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0. 29. 08:50

 

<키다리 아저씨>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키다리 아저씨>

오리지널 연출, 극본 :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 (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키다리 아저씨> 세번째 관람.

이번엔 강지혜 제루샤에 송원근 제르비스다.

이제는 왠만하면 재관람을 안하는 편인데

이 작품이 내겐 이미 특별한 작품이 됐나보다.

적어도 이 작품을 보는 동안만큼은,

행복이란게 이 세상에 있다는게 조금은 믿겨진다.

송원근 제르비스.

너무 좋더라.

딕션도 정확했고,

노래도 제르비스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특히 편지 읽을 때의 그 표정은 압권이다.

편지 내용에 따른 감정의 변화가 그 표정 속에 다 담겨있다.

다시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제르비스.

강지혜 제류사는,

확실히 이지숙만큼의 유려함과 노련함은 없지만

풋풋함과 신선함이 가득하더라.

신성록 - 이지숙 페어는 균형감이 아주 좋았고

강동호 - 이지숙은 이지숙에 의해 극이 진행됐다면

송원근 - 강지혜는 송원근에 의해 극이 진행되는것 같았다.

재미있다.

페어 별로 이렇게 느낌이 다르다는게.

개인적으론 제르비스는 송원근이. 제루샤는 이지숙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둘의 합을 못 본 게 못내 아쉽긴하다.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다정한 제루사의 넘버.

행복이란...으로 시작하는 "행복의 비밀"

만악 이 노래를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만났다면,

내 삶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쩌면...이지만,

그조차도 나는 참 아쉬웠다.

 

행복의 비밀

 

행복이란, 

물 흐르듯 살아가기. 그걸 배웠죠

행복이란, 

그 흐름을 즐기는 것. 그걸 배웠죠

속 좁은 자존심 던져 버리고

행복이란,

다 지나간 일 때문에 울지 않는 것

행복이란, 

너무 서둘지 않고 살기. 그걸 배웠죠

꼴찌가 되어도 지는게 아냐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은 바로...


행복이란,

두려움을 이기는 것. 그걸 배웠죠

행복이란, 

그 미지의 두려움을 떨쳐 내는 것

미래를 두려워 할 필요 없어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은 바로 현재를 살기

이 순간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을 느끼면서 살기

행복이란,

나 자신의 꿈을 찾아 살아 가는 것

행복이란, 

저 언덕을 뛰어 오른 그 순간 지나고

고요한 시간에 찾아 오는 것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이란,

그 행복의 비밀이 뭔지

나 이제는 분명히 알아

내 행복은 내 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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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8. 10. 12. 08:26

 

<1446>

 

일시 : 2018.10.05.~ 2018.12.02.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극본 : 김선미

작곡, 연출 : 김은영

작곡, 음악감독 : 김세용

출연 : 정상윤, 박유덕 (세종) / 남경주, 고영빈 (태종) / 박소현김보경 (소현왕후)

        박한근, 이준현, 김경수 (전해운) / 최성욱, 박정원, 황민수 (양녕대군&장영실) / 김주왕, 이지석 (운검) 외

제작 : HJ컬쳐

 

나는...

아무래도 애국자는 아닌 것 같다.

정말 많이 기대했던 작품인데 보고 난 느낌은 어딘지 헛헛하다.

"1446"이라고 해서 한글 반포 혹은 창제에 포커스가 맞춰졌을거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뭐랄까, 이씨 왕조의 가정사라고나 할까?

서울예술단의 <뿌리깊은 나무>와 비교하자면

내 취향엔 뿌나가 훨씬 더 좋다.

작품 보다는 무대가,

무대 보다는 의상이,

의상 보다는 배우의 연기가 눈에 더 들어왔다.

단, 소현왕후 김보경은 재앙이었다.

아무래도 김보경의 레전드는 "미스 사이공"이 유일한 모양이다.

(연기도, 노래도 점점 이상해서...)

넘버들도 강강강강의 연속이라 부담스러웠다.

제일 인상 깊었던 배우는 태종 고영빈,

그 다음은 김경수와 정상윤.

제목은 분명 "1446"인데 주인공이 김경수 같기도 하고...

이 작품,

포커스가 참 난해하다.

뮤지컬 보다는 퍼레이드의 느낌.

그야말로 TMI (Too Much Information)

혹시... 내가 피로해서였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10. 11. 09:43

 

<키다리 아저씨>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키다리 아저씨>

오리지널 연출, 극본 :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 (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사랑스런 제루샤를 만나러 다시 백암아트홀을 찾았다.

