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8. 7. 27. 13:17

 

궁금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가...

<개미>와 <타나토노트> 까지는 군말없이 인정한다.

두 작품은 놀랍도록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그런데 나머지 소설들은...

거대한 소(牛) 같다.

수없는 되새김질에 초록빛 췌장액이 올라올 정도다.

그리고 베르베르는 좋겟다는 부러움도.

잘 만든 작품 몇 편으로 이런 돌려막기가 가능한 것도 놀랍고

그 돌려막기가 매번 성공한다는것도 놀랍다.

이런 글쓰기를 시그니처라고 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읽는 동안 내가 바보가 된 것만 같았다.

어딘지 베르베르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느낌.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간절했다.

그 소설 읽으면서 느꼈던 숱한 전율을

베르베르 소설을 읽으면서는 단 한 번도 못느꼈다.

혹시 킬링 타임 소설이었을까???

설마!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2. 1. 18. 05:57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간해서는 지치지 않을 기세다.
아마도 집 어딘가에 글을 쓰는 우렁각시를 숨겨놓고 있는 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1년마다 2~3권의 책을 뚝딱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느냐 말이다.
덕분에 한동안 질적인 문제로 이 허접한 독자가 극심한 혼란을 느끼고 있긴 하다.
이제 더이상 참신하다거나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건 베르베르의 글에선 일종의 불행이다.
예전에 했던 말을 조금 바꿔서 다시 하고 있는 듯한 지능적인 되새김 화법!
어쩐지 사기당하고 있다는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사람이 왜 우리나라에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일까?
솔직히 점점 의심되기 시작했다.
딱 그즘에 읽게 된 베르베르의 새 책 <웃음>



솔직히 재미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장대소 후 급작스럽게 죽은 인기 코미디언.
그 사건을 자살이 아닌 타살로 믿는 여기자.
웃음의 기원을 찾아 떠난 여정에서 하나하나 밝혀지는 웃음의 미스터리.
원탁의 기사나 프리메이슨같은 비밀 결사대 유머 기사단과 성서 비슷한 문구들.
정말 어딘가 파란 목갑에 들어있는 살인소담(殺人笑談)이 있을 것 같은 착시감까지...
베르베르가 모천(母泉)으로 조금 돌아온 것 같다.
웃음이라는 소재로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신기한 건 미스터리 소설이긴 한데 읽는 내내 범인이 누군지가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범인의 추적이 스토리의 중심이 아니라 웃음의 기원을 찾는 근원적 추적이
바로 스토리 자체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독특한 구성이다.

웃음이 하나의 에너지가 된다는 베르베르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
......이제 권력은 대중의 웃음을 관장하는 사람들의 것이 되었어요. 그들은 매스 미디어 세계의 하위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이 하위 계층이 실제로는 지배층이에요. 그들의 지배를 보장하는 것은 불행을 잊게 하거나 상대화하는 능력, 그리고 따분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기분을 풀어 주는 능력이죠. 권태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핵심적인 두려움이 되었어요. 내가 보기에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은 오늘날 가장 위대한 힘이에요. 어떤 힘도 그 힘을 능가하지 못할 겁니다......
베르베르의 지적은 정확하다.
우리나라도 개그콘서트 류의 개그프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초등학생들까지 개그맨들 흉내를 내는 걸 보고 있으면
격세지감과 함께 문득 두려움마저도 느껴진다.
웃음이 하나의 강력한 에너지임은 분명히 맞는데
어쩐지 득보다는 엄청난 해약의 형태로 자리잡는 것만 같아서...
외경심이 극단의 형태로 보여지게 될 것 같아 두렵다.
웃음을, 유머를, 개그를
점점 그저 단순히 미소로 바라보게 되지는 않는다 .
해학과 풍자를 밑바탕에 둔 촌철살인의 미학은 사라지고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극단의 몰살(歿殺)만 살아있다. 
이러다간 정말 웃음가스가 치료가 아닌 일상에서 필요한 때가 금방 올 것 같다.
가끔은 웃으면서 죽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듯.
성적인 에너지 에로스, 죽음의 에너지 타나토스, 웃음의 에너지 겔로스.
이제 내게 남은 에너지는 어떤걸까?
베르베르의 신작을 읽으면서
나는 내게 남은 에너지를 생각했다.
웃음이,
싹 가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1. 13. 05:31
기욤 뮈소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에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 ^^
매번 책이 출판되면 광속으로 베스트셀러에 진입시키는 두 사람.
한 번도 내 돈 내고 구입한 적은 없지만
어찌됐건 출판이 되면 읽게 되는 책이다.
희한하다.
굳이 찾아 읽는 것도 아닌데...



