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11. 20. 08:32

 

<칠서>

 

일시 : 2017.11.10. ~ 2019.11.17.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극작 : 장성희

작곡 : 민찬홍

편곡, 음악슈터바이저 : 김성수

음악감독 : 나정윤

각색, 연출 : 노우성 

출연 : 박영수(서양갑), 정원영(허균), 박강현(광해군) 외 서울예술단 단원

제작 :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 가무극은 극과 극이다.

이 작품도 첫공연 후 평가가 별로여서 살짝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보길 잘했다.

서울에술단의 특성보다 노우성 연출의 특성이 두드러진 작품이긴 했지만

뭐가 됐든 박영수는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박영수답다.

노우성 연출은...

<앤더슨가의 비밀>이 현재까지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지 싶다.

그 이후의 작품들은,

뮤지컬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훨씬 많고

솔직히 말하면...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허무한 경우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다행히 이 작품은 <페스트>보다는 괜찮았다.

워낙 기대치가 크지 않긴 했지만...

MR이 아닌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는 색다랐고

의상은 역시나 예술단답게 아름다웠다.

 

정원영은 이쯤되면 준 서울예술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고,

박강현은 팬텀싱어의 주역답게 노래가 좋더라.

시간이 지나 연기적인 깊이가 생긴다면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허균의 누이 허초의 역의 송문선은 재앙이었고,

(1막 2막에서 서양갑과의 듀엣곡은 솔직히 답이 없더라.)

예술단 특유의 군무를 볼 수 없는 것도 많이 아쉬웠다.

힘있는 군무... 라고 쓰려다가

생각해보니 서울예술단원의 나이도 더이상 젊지 않구나...를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김도빈, 조풍래도 예술단을 떠났고 이제 F4 중 박영수만 남았다.

솔직히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이 좀 걱정된다.

이러다 객원배우에 의지하는 모양새가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이번에보니 고미경의 소리도 많이 약해졌던데...

아무래도 예술단에 변화가 필요하지 싶다.

 

이런 걱정들도 다 예술단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이 깊어서다.

<바람의 나라>도 다시 보고 싶고,

<윤동주, 달을 쏘다>는 계속 보고 싶은 간곡한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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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4. 5. 08:27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7.03.21. ~ 2017.04.02.

장소 :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극본,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 온주완 (윤동주) / 하선진, 송문선 (이선화) /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제작 : (재)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윤동주 달을 쏘다>는...

말을 잃게 만드는 작품이다.

제목만 들어도 이미 가슴이 무너지고,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매번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든다.

이 작품엔 9편의 윤동주 시가 나오지만

단 한 편도 넘버의 가사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작곡자 오상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동주의 시 안에 음악적 선율이 내포돼 있어 시는 독백과 낭독으로 표현하고 음악은 시의 감성과 비슷하게 표현했다"라고.

그의 말에 100%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이 내가 아는 지금까지 서정적이라고 생각한 윤동주의 시가

얼마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시인지 처음 알게 됐다.

이 작품은...

감상을 말하는것 조차 부끄럽게 한다.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박영수가 서울예술단을 떠나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세 배우의 조합은,

역시나 아름다웠고 든든했다.

배우들도 나도 인물에 동화돼

순간순간 치고 올라오는 감정들로 아팠고, 슬펐고, 힘들었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

 

올 해로 네 번째 무대가 오른 박영수는 대체불가 윤동주였고

이 엄청난 작품에 뛰어든 온주완 역시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적이었다.

쉽게 할 수 없는 작품이고,

쉽게 할 수 없는 인물인데

두 배우 모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이라고는 고작 <뉴시스> 한 작품을 했을 뿐인데

온주완이라는 TV 배우가 이 어려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의심했었다.

그런데 디테일까지 깨알같이 적어논 그의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고

실제 그의 무대를 보고 그의 진심을 단정하게 인정했다.

욕심으로 나선 작품은 아니라는걸... 알았다.

이 작품을 수락하고, 연습을 하면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감정들과 마주했을 온주완을 생각하니 뭉클하다.

