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4. 24. 10:48

프라하에 가면 이곳은 꼭 가야지 생각했더랬다.

사진으로 봤었는데 깜짝 놀랐다.

신비감이 느껴질 정도로 기괴한 모습.

이곳... 도대체 정체는 뭘까 궁금했고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어딘가 합스부르크왕가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름을 가진

발트슈테인 궁전(Valdštejnská Zahrada).

 

 

찾아가는게 쉽진 않았다.

구글맵을 켜고도 해맸다.

맵은 분명 도착이라고 뜨는데 입구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는거다.

"궁전"이래서 커다란 입구를 상상하고 찹았다.

그런데 의오로 아주 평범해서 놀랐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여기가 맞아? 하면서 몇 번을 기웃거리다 찾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둘러보기 딱 좋았던 곳.

하지만!

난데없는 조카녀석의 재롱잔치(?)에 그 고요함은 곧 깨졌다.

활쏘는 동상과 조카와의 한판 승부.

결국 조카녀석은 장렬하게 전사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나오는 야외 음악당 살라 테레나(Sala Terrena)에서는

지금도 연극과 콘서트가 열린단다.

천장과 벽에 있는 그림들은 아마도 "뮤즈"들인듯.

무대에서도 객석이 한 눈에 보이고,

객석에서도 무대가 한 눈에 보인다.

무대 위에 올라 소리를 내봤더니 울림이 아주 좋았다. 

두루두루 좋은 무대다.

 

 

발트슈테인은 부과 권력을 두루 가지고 있던 귀족으로

당시 최대 적수인 구교와 신교, 합스부르크 제국과 보헤미아 귀족 사이를 오가며

왕을 능가하는 권세까지 누렸단다.

그러다 스스로 왕이라는 환상에 빠져

프라하 성보다 더 멋진 궁전을 짓겠다 작정하고 이 궁전을 짓기 시작했다.

발트슈테인의 욕망도 욕망이지만

프라하 왕 역시 그런 발트슈테인을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은밀히 암살해버린다.

그래선지 벽을 가득 채운 검은 돌 장식이 유령처럼 보인다.

혼자였다면 등골이 오싹했을지도...

그래도 정원은 황홀할정도로 예뼜다.

아무렇지 않은듯 무심히 돌아디니는 공작들도 신기하고...

 

가을의 동유럽은,

어디든 절정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