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3. 27. 08:49


<아가사>


일시 : 2015.02.11.~ 2015.05.10.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작가 : 한지안

작곡 : 허수현

안무, 예술감독 : 우현영

연출 : 김지호

출연 : 최정원, 이혜경 (아가사) / 강필석, 김재범, 윤형렬 (로이)

         박한근, 정원영, 주종혁, 려욱 (레이몬드) 

         김형균, 황성현 (아치발드) / 박준후, 안두호 (폴)

         이선근, 박종원 (뉴먼) / 추정화, 한세라 (베스)

         소정화, 박서하 (낸시) / 윤경호, 정승준 (에릭 헤리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캔들미디어

 

재연으로 올라온 <아가사>를 보는게 망설여졌던건,

아가사역을 맡은 최정원, 이혜경 두 배우를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강필석이 로이라니 한 번 보자 생각했고

강필석, 최정원 케미가 기대보다 훠~~얼~~씬 좋아서 이렇게 두번째 관람까지 이어졌다. 

이번 개스팅은 이혜경, 김재범.

그리고 무대효과를 보려고 일부러 2층 맨 앞을 예매했다.


보고 난 느낌은,

아가사도, 로이도 최정원과 강필석이 내 성향과는 잘 맞았다.

내가 워낙 성악 발성을 싫어해서겠지만 이혜경의 고음이 많이 부담스러웠다.

나이든 아가사는 최정원보다 이혜경이 괜찮았는데

성악 발성 때문에 전체를 놓고 보면 최정원 아가사가 훨씬 좋았다.

이혜경 아가사는 조증도 느껴지고...

강필석 로이는 아주 섹시하고 아가사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가득했는데 

김재범 로이는 또 완전 다른 로이였다.

강필석은 젠틀하면서도 아주 섹시했는데

김재범 로이는 나쁜 남자의 느낌이었다.

강필석은 기본적으로 아가사에게 사랑과 연민이 가득했는데

김재범 로이에게는 아가사를 향한 원망이 느껴졌다.

같은 배역이 배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참 흥미롭다.


그리고 로이의 말에는 나 역시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타오르는 살의(殺意)가 있다"

괴물을 죽이기 위해 아리아드네의 붉은 실을 들고 라비린토스로 들어가는 테세우스.

하지만 라비린토스를 빠져나오는 존재가 언제나 테세우스일까? 

평범한 사람이 살인자가 되는 이유.

붉은 실을 잡고 나오는 존재가 누구인가에 달려있다.

사람도, 사랑도, 기억도, 

모두 다 라비린토스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