키다리 아저씨를 믿지도 않고,

키다리 아저씨를 기다리지도 않지만

제루샤 에봇은 진짜가 아닌걸 진짜로 믿게 만들만큼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이지숙 제루샤는 여전히 사랑스럽더라.

아니 처음 봤을때보다 더 사랑스럽더라.

그런 꿈,

나 역시 가졌던 적 있다.

내 인생의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잘 자란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

그러니가 이 작품 속 제루사가 그 꿈의 현신이다.

이런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이런 어른이 되어지고 싶었는데...

못이룬 꿈에 대한 회환과 아쉬움,

그리고 미안함.

고개를 떨구게 되는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건,

세상에 울 일이 없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더라.

울 일은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생긴다.

단지 참고 있는 것일 뿐.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자신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슬프지 않은 척, 안 운 척 견디며, 참으며, 숨기며, 산다는걸 안다.

그래서 가끔은 타인의 시선 따위 신경쓰지 않고 목놓아 우는 사람들 보면

질투심이 생길만큼 부럽다.

 

행복이라는거,

제루샤의 말처럼 별 거 없는건데...

그게 왜 쉽지 않을까?

아무래도 나는 제루샤에게 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 강동호 제르비스는 기대보다는 아니었다.

  음이 많이 불안하고 떨렸고,

  연기도 흔들렸다. 

  하지만 후반부에 눈물 흘리며 편지를 읽는 장면은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돼 감동적이었다.

 작품 속에선 강동호가 키다리 아저씨였지만

 연기에서는 이지숙이 키다리 아저씨 아니 키다리 아가씨였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20. 08:43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일시 : 2018.09.04.~ 2018.11.18.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작,작사 : 이희준

작곡 : 이아람

편곡 : 오성민

음악감독 : 오성민

연출 : 손지은

출연 : 조풍래, 고훈정, 장지후 (루카, 레오나르도 다빈치) / 허규, 양지원, 홍승안 (발렌티노, 자코모)

제작 : 대명문화공장, 달컴퍼니

 

솔직히...

특별한 사전정보없이 공연장을 찾았다.

유일한 정보라고는

<마마돈크라이>, <최후진술> 등 2인극에 강세를 보이는 이희준 작가의 작품이라는 정도.

출연진을 보아하니 <마마돈크라이>와 비슷한 락 기반의 뮤지컬이구나 짐작은 됐다.

고훈정도, 허규도 노래를 잘 하는 배우들이라

(특히 허규는 밴드 브릭의 보컬이기도 하다)

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다.

다만 고훈정의 피로도와 허규의 연기력에 걱정이 되긴 했다.

허규가 출연한 작품은 <고래고래>가 전부인데

그 작품에선 실어증이 걸린 역할이라 대사가 거의 없었다.

그러고보니 그 작품도 락뮤지컬이네.

밴드 보컬의 강점이자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작품은,

스토리보다 음악에 중점을 둔 것 같다.

솔직히 중반까지의 스토리는 좀 유치했고 많이 산만했다.

밤무대 가수같은 고훈정 루카에 난감해했고

음역대에 맞지 않는 자코모 허규도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찾아보니 허규도 음역대 때문에 힘들었다더라.)

개인적으론 고훈정 루카, 허규 자코모 조합보다

고훈정 다빈치, 허규 발렌티노 조합이 훨씬 좋았고 집중도 잘됐다.

특히 허규의 발렌티노일때  매력적이다.

"가슴이 뛴다"와 "내가 그랬잖아" 두 넘버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림은 좀 괴기스러웠지만.... ^^

 

밴드는 좋았고,

무대는 아쉬웠고

영상 활용은 더 아쉽고...

혹시 나만 그랬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19. 08:24

 

<명작>

 

일시 : 2018.09.15.~ 2018.09.16.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 포르테 디 콰느로 (고훈정, 최현수, 손태진, 이벼리)

음악 : 한상원 밴드

주최 : 아트앤아트스트

 

4중창의 힘, 포르테 디 콰트로.

팬텀싱어가 배출한 최고의 보물이자 최고의 선물.

이들의 화음을 나는 정말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정말 많이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거다.

그래서 이들이 단독콘서트를 비싼 디너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매번 찾아간다.

이날 콘서트는

곧 발매될 포디콰 2.5집의 6곳 전부 들을 수 있대서 더 기대가 됐다.

