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0. 23. 09:57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어느새 <NDP>를 네번이나 보게 됐다.

주저하면서 계속 관람하는 걸 보면 이 작품이 내겐 정말 특별한 모양이다.

문득 그런 생각도 했다.

나는 도대체 이 작품의 누구에게 이렇게까지 깊게 동화가 되버린걸까?

괴물 콰지모도?

그건 참 식상한하고 뻔한 비윤데...

 

프랑스팀 공연만큼 그렇게 깊게 빠지진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공연을 보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한번도 라이센스 공연을 보면서 이 정도까지 뭉클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날은 심정적으로 감당이 안 될만큼 아프고 슬펐다.

신의 사제로써 한 여자를 보게 되고

그 여자의 육체를 갖고픈 관능때문에 종말을 맞은 프롤로 신부도 아팠고

추한 모습때문에 간절한 사랑을 가슴에만 담고 있어야 하는 콰지모도도 아팠다.

죽음으로만 함께할 수 있는 사랑.

"사랑"이 위험한 건,

어떻게든 "같이" 하고픈 그 마음 때문인가보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결코 가질 수 없다는 프롤로의 마음도

죽어서 비로소 함께할 수 있게 된 콰지모도의 마음도

모두 "같이"하고픈 그 열망이 시작이고 끝이다.

 

처음으로 조휘 클로팽을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문종원보다 좋았다.

문종원처럼 과도하게 힘을 쓰지 않아선지 보는데 편했다.

그렇다고 평이했다거나 약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설마! 조휘인데!)

"기적의 궁전"은 정말 힘있고 멋졌다.

높은 철근 위에 번쩍하고 뛰는오를 때는 아찔하기까지 하더다.

더듬이 분장만 빼면 정말이지 참 좋았는데...

 

단언컨데 댄서들은 확실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자신의 모든 걸 결고 고별공연을 하는 사람들같다.

매 공연을 어떻게 이렇게 해내는지 눈 앞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14명의 남녀 댄서들 모두가 에스메랄다고 콰지모도다.

그리고 윤형렬의 콰지모도!

정말 가슴을 움켜쥐게 만든다.

도대체 이런 느낌과 감정을 어떻게 끌어낸걸까?

그의 "불공평한 세상"과 "춤춰요 에스메랄다"를 보고 듣고 있으면

내 오감까지도 그대로 오열하게 된다.

이날 윤형렬 콰지모도는 여러 의미로 정말 괴물 같았다.

마이클리로 시작된 <NDP>가 지금 내게 윤형렬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아마도 윤형렬 콰지모도 때문에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이 먹먹하고 아픈 가슴을 위로받기 위해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