서울예술단을 나가는 박영수도,

객원배우로 처음 참여한 온주완도 이 작품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도 이 두 배우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꼭 그래주면 좋겠다.

 

<윤동주 달을 쏘다>

잊혀지지도,

보내지지도 않는 작품.

꼭 견텨야 한다.

제발 견뎌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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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6. 3. 29. 07:59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6.03.20. ~ 2016.03.27.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극작,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윤동주),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 하선진, 송문선(이선화)

제작 : (재)서울예술단

 

조카들과 함께 봤다.

말년 휴가 나온 조카녀석 때문에 원래 예매했던 좋은 좌석은 이 녀석에게 양보하고

토월극장 3층에 올라가서 봤다.

토월 3층은 처음 올라가봤는데 1열 난간의 시야방해가 2층보다 훨씬 심각하더라.

그리도 군무와 조명을 조망하기엔 나쁘지 않았다.

주말 4회 공연의 시작이라 배우들의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겠다 생각했는데

"팔복(八福)"을 듣자마자 다른 생각 다 버리고 또 다시 몰입하게 되더라.

일단 무엇보다 조카들이 감동적으로 본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친숙한 윤동주의 시들을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받아들인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개인적으론 2막 도입부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왼편으로는 윤동주가 책상 밑에 웅크리고 앉아서 시를 쓰고 있고

무대 뒷편에는 "참회록'이 한줄씩 쓰여지는 장면.

첫공때는 오페라글라스로 윤동주의 표정을 보느라고 이 장면을 완벽히 놓쳤었다.

뭔가 이분되는 공간이 주는 서글픔이

그당시 지식인의 좌절과 아픔을 대변하는것 같아서 절절하게 다가왔다.

윤동주로 분한 박영수는,

아무래도 이 작품과 인물에 특별한 의무감 혹은 책임감이 가진 모양이다.

저러다 정말 기절이라도 하는건 아닐까 걱정될만큼 극강으로 감정을 이입시킨다.

덕분에 2막 후반부는 객석의 관객조차도 버겁고 무섭다.

폭풍같은 고요함이 휩쓸고 지나간다.

뜨거운 불길이 날카로운 얼음조각처럼 심장에 박혀온다.

또 다시 감당하기가... 힘들어지더라.

이번에도 역시 오래 삭힌 통증이 눈물로 흘러 나왔다.

배번 처음처럼 나를 무너지게 하는구나. 이 작품은...

조카들과 떨어져 관람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민지시대를 산다는게 어떤 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자신의 나라를 지배한 그 나라에서

유학생의 신분으로 버텨내는 고난 역시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다.

어떤 절망적인 감정을 덧붙인데도 다 부질없는 미사여구일 뿐이다.

작품 속에서 윤동주는 함께 갇힌 송몽규에게 말한다.

"몽규아! 먹어야 한다. 먹고 버텨야 한다!"

나는 한 번이라도 그래 본 적이 있었나!

버티기위해 차갑게 식어버린 한 덩어리 차디 찬 밥을 씹어 삼킨 적이 있었나...

 

부끄러운 호사(好事)가 한 둘이 아니다.

살아있으면 살아야 하는건데...

잉여(剩餘)도 이런 잉여가 없고

부끄러움도 이런 부끄러움이 없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죽는 날까지...

부끄러움이 없기를...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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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6. 3. 24. 08:33

 

 

<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6.03.20. ~ 2016.03.27.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극작,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윤동주),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 하선진, 송문선(이선화)

제작 : (재)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레파토리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작품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당연히 <바람의 나라>)

2012년 초연은 몰라서 못봤고

2013년 재연으로 올라왔을때는 뒤늦게 박영수 막공을 봤었다.

그때 이 작품을 고작 한 번 보고 끝내야 한다는게 얼마나 아쉽고 후회되던지...

그래서 서울예술단 레파토리가 공개될때마다 이 작품을 기다렸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삼연이 올라왔다.

게다가 이번 윤동주는 객원배우 없이 박영수 혼자 원캐로 채운단다.