좀 미안한 발언이긴 하지만
생긴 것과 다르게 "하이틴 로맨스"스러운 글을 쓰는 기욤 뮈소.
이 사람 책이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북리스트에 올라간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러나 나름대로 재미는 확실히 있다.
이 사람의 모든 책들은 영화화에 대한 소망이 담뿍 담겨있다.
(아마도 조만간 판권으로 한 밑천 잡지 않을까 싶다)
<종이 여자>는 지금까지 읽은 기욤 뮈소의 소설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읽을만한 소설이었다.
(기욤 뮈소의 책은 그래도 다 읽었다.)
개인적으로 뒷부분을 반전으로 마무리한 게 맘에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윰 뮈소만큼 Killing Time에 적당한 소설을 쓰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서너시간을 뚝딱 지나가게 만드니까...
기욤 뮈소는 이 책을 자신의 소설들 중에서 가장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럴만하다 싶다.
많이는 아니지만 기존의 소설들과는 약간은 다르니까.



집필에 몰두하다 보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글쓰기에 빠져 살다 보면 현실의 자리를 허구에 내주는 적도 많았다. 내 소설속 영웅들이 너무나 현실적이다 못해 내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곤 했다. 그들의 고통, 회의, 행복이 온전히 내 것이 되어 집필을 끝내고 나서도 쉽게 현실세계로 돌아오지 못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베스트셀러 작가 톰의 말이다.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진 톰은 예고된 3부작 마지막 책을 쓰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러다 만나게 된 "빌리" (내가 요즘 "빌리"라는 이름만 들어도 무한 애정 상승이다. ^^)
그런데 이 여자가 다름아닌 톰의 소설속 등장인물이다.
인쇄 불량 파본책에서 떨어진 여자.
"빌리"는 말하다.

우리 거래를 하는 게 어때요? 나는 당신이 오로르를 되찾아 오는 걸 돕고, 당신은 날 위해 3부작 소설의 마지막 편을 쓰는 거예요. 내가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니까...

현실에서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솔직히 환장하게 좋을 것 같다.
나 역시도 한번쯤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들이 꽤 많으니까...
작가도 그렇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도 가끔 그렇다.
현실의 자리를 허구에게 내주기도 한다.
책을 완성시키는 건 작가가 아니라 독자란다.
그 말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근본적으로 책이란 게 뭘까? 종이 위에 일정한 순서에 따라 글자를 배열해 놓은 것에 불과해. 글을 쓰고 나서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존재할 수 잇는 건 아니야. 내 책상 서랍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미완성 원고들이 몇 개나 들어 있어. 난 그 원고들이 살아 있는 거라 생각 안 해. 아직 아무도 읽은 사람이 없으니까. 책은 읽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 거야. 머리속에 이미지들을 그리면서 주인공들이 살아갈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 그렇게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가 바로 독자들이야.
책이 서점에 깔리는 순간부터 책은 내 소유가 아니다. 그때부터 책은 독자들의 소유가 되는 거야. 나한테서 배턴을 넘겨받은 독자들이 주인공들을 자기화하지. 그러고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새롭게 주인공들의 세계를 만들지. 독자가 자기 방식으로 책을 해석해 내가 애초에 의도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하지만 그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어.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랬단다.
책 읽는 시간은 언제나 도둑맞는 시간이라고...
그래서 지하철 안이 세상에서 제일 큰 도서관이 되기도 한다고...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1. 12. 05:56
한국인이 나온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작년 말에 나왔다.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열린책들"이 얼마나 고마웠으면
사장 아들 이름을 등장인물로 만들었을까?
하긴 우리나라만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먹히는(?) 나라도 없긴 하겠다.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소녀 카산드라와
시립 쓰레기 하치장(시쓰장)에 사는 인간 폐기물 4명.
그리고 그 루저 4명 중 한명이 한국인(정확히 말하면 북한인) 김예빈이다.
일단 베르베르의 전방위적이고 전지구적인 상상력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
확실히 베르베르는 "꾼"은 맞긴 하다.