멤버 각자 한 곡씩 프로듀싱을 했다는 2.5집.

어떤 색의 곡들일지 정말 많이 궁금했다.

심지어 앨범 제목도 <Colors>란다.

인터미션도 없고, 게스트도 없이  

3시간 넘는 시간동안 오롯이 포디콰의 노래와 토크로만 진행된 콘서트는

덕후의 사심으로 아주 좋았다.

혹자는 아무말 토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토크 또한 포디콰만의 시그니쳐가 된 것 같아 나는 참 좋더라.

아... 그리고

한상원 밴드를 이 무대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는데

이 또한 의외의 선물이었다.

 

2.5집의 곡들은 확실히 아직 연습이 부족한것 같았지만

김현수가 프로듀싱한 La preghiera과

고훈정가 프로듀싱한 Wish는 그대로 아주 좋았다.

탱고와 재즈는 아직은 아장아장 걸음마 정도라고 해두자. ^^

무대는 "명작"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네 개의 스크린을 모자이크처럼 설치해서 한 명씩 비췄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그림같아 보기 좋았다.

하긴 포디콰 네 명의 화음은 누가 뭐래도 명작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콘서트에서 김현수의 목소리에 다시 한 번 반했다.

저토록 풍성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따뜻한 테너라니...

포디콰의 화음을 웅장하고 클래식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아무래도 김현수인것 같다.

Set list도 너무 좋았다.

고정 레파토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완숙미가 느껴져서 좋았고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들도 라이브로 직접 들으니 훨신 좋았다.

그리고 각자 한 곡씩 부른 네 곡의 솔로곡들.

김현수가 부른 가곡 "마중"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특히 짧게 무반주로 부른 부분은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나... 김현수 목소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다.

 

포르테 디 콰트로.

이들의 콘서트는 늘 옳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지금처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지만 게으르지 않게,

돌아오고 또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

 

Set List

 

01. Overture (2.5집 colors)

 

02. Fly (2.5집 colors)

03. Ariel (2.5집 colors)

04. 언제나 (2.5집 colors)

 

05. Stella lontana

06. Sensa parole

07. Notte stellata

08. Fantasma D'amore

 

09. 얼음꽃

10. 신기루

11. 외길

12. Ave Maria

 

13. Feeling good(마이클 부블레)- 손태진

14. Il mare calmo derra sera(안드레아 보첼리) - 이벼리

15. 마중(가곡) - 김현수 

16. Bury - 고훈정 싱글 앨범

 

17. Wings

18. 우리는 하나(정훈희)

19. 미련 때문에(최진희)

 

20. La preghiera (2.5집 colors)

21. Wish (2.5집 colors)

 

- Encore

22. Odissea

23. Il libore dell'amore

24. Adagio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18. 08:24

 

<키다리 아저씨>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키다리 아저씨>

오리지널 연출, 극본 :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 (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이토록 사랑스런 작품이라니...

이토록 사랑스런 제루샤라니...

이토록 사랑스런 이지숙이라니...

어릴적 읽은 소설의 기억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본 작품이었는데

깜짝 놀랐다.

큰 감동을 받았고,

그보다 더 큰 온기를 받았고,

그보다 더 더 큰 위로를 받았다.

이지숙 배우는 개인적으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배우다.

한동안 무대에서 안보여 어디 아픈건가 걱정했는데

그 사이 쌍둥이 엄마가 됐단다.

(추카추카...)

 

이지숙 배우는 소설에서 튀어나온 제루샤 애봇 그대로였다.

귀여웠다가,

사랑스러웠다가,

애잔했다가,

안스러웠다가,

안타까웠다가,

슬펐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깊어지는 감정의 동화에 소름이 돋았다.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더 바랄게 없다.

그냥 제루샤 애붓 그 자체였다.

 

제르비스 편들턴 신성록은,

노래는 불안불안했지만 연기가 너무 좋았다.

툭툭 치고 들어오는 대사의 타이밍은 아주 기가 막혔고

특유의 표정은 역할에 안성맞춤이었다.

피지컬은 그 자체로 이미 키다리 아저씨였고. ^^ 

 

사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울컥했고 많이 뭉클했다.

