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8. 19. 07:50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과거"는 떠올리는 동안은 더이상 과거도, 멈춰있는 시간도 아니다.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일 뿐.

여기 비탄으로 가득한 과거를 가진 한 사람, 아니 한 존재가 있다.

비탄은... 서서히 그 존재의 시간을 바꿔놓는다.

시간의 길이와 시간의 결, 시간의 기능 모두를!

급기야 그 시간은 공간까지 잠식해온다.

결국은 머릿속에, 가슴속에, 심장 속에 완전히 새로운 지형을 들어선다.

결코 포기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유일한 세상.

불멸의 존재에게 다른 불멸의 세상이 열린다는건,

피할수 없는 비극이다. 

방법이 없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수밖에는...

 

<Dracula>

솔직히 말하면 작품 자체는 내겐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까지 강렬하게 매혹당한 이유는,

드라큘라로 무대에 서있는 "류정한" 때문이다.

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이렇게까지 온 몸과 마음을 다 던져 맹목적으로 헌신한다는건.

작품을 뛰어넘는 감동이고 전율이다.

숨결도, 움직임도, 목소리와 생각까지도

아니 심지어는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드라큘라를 위해 존재하는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존재하는 이 공간이, 내가 존재하는 이 시간이 이곳 아닌 그곳으로 옮겨지는걸  설명할 길이 없다.

시간과 공간의 틈이...

류정한이라는 배우로 인해 또 다시 열렸다.

때로는 어떠한 저항도 못해보고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있다.

지금처럼...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작품을 보면서 자꾸 눈을 감게 된다.

이건 모든걸 다 놔버리는 침몰의 의미일까?

단언컨데 아니다!

다른 모든 것들을 다 배제하고 그의 소리에만 집중해도

신기하게 모든게 보이고, 모든게 느껴진다.

심지어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나는 소리가 눈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걸 깨끗히 인정하는 중이다.

느닷없이 자리잡은 새로운 감각의 출현!

아... 참 다행이다.

혹시라도 내게 무슨 일이 생겨 앞을 못보게 되더라도

류정한의 무대는 지금처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나를 쓸어내린다. 

그의 소리는 가느다란 머리카락의 떨림까지 그려내는 정교한 붓같다.

 

이쯤되면 조금은 무던해질때도 됐건만

나는 또 어쩌자고 매번 경이롭고, 매번 새롭고, 매번 감탄할까!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늘 그랬다..

그 시간동안 류정한이란 배우는 내겐 늘 치명적이고 독보적인 뮤지컬 배우였다.

게다가 그 자리는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된 적이 없었고

그건 앞으로도 역시 그럴거다.

 

대체라니...

누가 감히 이걸 꿈꿀까!

사로잡힌 자는,

그저 사로잡힌 자의 예의를 다하면 그뿐!

다른 길은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22. 07:52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드디어 <드라큘라>를 봤다. 그것도 류정한 첫공을...

프랭크 와일드 혼과 데이비드 스완, 그리고 류정한.

이 세 사람만큼 소위 잘 먹히는 조합이 또 있을까?

류정한 벰파이어라...

드디어 온갖 캐릭터를 섭렵하고 벰파이어로 또 다시 정점을 찍게 되려나? 

아주 도도하고 관능적인 드라큘라를 보게 될 것 같은 기대감.

그의 고급스런 목소리로 듣게 될 "Fresh bood"와 "Life after life", "The Longer I Live"가 정말 너무 궁금했다.

혼자 미리 그려본 그림만으로도 기대감은 충분히 올려갔다.

음색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연기력도 그렇고.

아주 클래식하면서 도발적인 작품이 탄생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첫공을 본 느낌은...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고 엄하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일단 류정한 드라큘라와 정선아 미나의 조합은

음색도, 연기도, 전체적인 조화도 생각보다 훨씬 더 어울리지 않았다.

루시같은 미나. 아주 도발적인 미나랄까?

정선아는 아무래도 지고지순한 역는 살짝 비켜가야할 듯.

애절하고 간절하고 절망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특히 "Please Don’t Make Me Love You"가 깊게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루시를 정선아가 했다면 배우도, 배역도, 작품도 훨씬 잘 살았을 것 같은데...

게다가 정선아 루시는 카이 조나단과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더라.

미나에게선 루시가, 조나단에게서는 미나가 느껴져 혼자 혼란에 빠졌다.

조나단이라는 역할 자체는 카이와는 아주 잘맞았고 

조나단의 넘버도 카이의 음색과 아주 잘 어울렸다.

"Before The Summer Ends"는 참 애잔하더라.

1막의 상반신 노출장면 때문에 살을 너무 많이 빼서인지 카이의 얼굴이....

(솔직히 너무 많이 빈해보이더라..)

 

문제의 드라큘라.