원래 계획은 막공 하루 전인 토요일 낮공을 조카녀석들과 같이 보는거였는데

한 번으로 끝내면 분명히 후회될 것 같아서 뒤늦게 첫공을 예매했다.

공연기간은 짧고, 이번이 지나면 언제 또 다시 올라올지 기약도 없고...

2016년 들어서 왠만하면 재관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이 작품이 백만년만에 재관람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결론은,

첫공을 봐서 참 다행이다.

첫공이라 다소 어수선하고 무대잡음도 많았지만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동갑내기 세 배우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무대도 2013년보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고

영상에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커튼콜에 무대 뒷편에 커다랗게 투사된 윤동주 시인의 모습은 사람을 숙연해지게 하더라.

박영수는 연기는 확실히 더 깊어졌고,

영화의 영향이 컸겠지만 송몽규가 초연, 재연때는 안썼던 안경을 썼고

전체적인 느낌도 훨신 더 단단하고 견고했다.

이시후의 뒤를 이은 강처중 조풍래는 낯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막 북간도로 떠나는 장면에서 "정말 듣고 싶다, 네 시~~~!"라고 외치는데

그 울림이 너무 크고 깊어서 뭉클했다.

 

윤동주의 시와 산문으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아름다운 생각,

제일 먼저 한 사람은 과연 누굴까?

시와 산문을 이렇게 적절한 곳에 배치한 미학을 넘어 존경심까지 생길 정도다.

게다가 한아름, 오상준 콤비가 만들어낸 넘버는 하나 하나  너무 아름답고

이 넘버를 배우들은 또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답고 간절하게 부른다.

비중의 크고 작음을 게의치 않고 한 장면 한 장면 미친듯이 춤추고 노래하는 단원들도 미치게 아름답고!

(심지어 객원 아역까지도)

이 작품은 어쩌자고 이렇게 시작과 끝이 다 감동이냔 말이다.

개인적으로 워낙 애정하는 작품이라

이젠 왠만한 티는 티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적어도 이 작품에 관해서는,

냐는 앞으로도 쭉 객관적이지 않을 생각이다.

 

아름답고 뭉클하고 간절한 작품.

<윤동주, 달을 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1. 4. 07:53

<무한동력>

 

일시 : 2015.09.04. ~ 2016.01.03.

장소 : 대학로 TOM 1관

원작 : 주호민 웹툰 <무한동력>

작, 작곡 : 이지혜

연출 : 박희순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채한울

출연 :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장선재) / 허규, 이강욱, 유제윤(진기한) / 김태한, 이한밀(한원식)

        박란주, 함연지(한수자) / 안은진, 김다혜(김솔) / 김지웅, 김경록(한수동)

제작 : (주)PAGE1

 

지난 여름 서울예술단에서 주호민의 만화로 만든 가무극 <신과 함께>를 유쾌하게 봤었다.

그 뒤에 주호민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무한동력>이 대학로에서 뮤지컬로 올려진다는 소식이 들렸다.

배우 박희순이 연출가로, 실력파 이지혜가 각색과 작곡을 맡는단다.

그리고 오필영 무대 감독까지.

궁금했다.

이 드림팀들이 과연 어떤 작품을 섭보이게 될지...

그래서 공연장을 찾았다.

원작이 만화다보니 살짝 유치한건 있지만 황당무계한 유머는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명랑하고, 유쾌하고, 참신하고, 밝은 작품이었다.

후반부는 코끝이 쨍하게 만드는 감동도 있고...

(이 부분에서 한수자 박란주의 연기는 정말 뭉클하더라.)

이지혜 작곡가의 말대로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초스타 배우는 없지만

구멍이라고 할 배우도 없어서 내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역시나 김태한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유제윤 진기한과 김솔 김다혜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더 데빌>에서 코러스였던 김다혜의 성장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젊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그야말로 "무한동력" 그 자체였고

서로 서로 밀고 끌어주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살짝 워크샾 공연같은 느낌.

어설프다는 뜻이 아니라 배우들 눈을 반짝반짝 빛나는게 절로 이뻐보이더라.

