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12. 12. 06:01



순전히 박정환이라는 배우 때문에 선택한 뮤지컬
<건메탈블루스>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공연장을 찾았다.
박정환이 출연한다면 그래도 한숨을 쉬고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티켓박스에 내 이름이 적혀있는걸 본다.
"제 이름 여기 왜 있어요?"
이번트에 당첨됐다고 하면서 CLIO 립글로스를 하나 준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어쨌든 받고서 좋아하는 나.
이런 횡재도 있구나...
뭐 나쁘지 않네. (아니 나쁠리가 없지!)



내용은 시놉시스를 읽어서 대충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는 충분히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봐야만 이해될 내용 ^^
그날의 캐스팅
"샘 갈라하드"에 박정환, 피아노맨 버디 투피에 "최승열",
"제니퍼, 공주, 캐롤 인디고, 로라 베스퍼"
무려 1인 4역(?)을 감당해야 했던 김동화.
그리고 멋진 라이브를 연주해주던 이름 모를(?) 재즈 밴드...
박정환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이다.
불안했을까? 글쎄......



연습 장면을 담은 모습이 한쪽 벽면에 다정하게 모여있다.
이런 모습들...
프로그램북에 담기는 왠지 정석같은 사진보다
일상의 움직임을 담은 사진들이 왠지 더 눈을 끈다
어쩌면 이 사진 속에 진짜 담고 싶었던 건
"움직임"이었는지도...



늘 소극장을 든든히 지키는 배우 박정환.
그가 선 초연 무대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에게 나는 바람의 흔들림과 고요한 안정을 함께 느낀다.
그를 두고 폭발적인 배우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절대로 절대로 그는 폭발적이지 않다.
그리고 결코 폭발적일 수 없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가 이 말을 듣는다면 화가 날까???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면 
그 상반된 두 느낌에서 비롯된 "발화"에 온 몸이 뜨겁다.
좀 과장을 한다면,
없던 사랑도 고백하고 싶어진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사랑"이 아니라 "믿음"에 관해서 말하고 있는 셈이다. 
"믿음"없이 "사랑"을 고백할 수는 없을테니까...
수화기를 들던 손, 조용히 커피잔을 돌리던 모습,
그리고 모자를 잡던 손, 바바리 코트 깃을 세우던 모습.
적당히 헝클어진 머리와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사람에게서만 느껴지는
특유의 헐렁함과 빡빡함이 담긴 말투 그리고 표정.
무심한 듯 하면서 계산된 듯한 모든 모습들.
그가 만든 샘 갈라하드는
최고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분명 최선의 모습이었다.
마치 그와 내가 일대 일의 비밀스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착각.



1인 다역이면서 결국 1인이었던 김동화.
그녀에게 그녀의 머릿색과 똑 같은 금빛 갈채를 보낸다.
그녀가 연기한 4명의 여인은 동일인물이면서 확실히 다른 인물이기도 했다.
표정, 말투, 그리고 몸짓과 눈빛까지...
"캐롤 인디고"였을 때 그녀가 부른 노래는 참 예뻤다.
그리고 나는 오래 그녀가 부러웠다.
같으면서 다를 수 있다는 게...
피아노맨, 버디 투피 최승열.
그의 다른 말이 필요없는 진정한 멀티맨이었다.
fade in - fade out
무대에서 그의 역할은 그랬다.
최고의 다중인격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이 말은 결코 일인다역만을 뜻하는 게 아님을 알아주길...)



뿌옇고 우중충한 암회색빛
비밀의 도시
일부러 찾아간 그 도시에서
은밀하고 몽환적인
gunmetal blues를 듣다...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은 정말 누구였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2. 00:14
대구에서 오랫만에 동생들이 서울에 올라왔다.
일종의 문화 투어를 위해서...
LG 아트센터에서 안중근을 만나고 샤롯데로 팬텀을 만나는 일정 ^^
공연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동지들, 동생들과의 관극은
유쾌했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오늘의 캐스팅은 윤영석 팬텀에 김소현 크리스튼. 홍광호 라울에 김성은 칼롯타!
지난 두 번의 관극이 모두 양준모 팬텀, 최현주 크리스틴이었으니
오늘의 캐스팅은 새로운 인물들과의 조우인 셈이다.
(나는 정말 정상윤 라울과 인연이 너무나 없다... 흑흑)
윤영석과 김소현!
2002년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뮤지컬계에 들어선 두 배우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주역이 된 사람들.
시간이 참 많이 지났구나...
첫번째 했던 생각.



윤영석 팬텀은,
확실히 양준모 팬텀보다 안정적이고
그리고 깊었다.
연륜과 경험의 시간은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윤영석에게
팬텀이 딱 적당한 배역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팬텀 이외의 다른 배역에서는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정말 "팬텀"이 되어버린 배우.
조금난 체격이 더 컸다면 웅장한 팬텀이 될수도 있었을텐데
부질없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2막 극중극에서 검정색 베일을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팬텀은
너무 옹색했고 초라했다.
그리고 약간 더 과감하고 폭발적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조금 ^^



크리스틴 김소현.
아마도 그녀 생의 마지막 크리스틴이 되지 않을까?
20082년 이후,
8년의 시간은 그녀를 최정상의 뮤지컬 디바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크리스틴을 하기엔 너무 노련해버린 느낌?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느끼기에는
그녀는 확실히 너무 선수다.
"Think of me"나 "The phantom of the opera"의 마지막 부분
소름끼치게 올라가던 목소리는 역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긴 하다.
그런데 아버지 무덤 장면에서
한 마리 토끼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음을 올리던 그녀의 모습은...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느껴져 문득 서럽다.
그리고 2막 극중극에서
전혀 유혹적이지 않았던 크리스틴.
여러가지로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이었다.
이 부분은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느낌이 좋다.
확실히 밀고 당기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서...
초라한 퇴장을 제외하고는... ^^
이상하게도 양준모 팬텀은 퇴장이 초라하다. (웃음소리도...)
그에 반해 윤영석 팬텀의 퇴장과
광기어린 웃음이 주는 여운은 확실히 존재감있고 섬뜩하다.