사람들은 보긴 하지만 눈여겨보지는 않아.
듣긴 하지만 귀 기울여 듣지는 않아
알긴 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해

어쩌면 모든 인류의 비극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테러에 대한 예지력이 있으나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운명이라니...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직접 테러를 막기 위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루저들과 함께 사생결단 하는 수밖에. 



어머니는 대학자였고, 아버지는 거물 정치인,
비정상 아동(자폐아) 전문가와 미래 전문가의 만남.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태어난 수학의 천재 다니엘과 미래를 보는카산드라
그러나 열세 살 이전의 기억이 존재하는 않는 소녀 카산드라.
자폐증 영재 아동을 위한 실험.
부모는 자식의 자식들을 직접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다.
실험 23 다니엘, 실험 24 카산드라.
부모는 카산드라가 13살 때 테러에 의한 폭발로 죽고
가까스러 살아 남은 카산드라는 13살 이전의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린다.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이 미래를 예지한다는 기막힌 상황.
카산드라의 운명이 쉽지 않으리라는 건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요즘 솔직히 베르나르의 소설에 대해서 좀 식상해하는 중이다.
신화와 과학을 뭉뚱그려 섞어서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를
그것도 반복적으로 세뇌하듯 참 무던히도 계속 쓰고 있는 것 같아서...
확실히 <개미>나 <타나토노트>와 같은 참신함을 느끼기는 더 이상 힘들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삽화처럼 끼어들어 있는 그림들은 특히나 못마땅하다.
자국에서는 누가 그렸는지, 혹은 삽화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삽화가 나올때마다 솔직히 난감했다.
무수한 SF 영화들과 그 주인공들,
그리고 자신이 쓴 책 제목들으 교모한 이용.
어쩐지 이 사람 요즘 참 미디어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베르나르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건,
아무래도 그의 미디어적인 속성이 대체 어디까지 나아갈까에 대한 의구심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남은 건,
고대 신화들이나 다시 한 번 챙겨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카산드라 카젠버그의 모험>
이 책도 정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찾아나 볼까 한다.
동명이인에게서 위로라도 받고 싶어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5. 18. 06:50
어떤 면에서 보면 자국 프랑스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대중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새로운 책 2권이 나왔다.
처음엔 한국인이 주인공이라는 그 장편이 출판됐구나 싶었는데
(그것도 주인공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그의 책을 전담에서 출판하고 있는 
 열린책들 출판사 사장의 아들 이름에서 따왔단다 ^^)
그건 아니고,
베르나르의 약간은 허무맹랑하고 황당한 상상력을 모아놓은
단편, 중편 17편이 담긴 책이다.
베르나르라는 작가는 나에게는 참 극과 극을 오가게 하는 작가다.
<타나토노트>, <개미>, <파피용>, <신> 같은 작품들은 참 대단하다 싶은데
<인간>, <나무>, 그리고 신작 <파라다이스>는 뭐랄까,
좀 평이하고 솔직히 쉽게 돈 벌려고 쓴 책이란 생각도 든다. (죄송 ^^;;)
이런 상상력이 베르나르의 그 숱한 베스트셀러들의 모태가 된 거라
본인 스스로는 끔찍히 사랑스럽겠지만 나는 그닥......
그의 책에서 "깊이"를 보겠다는 건 아니지만 특히 중, 단편들은
왠지 속이 빈 껍데기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아 좀 당황스럽다. 