제루샤가 말한 그 행복이란걸,

나도 한 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스쳐보기라도 했으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17. 09:14

 

<신흥무관학교>

 

일시 : 2018.09.09.~ 2018.09.22.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극작, 작사 : 이희준

작곡, 음악감독 : 박정아

연출 : 김동연

출연 : 지창욱(동규), 강하늘(팔도), 지청천(성규), 이태은(나팔), 임찬민(혜란), 이정열, 남민우, 오진영 외

주최 : 육군본부

주관 : (주)쇼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국군의 날 70주년 기념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거창한 타이틀 보다는

좋아하는 배우들의 무대였고,

좋아하는 작곡가 박정아와 좋아하는 작사가 이희준,

그리고 좋아하는 연출자 김동연까지 참여한 작품이라 기대가 됐다.

<쓰릴미> 이후에 지창욱과 강하늘이 한 무대에 서는 것도 백만년 만이기도 하고...

오랫만에 찾은 국립박물관은 역시 좋더라.

저물어가는 하늘빛도 반가웠고

소소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좋았다.

흠이라면,

극장을 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면 정면에 보이는게 골프연습장이라는거.

이건 매번 볼 때마다 무지 당혹스럽고, 여러모로 부끄럽다.

 

각설하고!

기대했던 작품은,

눈 앞의 골프연습장보다 더 당혹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극장 용의 음향은 잘 알고 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했다.

군인정신으로 가열차게 소리치고 부르고는 하던데

뭐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 떼창은 더 심하다.

스토리도 형편없고, 무대도 학예회 수준이다.

지창욱, 강하늘, 성규의 엄청난 팬덤 덤에

환호성은 엄청나긴한데

솔직히 작품은 그런 환호성을 받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귀에 꽃히는 넘버는 "죽어도죽지 않는다" 단 한 곡 뿐이고

난데없는 개그코드도 거슬렸다.

덕분에 2013년 <프라미스>는 수작에 속했구나 뒤늦은 감동을 했다는 개인적인 후문.

 

원래는 한 번 더 볼 생각이었는데

일말의 망설임 없이 취소했다.

지창욱과 강하늘이 좋아하는 배우긴 하지만

두 번 보는 건 도저히 못하겠다.

이건 애국심으로도 안되겠다.

도저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5. 08:41

 

<살리에르>

 

일시 : 2018.08.25.~ 2018.09.02.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정민아

작곡,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김규종

출연 : 정상윤, 박유덕 (살리에르) / 강찬, 황민수 (모차르트) / 박정원 (젤라스)

제작 : HJ컬쳐

 

HJ컬쳐 낭독뮤지컬 세번째 작품 <살리에르>는

2014년 초연때 정상윤, 박유덕, 김찬호 캐스팅으로 봤었다.

스토리보다는, 배우들 연기가,

배우들 연기 보다는 음악이 더 인상 깊었던 작품.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애증의 관계는

이제 고전 아닌 고전이 되버렸고,

연극, 뮤지컬로도 정말 많이 나왔다.

모차르트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살리에르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초연때 한 번 보고 2016년 재연때 안 볼 걸로 봐서는 내 취향은 아니었나보다.

사실 이번에도 정상윤만 아니었다면 그냥 넘겼을 작품이다.

 

독특한건 이번 낭독뮤지컬은

모차르트가 살리에르의 일기를 읽는 형태로 진행된다.

<살리에르>가 제목이지만 모차르트를 전면에 내세웠다는게

초연과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더라.

(내 기억에 초연에는 살리에르가 해설자의 역할까지 했던 것 같은데...)

모차르트역의 황민수는 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젤라스역의 박정원은

조형균이나 김찬호만큼의 야뉴스적인 느낌은 없었지만

요근래 내가 본 박정원 작품 중에서는 제일 좋았다.

그리고 정상윤.

이 배우는 어쩌자고 매번 진심인지...

악연인듯 아악 아닌 악역 같은 배역에도 연민과 공감을 느끼게 해서

엉성한 지휘조차도 절로 용서가 된다.

무대 위에서의 정상윤의 진심은

향후의 <1449>와 <랭보>까지도 기대하게 만든다.

커튼콜과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정상윤이 보여준 눈빛과 표정.

그게 참 안 잊혀진다.

모차르트의 비극 속에,

살리에르 역시도 비극적인 삶이었다는게...

성큼 다가왔다.

살리에르도... 죽을만큼 힘들었겠다.

토닥토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4. 09:51

 

<R&J> 

일시 : 2018.07.10.~ 2018.09.30.