홍광호 라울은 최현주 크리스틴과 연기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본 3번의 라울 중 제일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상윤 라울이 정말 너무 궁금하다. 모진 인연의 어긋남이여!)
뉴페이스 칼롯타 김성은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줘서 고마웠다.
신예인 것 같은데
캐릭터 설정을 잘 한 듯...



앞으로 보게 될 오페라의 유령에서
나는 정상윤 라울을 드디어 만나게 될까?
팬텀을 보면서 라울을 기다리다니...
어쩌면 홍광호 라울이 내겐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역시 유령같은 존재임은 확실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지금 속편을 만들고 있다고 하고
곧 공개될 예정인 것 같은데
그것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혹 코미디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긴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코미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아닌가?
대가라는 평가를 듣는 그가
얼마나 여우같은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사뭇 기대하게 된다.

* 2009년 9월 23일 개막한
<The Phantom of The Opera>가
2개월만에 벌써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지금까지 3번을 관극했으니 꽤나 보탬을
준 셈이다.
티켓 판매 첫날에만 무려 1만 3500장의 예매기록을 세웠고 개막전까지 총 5만 장이 예매되는 기록을 낳기도 한 오페라의 유령.
아직까지도 평균 좌석 점유율이 92%나 된단다.

2002년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 붐을 만들었던 이 공연은 그 이후 우리나라 뮤지컬계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진보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었다.
1년의 장기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2009년 공연에서도
아마도 새로운 신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윤영석, 양준모 이외의 또 다른 팬텀의 등장도 기다려진다.
물론 새로운 크리스틴과 라울도 기대되고...
다음 관극 땐,
꼭 정상윤 라울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도...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1. 06:02


또 다시 가슴 뜨거워졌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조용히 눈물 흘렸다.
가슴 속 그 깊이에서부터 어쩔 수 없이 올라오는
뜨거운 마음.
그리고 깊은 감사와 더 깊은 아픔.



류정한 안중근.
이 뮤지컬을 하면서 아마도 그는 누구보다도 뜨거워졌으리라.
그리고 힘겨웠으리라.
하얼빈 의거 당시의 안중근의 나이 31살!
그 나이를 한참 전에 지나온 류정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아니 우리로서는
어쩌면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류정한 그는 조금은 그 심정을 알지 않았을까?
그의 눈 속에 그가 겪었을 모든 과정들이 때때로 스친다.
이 사람....
한동안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안스러움까지...



주연들도 놀랍지만
앙상블도 너무나 훌륭하고 감동스럽다.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참 무모하긴 하다)
그 역동적인 추격신이며
재즈댄스를 연상시키는 동작들.
매번 이들은 턱까지 차오는 숨을 참으며
날마다 뛰고 또 뛰리라.
그들의 모습운 분명 또 다른 <영웅>
그 모습이다.



스크린을 이용한 무대는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분분히 흩어지던 벛꽃잎들,
달리는 기차를 향해 쓸리듯 날아가던 눈발들...
빨강과 파랑의 조명 효과가 극명했던 게이샤 신,
적절한 검정빛 조명.
그림자로 보여준 명성황후 시해 장면.
법정 선고 장면,
이토를 죽인 이유를 15가지 항목으로 조목조목 정확히 말하던
안중근의 선명한 발언과 피맺힌 절규까지...
그리고  
무대 전부를 활용하는 그 모든 동선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누구든 예외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엔딩 부분
안중근의 마지막,
어머니가 지어준 수의를 입고
두려움을 떨치고
홀로 사형장으로 향해 떠나는 안중근
그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과 고통을 담은 곡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또 다시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무너져야만 한다....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떠나갈 시간이 왔구나
         두려운 마음 달랠 길 없지만 큰 용기 내다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낸 시간이 왔구나
         멈추지 말고 뒤돌아 보지 말고 큰 뜻을 이루렴
         십자가 지고 홀로 걷는 길, 함께 할 수 없어도
         너를 위해 기도하리니, 힘을 내다오.

        천국에 니가 나를 앞서가거든, 못난 이 애밀 기다려주렴
        모자의 인연 짧고 가혹했으니나, 너는 영원한 내 아들
        한 번 만, 단 한 번 만이라도 너를 안아 봤으면
        너를 지금 이 두 팔로 안고 싶구나 .......



* OST를 담은 CD가 12월 드디어 발매된단다.
  12월 10일 공연장에 가면 꼭 장만하리라 .
  그리고 오래 오래 간직하리라
  뭉클하게 아픈 노래들을...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그날을 기약하며...

  [CD 1]

  1. Overture

  2. 단지동맹(정천동맹) - 안중근, 단지 11

  3. 게이샤 - 게이샤들

  4. 조선은 보물창고 - 외무대신, 대신들, 게이샤들

  5. 조선 얕보지 말라 - 이토, 대신들, 게이샤들

  6. 이토의 야망 이토

  7. 당신을 기억합니다 - 설희

  8. 가야만 하는 길 안중근, 설희, 김내관, 제국익문사

  9. 비상구는 없다 - 와다, 독립군, 일본군

  10. 배고픈 청춘이여 - 왕웨이,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독립군

  11. 황혼의 태양 - 이토

  12. 이것이 첫사랑일까 - 링링

  13. 추격 1 (연주곡)

  14. 흔들림 없는 태산처럼 왕웨이

  15. 처음 본 순간 - 이토, 설희

  16. 영웅 안중근 : 홍보용 씨디 버전으로 그대로 사용

  17. 그날을 기약하며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CD 2]