만약 내가 작품의 인물들처럼 20대의 청춘이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가슴아프게 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젊음이 상(賞)이 아니듯 나이듬 역시 벌(罰)이 아니니

지금 내 나이에게 느껴지는 만큼 동화하고 이해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런데 한원식의 말은 가슴에 담긴다.

"죽을 때 너는 못 다 이룬 꿈이 기억나겠니? 아니면 못 먹은 밥이 기억나겠니?"

꿈이 기억날거라고 말해야 하는데

현실은 밥을 못 먹는 서러운 청춘들이 너무 많아서

먹지도 못한 밥인데도 자꾸만 목에 걸린다.

 

힘내자, 대한민국 청년들!

그대들이 멈추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걸 기억해주라.

멈추지 않으면 어쨌든 앞으로 나아간다.

그대들의 무한동력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0. 21. 08:12

 

<뿌리 깊은 나무>

 

일시 : 2015.10.09. ~ 2014.10.18.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원작 : 이정명 <뿌리 깊은 나무>

대본,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 오상준

연출 : 오경택

안무 : 김영미, 한효림

출연 : 김도빈, 송용진 (강채윤) / 서범석(세종), 최정수(무휼), 박영수(성삼문), 박혜정(소이)

        김건혜(강덕금), 김백현(가리온), 금승훈(최만리) 외 서울예술단원

제작 : (주)서울예술단

 

2015년 서울예술단의 마지막 가무극<뿌리 깊은 나무>까지 챙겨봤다.

지난번 <신과 함께>에서 김도빈 차홍이 인상적이여서 송용진을 버리고(?) 김도빈 채윤을 선택했다.

이시후 배우가 성삼문으로 돌아와주길 바랬는데 예상대로 예술단을 나왔더라.

근황이 궁금했는데 <레베카>에 출연한대서 반가웠다.

솔직히 <레베카>는 내 취향작이 전혀 아닌데

류정한과 이시후 배우때문에 두어번은 보게 될 것 같다.

어쨌든!

이시후의 부재로 초연때 무휼이었던 박영수가 성상문으로 자리이동(?)한 관계로

이번 재연의 무휼은 최정수 배우 혼자었다.

초연때 최정수 무휼을 못봐서 궁금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보고 난 느낌은...

초연때도 그랬지만 서울예술단의 색깔이 명확하게 드러난 작품은 아니었지만

서울예술단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넘버가 약하고 춤도 기존의 예술단 작품에 비하면 약한 편이지만

그 단점들도 함께 동거동락한 단원들의 힘으로 어느 정도는 만회가 된다.

(넘버는 채윤의 첫 곡과 세종의 노래 두 곡 정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론 무휼이 박영수, 성삼문아 최정수였던게 더 좋았겠다 싶었다.

박영수가 소년 혹은 무사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성삼문에는 좀 안 어울리더라.

서범석 세종은 역시나 대체불가의 존재감이었고

연기도, 목소리톤도, 넘버소화력은 물론이고 등장할 때마다 쏟아내는 아우라는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이 작품의 8할은 서범석 아우라의 힘이 아닌가 싶다.

1막은 초연과 비교할 때 정리를 좀 했고 2막은 큰 변화는 없었다.

격구장 장면이 더 역동적이었던 같기도 하고...

이날 객석에 외국인들도 꽤 있던데

나오면서 살짝 엿들으니 음악과 의상, 무대가 인상적이라는 말을 하더라.

그들의 말에 나 역시 격하게 곰감했다.

이걸 서울예술단이 계속 지켜가고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

공연장을 나오면서 그 바람이 또 다시 간절해졌다.

그리고 더불어

2016년 서울예술단 레파토리가 격하게 궁금해졌다.

<바람의 나라>와 <윤동주, 별을 쏘다>가 포함된다면 참 좋겠는데...

바나는 가능성이 희박할테고 윤동주는 꼭 올려주면 좋겠다.

