도 성의가 전혀 없었고,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은 콘서트였다

 

아무래도 오디컴퍼니가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신춘수 대표가 그래줄지는 모르지만.)

마에스트로 서희태가 이끄는 60인조의 오케스트라와 정상급 뮤지컬 배우의 출연.

이 두 사실마저도 빛을 잃었다.

솔직히 말하면 오디컴퍼니의 연말 장삿속.

딱 그런 느낌이라 허탈하고 속상했다.

저 좋은 배우들과 오케스트라로 왜 이 정도의 퀄리티 밖에 만들지 못했을까?

지금도 내내 궁금하다.

 

<공연 셋 리스트>

 

<맨 오브 라만차>
1. MAN OF LAMACHA (라만차의 기사) - 박은태,이창용
2. 좋으니까-이창용
3. Impossible Dream (이룰 수 없는 꿈) - 박은태

 

<드라큘라>
4. Please don't make me love you - 조정은
5. Loving you keeps me alive - 조정은,박은태

<Story Of The My Life>
6. 아는 걸 써 - 이창용
7. 나비 - 박은태
8. 눈 속의 천사들 - 박은태,이창용

 

<닥터 지바고>
9. Now - 전미도,박은태
10. On the edge of time - 전미도, 박은태

 

<지킬박사와 하이드>
11. A new life - 김선영
12. I need to know - 박은태
13. In his eyes - 김선영,조정은
14. Dangerous game - 김선영,박은태
15. 지금 이 순간 - 박은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2. 28. 08:20

 

<아이러브유>

 

일시 : 2017.12.14. ~ 2018.03.18.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 작사 : 조 디피에트로

작곡 : 지미 로버츠

연출 : 오루피나

출연 : 김찬호, 이충주, 정욱진 (남자1) / 고영빈, 송용진, 조형균 (남자2)

        이하나, 이정화, 안은진 (여자1) / 최수진, 간미연 (여자2) 

제작 : (주)알앤디웍스

 

이 작품을 처음 봤던게 2004년이니까 무려 13년이나 됐다.

그때 캐스팅은 남경주, 정성화, 최정원, 오나라.

솔직히 그때 봤을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단지 정성화 참 잘하네... 라는 정도.

(그 이후로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승승장구하는 특급배우가 됐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렇게 웃어도 되는건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웃었다..

4명의 배우 다 너무 능청스럽게 잘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몸과 마음이 한정없이 가라앉는 중이었는데

이 작품이 잠깐의 휴식을 줬다.

연말 각종 콘서트와 팬텀싱어 콘서트로 바쁠텐데도 조형균과 이충주는 자기관리를 잘 하는구나 감탄했고

최수진은 동생 최수영보다 노래를 백만배 이상 잘하는것 같다.

<로키호러쇼> 이후 호감도 또 상승!

이정화도 멀티역 연기하는건 처음 봤는데 노래, 연기, 표정 전부 다 놀라웠다.

감탄과 감탄의 연속.

13년전보다 에피소드도 풍성해졌고

상황들도 지금의 감각에 맞게 리뉴얼도 아주 잘했더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2인 오케도 아주 좋았고

무대 중앙에 에피소드 제목을 띄우는 화면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사랑이 주는 환상과 적나라한 현실을 솔직히 잘 보여줘서 에피소드마다 공감되는 장면이 참 많았다.

"사랑"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면 좋은 작품이다.

마냥 즐겁고 웃기기만 한 작품은 결코 아니니까.

웃음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들을 이해하면,

이 작품만큼 시리어스한 작품도 세상에 없다.

난 그랬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2. 27. 08:12

<Feliz Navidad>

 

일시 : 2017.12.22.

장소 : 롯데콘서트홀

음악감독 : 한정림

출연 : 강필석, 김재범, 고훈정, 정원영, 배두훈, 백형훈, 이충주, 조형균, 박강현, 기세중, 박유겸, 임병근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즐겁기 위해서 선택한 공연은 아니었다.

솔직히 메리 크리스마스 할 기분도 아니었고...

공연장을 찾아가면서도 내내 마음이 무겁고 심난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귀에 들리는 세상에만 집중해보자 다짐했다.