  18. 오늘의 이 함성이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최재형

  19. 출정식 - 이토, 외무대신, 일본

  20. 추격 2 와다

  21.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 링링

  22. 내 마음 왜 이럴까 설희

  23. 십자가 앞에서 안중근

  24. 축제음악 (연주곡) - 목소리: 안중근

  25. 누가 죄인인가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판사, 기자들, 방청객들

  26. 운명 안중근, 이토

  27. 동양평화 - 안중근, 치바

  28.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조 마리아

  29. 장부가 안중근

  30. Epilogue (연주곡)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26. 06:34
친구와 함께 찾아간 배병우 사진전.
멋모르고 따라간 덕수궁 석조전이었는데
참 크고 아름답고 가슴 떨리는 세상을 보고 왔다.
아직도 선명한 코발트 블루의 하늘 빛이며 하나하나 실감나던 나무들의 몸피
그리고 한 폭의 수묵 담채화같던 사진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거짓말처럼 느껴졌던 몽환적인 사진들.
사진을 보면서 이런 말들을 들을 수 있구나...
깜짝 놀란 경험이었고 경이였다.



12월 6일까지 덕수궁 석조전에서 계속 될 배병우 전시회
(예전 어릴 때는 덕수궁이 참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랫만에 가 보고 놀랐다)
창덕궁 비원의 모습과 스페인 알함브라궁전,
그리고 그의 대명사에 해당하는 소나무들
여수 앞 바다의 수묵화 같은 다도해의 모습들까지...
사진 앞에서 오랫만에 꿈 꿀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빛과 색.
그곳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믿음까지...
사진을 보면서 이런 걸 느낄 수도 있구나 조금 알게 됐다.




두 번째 사진은 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인 가수 엘튼 존(Elton John)이 구입했다는 소나무 사진이다.
엘튼 존이 이 사진을 보면서 말했다지!
"바로 나를 위한 작품"이라고...
그가 1만5000파운드(약 2767만원)를 내고 작품을 구입한 후 
총 5장인 이 작품은 마지막 한 장만 남기고 모두 구매완료됐다고 한다.
덕분에 남은 사진은 4만2000파운드(약 7750만원)로  값이 더 올랐다고 한다.
(마지막 1장 남았다는 사진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작가 배병우는 처음에는 바다 사진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소나무로 관심이 옮겨갔다고 한다.
그렇게  굳어진 것이 20년의 세월...
동해안의 낙산사에 들렀을 때 소나무를 보고 그는 깨달았다고한다..
"낙산사 앞에 섰을 때 소나무가 가슴에 들어왔다.
그렇다! 소나무가 한국의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이때부터 그는 전국의 소나무들을 카메라 앵클에 담기 시작했다.
약 2년 동안 지리산, 속리산, 강원도 등 유명하다는 소나무가 있는 곳이면 거의 다 가보고
그가 멈춘 곳이 바로 경주의 소나무!

그의 소나무를 바라보는 내 심정은
"두려움"과 "섬득함"이었다.
오래 바라보면 그대로 접신이 될 것만 같은 신묘한 느낌.
"작두 위에 올라설 것 같아!"
대면하는 사진 앞에서 나는 조용히 고백했다.



이 작품을 보고 사진같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오래고 긴 세월이 담긴 좋은 벼루와 먹을 가지고
오래 오래 갈아 진한 먹물을 만든 후에
하나 하나 세밀하게 물과 돌을 일일이 그려낸 듯한 느낌.
그 담백함 속에 똑똑 뛰어 오르는 생기들, 생명들, 온기들...
흐르는 물 속에 손을 뻗어 담으면
그대로 손이 온통 젖어버릴 것 같다.
평온한 아득함.

옆에 앉아 있던 조카놈이 말한다.
"바다 위에 까만 조개가 가득하네"
조카놈도 이 사진들 속에서 꽉 다문 입술의 생명이 보였던걸가?
저 숱한 돌들이 실제로 하나하나 작은 조개가 되어
일제히 입을 벌리고 내게 말을 하는 것 같다.
조용한 침묵으로 말을 거는 사진들.



스페인 일함브라 궁전 측에서
배병우에게 제안했다지.
아무 때나 당신이 찍고 싶은 때에 찍고 싶은 사진을 찍으라고...
그는 2년 동안 참 열심히 날아가 일함브라 궁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사진들 속에서 만나는 파란색은
늘 내가 꿈꿨던 그런 색이었다.
"울트라 마린"
훔쳐오고 싶었던 그 빛들...
정말 그러고 싶다.
훔쳐내고 싶다. 그것도 강렬하게...



창덕궁과 비원의 비경들.
이 사람은 이런 고요함 속에서
쳐녀지의 눈을 축복처럼 느끼며 작업을 했겠구나...
문득, 부렵다는 시샘도 든다.
그의 사진은...
감히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정당당하고 확실히 이기적이다.
그리고 이 극심한 이기의 벽이 나는 너무나 존경스럽다.



사진전을 보고 나오는 길에 만난 차가운 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분의 시선과 그림자에 
내 눈이 멈추다.
어쩌면 사람이 앵글 속에 담고 싶어 하는 건
짧은 순간 속의 묻혀질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붙잡아 두고 싶었기에...
기억하고 싶었기에...
잊고 싶지 않았기에...

당신은 뭘 기억하고 싶으냐고...
누군가 조용히 묻는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19. 09:02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나에겐 판타지와 지독한 현실 두 가지 모두를 느끼게 하는 작품.
이 공연이 올려지면 늘 새롭게 가슴이 두근거리니다.
정조를 만난다는 생각에...
<화성에서 꿈꾸다>의 최고의 히로인 민영기...
그가 정조역으로 분한다면 아마도 나는 공연이 올려질 때마다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확신한다.
(이렇게 먼 길을 찾아서라도 ^^)
브랜드가 되어 버린 배우 민영기.
"이건 영기를 위한 작품이다!"라고
함께 하는 동료들마저도 인정한 배우.
나도 생각한다.
그만큼 이 역할을 완벽히 그리고 성실히 그려낼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하고....
그는 이 작품 속에서는
어떤 찬사를 받는다고 해도 너무나 부족하다.



