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8. 31. 08:47

 

<웃는 남자>

 

일시 : 2018.07.08.~ 2018.08.26.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 

대본,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작사 : 잭 머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박효신, 박강현, 수호(그윈플렌) / 정성화, 양준모(우르수스) / 민경아, 이수빈(데아) / 이상중(페드로)

        신영숙, 정선아(조시아나 공작부인) / 강태을, 조휘(데이빗 더리모어경) / 이소유, 김나윤 (앤 여왕)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웃는 남자> 두번째 관람.

박효신과 이소유를 제외하고 처음 본 7월 13일 캐스팅과 완전히 다르다.

동생 대타로 본건데

마침 박효신 회차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던 중이긴 했다.

며칠전 공연에서는 몸살 감기로 박효신 대신 수호와 박강현이 무대에 올랐단다.

회복이 다 된건지 어쩐건지...

솔직히 말하면 관람 전까지 걱정 반, 의심 반이었다.

 

아무래도 박효신은...

뮤지컬을 계속 해야겠다.

물론 이날 박효신의 소리는 최상의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최고의 소리를 내는 모습에 감동하고 감탄했다.

1막 "나무위의 천사"는 스윗하면서 따뜻했고,

2막 "그 눈을 떠"는 신념과 확신으로 가득했고

"웃는 남자"는 광(狂)적이고 파괴적이었다.

솔직히...

아무도 안보였다.

정성화도, 신영숙도, 강태을도, 이수빈도, 이소유도...

그 누구도 안보이고 안들리고 오직 박효신만 보이고 들렸다.

(이게 작품에 득인지 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병적인만큼 완벽함을 추구하는 박효신이기에

지금의 컨디션과 목상태가 스스로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보고 듣는 나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박효신은 다른 차원에서 사는 사람이라던데

그 말은 진실인것 같다.

현실을 뛰어 넘는 환상이고,

거짓을 몰아내는 꿈같은 소리다..

박효신의 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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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해도 괜찮아2018. 8. 30. 22:41
출근을 안했으니 휴가가 맞긴 한데 휴가를 낸 이유가 다른 병원에 가기 위해서였다.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위에 혹이 있다고 해서 세브란스 병원에서 내시경초음파를 했다.
1cm 크기의 Gastric Submucosal tumor (SMT)
나쁜건 아닌데 그래도 확인해보는게 좋다고 해서 검사를 했는데 비보험이라 검사비가 무려 61만원 넘게 나왔다. 헐~~~!
내시경은 보험인데. 내시경초음파는 비보험이란다. 실비보험에 가입돼있긴 한데 외래진료비는 25만원 정도가 최대라 출혈이 크긴 하다.
사실은... 경제적인 부담보다는 심리적인 부담이 더 크다. 내가 이런 나이가 됐다는 현실에 대한 서글픔 내지는 씁쓸함. 하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는걸 안다. 버티는 것도 외면하는 것도 다 쓸데없는 짓이니까.
아름답게 나이 들 자신은 썩 없으니 그냥 순리대로 사는 걸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8. 29. 08:22

 

<파리넬리>

 

일시 : 2018.08.11. ~ 2018.08.19.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김선미

작곡 : 오소린, 김은영

안무 : 정도영

음악감독 : 김은영

연출 : 반능기

출연 : 루이스초이 (파리넬리) / 이준혁, 김경수 (리카르도)

제작 : HJ컬쳐

 

낭독 뮤지컬이래서,

스탠드 마이크 2개 혹은 의자 2개만 달랑 놓여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뮤지컬일 줄은 몰랐다.

무대와 의상, 조명, 소품, 피아노 연주까지도 본공연 못지 않게 훌륭했다.

기존의 <파리넬리>의 프리퀄 버전

혹은 제 2의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파리넬리와 리카르도 두 형제의 등장만으로도

이렇게 탄탄한 작품이 탄생됐다는게 놀랍다.

이벤트성 공연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과 낭독 버전 두 개를 번갈아가며 공연해도 아주 좋을 것 같다.

그만큼의 퀄리티... 충분했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끝나면

리카르도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로 낭독공연이 시작된다.

2년 전 스페인에서 각자의 길로 떠난 두 형제의 뒷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긴 했었다.

형이 만든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했던 동생과

그 성공이 독이 된 형.

비극보다 더 슬픈 이야기다.