이 작품 정말 좋은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7. 6. 08:28

 

<신과 함께>

 

일시 : 2015.07.01. ~ 2015.07.12.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 : 주호민 웹툰 <신과 함께>

극작, 작사 : 정영

작사, 작곡 : 조윤정

안무 : 김혜림, 차진엽

무대 : 박동우

무대 영상 : 박동우

음악감독 : 변희석

연출 : 김광보

출연 : 김다현, 박영수 (진기한) / 송용진, 조풍래 (강림)

        김도빈, 정동화 (김차홍) / 최정수(해원맥), 김건혜(덕춘)

        금승훈(염라대왕), 김백현(지장보살) 외 서울예술단 단원

주최 : (재)서울예술단 

 

2015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두번째 작품 <신과 함께>

사실 TV도, 웹툰도 거의 안봐서 웹툰작가 주호민이 누군지도, 원작의 내용도 전혀 모른다.

그런데 포스터만으로도 대략의 내용이 파악이 되더라.

"죽는다고 다 끝난게 아니다"

웹툰이라 그런지 확실히 발상이 재미있고 유쾌하다.

이걸 어떻게 서울예술단만의 가무극으로 풀어갈건지가 관건이긴한데...

일단, 무대와 조명은 참 좋더라.

확실히 서예단 작품은 무대와 바닥전체를 볼 수 있는 2층 관람이 제격이다.

이번 작품도 바닥과 무대 뒷벽의 영상에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넘버들도 괜찮았고, 김광보 연출도 분명했다.

다 좋았는데 문제는 배우들이 생각만큼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지는 못했다는거다.

그것도 주연들이...

예전에 <김종욱찾기>를 보면서도 생각했었는데

박영수 배우는 코믹한 역할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딕션도 예전보다 명확하지 않아서 대사와 넘버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정동화와 송용진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데

극 안에서는 물과 기름같은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저승차사 해원맥 최정수, 덕춘 김건해, 염라대왕 금승훈이었다.

역시 서울예술단 작품은 누가 뭐래도 예술단 단원들이 가장 잘 표현하는것 같다.

 

그런데

살짝 뜬금없는 궁금증인데,

요즘 서울예술단 작품에서 이시후 배우가 사라졌다.

이시후 배우가 진기한이나 강림역을 했어도 참 잘했을것 같아서...

혹시 예술단을 나왔나???

아니라면 다음 작품에서는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꼭!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0. 23. 07:59

<뿌리 깊은 나무>

 

일시 : 2014.10.09. ~ 2014.10.18.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원작 : 이정명 <뿌리 깊은 나무>

대본,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 오상준

연출 : 오경택

예술감독, 총안무 : 정혜진

출연 : 서범석(세종) / 임철수, 김도빈 (강채윤) / 최정수, 박영수 (무휼)

        이시후 (성삼문), 김백현 (가리온) 외 서울예술단원

제작 : (주)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창작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가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10월 9일 한글날 기념적인 첫공연을 올렸다.

한아름, 오상준 콤비에 서범석과 임철수가 객원으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must see!"를 다짐했던 작품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공연 기간은 너무나 짧았고,

그래서 입소문이 제대로 나기도 전에 끝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사람은 다 본다.)

끝난 공연을 포스팅하는게 좀 뒷북같긴 하지만 그래도 짧게라도 코멘트를 남기련다.

 

작품은,

역시나 서울예술단이기에 가능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스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서울예술단 단원들은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그들답고 아름답다.

그들이 함께 무대에 서면

주조연을 구별하는 것도, 출연분량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것도 참 부질없다.

내 앞에 펼쳐진건 그들 모두가 정성을 다해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심지어 그 그림 속에는 아련하고 그윽한 향(香)까지 느껴진다.

최고는 아니지만 자기 자리에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게 그대로 보여진다.

그리고 나는 서울예술단의 그런 모습이 언제나, 너무나 좋을 뿐이다.

 

 

얼마전에 예술단 단원이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연습하면서 서범석 선배에게서 후광을 봤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는 단지 후배가 선배에게 느끼는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작품 속에서 세종으로 분한 서범석의 아우라를 실제로 보니 그 말의 의미가 충분히 이해되더라.

연기도, 노래도, 전체적인 위엄과 분위기도 진심으로 왕다웠다.

배우 서범석이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군주의 모습이더라.