오랜만에 제대하고 돌아온 "김순택"을 본 기쁨도 크다.
목소리가 좀 다른 것 같아 한참을 쳐다봤다.
그런데 역시 그가 맞다.
<화성에서 꿈꾸다>를 볼 때마다 그의 자리가 참 많이 느껴졌었는데...
덕이, 정조, 이선생의 3중창이 무너질 때마다 함께 무너지던 가슴.
(심지어는 아예 짤리기까지 했었다)
김순택 이선생이 나는 너무나 그리웠었다.
그런데 그가 돌아와 그렇게 무대 위에 서 있으니 왠지 든든하다.



김순택의 반가움을 단숨에 쓸어버린 "덕이"...
역시 완벽한 "꿈길"을 듣는 건 한동안은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린건가?
조정은, 임강희의 "억이"가 사무치게 그립다.
(큰 키 때문에 껑충했던 덕이의 치마하며...)
덕이를 누가 하게 될지 궁금했었다.
캐스팅 공지도 늦게 디고...
그런데 그녀일 수가...
(차마 이름도 못 밝히겠다...)
여지없이 그녀는 내 예상을 멋지게 빗나가 주는 일 없이
이번에도 나에게 참담함을 안겨줬다.
덕분에 (덕분이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씁쓸하다)
그 빈자리를 민영기가 미친 듯이 채워내고 있었다.
그에게 이 작품이 어떤 의미인지 매번 이해를 하면서도
비어있는 빈 곳들을 차곡차곡 채워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감탄과 탄복을 할 수밖에 없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는 정말 좋은 넘버들이 많다.
"산유화", "지금 조선은 몇 시인가?", "나의 고민", "달의 노래", "일어서라! 풀잎들아!" , "꿈길" 
특히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는 "달의 노래"
이 노래는 제발 민영기 목소리로 하나로만 무대가 채워진다면 좋겠다.
난데없는 칼춤과 우수꽝스러운 가마의 행렬은
좋은 노래의 느낌을 반감시키면서 집중에 상당한 방해를 가져온다.
진정 이 부분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둘 수는 도저히 없는건가!!!
그것이 "나의 고민"이다. ^^



나에게는 <정조>에 대한 판타지와 미스터리가 있다.
더불어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며칠 전에 이덕무와 관계된 책을 읽었는데
이 시대는 끝없는 화수분 같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
서자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진정한 인재라면
과감하게 국가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사람.
실학과 실용에 대한 정조의 받아들임과 이해로 인해
우리나라의 역사는 분명 많은 부분 달라졌고 개선됐고 개화됐다.
혁신과 개혁을 이야기할 때면,
나는 늘 이 외로운 달의 군주
"정조"가 떠오른다.
 
 

나는 지금 이 땅에 "정조"가 환생하길 꿈꾼다.
지금은 더더욱 간절히...
묻고 싶다.
"지금 대한민국은 몇 시인가?"라고.
우리같은 "풀잎"들에겐 역시나 먼 "꿈길"일지라도
나는 정조의 환생을 계속 희망하련다.
위정자들이 주지 않는 희망을
나는 <화성에서 꿈꾸다>의 "정조"를 보면서
 또 다시 미련스럽게 꿈 꾼다.

 

"꿈길"
 내겐 항상 아름다웠던 노래.
그 노래가
더더욱 그립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14. 15:59
오랫만에 대학로에서 소극장 뮤지컬을 봤다.
한동안  큰 작품들만 열심히 본 것 같아서...
연극 <마라, 사드>를 봤을 때는 여름의 끝이었는데
그날의 대학로는 완전히 가을 속에 젖어있었다.



참 좋은 공연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
<판타스틱스>
이제서야 나와 인연이 닿았다.



"Try to remember"
여명이 영화 "유리의 성"에서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노래.
이 노래가 바로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넘버라는 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반세기동안 공연된 세계 최장수 뮤지컬이라는 <판타스틱스>
뮤지컬 넘버들도 참 좋다.
소소한 재미와 아기자기함.
그리고 바로 앞에서 느껴지는 배우들의 모습
어쩌면 저렇게 가까이에서 천연덕스럽게 연기할 수가 있을까?



세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
벽을 사이에 둔 애뜻한 두 연인
두 집안 사이에 벽이 놓이게 된  배경은 (실제로 벽이다... 담벼락)
사실 두 아버지들의 합동잔적에 의해서다.
일부러 둘을 연결시켜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한 원수지간이라는...
(아버지들은 사실 둘도 없는 "베프"였던 거쥐~~~)
자식들은 부모의 말에 엇나가려는 경향(?)이 다분하기 때문에 두 아버지는 이런 속임수를 쓰기로 한거다.
이제 어떤 사건을 만들어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화해하게 만들어 두 연인을 연결시켜줘야 한다.
루이자가 꿈에서 본 모습 그대로 일을 꾸미기로 한 아버지들.
그리하여 LPG  엘가로(가스 배달부 아님 ^^)를 고용해
아주 최신식 버전의 인디언식 겁탈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두 아버지의 모습이 무지 귀엽고 사랑스럽다.
(실제로 극을 보면서 이 두 사람 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다)



11월 8일 casting - 마트 : 김산호    헨리 : 서현철



해설자이자 극의 작가인 김태한의 노래로 시작되는 <판타스틱스>
어쩜 저런 코믹한 얼굴에서 이렇게 감미로운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좀 죄송...)
항상 그의 코믹한 배역에 익숙한 나는
잠시 놀란다.
(뮤지컬 "그리스"에서 케니키의 현란한 춤과 엘비스 프레슬리 같던 목소리가 생각나 혼자 웃었다)
무엇보다 이 뮤지컬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헨리 역의 서현철과 머티머 역의 김지훈 때문이었다.
이렇게들 잘 생기신 분들었구나...
의상이 누더기가 될 정도로 가난한(?) 떠돌이 유랑극단의 유일한 단원들.
그 허름한 옷이며, 얼굴이며, 목소리며, 동작이며...
일주일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인디언식 겁탈"의 두 주역 (^^) 

관객을 한 명 동참시킨 그들의 연기는
능청을 넘어 오히려 너무 자연스럽더라.
30년 동안 줄리엣만 한 배우라면서 앞 자리에 앉아있는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낸다.

