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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28 <놀라운 아기 탄생의 순간> - 오오노 아키코/ 미야자키 마사코
읽고 끄적 끄적...2011. 2. 28. 06:07
일본에 "탄생의 집(birth house)" 이란 조그마한 병원이 있단다.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병원.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를 위한,
그래서 분만대나 재왕절개를 위한 수술대가 없는 그런 병원.
산모는 엎드리거나 옆으로 눕는 자세(측와위)로 아기를 낳는다.
그래서 태어나는 순간 아기의 뒷통수가 아니라 얼굴 정면을 볼 수 있다.
신비롭고, 아릅답고,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지상으로 방금 막 나온 천사의 모습 그대로...



아스카 의원의 원장이자 책을 쓴 오오노 아키코는
자신이 직접 출산을 겪은 후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단다.
그래서 지구화학 연구가로 대학원 박사 과정까지 수료한 전력을 다 뒤집고
다시 의대 2학년으로 편입한 멋진 사람이다.
(나도 한때 정말 많이 고민했었다....)
분만대에서 느꼈던 경악, 공포, 비애, 불안...
그녀는 다시 아기를 낳으면 이렇게 낳지 않겠다고 다짐했단다.
그게 아즈카 의원 탄생의 집이 시작된 배경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이라는 진통.
그러나 현실은 그 고통이 얼마나 아름답지 못한 아비규환 속이던가!
나 역시 병원에 근무하는
그리고 산과 초음파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가끔 분만장에서 산모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여러번이었다.
우리나라 의료현실상 1:1 케어는 꿈도 꿀 수 없고
얇은 커튼에 의해 구획되어진 침대.
옆 산모의 비명 소리와 신음 소리를 듣고 있으면
진통이 없는 사람까지도 왠지 두렵고 무섭기까지 한다.
그런데 "탄생의 집" 같은 그런 병원이 있다면...
좀 멀리 있어도 기꺼이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6명의 조산사가 산모를 1:1로 보살피고
진통의 처음과 출산의 마지막까지 함께 해 준다면...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분만이라면...
물론 우리나라 산부인과에도 가족 분만실이 있긴 하지만
이 병원에서 하는 가족분만은 그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
태어나면서부터 완전히 보호받고 사랑받고 특별한 보살핌으로 받고 있는다는 느낌!
"탄생"은 그래야 한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그게 "천사"들의 환영식이라고...



태아들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찍은 미야자키 마사코의 시선도 따뜻하다.
이 책은  산모와 아기,
그리고 그 가족 전부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시선이 그대로 보여지는 포토 에세이다.
이제 막 엄마 뱃속을 나온 천사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사진 한 장 한 장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쓸어봤다.
따뜻한 숨결과 태아 특유의 살냄새가 울컥 밀려온다.
이재 더 바랄 것은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