 

오랫만에 무대에 선 루이스초이는

예전만한 성량과 스킬이 아니라서 좀 아쉬웠다.

살이 좀 쪄서인지 소리도 확실히 무거워졌고 고음도 흘들렸다.

첫 곡 "울게 하소서"부터 불안했는데 

적퓸아 끝널때까지 카스트라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진 못했다.

연기도 살짝 어색하긴 했지만

스토리를 따라 가는데는 큰 무리는 없었다.

이번 낭독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개인적으로 김경수였다고 생각된다.

김경수 배우는,

보면 볼수록 감동과 감탄을 안겨주는 배우다.

그에겐 스킬을 뛰어넘는 진심, 그게 있다.

(스킬도 물론 훌륭하다.)

매번 그랬다.

이만큼 기대했는데 기특하게도 저만큼 앞에 서있는 배우.

아마도 나는 이 녀석이 리카르도가 아닌 파리넬리를 한대도

또 다시 공연장을 찾을 것 같다.

김경수의 "울게 하소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퍽 좋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8. 28. 09:52

<인터뷰>

 

일시 : 2018.07.10. ~ 2018.09.30.

장소 : 드림아트센터 1관

극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이건명, 민영기, 김수용, 최영준, 박은석 (유진킴) / 김재범, 김경수, 정동화, 이용규 (싱클레어 고든)

        김주연, 김수연, 최문정, 박소현 (조안)

피아니스트 : 강수영

제작 : (주)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

 

이번 시즌 유일하게 보고 싶었던 캐스팅.

민영기가 중간에 투입되지 않았다면 굳이 챙겨보진 않았을것 같다.

그러고보니 처음이다.

대극장이 아닌 소극장에서 선 민영기를 보는게.

저 어마무지한 대극장용 성량이 어떻게 컨트롤될지,

아니 컨트롤이라는게 가능은 한건지 궁금했다.

김경수 싱클레어는 이미 검증이 끝났고

(빈센트만큼 잘하고 싱클레어들 중 단연코 최고다)

조안은 누가 됐든 상관없고.

그러니까 관람의 포커스가 순전히 민영기에게 있다는 뜻!

 

민영기 유진킴.

놀랍더라.

본인의 성량 70%정도만 사용하는것 같은데

그게 조절이 된다는데 신기했다.

딕션이야 말 할 것도 없고

연기, 표정, 톤, 대사처리 다 좋았다.

게다가 김경수와의 합도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이건명이 강단있는 확고한 유진킴이라면

민영기는 유연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유진킴이다.

그래서 맷의 고통이 더 아프고 간절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단수 일수도 혹은 복수 일수도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나는...

내 안의 괴물을 만났을까?

그렇다면 나는 그물과 공존하고 있는걸끼?

애써 부정하고 있는걸까?

그래도 가끔은 소망한다.

내가 나 아닌 다른 존재로 살 수 있기를...

맷, 지미, 우디, 앤, 노네임... 그리고 어쩌면 조안까지

살아남기 위해 싱클레어 고든이 만들어낸 인물들,

처음엔 상상이었을지 몰라도

점점 실체가 되고,

존재가 되고,

인격이 된 존재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진화해나가는 존재들.

그리고 그 존재들을 이해하는 나.

비극일까? 희극일까?

울새는...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8. 27. 09:16

 

<R&J>

 

일시 : 2018.07.10.~ 2018.09.30.

장소 :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원작 :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극작 : 조 칼라코 (Joe Calarco)

우리말 대본 : 정영

음악감독 : 김경육 

연출 : 김동연

출연 : 문성일, 손승원(학생1:로미오) / 윤소호, 강승호(학생2:줄리엣, 벤볼리오, 존 수사)

        손유동, 강은일(학생3:머큐쇼, 캐풀렛 부인, 로렌스 수사) / 이강우, 송광일(학생4: 티볼트,유모,발사자) 

제작 : (주)쇼노트

 

세익스피어는 확실히 위대하고 거대하다.

고백하면,

처음 로미오와 쥴리엣을 읽었을때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이 왜 세기의 작품이고,

세익스피어고 왜 위대한 작가인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잘 안다.

세익스피어의 문장 한 줄이, 단어 하나 하나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 속에 얼마나 많은 뜻을 품고 있는지.

