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5. 12. 07:59

 

<레드>

 

일시 : 2015.05.03. ~ 2015.05.31.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극본 : 존 로건 (John Logan)

무대 : 여신동

연출 : 김태훈

출연 : 정보석, 한명구 (Mark Rothko) / 박은석, 박정복 (Ken)

주최 : 신시컴퍼니

 

많이 놀랐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였고, 연극 레드(Red)였다.

게다가 한명구와 박은석이었다.

그런데 왜 강렬하지도, 치열하지도 않았을까?

이유가 뭘까 혼자서 혼란스러워 하는 중이다.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의 초연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재연을 보면서 미학적인 아름다움에 경의롭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대사 하나 하나가 전부 클라세가 되어 가슴속으로 담겼는데 즈금의 <레드>는 아직은 그렇지 않다.

역시나 <레드>는 쉽지 않는 텍스트로구나.. 절감했다.

연출도 김태훈이었고 무대도 여신동이 맞는데 왜 이런 이질감이 느껴졌을까?

그런 생각을 들더라.

먄약에 내가 초연과 재연을 보지 않고 지금 이 작품을 처음 보는 거라면 어땠을까?

 

고백컨데...

이 작품에서 배우 강신일의 존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거대했고 지대했다.

작품의 무게감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강신일은 로스코 자체였고,

로스코는 강신일로 인해 다시 재현됐었다.

강신일 로스코와 강필석 켄의 갈등은 다툼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소신을 건 치열한 논쟁이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세대와 세대의 갈등은

마크 로스코를 켄으로, 켄을 마크 로스코로 만드는 일종의 융화였다.

지금처럼 서로 조롱하고 다그치고 징징대는 모습은 확실히 아니었다.

한명구와 박은석 배우 모두 아직까지는 역할에 완전히 동화되지는 못한 느낌이다.

한명구 로스코는,

곤조로 가득한 예술가의 아우라보다 고집불통 외골수의 호통이 더 많이 느껴졌다.

박은석 켄은,

목소리톤이 가늘고 높아서 개구진 느낌이 강했다.

 

무대 위에 놓여진 그림들의 색감도,

크기가 달라진 로스코의 책상과 놓여진 위치도

바퀴를 달아 움직이게 만든 작업테이블도 어딘지 낯설고 산만하다.

<레드>가 맞긴 한데 아진 완전한 <레드>가 아닌 느낌.

그냥... 좀 그림움이 가득해져버렸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