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18. 08:04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 네번째 관람.

그리고 김재범 존파우스트 첫번재 관람.

역시나 김재범이다.

표현도, 연기도, 인물에 대한 몰입도, 노래도 엄청나다.

김재범을 확인하기 전까지 송용진 존파우스트가 제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무게중심이 비슷하다.

아마도 매번 볼 때마다 두 배우가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송용진 존은 차지연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고

김재범 존은 장은아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다.

마이클리는 솔직히 어떤 조합이라도 good이다.

(역시나 대단한 배우다, 마이클리는!)

 

송용진 존은 "Black Monday"와 'Guardian Angel"이 정말 좋았고

김재범 존은 "죽어버린 이여"와 "퇴색한 눈동자"가 정말 좋았다.

대체적으로 송용진은 woody pak의 노래가,

김재범은 이지혜의 노래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두 배우의 연기톤이 완전히 다르긴한데 김재범의 표현은 역시나 압권이더라.

손의 움직임과 순간적인 목소리톤을 달리해서

존이라는 인물의 변하는 순간 순간들을 아주 확실하게 너무 잘 표현했다.

때때로 정말 "악마"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만약 이 작품을 처음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김재범 존을 먼저 보고 나중에 송용진 존을 선택하길 권한다.

그렇게하면 이 작품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될거다.

그만큼 김재범 존이 표현이 맥락과도 잘 맞고 전체적으로 설득력도 뛰어나다.

아무래도 김재범이 롹발성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넘버에서 송용진만큼의 파워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예민하고 시니컬한 김재범만의 보컬느낌이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은아 그레첸과의 느낌이 아주 좋더라.

(차지연 그레첸과는 왠지 연상연하의 느낌일 것 같아서...)

 

장은아 그레첸은 두번째 관람이었는데

첫번째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

제2의 차지연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겠다.

제 2의 누구누구가 아니라 장은아로도 충분하다.

개인적으론 "Mad Gratchen"은 차지연보다 장은아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차지연이 "내가 널 상대해주마!" 였다면

장은아는 "나를 바치겠으니 그는 놓아주라" 더라.

그야말로 존의 죄를 대신하는 속죄양,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이미지.

미켈란젠로의 피에타를 보면 마리아가 예수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혹시 이 작품도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그레첸을 일부러 큰 여배우로 섭외한건 아닐까 혼자 심각하고 고민했다.

(정말 정말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마이클리X는...

언제나 그렇듯 역시나 아름답다.

그가 부르는 "그 이름"과 "피와 살"은 소름이 돋는 정도가 볼 때마다 더 강해진다.

이제는 마이클리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날이 오는게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무대를 대하는 그의 진심은 정말 신비더라..

마이클리는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만큼 정말 정말 좋은 배우다.

 

<The devil>은 배우도 작품도

내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심지어 커튼콜의 가위바위보까지도 너무나 좋다.

오랫만이다.

나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는 거.

방법이 없겠다.

당분간은 이대로 푹 빠져 지내는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