이 작품 보면서 서범석이 "화성에서 꿈꾸다"의 정조를 해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내 머릿속에서 정조는 only 민영기뿐이었는데...)

 

역시나 서울예술단 작품답게 타악기의 활용도, 배우들의 군무도 탁월했고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영상을 생동감있게 표현한 것도 참신하면서 흥미로웠다.

<소서노>에 이어 무대 바닥까지 꼼꼼하게 활용한 영상효효과도 좋았고

마지막 장면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나비처럼 날아다니게 만든 연출은 베스트였다. 

그리고 2막 채윤과 성삼문의 격구장면 연출,

아주 멋졌다!

어린 채윤과 세종이 어른이 되는 모습을 오버랩시킨 것도 좋았고

무휼의 누나가 공녀로 끌려가는 장면에서 하얀 상여를 등장시킨 장면은 뭉클했다.

너무나 간곡하고 절실한 은유라서 많이 아프더라.

때로는 시같고 때로는 그림같던 무대였고 작품이었고 장면이라 여운이 깊다.

배우들 모두의 정성이 깊이 담긴 작품이더라.

심지어 어린 채윤역의 아역까지도 어쩜 그리 잔망지게 잘하던지...

공연기간만 충분히 확보되고 계속 피트백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은데...

짧은 공연기간이 내내 아쉽고 아쉬울 뿐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런 아쉬움이 서울예술단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고!

작품의 완성도도 그렇고, 공연기간도 그렇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렇고

자꾸 뭔가 부족함의 여지를 남겨 아쉬움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묘한 힘.

그 빈 여백의 가능성이 나는 너무나 좋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면 매번 자리에서 저절로 일어서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완벽함에 감동한 기립이 아니라

내가 본 가능성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내는 기립.

 

분명한건,

서울예술단 작품은 뭐가 됐든 끊임없이 발전할거란 사실이다.

그걸 믿기에 그들이 보여주는 작품에 매번 기쁘게 박수쳐줄 준비!

 나는 언제나 되어 있다.

 

커튼콜때 두 손을 곱게 모은 박영수 무휼이 서범석 세종을 바라보던 눈빛...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숱한 의미가 담겨 있던 그 눈빛.

   뭉클함이 느껴질만큼 참 아름다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3. 31. 08:31

<소서노>

일시 : 2014.03.24. ~ 2014.03.29.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극본 : 이희준

작곡, 음악감독 : 김길려

무대미술 : 이태섭 

안무 : 김혜림

연출 : 정혜진

출연 : 조정은 (소서노), 박영수 (주몽), 김도빈 (유리),

        이시후 (연무발), 박석용 (주렴) 외 서울예술단 단원

 

난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시리즈를 정말 좋아한다.

그것도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몸서리치게 좋아하고 몸서리치게 아낀다.

작품의 퀄리티가 고저가 유난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서울예술단만의 뚝심과 가무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에 무한 신뢰감이 생간다.

처음엔 가무극이라는 용어가 참 낯설었다.

"뮤지컬"이라는 말 대신 굳이 "가무극"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의아했지만

작품을 보고는 이해했다.

서울예술단 가무극 시리즈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물론 좋지만

전문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춤이 주는 감동 또한 엄청나다.

오래동안 함께 작업한 사람들만이 갖을 수 있는 유대감과 결속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덕분에 전문 댄서가 아닌 연기 전문 단원들까지 몸쓰는 솜씨가 애사가 아니다.

그래서 어느새 이렇게 "믿고 보는 서울에술단"이라는 수식어까지도 생겼다.

나도 이 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믿고 보는 서울예술단!

 

<레미제라블> 이후 오랫만에 조정은의 무대를 봐서 아주 반가웠다.

가냘픈 목소리가 이 역에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단호함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칼을 가지고 몸을 쓰는 장면도 그렇게 많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과거에 서울예술단 단원이었던 그녀도 참 감회가 남달라겠다.

문득 조정은, 민영기의 서울예술단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최고의 로미오와 최고의 줄리엣... 그래서 그 둘의 마지막 공연은 봐서 다행이다.)