- 니 이름이 뭐야?
- OO요.
(앞에 나온 관객은 실제로 자신의 이름을 댄다)
- OO! 니 이름은 줄리엣이라고 했지? 너는 신입단원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냐?

- 내가 늘 말했지? 배역을 생활화하라고!
- 어째 너는 30년을 해도 연기가 늘지를 않냐...


두 사람의 만담같은 대사가 자꾸 귓 속을 맴돈다.
한번만 로미오를 시켜달라는 머티머에게 죽는 장면을 해보라면서 헨리가 한 말

- 헨리 : 줄리엣이 왜 죽었어?
- 머티머 : 정확한 건 부검을 해봐야 알 것 같은데요...
- 헨리 : 너 땜에 죽었쟎아~~~ 너 땜에~~~ 속 상해서....
(줄리엣의 손에 있는 독약을 마시려는 머티머에게)
- 헨리 : 니꺼 먹어! 니꺼! 왜 남의 꺼 먹어~~~

따지고 보면,
로미오는 정말 줄리엣 때문에 속 상해서 자기가 가지고 온 독약을 먹고 죽었는데
난 왜 이렇게 웃기기만 한건지...

중간에 마트 김산호의 입으로 꽃가루가 들어가 상대역 루이자 최보영까지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 장면이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관객들까지 한참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 생생하게 귀여운 모습이여서...


모든 사랑은 "환상"이다.
그리고 모든 공연도 역시 "환상"이다.
사랑과 공연.
두가지 환상이 만났으니 그 궁합 한 번 제대로다.
오랫만에 무대 위에서 본 최보영과 강인영도 너무 반가웠다.
(강인영씨 다리 참 아팠겠어요... 당신의 멋진 노래를 많이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존재감은 좋았어요...)
무대 양 옆에서 초대형 필 하모닉 오캐스트라 못지 않게
멋진 반주를 해줬던 두 대의 피아노까지...
오랫만에
알차고 풋풋한 공연을 봤다는 풍성한 만족감.
소문날만 하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된다.



맘이 우울한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환상적으로 맘이 풀릴테니까...
극장을 나오면
사랑에 대한 "환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유쾌한 웃음이라는 동반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꽤 좋은 입소문이 나지 않을까 기대된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7. 06:09



스티븐 손드하임의 문제작 <암살자들>
2005년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초연됐을 때
관람 후 머리가 복잡하고 어지러웠다.
내 손에 한 자루 총이 들려있었다면 어쩌면
가차없이 대통령을 향해서가 아니라 내 머리통을 향해 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던 기억도... ^^
엄기준, 오만석, 최재웅, 송영규, 박정환, 최민철, 김무열, 오세준, 홍윤희, 한혜숙...
지금은 정말 엄청난 배우들이 되어 버린 사람들이 출연했던 뮤지컬 <어쌔신>
내용이 어쨌든 간에 일단 별들의 전쟁이라고 생각했었다.
당대 뮤지컬 좀 한다는 남자 배우들이 모두 참여했던 작품 <어쌔신>
그리고 나는 <어쌔신>을
명성과 출연진보다도
보고 난 후 곱씹을수록 묘하게 점점 더 좋아졌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손드하임의 매력은 내게는 그렇다.
두고두고 소처럼 오랜 되새김질을 하게 만드는 사람
<스위니토드>를 보면서도 <컴퍼니>를 보면서도 그랬다.
<어쌔신>과 달랐다면 두 작품은 모두 보면서 바로 느낌이 왔었다는 것.
하지만 어쨌든 손드하임의 작품 모두는 내게 곱씹을수록 더 깊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2005년 공연 포스터>              < 2009년 포스터>

--> 개인적으로 2005년도 포스터가 맘에 든다.
       2009년도 포스터는 너무 소란스럽고 수다스럽다. 

<2005년/2009년 어쌔신 Casting>

존 윌크스 부스    : 엄기준(2005) - 강태을(2009)                 찰리 귀토        : 송영규(2005) - 김대종(2009)
새뮤얼 비크        : 오만석(2005) - 한지상(2009)                 레온 촐고즈     : 최민철(2005) - 이   석(2009)
쥬세페 장가라     : 박정환(2005) - 이창용(2009)                 존 헝클리        : 김무열(2005) - 김대명(2009)
리넷 스퀴키 프롬 : 한혜숙(2005) - 임문희(2009)                 사라 제인 무어 : 홍윤희(2005) - 최혁주(2009) 
오스왈드 & 발라디어 : 최재웅(2005)  - 최재웅, 이경수(2009)



역대 미 대통령을 암살한 9명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 모으다...
이 발상 자체만으로도 지극히 매력적이다.
징하게 살 맛 나는(?) 지금의 우리 현실을 향해
유쾌한 한방을 날리는 개운함이라는 말도 꼭 해두자.
"대통령을 겨냥한 총구"라니...
무모할지라도,
상상만으로도 짜릿하지 않은가? 