심각한 환경 오염으로 석유, 석탁 연료 사용이 불법화 된 세계의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
페달 자동차와 투석기를 이용한 좀 과격하고(?) 황당한 장거리 이동 방법,
스스로 생식과 복제가 불가능해진 불임의 인간들이
어느날 남자는 꽃처럼 꽃가루로 사정을 하고 그 꽃가루를
나비가 여자의 생식기에 묻힘으로써 탄생되는 새로운 아기들.
좀 엽기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급기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인간들은 유행을 창조하고 몸을 장식하게 된다.
지구상에 여자들만 남고 남자들은 전설 속으로 사라진 시대의 획기적인 과학 창조물 난생인간.
거대하고 강력한 상표의 힘으로 전 지구가 민영화가 된다면?
영국, 미국, 프랑스 라는 국가명이 사라지고
애플국, MS국, 나이키국, 아디다스국이 생겨
전쟁이나 국경 논쟁도 상표 유지를 위해 발생하게 된다면?
그런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런 세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있을 법한 미래, 있을 법한 과거"라고...
그런데 나는 베르나르가 만들어낸 이 세계만큼은
기발하고 참신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좀 불쾌하고 불편했다면 나의 상상력이 현저하게 부족한걸까?



다른 나라에서 출판된 책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특이한 것은,
안에 있는 삽화들이 전부 우리나라 일러스트레이터 5명에 의해 그려졌다는 사실이다.
책이 출판된 나라마다 이렇게 했다면,
베르나르는 참 정치적(?)이고 사업가적인 수완이 상당한 작가라고 하겠다.
어쩌면 그런 비작가적인(?) 수완이
2010년 3월 22일 초판 1쇄 발행된 <파라다이스>를
불과 18일만인 4월 8일에 
초판 18쇄를 발행하게 만들었을지도...
아마도 베르나르에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는 진정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내게 얻은 유일한 화두 하나!
"완벽한 농담은 여러 차례 버려 낸 강철 검과 같다.
 찌르고 자르고 베기도 한다. 그것도 단 번에..."

그리고 이 화두는 내가 베르나르에게 바라는 바람이기도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9. 14. 05:54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드디어 베르베르의 9년 동안의 역사가 끝이 났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3부작, 각각 2권씩 모두 6권의 이야기가 말이죠.

(1부 <우리는 신>, 2부 <신들의 숨결>, 3부 <신들의 신비>)

미카엘 팽송, 에즈몽 웰즈, 조제프 프르동... <개미>, <타나토노트>, <신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오랜 여행도 이젠 정말 마지막이 된 셈입니다.

이 책은,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썼던 책에 대한 완벽한 페러디이자 자신의 작품에 대한 스스로의 표절 내지는 블랙코메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거기에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불교의 석가모니, 그리고 성경의 모든 중요 모티브들까지 전부 포함하고 있는 집합체이자, 역사와 철학, 종교, 심지어는 심미주의적인 미학적 요소에 과학적 신비주의까지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백과사전적 종합서적이라 할 만합니다. 

얼마 전 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우리나라를 방한했습니다.

한국에 완간된 소설 <신>의 100만부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네요.

다음달에 프랑스에서 출판되는 신작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했는데 주인공 남자가 한국인 “김예빈”이라고 합니다. 그 이름은 한국에서 자신의 책을 지금까지 열심히 출판해낸 출판사 “열린책들” 사장의 아들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니 이것도 한국적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을 "작가로서의 자신을 발견해준 나라"라고 말하며 고마워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전 세계적으로 약 1천500만부 이상이 판매된 그의 책은 한국에서만 500만부 이상이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자국인 프랑스에서보다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에 오히려 더 많은 열혈독자를 가지고 있는 베르베르. 그의 상상력 무엇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자극하고 열광하게 하는 걸까요?