처음 가 본 롯데콘서트홀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공연장 어디든 똑같은 소리가 전달된다는 반야드 스타일의 공연장의 음향은...

아쉽게도 아름답지 못했다.

그래서 12명의 뮤지컬 배우들의 소리가 많이 아까웠다.

선곡도 너무 좋았고,

한정림 음악감독이 이끄는 밴드도 좋았고,

믿고보는 배우들의 노래 실력도 더없이 좋았다.

배두훈, 정원영, 백형훈 세 배우의 활약이 눈부셨고

특히 배두훈이 부른 영화 "비긴 어게인"의 OST "Lost stars"는 말을 잃게 만들었다.

2013년 뮤지컬 <풍월주>가 배두훈의 첫작품이데

4년만에 놀라운 성장을 햇다.

물론 그때도 노래를 너무 잘불러 놀랐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도 훨씬 더 잘한다.

팬텀싱어2 우승의 실력자답더라.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돋보였던 배우를 꼽으라면 "배두훈"이 아닐까 싶다.

강필석, 김재범은 루배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긴 했지만

그 역시 나쁘지 않았다.

선곡도 그렇고, 분량도 그렇고

살짝 뒤로 물러나 후배들이 더 돋보일 수 있게 배려한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의상과 소품들도 곡의 분위기에 맞에 어쩜 그렇게들 세심하게 준비했는지.. 

덕분에 심란한 마음이...

잠시동안 따뜻해졌다.

 

그걸로,

충분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Set List

 

01. It's Raining Men (뮤지컬 "프리실라") / One Short Day (뮤지컬 "위키드") - All together

02. Ordinary People - 정원영

03. 그 이름 (뮤지컬 "더 데빌") - 고훈정

04. 승리의 여신 (뮤지컬 "나폴레옹") - 백형훈

05. A thousand Years (영화 "트와일라잇") - 박강현, 배두훈, 조형균, 이충주

06. 출발 - 임병근

07. 비상 - 박유겸

08. 거리에서 - 조형균

09. Look Inside (영화 "트와일라잇") - 기세중, 박유겸, 백형훈

10. White Cristmas - 강필석, 김재범, 임병근

11. 소녀 - 박강현

12. 세월이 가면 - 이충주

13. All That Jazz - 기세중

14. Uptown Funk - 배두훈, 정원영

15. Skyfall - 박강현, 이충주

16. 뮤지컬 "저지보이스 매들리" - 백형훈, 배두훈, 기세중, 박유겸

17. 나비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 강필석

18.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 김재범

19. Lost stars (영화 "비긴어게인") - 배두훈

20. Il Libro Dell'amore (고훈정, 백형훈, 박유겸, 기세중)

21. Superstar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All together

22. Encore (크리스마스 캐롤 3곡)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26. 08:21

일요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행정 당직을 했다.

정상출근에 정상퇴근.

일당벌이 하고 집에 갔더니 뒷베란다에 물난리가 나있었다.

2002년 설치된 보일러의 누수.

A/S 센터에 전화를 걸면서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기사분이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 분이 와주셨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찾아온 산타셨다.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한 후 내려진 최종 진단은,

보일러 전체 교체.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각지도 못한 목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두 번 세 번 생각해도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크리스마스의 값진 선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오랫만에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았다고.

좀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22. 15:56

너무 많은 죽음들.

너무 많은 슬픔들.

너무 많은 기억들.

그리고

너무 많은 상처들.

 

이 모든 기억들이

잊혀질까?

지워질까?

사라질까?

 

너무 많은걸 잃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21. 16:35

집에 왜 시계가 없냐며 벽시계를 사주겠다고 언니가 말했다.

핸드폰으로 확인하면 되니까 필요없다고 말했다.

핸드폰이 없으면 어떻게 할거냐고 언니가 다시 물었다.

그렇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노라 말했다.

그런데 정말 올 초에 시계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5년 정도 사용한 핸드폰이 혼자서 On-Off를 넘나들 때.

모든걸 다 파는 가게에서 3000원을 주고 작은 탁상시계 하나를 샀다.

하지만 규칙적인 시계소리를 견디는건,

나로서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건전지가 들어있지 않아 구입할 때는 전혀 몰랐는데

조그만 놈이 소리가 어쩌면 그렇게 큰지!