사진은 많이 흔들렸지만 일부러 찾아본 캐스팅이다.
최재웅의 오스왈드!
얼마 전 계원예고때부터 절친이었던 조승우와 함께 촬영한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으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남우상을 수상하기도 한 최재웅.
(그의 "뇌전"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의 다음 영화를 나는 기대한다...)
초연때 그의 목소리는 그 숱한 별들 앞에서도 귀에 속속 들어왔었다.
그때 이 사람이 출연하는 작품은 꼭 챙겨봐야지 혼자 다짐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의 작품을 참 많이 안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무대가 좋다. 
느긋한 믿음감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더불어 나 또한 너무 느긋해져서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놓쳐버린 그의 작품들이 숱하게 많다... ^^;;)
그런 그가 다음 작품으로 선택한 게 뮤지컬 <헤드윅>이다. 
당연히 나는 이번에도 그의 <헤드윅> 역시나 무지 궁금하다.
(헤드윅은 초연 때 조승우, 김다현, 송용진, 오만석 4명의 캐스팅를 전부 봤다. 그 이후엔? 안 봤다. 어쩌다보니...)
물론 무지 이쁘겠지... 그럼 다른 것들은?


          <오스왈드 & 발라디어 : 최재웅>                     <존 윌크스 부스 : 강태을>

프레스콜 사진 속에 담긴 그의 얼굴은 좀 불안했다.
그래도 무대 위에서 확인해야 옳은 거라 느긋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찾게 된 신촌의 The Stage
전체적으로 극은 초연때보다도 너무 많이 가벼워지고 코믹해졌다.
초연때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나름데로 쉽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이었을까?
좀 아쉽다.
아니 사실은 너무 많이 아쉽다.
블랙 코미디같은 날선 예리함과 이유있는 비꼼이 사라졌다.
초연의 기억을 미련맞은 소처럼 너무 오래 곱씹었던가?
장난기 넘친 발라디어에 순간 멈칫하다.
그러나 최재웅의 오스왈드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
이게 바로 그의 진면목이구나...
하나의 극 속에서 그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두 가지의 인물로 등장한다.
<어쌔신>의 대표 주인공을 사람들은 존 윌크스 부스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바로 오스왈드가 진짜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모든 이야기는 오스왈드의 선택에 의해 귀결되기에...
그의 선택이 없다면 결코 8명의 암살자들 모두가
시공을 초월해 한자리에 모일 수 없을테니까... ^^



스티븐 손드하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만든 사람이라고 하면 다들 무릎을 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류(어쌔신, 스위니토드)의 손드하임 작품들이 훨씬 좋다.
뭐 인간 자체가 우중중하고 전체적으로 조증모드라서 그럴 수도 있긴 하겠지만...
초연의 무대와 다르게
무대 양 편으로 피아노 두 대가 놓여있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배우들...
<쓰릴 미> 때도 그랬지만 단지 피아노 하나만으로
극을 전개시킬 수 있다는 게 신비스럽다.
그리고 더 신비한 건,
피아노 하나만으로도 그 느낌이 충분히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화려한 음악에 익숙한 사람에겐 어쩌면 너무 단조롭게만 들려 심심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들에게 살짝 말해주고 싶다.
원래 암살은 단조롭고 은밀한 거라고...
비겁하게 숨어서 조용히 숨을 죽이며 기다리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결정적으로 더 비겁하게 몸을 숨기고 한 지점(가슴팍 또는 머리통)을 향해 총을 쏘는 거라고...
준비동작이 화려할수록
발각의 위험은 오히려 증가한다.



레온 촐고츠의 이석, 찰리 귀토의 김대종, 새무얼 비크의 한지상
세 명이 눈에 띈다.
레온 촐고츠의 촛점 없던 멍한 눈빛과
(이석씨의 성공적인, 그리고 현재진행형인 다이어트에 박수를...)
환상에 빠져 자신만의 "케세라세라" 의 세계에 빠져있던 찰리 귀토.
두 사람은 초연의 느낌보다 개인적으론 더 맘에 든다.
그리고 초연시 오만석의 했던 새무얼 비크 역을 했던 한지상.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그는 군생활 중 후회는 없겠구나 싶다.
적당한 광기와 빈정거림, 그리고 번특이며 굴러다니던(?) 눈동자.
상당히 파격적으로 나오는 인물 새무얼 비크(대사의 대부분이 욕설 같은 느낌이라서... ^^';;)
한지상은 대체로 두려움 없이 잘 해낸 것 같다.
한동안 그는 금단현상에 시달리겠구나... 무대 위의 시간들이 그리워서..
아쉬웠다면 하얀 옷의 산타...
어두운 극의 분위기와 선명하게 대비되기에 그리 어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쩐지 산타는 빨간색이여야 맞는 것 같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섭다. ^^)



존 윌크스 부스 강태을.
개인적으로 엄기준의 존 윌크스 부스도 맘에 들진 않았지만
강태을의 부스는 너무 코믹스럽다.
(이 사람이 요즘 뮤지컬계의 꽃미남이라고 불린다. 나는 딱히...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이 인물을 어떻게 해석했던걸까?
무대 위에서 제일 이해가 안 가는 인물이었다.
코믹해도 "신념"과 "확신"은 있어야 하는데 그의 부스에게선 그런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더 사격장 주인 같았다면 내 답답함이 이해가 될까?
그리고 리넷 스퀴키 프롬의 임문희.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실망했다는 말 또한 남겨두자.
역 자체가 상당히 "똘기" 흐르는 배역이긴 하지만
그렇게 극심한(?) 백치미까지 소유한 보기드문(?) 인물은 절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2005년 빨간 산타 복장의 오만석 새무얼 비크>

놀이동산의 페러이드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소극장 도전은 참 좋았는데
그 의도만큼 작품이 잘 나와주지 않은 것 같다.
오랫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었는데
결론은 기대한 것 보다 너무나 많이 아쉽다.
또 다시 미련한 소가 될 작정을 했었는데 돼새김할 게 별로 없다.
텅 빈 위를 들여다보는 미련한 소의 당혹감이라니...