장소 :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원작 :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극작 : 조 칼라코 (Joe Calarco)

우리말 대본 : 정영

음악감독 : 김경육 

연출 : 김동연

출연 : 문성일, 손승원(학생1:로미오) / 윤소호, 강승호(학생2:줄리엣, 벤볼리오, 존 수사)

        손유동, 강은일(학생3:머큐쇼, 캐풀렛 부인, 로렌스 수사) / 이강우, 송광일(학생4: 티볼트,유모,발사자) 

제작 : (주)쇼노트

 

나 정말 이 연극 많이 사랑하나보다.

또 봤다.

몰랐는데 그동안 잠자고 있던 쇼노트 적립금이 상당히 많더라.

그래서 이번에 아주 알차게 이용했다.

그리고 이번엔 학생 4가 송광일이 아닌 이강우였다.

일단 피지컬은 키 큰 윤소호를 내려다볼 정도로 좋고

목소리는 윤형렬을 떠올리게 한다.

송광일만큼의 찰진 연기는 아니었지만

정욱진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손승원, 강승호 캐스팅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세 번의 관람으로 내가 알게 된 건,

내 취햫은 문성일, 윤소호, 손유동, 송광일 캐스팅이라는거!

그리고 이번 관람에서는

세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엄격한 카톨릭 학교의 네 남학생의 관계가 눈에 더 들어왔다.

흐름의 변주가 일어났다는 뜻.

붉은 금기의 책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작품에 빠지면 빠질수록

학생 1과 학생 2의 눈빛과 손닿음이 아슬아슬해진다.

희곡이 현실이 되는 순간.

숨겨왔던, 혹은 숨겨야했던 마음이 표면화되는 그 순간이...

저릿하다.

이 작품, 너무 신기하다.

아주 의외의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게 만든다.

여운이 깊다.

보기 전에도,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죽음으로 끝나는 사랑 이야기.

지금부터 무대 위에 펼쳐진다.

죽음으로 끝나는 사랑 이야기.

지금부터 무대 위에 펼쳐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9. 3. 11:14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8.06.20.~ 2018.08.26.

장소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대본, 연출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출연 : 류정한, 전동석, 민우혁 (빅터&자크) / 박은태, 한지상, 카이, 박민성 (앙리&괴물)

        서지영박혜나 (엘렌&에바) / 안시하, 이지혜 (줄리아&카뜨린느)

        이희정 (슈테판&페르난도) / 김대종, 이정수 (룽게&이고르) 외

제작 : (주)뉴컨텐츠컴퍼니

 

<프랑켄슈타인> 삼연이 이제 다 끝났다.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운좋게 마지막 공연 표를 예매해서

조카와 동생과 함께 봤다.

몇 년 전부터 한지상 캐스팅은 가급적 피하는 중인데

어쩌다보니 이번엔 딱 맞닥뜨렸다.

군입대전에는 분명 안그랬는데

군 제대 이후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too much한 흥과

B급 애로배우 같은 발성이 개인적으론 너무 많이 부담스러워

자연히 기피하게 됐다.

뭐, 어찌됐든!

그래도 오랫만에 막공이라는걸 보게 돼서 기대는 됐다.

막공만의 짜릿함과 아쉬움을 느끼는거, 

참 오랫만이다.

게다가 류정한, 한지상, 이희정을 뺀 다른 배우들은 첫대면이라 신선하기도 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많이 봤지만...) 

 

류정한은 50에 가까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성량은 20대 배우의 짱짱함을 몇 배 능가하고

클래식하면서 섬세한 표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딕션이야 말 할 필요도 없고.

매 순간 감탄이 아닌 순간이 없었고

매 장면 전율이 아닌 장면이 없었다.

그야말로 미쳤구나...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한지상은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았지만 그대로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똥 마려운 강아지 같기도 하고.

고장난 고철로봇 같기도 하고...

이지혜와 이정수는 나쁘지 않았고,

(이지혜는 줄리아와 카뜨린느에 차별성이 약하긴 했고

박혜나는 에바일때 딕션이 무너지고, 연기는 too much 하다.

잔인함과 악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코믹함만 너무 부각된건 많이 아쉬웠다.

자크에게 계속해서 징징대는 에바??? 는 참 많이 난감했다.

 

막공 무대인사는

박은태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나와서 좋았고

무대진행을 류정한이 아닌 이정수가 한 것도 보기 좋았다.

아역 빅터의 눈물도 귀염고 찡했고...

오랫만에 이성준 음악감독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것도 좋았다.

일종의 유종의 미!

이로써 다 끝났다.

아름다운 시작이었고, 더 아름다운 마침이었다.

흥해라!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배우 류정한은 더 더 더 흥해라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