소리가 싫어 TV도 없고, 한여름에도 좀처럼 창문을 열지 않는 나로서는

불쑥불쑥 끼어드는 이 녀석의 존재감 때문에 한동안 꽤 당혹스러웠다.

모든 물건에 마음이 있다면,

이 녀석은 내 집에 들어온게 불행이었겠다.

소리가 신경이 쓰여 수시로 건전지를 빼놨고,

그럴때 마다 다시 새롭게 시침과 분침을 맞춰야 했고,

 

몇 번씩 바닥에 떨어지기까지 했다.

핸드폰을 바뀐 이후에는 거의 천덕꾸러기가 되버렸고.

지금 그 탁상시계는

건전지가 들어있어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혹시나 싶어 새건전지를 끼워봤지만 상황은 똑같다.

이 녀석.

지금 내게 시위를 하고 있나보다.

왜 자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느냐고.

왜 소리까지 수시로 거부했느냐고...

내게 와 제대로 쓰임 받지 못한 탁상시게의 불운,

 

그런데 나는,

"쓰임"이라는 말이 참 싫다.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쓰이는 존재가 되기를 꿈꾸지 않는다.

normal도 싫고 next to normal도 싫다.

아마도 탁상시계는,

저 상태 그대로, 그 자리에 있을거다.

가고 싶을때 가고,

멈추고 싶을때 멈추고.

 

안 될 이유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20. 08:31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7. 12. 19. 08:56

"한 숨"이란 노래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핸드폰에 저장해놓고 출퇴근하면서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는 노래 "한 숨"

이 노래... 나를 세 번 놀래켰다.

첫번째는 가사가 내 마음 같아서,

두번째는 뜻밖의 위로와 다독임을 줘서,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이 노래의 작사, 작곡자가 샤이니라는 아이돌그룹의 종현이라서.

(사실 종현이라는 이름도... 이 곡을 통해 알았다.)

 

날개를 달고 있는 녀석이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의지의 문제라고 탓하고 싶다가도

이 녀석이 남긴 글을 보면 탓할 수가 없다.

읽고, 읽고, 또 읽고... 몇 번을 읽었다.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이 말이 왜 이렇게 가슴 속에 사무치는지...

안 그러길 바랬는데 이해가 된다,

아니, 동요가... 된다.

고민하는 중이었다.

병원을 찾아야 하는건 아닌지...

점점 심해지는 무기력과,

가족들과 동료에 대한 무감함.

사람들과의 부딪침에 대한 거부감.

쨍하고 파고드는 이명과 머릿속을 헤집는 두통,

그리고 짧은 잠 속에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악몽들.

기겁하면서 깨어나는 새벽들, 새벽들,

퀭한 눈과 축 늘어진 몸으로 출근하면 인사말처럼 듣는 말.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계속 안 좋아 보이는데...

 

말은 쉽지만 어려워서 못하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고 했다.

죽음이 삶보다 쉬웠던게 아니라 혼자 견디는걸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았던 녀석.

스물 여덟은 너무 짧은 생이었지만

이제 그곳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무엇도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고했어.

이만하면 잘했어.

고생했어.

정말 고생했어.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2. 18. 10:06

신왕궁에서 시민정원을 거쳐 ring road를 따라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그리스 신전을 본따 만든 국회의사당(Parlament))

새건물처럼 보이지만 1883년 합스부르크 시기에 만든거라 무려 134년이나 됐다.

(흔하디 흔한 유럽 건축물들의 나이 ^^)

내부는 가이드 투어로만 관람이 가능하다는데

뭐 우리나라 의회도 애정이 없는데 남의 나라 의회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

건너편에서 우아한 외관만 봤다.

건물 앞에는 분수가 있고(보수 중 ㅠ.ㅠ)

분수 한가운데에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서있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위원님들은.

아테네 여신처럼 지혜로운 분들이시길 간절히 바래본다.

 

 

궁정극장 (Burgtheater)은,

개인적으로 참 이뻐라했던 건물이다.

원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궁 무도장이었는데 지금은 주로 연극전용 극장으로 변했다.