데이비드 스완은 왜 드라큘라를 이렇게까지 찌질하게 만들었을까?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안다는 연출가인데 적어도 이번만큼은 살짝 비켜간 모양이다.

한국인이 비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비극에 찌질함이 가미되는건 정말이지 극도로 싫어한다.

거부하지 못한 강한 매혹과 신비스런 공포가 느껴져야 하는 드라큘라가

마치 엄마를 잃은 아이같이 너무 징징댄다.

특히 울며불며 미나에게 애정을 구걸하는 기차역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드라큘라"의 이미지와 전혀 매칭이 안된다.

(소위 말하는 민폐 캐릭터다.)

개인적으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개리올드만 주연 <드라큘라> 매니아라 비교를 자꾸 하게되는데

영화와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좀 오래된 영화지만 이 영화 강력 추천한다.

 아주 매혹적이고 은밀하고 아름답고 도도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정한의 넘버 소화력은 참 좋았다.

"Loving You Keeps Me Alive"는 초반엔 너무 징징거려 거부감이 있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류정한 특유의 애절함과 간절함이 가슴 속으로 빠고 들었다.

"The Longer I Live"는 나조차도 온갖 고민에 사로잡히게 만들더라.

아쉬움이 있다면 "Fresh bood"이 더 강렬했으면 하는 바람.

전반과 후반이 극명하게 달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캐릭터 자체가 너무 찌질한게 문제지 류정한의 넘버 소화력이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4중 텐테이블 무대와 바닥으로 쓰러지는 관은 시선을 잡아끌었지만 플라잉신은 솔직히 낚시다.

(배우 입장에서는 아득한 높이이긴 했겠다.)

그리고 다른 배역들은 다 괜찮은데 유독 드라큘라 의상이 참...

꼭 그렇게까지 "I'm Dracula"스러운 복장이어야 했을까???

중세시대 백작의 러블리한 모습까지 꼼꼼히 챙겨주시고...

개인적으론 아주 덴디하거나 모던한 의상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건,

프랑크 와일드 혼도 그렇고 데이비드 스완도 그렇고

자신들의 과거 작품들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는 거다.

이 작품도 기시감이 너무 많이 느껴졌다.

뮤지컬 넘버는 프랑크 와일드 혼의 전작들이 전부 소환됐고

연출은 데이비드 스완의 적작들이 여기저기 출몰해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번안은 도대체 누가 하셨는지...

대사 번안은 그런데로 괜찮은데

넘버 번안는 너무 심하게 꾸역꾸역 밀어 넣었더라.

단어나 문장도 최상의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고...

감수를 조금 더, 여러 명이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솔직히 이 작품.

현재까지는 "와! 좋다~~~~"는 아니다.

일단 류정은, 조정은, 카이 조합으로 한 번 더 봐야 분명히 알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미나의 이미지는 딱 "조정은"이다.)

이 세명의 클래식한 조합을 보게 된다면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을거라고 생각된다.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보자.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9. 09:10

6,7월에 올려지는 작품 중에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몇 편 있다.

먼저 뮤지컬로는,

류정한, 김준수, 조정은, 정선아 주연의 뮤지컬 <드라큘라>와

조정석의 뮤지컬 복귀작 <블러드 브라더스>,

무지 예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마이클리 <프리실라>도 있고

<모차르트>와 공연기간이 겹쳐지는 창작뮤지컬 <살리에르>가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두 작품은 공연장도 세종문화회관이다.

<모차르트>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고 <살리에르>는 세종M씨어터.

이 두 작품, 은근히 경쟁관계 형성되겠다. 

라이센스 VS 창작

대극장 VS 중극장

모차르트 VS 살리에르 등.

(배우진과 제작진, 제작비까지 제법 흥미진진한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드라큘라>는 류정한이 주연이라 제일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1992년 개봉했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드라큘라>를 워낙 인상적이어서 궁금해하는 중이다.

지금껏 내가 봤던 <드라큘라> 영화중 단연코 최고였던 작품.

그때 드라큘라는 게리올드만이었고, 위노나 라이더가 미나를

그리고 아주 젊은 키아노 리브스가 조나단이었다.

앤서니 홉킨스가 반헬싱이었고 모니카 벨루치가 루시.

캐스팅도 화려했지만

개리올드만의 "드라큘라" 연기는 정말이지 매 장면이 압권이었다.

아주 섹시했고, 아주 우아했고, 아주 아름다웠고, 아주 강렬하고, 아주 절망적이었다.

요 며칠 유투브로 다시 한 번 찾아봤는데

20년도 더 된 영화인데도 하나도 촌스럽지않고 여전히 좋다.

이 영화보면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과 게리올드만이 진짜 "드라큘라"는 아닌가 의심까지 했었다.