 

더불어,

대문호 세익스피어님께는 심히 외람된 말이겠지만

김동연 연출도 참 대단하고

배우 문성일 역시도 대단한다.

탐욕을 부르는 작품.

문성일과 윤소호의 호흡은 현실을 잊게 한다.

내 눈이 본 건,

두 배우도,

카톨릭학교의 학생도 아닌,

사랑으로 죽어간 비극적인 연인이었다.

 

심장을 향해 뜨겁게 파고드는 대사와

심장을 얼어붙게 하는 음악,

이걸 어떻게 피할까!

탐욕도 중독도 다 내 탓이 아니다.

붉디 붉은 저 천이 나를 완전히 옭아맸다.

이곳에 머물러 죽거나,

이곳을 떠나 살거나.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8. 24. 17:21

사실 나는 이곳이 좀 더 고전적이길 바랫다.

도제(徒弟)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말의 장인정신이 스치길 바랬는데

실상은 그저 상업적인 공간일 뿐이다.

아주 정직히 말하면,

좀 비싼 기념품샾이라 하겠다.

입구에서 와인병을 보고 있는데

어딘지 버려진 느낌이었다.

와인병 위에 쌓인 먼지는 함부로 털어내는게 아니라는것 쯤은 나도 잘 안다.

내가 기대했던건 청결이 아닌 정성이었는데 그게 안느껴졌다.

 

 

안으로 들어갔다면  혹시 다른 느낌을 받았을까?

내부로의 진입(?)이 망설여졌던건..

사실 수도사 복장을 한 저 분 때문이었다.

저 분이 수도사가 아니라는것쯤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겠지만

종교적의 뉘앙스를 판매에 활용한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너무 노골적인 판매전략이라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머리 속으론 

"전통적인 수도원 방식 그대로 만든 특별한 와인을 보관하고 판매하는 곳"이라는 광고 문구가 지나간다.

특별함이 평범함에게 자리를 내 준 느낌.

딱 그렇더라.

 

 

성벽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벽쪽에 붙어있는 철제 손잡이가 인상적이었던 곳.

좁을 계단을 올라가면 골목 덕후인 내게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좁은 성벽을 걸어가면서 좌우로 보이는 풍경에 간탄이 연발이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같은 듯 다른 세상, 다른 듯 같은 세상이 겹쳐진다.

끝에 있는 동그란 곳에는 고렌스카 지방 박물관과 아놀드 리크리 기념실이 있다.

이 곳도 물론 꼼꼼히 둘러보긴 했지만

그래도 좌우에 펼쳐지는 풍경만 못하다.

블레드성 성벽에서 또 다시 체감한 만고의 진리 하나!

 

made는 nature를 이기지 못한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8. 23. 13:54

블레드성은 숨은그림찾기 같은 곳이다.

볼만한게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겠다고 작정하면 이곳만큼 특별한 곳도 없다.

일종의 소확행이랄까?

박물관이 딱 그랬다.

"블레드"라는 명성에 비하면

박물관이 너무 조악한고 유치한것 같지만

그게 오히려 순수하고 귀염성있어 좋았다.

 

그래도 청동기시대부터 현재까지의 블레드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둘러보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들어온 사람들도 이내 금방 나가버렸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이거저거 다 살펴보고

마네킹 보면서 빵 터지고

(특히 가발에서...)

창문 밖 풍경에 감탄도 하고,

이날도 나혼자 박물관을 통째로 전세냈다.

 

 

블레드성 예배당.

내가 가장 오래  머물고, 가장 여러번 찾아간 곳.

아주 작은 예배당인

신기하게도 그 안에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따뜻해졌다.

현대조각같은 성모상이 이질감을 주긴 했지만

작은 불이 켜지니 그마저도 스르르 녹아들었다.

문득 이스탄불의 키리예 박물관이 떠올랐다.

왜 그랬는지가...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어쩌면 "터키"라는 곳이,

내 여행의 모태신앙이 됐는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8. 22. 08:31

블레드성을 나만큼 샅샅히 둘러본 사람... 있을까?

(당연히 있겟지만...)

혹시나 날씨가 맑아질까 싶어서

종아리가 터지도록 블레드성을 다니고 또 다녔다.

같은 곳을 최소 세 번 이상씩은 다 들어갔던 것 같다.

단체 광광객들이 우루루 몰려왔다가

똑같은 포즈로 우루루 사진을 찍고

다시 우루루 돌아가는걸 모습을 몇 번을 봤는지...