건물 정면 파사드 중앙에는 음악의 신 아폴로가,

좌우에는 희극의 신 탈리아와 비극의 신 멜포메네가 조각되어 있다.

궁정극장 옆에는 프로이트가 단골로 찾았다는 그 유명한 카페 "란트만"이 있다.

연극 한 편 보고 진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으나

정당한 작품이 없어서 저녁에 오페라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빈의 3대 카페라는 자허, 데멜, 첸트랄 중 어느 한 곳도 못가보긴 했다.

예약한 피그뮐러도 늦어서 결국 못갔고...

뭐 그래도 아쉬움은 없다.

입보다 눈의 호사가 늘 먼저였으니까.

 

 

궁정극장 맞은편에 있는 시청사(Rathaus) 건물.

한가운데 첨탑의 높이는 무려 104m나 되고, 나머지 4개의 첨탑은 61m.

첨탑 꼭대기에는 빈의 깃발을 들고 있는 가사상이 서있다. 

바로 앞에 있는 광장이 그 유명한 Rathaus Platz.

필름 페스티벌이 열리는 7,8월이면 대형스크린이 설치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콘서트, 오페라가 무료로 상영된다. 

11월 중순부터 12월 24일까지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데

일부러 이 시기에 맞춰 여행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가 자자하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맞이하기.

내 오랜 로망 중 하나.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페라를 보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조형물들

엄청난 크기의 유료 체중계와 Dr. Karlrenner의 두상.

Dr. Kalrenner는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오스트리아의 재건을 위해 공헌한 인물로 

1945년 초대 오스트리아 총리에 선출된 후

그 해 12월 상원의 만장칠치로 대통령에까지 오른다.

그의 이름을 탄 언론상도 있고

국회의사당 앞 ring road는 그의 이름을 딴 "칼 러너 링"이라 부른다.

정치, 사회, 경제, 과학, 등 다방면에서 오스트리아인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그냥 뭐 ... 이렇게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있다는게 살짝, 아주 살짝 부러워서...

ㅠ.ㅠ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2. 15. 14:17

오스트리아 제국의 왕궁(Hofburg)은 무려 600년에 걸쳐 건립됐단다.

구,신왕궁을 포함해서 10여 개의 건물이 모여있는데

일부는 대통령 집무실도 사용하고 있다.

미하엘 문으로 들어가자마자 코끝를 강타하는 진한 말똥 냄새.

견디기가... 솔직히 힘들었다.

구왕궁에는 황제의 아파트, 씨씨 박물관, 보물관과 황실예배당이 있는데

각각 입장료를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벨베데레와 쉰부른 궁전으로 만족하고 내부는 과감하게 패스.

(모든 걸 다 볼 수는 도저히 없으니까...)

 

구왕궁을 들어서면 오른편 광장에 68년간 오스트리아를 통치한

프란츠 요세프 1세 동상이 서있다.

바로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의 남편.

하지만 프라츠 요세프의 일생은 평탄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지독한 간섭, 사랑하는 엘리자베스와의 셩격차이, 그리고 아들 루돌프의 자살.

우리나라도 치면 영조같은 워커홀릭 황제.

자신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잊기 위해 선택한게 일이었다니...

어딘지 안스럽다.

 

 

구왕궁을 지나 헬델 광장으로 나오면

왼편으로 말발굽 모양의 건물인 신왕궁이 보인다.

신왕궁 앞에는 외젠왕자의 기마상이,

맞은편에는 카를 대제 기마상이 서있다.

이 아름다운 건물에도 비운의 역사가 담겨있는데

신왕궁 완공 5년 뒤에 합스부르크 왕국은 멸망의 길을 걷는다.

심지어 2차 세게대전때는 중앙 테라스에서 히틀러가 독일-오스트리아 합병을 선언했다.

86년간 신왕궁이 겪은 파란만장함이라니...

타국의 역사에 묘하게 감정이입이 된다.

 

 

외젠 왕자와 카를 대제를 뒤로 하고 부르크 문을 통해 왕궁을 빠져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궁정극장과 빈시청사.

발바닥에 불이 붙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괜찮다.

그런대로 괜찮다.

그리고 계속 괜찮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