중요한 건,
"정조준"이다.
정확한 목표를 향해 정확한 조준을 해야만 정확히 꿰뚫을 수 있다는 사실.
그런데 그들의 조준은 아무래도 좀 빗나간 것 같다.
목표물을 향해 잘 발사된 총알마저도
옆의 총알에 의해 궤도를 이탈하고 만다.
결국은,
방향을 잃은 총알 세례까지 피해야하는 
황당한 슬랩스틱 코믹버전 총격전을 본 기분이다.
공연이 끝나고 지상으로 복귀하는 어깨가
왠지 뻐근하고 묵직하다.

"그래, 결코 총질은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2. 05:45
궁금하긴 했다.
김훈의 동명소설 <남한산성>이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쉽게 만들어지기 힘든 작품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배경이며, 대사며, 심난한 독백같은 모든 느낌을 전달한다는 게
책의 표현데로 가파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오래 고민을 하다 겨우 공연이 끝 무렵에 결국 찾아 봤다.
지금은 내 심정은...
다행이구나 싶다.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묘하게도 나와는 항상 인연이 없던 배우였던.
김수용, 성기윤, 손광업, 배혜선
드디어 이 모든 사람들을 한 작품 속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명성만큼이나
무대 위에서 꽤 인상적인 그리고 꽤 괜찮은 모습을 남겨줬다.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모습엔 어딘지 묘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느껴진다.
특히 초연의 무대일 경우에는 더욱 더.
어쩌면 그들의 역량에 따라 이 초연의 무대가
초연이자 막공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품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영웅>과 <남한산성>
지금 공연되고 있는 두 개의 대형 창작 뮤지컬은
그래서 기특하면서 동시에 절박하다.
그리고 그 양면성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긍정적인 적나라함으로 드러난다.



원작 김훈, 극본 고선웅, 연출 조광화
꽤 괜찮은 아니 상당히 괜찮은 조합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후 고선웅, 조광화 
두 사람의 멋진 콤비네이션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다.
그리고 의상과 무대...
전체적으로 대나무를 무대 배경으로 삼아 묘한 신비감을 준다.
텅 빈 대나무의 옹골찬 꼿꼿함과 수직성.
결국은 모든 이의 마음이었으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조(성기윤)의 마음.
청과의 화친으로 살 길을 도모하자는 최명길(강신일)의 마음.
청과의 무력 충돌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김상헌(손광업)의 마음.
자신을 버린 조국을 똑같이 배반하고 청의 길라잡이가 되어버린 정명수(이정열)의 마음.
청을 찾아가 화친의 편지를 전하고 목숨을 버리는 오달제(김수용)의 마음.
그 모든 대쪽같은 마음들이 산성을 만들어 머무르게 했을 거라고...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이 모순된 명제 앞에 누구들 절박하지 않을까...
"당면한 문제를 당면할 뿐"이라 했던가...



청의 황제 홍타이지(서범석)의 등장의 웅장함과 섬뜩함은
내리는 눈을 맞으로 초라하게 남한산성으로 피접하는 인조와의 운명과 대비된다.
눈발 속에서 인조의 음성은...
날리는 눈처럼 분분했고 심난했고 아득했다.
"그것이 왕이 결정한 일이더냐?"
그 짧은 말 속에는 힘 없는 왕의 어쩔 수 없는 무력감과
최후의 결정에 대한 절망감이 묻어 있다.
청의 황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인조의 모습.
어쩌면 그 고개를 다시는 들고 싶지 않았으리라.
땅의 찬 기운과 함께 차라리 사늘히 굳어지길 바라지 않았을까?
서러운 기운에 내 몸까지도 가늘게 떨린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여기까지 왔구나...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웅>도 그렇고 <남한산성>도 그렇고...
특히 <남한산성>의 무대와 음악은 참 많은 걸 느끼게 한다.
더 좋은 작품으로 진화되길 지금 초연의 무대를 보면서
희망하게 됐다.
주연같은 열정의 앙상블까지...
그들 한명 한명에게 아름다웠다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이 모두가 쌓은 견고한 <남한산성>은
사실은 극의 결말과는 다르게
몹시 아름다웠노라고 말해주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31. 05:50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황후>를 만들었던 에이콤에서
도마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기다렸던 뮤지컬 <영웅>을 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



안중근으로 분한 배우 류정한은 말했다.
"그 분이 나에게 빙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그의 진심은 절실했으리라.
바람 또한 간절함 그 이상의 무엇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는
무대 위에서 그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에게 빙의된 안중근의 모습을...



어쩌자고 이런 뮤지컬을 했느냐고...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어떻게 견뎌내려고 하느냐고...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예 안중근이 되어버렸냐고
안중근이 되어 조용히 눈물 흘리는 그를 향해
이제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다.



실제로 무대 위 그의 육신은 힘겨워 하고 있었다.
안중근의 몸으로, 안중근의 맘으로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을 실행으로 옮겨가면서
숱한 고뇌와 번민들로 160분의 시간동안
그는 실제로 눈에 띄게 점점 야위어갔다.
이토을 저격할 결심을 하며 안중근은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야만 합니다!"
그 결단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내 육신 또한 마디마디 아리고 저리다.
"해내야만" 한다니...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내야만 한다니...
대사 하나하나가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그대로 날이 선 칼날이 되어 송두리째 가슴팍을 향해 꽃힌다.



안중근 : 류정한 / 이토 : 조승룡 / 설희 : 김선영 / 링링:



전,후막 70분 모든 장면이 다 충격이고 슬픔이고 통곡이다.
자작나무 숲의 단지동맹에서 
어미가 만들어준 눈물같은 수의를 입고 
사형을 집행받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깊고 깊은 통곡으로
보는 내내 스스로 너무 힘들고 아파 죽을 듯이 힘들다.
특히 안중근의 법정 장면은 끊임없는 눈물을 흘리며 견뎌야만 했다.
(솔직히 고배건데 너무 많이 힘들고 그 이상으로 아팠고 절절했던 장면이다)

<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민황후(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2.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3. 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요
 4.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요.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8.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9. 교육을 방해한 죄요
10.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요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13.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14.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15. 일본 천황 폐하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진심으로 "누가 죄인인가?"를 나 역시 감히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겨질 어머니와 가족들을 향한 그의 인간적인 고통과 심정...
그들의 기억속에 부디 자신이 잊혀지게 해달라고 천주께 기도하는 모습.
만일 자신이 성공하게 되서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면,
당신께 기도드릴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락해달라는 바람.
아프다... 아프다... 잔인하게 아프다...