 

 

블레드성에 있는 인쇄소는

구텐베르크가 포도주 압착기를 착안해 만든 인쇄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기하긴 하지만,

박물관의 개념보다는 기념샾에 가깝다.

중세시대 옷을 입은 관리인이 직접 시현도 하는데

공방의 의미가 아닌 이벤트 가까웠다.

그래도 구텐베르크 인쇄방식 자체는 정말 신기하더라.

미학적이었고 우아했다.

아주아주 오래전,

인쇄라는 작업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생각하니 감동적이었다.

 

"대장간"이란 곳은

옛스러움도 없고, 시간의 더께도 없는 단지 "샾"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아예 "For Sale"이라 써있어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곳은 아예 관리인도 없고

진열품 위로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었다.

그러다 "손으로 만든"이라는 한글을 보고 빵 터졌다.

sale에 대한 간절함 따윈 없지만 손으로 만들었다는건 알고는 있으라는 시크함 ^^ 

(정말???? 에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라도 기념품으로 살 만한게 있을까 둘러봤는데

이거다 싶은게 전혀 없어 되돌아 나왔다.

하긴 이곳은 블레드성을 조망하는 뷰가 주연이고

나머지는 다 조연들이다.

조연이 너무 돋보이는건... 난감 있겠다.

 

뷰 하나가 열 일, 백 일을 하고도 남는데

다른게 뭐가 필요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8. 21. 09:55

블레드성에 올라가면,

진한 커피 한 잔에 크림 케이크를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저 멀리 브레드섬을 내려다보면서.

B.U.T.

모든게 꼭 바람처럼 되는건 아니더라.

흩부려진 꽃잎들.

이건 뭐지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딱 그 자리가 막혀 있다.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인데 손님이 아무도 없다.

뭐지?

오늘 여기 쉬나???

나처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딱 나같은 표정으로.

 

 

샴페인과 샴페인 잔.

그리고 단정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주변들.

파티가 있었나 싶었는데

아래쪽에 신랑,신부의 모습이 보인다.

그렇구나...

결혼식이 있었던 거구나.

거짓말같은 상황이다.

아지랑이 같기도 하고, 낮잠 같기도 하고...

 

 

비록 나와는 무관한 사람들이지만

저 행복한 연인들이,

함께 하는 내내 행복하기를 기원했다.

혹 함께 하지 못할 때에도 

행복했던 기억으로 다시 행복하기를...

Amen...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8. 8. 20. 09:23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탔던게 5월 27일이었으니

거의 석 달 만에 자전거를 탔다.

사실 일요일 아침마다 자전거를 탈지 말지를 매번 고민했다.

폭염때문에 번번히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어제는 다행히 날씨가 견딜만한 것 같아서.

여행 다녀온 이후 운동다운 운동을 하지 못해 몸이 말이 아니다.

온통 삐걱대고 흔들린다.

일주일에 두 번 하던 요가도 중국어와 중앙대 수업때문에 세 달 가까이 못했다.

다행히 9월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은 할 수 있을것 같다.

자전거를 끌고 아파트를 빠져 나온 시간은 정확히 7시 58분.

빈 속이라 얼음물 한 통과 말린 무화과, 빵 하나를 챙겼다.

오랫만이라 무리하지 말고 반포대교까지만 다녀오자 가늠했다.

 

 

목적지는 반포대교였으나,

이게 또 타다보니 신도 나고, 신이 나면 욕심이 생겨서 더 가고싶어 진다.

그래서 어제도 결국 구리까지 달렸다.

중간중간 쉬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석 달 사이에 풍경이, 주변이 많이 변했다.

구리시 초입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출발.

구리가 갈때는 뚝섬지구에 사람이 없었는데

돌아올때는 상황이 달라져있었다..

워터슬라이드를 타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텐트에서 쉬는 사람.

페들보트를 타는 사람.

한뿔 겪인 폭염에 사람들의 표정도 밝았다.

이제야 여름이 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

계절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구나 싶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12시 50분.

거의 다섯 시간 정도 걸렸다.

피곤했고,

손과 발도 아팠고,

긴옷을 입었음에도 팔과 다리는 벌겋게 익었지만

오랫만에 아주 건강하고 상쾌한 외출이었다.

 

추워지기 전까지

부지런히 타야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