 

이 작품은 1막과 2막의 느낌이 확 다르다.

1막은 신화적 인 요소를 살렸다는데

다소 유치하고 살짝 아동극스럽다.

서울예술단 가무극 특유의 역동적인 춤도 기대보다는 아니었고

처음에 신기하던 무대 효과도 반복이 되다보니 어딘지 빈곳이 자꾸 보이더라.

(특히 빗방울 떨어지는 장면...)

무대가 과하게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와이어씬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틀 올리고 빼버렸단다.

개인적으론 현명한 판단이었지 싶다.

2막은 그래도 1막 보다는 괜찮았다.

서울예술단 특유의 춤과 타악기 연주도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었고

특히나 조정은의 후반부 연기와 노래에 살짝 뭉클해지기도 했다.

박영수 주몽과의 듀엣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듣기가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배우 박영수는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

서울예술단  F4의 모습도 역시나 보기 좋았고

고미경과 박석용의 조연 서포트도 언제나처럼 참 좋더라.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작품보다는 조금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5월에 공연될 <바람의 나라>와 시대적으로 흐름이 연결돼서 개인적으로는 의미있게 봤다.

(와우~ 드디어 <바람의 나라>가 돌아온다~~~~~나... 이 나라에서 내내 살고 싶다...)

 

그냥 작품과는 별도로 서울예술단은 작품은 

저꾸 애정과 믿음이 간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뚝심과 자존심으로 

이렇게 꾸준히 창작품을 만들어내는 에술단은 없지 않나!

그러니 알뜰살뜰 아껴줘야만 한다.

그래도 된다.

서울예술단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29. 07:46

<김종욱 찾기>

일시 : 2014.01.14. ~ 2014.02.28.

장소 : 쁘띠첼 씨어터

대본, 작사 : 정유정

작곡 : 김혜성

출연 : 이현, 박영수, 민우혁 (김종우, 남자)

        박란주, 홍지희, 유리아 (여자)

        이동재, 김민건, 박세욱 (멀티맨)

제작 : (주)뮤지컬 해븐, CJE&M(주)

 

뮤지컬 <김종욱찾기>는 내가 좋아하는 창작뮤지컬 중 하나다.

그래서 평소 관심을 뒀던 배우가 캐스팅이 되면 일부러 다시 챙겨보게 되는데

이번 시즌엔 서울예술단 F4 중 한 명인 박영수가 이 작품에 출연한단다.

요즘 박영수가 이렇게 열심히 외부작품을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몇 년 안에 서울예술단을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론 조금만 더 서울예술단에 있기를 바라는 중인데... )

솔직히 로멘틱코메디와 뮤비컬은 내가 좋아하는 류(類)는 아니다.

여배우와 멀티맨이 좀 불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된 건 어디까지나 순전히 "박영수"라는 배우 때문이었다.

그만큼 기대감이 컸다는 의미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참 미안하게도 내가 지금껏 본 <김종욱찾기> 중에서 제일 지루했다.

한동안 괜찮은 것 같았는데 박영수의 'ㅅ발음"은 다시 유난스럽게 두드러졌고

박영수일 때는 너무 과장스럽게 유치했고

김종욱일 때는 너무 느끼했다.

노래도 불안하고 연기도 어딘가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첫사랑 주식회사"라는 넘버는 배우 세 명이 다 각자 따로 놀아 무척이나 당황스럽더라.

게다가 옆에 앉은 관객의 과도한 웃음소리는...

소음에 가까운 수준이라 견디기가 참 힘들었다.

재미있게 보는것까지는 참 좋은데 그래도 주변사람 생각도 조금 해줬으면 좋겠다.

배우의 대사보다 이 여자분의 소리가 훨씬 더 크더라.

어쩌면 그런 이유로 집중이 잘 안 돼서 더 지루하게 느껴졌었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박영수도, 홍지희도, 김민건도

작품과 배역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

좋은 작품인데...

확실히 로코는 결코 쉬운 작품이 아닌 것 같다.

 

* 그런데 박영수 너무 많이 말랐다.

   단순히 작품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딘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무슨 일이 있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