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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08 체코, 체스키 크롬로프 - 자메츠카 정원(Zámecká Zahrada)
여행후 끄적끄적2018. 3. 8. 08:34

체스키성을 나와 오르막길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목적지는 자메츠카 정원(Zámecká Zahrada).

올라가는 길도 멋졌고

왼쪽 옆꾸리에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도 멋졌다.

앞을 보다 옆으로 눈길을 돌리고

다시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과 눈맞추고, 나뭇가지를 따라 하늘까지 따라가고...

정말이지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체코에서 프라하성 다음으로 크다는 체스키 크롬로프성.

13세기에 처음 짓기 시작해서 17세기까지 증축과 변화를 거듭하면서

지금과 같은 여러 양식이 혼재하는 독특한 성이 됐다.

성 내부는 가이드 투어가 가능하다는데

우리는 그냥 발길 닫는 데로 밖을 돌아다니는 쪽을 선택했다.

이곳은 타워를 비롯한 벽들에 그림이 그려져있다.

 

 

그런데 여기...

정말이지 너무 예쁘다.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초록색 벽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도 떠오르고...

성만 보고 이곳을 놓치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안타까웠다.

이 넓은 정원을 마치 주인처럼 뛰어다녔다.

그러다 뒤뚱거리며 걸음마하는 아기와 그런 동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누나를 봤는데

그 모습이 동화의 한 장면 같았다.

까꿍놀이하는 오누이들과 체면불구하고 같이 놀았다.

신나게, 재미있고, 행복하게!

 

 

꽤 오랜 시간 지켜봤는데

이곳은 관광객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휴식공간 같다.

산책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제일 많았고

그 다음이 가족 단위의 사람들.

워낙 넓은 정원이라 잠깐씩 보였다 사라지는 사람들이

게임 속 케릭터 같았다.

"너무 늦었어, 지각이야!" 하면서 금방이라도 토끼가 나타날 것만 같은 정원.

내 눈엔 이곳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판 같았다.

 

 

체스키 크롬로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자메츠카 정원은 잊지 말고 꼭 다녀오라고.

이걸 놓친다는건,

암만 생각해도 너무 아까우니까...

 

길 위를 걷던 기억도.

서걱서걱 낙엽 밟던 소리도

아직까지 내내 선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