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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3 체코, 프라하 -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의 만찬
여행후 끄적끄적2018. 4. 3. 08:30

패키지 여행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자유 여행의 묘미.

있고 싶은 곳에 오래 있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프라하성에서 네 시간 넘게 있었지만 한정된 티켓B로는 본 것 보다는 못 본 것들이 더 많다,

그 와중에 볼 수 있는건 다 보려고 부지런히 돌아다녀 여한은 없다.

다음 목적지는 스트라호프 수도원.

신앙심의 발로... 는 아니고!

그곳에 있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구글맵의 도움으로 열심히 걸아가는 중.

길이 너무 이쁘다.

게다가 사람으로 가득한 계단에 왠일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또 다시 고개드는 근본없는 주인의식.

 

 

역광의 습격을 꾸역꾸역 견디가며 올라가는 길.

사실 수도원도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동생과 조카녀석이 싫단다.

혼자라도 입장료를 사서 신학의 방과 철학의 방을 가려고 시도하다 실패했다.

포기하고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인데

점심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멋진 뷰를 놓치고 싶지 않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가 먹었던 음식들.

커다란 콜레뇨 하나와 페스토 파스타.

그리고 그 유명한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 만든 수제맥주 IPA와 조카를 위한 콜라.

내가 술을 전혀 마셔서 맛 자체를 잘 모르긴 하지만

왜 그렇게 수도원맥주, 수도원맥주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다른 테이블은 몇 잔씩 다시 시키던데 나는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놨다.

콜라 마실걸 그랬다 후회하면서...

파스타는 살짝 짜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콜레뇨는 양이 엄청 많았다.

고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빵에다 파스타를 얹어 먹었고

육식파 조카 녀석은 체코식 족발에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었다.

(그래, 어릴때 많이 먹어랴. 나이 들면 고기도 그닥 맛이 없으니까...)

 

 

하지만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진짜 주인공은...

수도원 음식도, 못 가 본 철학의 방이나 신학의 방도 아닌

눈 앞에 보이는 저 view다.

너무 커서 프라하성에서는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던 성 비타 성당이 한 눈에 보이고

파리 에펠탑을 본따서 만든 페트리진 전망대도 훤히 보인다.

눈 앞에 펼쳐지는 진정한 의미의 프라하 파노라마.

게다가 계절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가을.

현질적이어도 안믿겨지고

비현실이어도 안믿겨지는 풍경.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다.

"풍경이 다 했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