그 이후에 좋아하는 영화배우에 "게리 올드만"을 서슴치 않고 적어 넣었더랬는데...

(요즘 말로 하면 한때 게리 올드만의 덕후였던 셈이다)

 

유투브로 프랭크 와일드 혼의 <드라큘라>도 몇 번 봤는데

젠장!

류정한에게 딱인 배역이다.

스토리도 그렇고 드라큘라가 부르는 넘버도 그렇게 적역이란 생각이 점점 확실시된다.

그나저나 류정한은 "루시"가 나오는 작품과는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하는 작품마다 "루시"들이 나오니...

나중에 류정한과 루시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정말 한 번 써볼까???)

일단 이 작품은 자리욕심을 완전히 버렸다.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전혀 없더라.

나머지 작품들도 어느 정도 기대는 되지만 몇 번씩 보게 될 것 같지는 않고

창작뮤지컬 <살리에르>는 좀 기대가 된다.

정상윤 살리에르가 전혀 상상이 안돼서...

<라카지>를 봐서는 <프리실라>에 꽃힐 것 같진 않지만 마이클리의 활약 여부에 따라

재관람 여부는 달라질 것 같고

<블러드 브라더스>는 지금 생각으로는 한 번 정도 볼 생각인데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혹 모르지, 이 작품이 의외로 복병이 돼서 치고 나올지도!

 

 

기대되는 연극은 당장은 두 편 정도.

박호산, 김재범, 전성우가 출연하는 <데스트랩>과

(그런데 김재범, 전성우, 윤소호가 같은 역이다. 참 애매하다...)

이명행이 한석규 역으로 출연한다는 <8월의 크리스마스>.

싱크로율 가히 100%라 하겠다.

개인적으론 TV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남명렬 배우의 차기작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고.

중간중간 명동예술극장이나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 좋은 작품이 올라오면 보게 될 것 같고

하반기에 LG 아트센터에서 올려질 김광보 연출의 신작도 기대작 중 한 편이다.

(도대체 어떤 작품을 어떤 배우들과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

 

올 하반기에는 아마도 내 생활에 큰 변화가 올 것 같다.

긴축경영이 필요한 때.

공연을 안보고 사는 건 도저히 못할 것 같고, 솔직히 자신도 없지만

적어도 자리 욕심은 완전히 버리려고 한다.

정말 좋은 자리에서는 딱 한 번만 보는 걸로!

(<드라큘라>도 그렇게 했으니 가능하지 않을까?)

 

자중과 자제.

하반기 공연을 선택하는 키워드는 이 단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6. 08:25

주말 내내 한 사람에게 반해서

그 남자 목소리만 찾아 들었다.

Drew sarich

1975년 미국 태생으로 독일어권에서 맹활약하고있는 뮤지컬 배우.

DAS musical 주인공 전부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다고 말해도 무방한 정도.

사실은 류정한의 차기작인 <Dracula>를 찾아보다 이 남자에게 홀릭하게 됐다.

그 전에도 간혹 <Rodulf>나 <JCS>의 영상을 슬쩍 보긴 했지만

노래 잘하네 정도였고 큰 임펙트를 받지는 못했었다.

(생각해보니 작정하고 제대로 본 적은 없긴 했다!)

<Dracula> 속 드류 사리치의 연기와 노래.

정말 좋다.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압도당했다.

앞머리가 점점 더 섭섭해지고 있어 안타깝지만

뮤지컬배우로 노래와 연기를 이렇게 좋으니 앞머리따윈 그냥 용서가 된다!  

연기 참 좋다.

디테일적인 표현도 너무 좋고 손끝과 눈빛 연기도 사람을 절로 빨려들게 만든다.

<레미제라블>, <아이다>, <루돌프>, <드라큘라>, <록키>, <JCS>에 <모차르트> 콘서트까지

지금 열심히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프랭크 와일드혼의 <Dracular>

류정한과 정말 잘 어울리겠다.

개인적으로 OD 컴퍼피는 점점 정나미 떨어지고 있는 기획사지만 인정할건 인정하자.

작품과 배우 보는 안목 하나만은 확실하다는 걸.

(물론 모든 작품이 전부 그랬던 건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 발휘되는 OD만의 놀라운 영업마인드는 정말 LTE급이다. 

이 작품으로 과거의 <J & H>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이미 재현은 되고도 남는다.

그래도 이번엔 너무하긴 했다.

그 넓은 예당에 작품을 올리면서

좌석등급을 어쩜 그렇게 비양심적으로 야심차게 만들어 놨는지...

덕분에 좌석에 대한 욕심은 초장부터 아주 깨끗이 버렸다.

그냥 오페라클라스와 한 몸이 되기로 했다

젠장.

좌석 등급과 티켓 가격,

정말 너무 과하게 Open Door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