자작나무 숲에서의 단지동맹처럼
그들의 함성이 잠자는 숲을 깨우듯
어두운 이 세상 깨우는 빛이 되었음을...
어쩔 수 없이 나는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라고, 이런 방식으로라도
그들이 기억되고 내내 영원한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내가 감히 이런 걸 바래도 되는 건가.....)

모두가 어울려 사는 지혜.
서로서로 인정하며서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것이 "평화"라고 그들은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꿈꿨을까?
비록 내 몸은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고향에 남겨진 이들만이라도 평안하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꿨을까?
그들이 꾼 꿈으로 인해
지금 내가 여기에 이곳에
이렇게 서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게 되길 꿈꾼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기를 희망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길 소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길 기원한다.

아마도 나는
오랫동안 눈과 맘이
아리고 저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린고 저린 칼날같은 예리함을
가능하다면 오래오래 심장 깊이 꽃아 두고 싶다.
<그날을 기약하며...>



* 사진의 일부는 뮤지컬 <영웅> 공식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27. 05:29


정확히 일주일만의 재관람.
오랫동안 기다리긴 했었나보다. 내가...
양준모 팬텀, 홍광호 라울을 봤던 이유로 은근히 기대했었다.
윤영석 팬텀과 정상윤 라울을 만날 수 있기를...(크리스틴은 최현주였음 했고)
것도 아니면 정상윤 라울만이라도...



칼롯타만 빼고 캐스팅은 일주일 전과 똑같다.
캐스팅에 대한 실망감은 별로 없다.
그 정도로 이 뮤지컬의 존재감은 내게도 대단하다.
그러나 윤이나의 칼롯타는 무지 그립더라.
최주희의 칼롯타는 훨씬 더 코믹하고 상당히 과장된 캐릭터다.
노래와 액션, 표정까지 모든 것이 다...
(조금은 수긍이 된다.  그 방법이  최주희 칼롯타가 윤이나 칼롯타를 상대로 한 차별화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양준모의 Phantom"
분명 그가 달라졌다.
처음엔 VIP 좌석의 힘인가?하고 의심했다.
고작 일주일만의 재관람이었는데 이 사람이 내 머릿속을 다녀간 느낌이다.
이블데드나 플랑켄슈타인의 허우적거림을 떠올리지 않았다.
양준모 팬텀은 분명히 점점 정돈되어 가고 있고 그리고 조금씩 섬세해지고 있다.
팬텀의 존재감을 그가 받아들이기 시작한걸까? 
모든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꿈꾼다는 팬텀!
내가 생각하는 팬텀은 격렬하고 엄청난 존재감을 남기거나 뛰어난 기교를 자랑하는 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이라면 오히려 <Jekyll & Hyde>에 가깝다.
팬텀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서서히 찍히는 
그러나 선명하게 흔적을 남기는 낙인과도 같다.
오랫동안 천천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퍼져가는 독같은 존재라고 할까?



아직도 등장이나 퇴장하는 부분의 어색함과 불안감이 남아있긴 하지만
(특히 2막에서 극중 극 "돈주앙의 승리"에서 크리스틴과 함께 사라지는 장면...)
양준모 팬텀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도 팬텀의 존재감 전달은 그에게도 공연 내내 화두가 되지 않을까?
광기가 전해지는 웃음보다 느끼함이 전해지는 웃음까지 그가 잡아낸다면
더 존재감있는 팬텀을 양준모라는 배우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팬텀의 웃음소리...
자칫하면 느끼함으로 인해 "광기(狂氣)"가 아닌 "광(狂)"으로만 남을 수 있을 것 같기에...
"광"만 남은 팬텀은 너무 코믹스럽지 않을까 싶다.
계속 거슬리는 왕꿈틀이(?) 장면.
그래도 첫번째 봤을 때보다는 어색함이 덜했지만
팬텀의 신비감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는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장면이다.
크리스틴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는 자신의 흉칙한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인데...
여전히 그 장면은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
왠지 주머니에서 쌈지돈이라도 꺼내주어야 할 것만 같은 당혹감...
(써놓고 보니 왠지 더 서글프다.)
 


홍광호 라울은...
팬텀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가 크리스틴보다 팬텀을 더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역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언듯언듯 보인다.
그래서 나는 정상윤 라울이 궁금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팬텀을 꿈꾸지 않는 라울의 모습이...
최현주 크리스틴은 역시나 아름답웠고,
가까이에서 본 피르맹과 앙드레는 최고였다.
극의 포인트를 찍어주는 두 사람(김봉환, 서영주) ^^
강약과 웃음의 코드를 적당히 조절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역시 프로답다.



<Phantom of The Opera>
나는 이 뮤지컬을 다시 보게 될까?
정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나는 양준모 팬텀의 진화 과정을 내 눈으로 계속 확인하고 싶다.
그가 팬텀의 존재감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 순간을
스스로 확인하고 기록하고 싶다.
그의 몸 안에서 팬텀이 완벽하게 해방되어 나오길...
나는 계속 꿈꾼며 희망할 것이다.
그리고 양준모 팬텀이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정직하게 믿는다.
그러니, 양준모 팬텀이여!
그대는 노래의 날개를 접지 말고 계속해서 펼쳐나가라!
The Music of The Night!
결코 끝나지 않을 위대한 힘
밤의 노래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