문득 그의 작품이 매번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때마다 궁금해집니다. 그게 도대체 뭔지가......


올림프스 산이 올려다 보이는 신들의 세계 “아에덴”

이곳에 144명의 신 후보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1호 지구를 모방한 18호 지구를 가지고 Y 게임이라는 걸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직 게임의 우승자 한 명에게만 더 높은 단계인 두 번째 산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죠.

각 경기 전에는 올림프스 12신들의 강의가 준비되어 있고, 강의 후에 후보생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만들어낸 민족을 계속해서 진화, 발전시켜가면서 그 민족을 18호 지구 안에서 어떤 형태로든 살아 남겨야만 합니다.

탈락자는 가차 없이 신들의 세계에서 그대로 제외되고 사라져 버리죠.

어둠뿐인 18호 지구에 드디어 최초 생명체가 탄생됩니다. 그리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도시 문명을 건설하고, 독창적인 영웅을 등장시켜 역사를 발전시키면 당연히 거기에 반대하는 저항세력에 의한 반란과 혁명이 시작되고, 세력 확장을 위한 국가들 간의 치열한 전쟁 또한 수반되는.......

1호 지구의 역사 그대로가 지금 18호 지구 안에서 반복되는 걸 보면서 우리는 깨닫습니다.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말이죠. 여러 번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은 똑같은 잘못을 매번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며 그렇게 이어지는 잘못들은 바로 우리의 근원 깊은 곳에 프로그램화되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요.

바로 D.N.A의 형태로 말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다른 비밀 또한 숨겨져 있습니다.

D는 지배와 분열, 파괴의 힘을 N은 중성과 영, 무지향의 힘을 그리고 A는 협력과 융화, 사랑의 힘을 뜻하죠.

이 세 가지 힘에 의해 인간의 역사는 만들어지고, 문명이 발전되며, 지배력 확장을 위해 세계대전 같은 전쟁을 유발하게 된다는 진실......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 복잡한 그 구조의 끝에 저장되어 끝없이 전해지고 있는 DNA.

그리고 숫자로 대변되는 세계들의 연속성,

1은 광물의 세계로 현실을, 2는 식물의 세계로 꿈을, 3은 동물의 세계로 소설, 4는 인간의 세계이자 영화, 5는 깨달은 인간의 세계이며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 6은 순수한 천사들의 세계, 7은 신들의 세계, 8은 무한한 신 제우스의 세계로 이어집니다.

이제 그들은 지금 그 제 9의 존재에 대한 조우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그러나 Y 게임의 우승자만이 유일하게 두 번째 산을 올라 “9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탐험들, 모든 수수께끼들을 풀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미카엘은 과연 최후의 승자가 되어 “9의 존재”를 만나게 될까요?

대답은 “No!"입니다.

최종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미카엘은 최고의 신 제우스에게 몇 번의 재경기를 요청하고 그때 마다 번번이 패하고 되죠. 몇 번을 반복해도 우승자는 라울 라조르박에게 돌아갑니다.(과거 그가 인간이었을 때 죽음탐사대인 타나토노스 시절을 함께 했던 동료이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그에게 벌이 내려집니다.

자신들이 지금까지 경기를 벌였던 18호 지구에 유배되는 형벌을요. 그것도 신 후보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불사의 존재로 말입니다.

이야기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베르베르의 이야기 전개력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죠.) 미카엘은 다시 신들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그로써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러나 다시 돌아간 아에덴은 더 이상 신의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9의 존재”의 명령에 따라 폐교를 선언한 제우스, 이제 더 이상 신들조차도 불사의 존재가 아닌 필사의 존재로 추락합니다. 평화롭던 신들의 세계는 혼란이 야기되고 당파가 생기더니 급기야 서로 죽이고 죽는 전쟁터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다시 탐사대가 되어 5명의 탐사대와 함께 두 번째 산으로 오르는 미카엘.

드디어 만나게 된 “9의 존재”인 “어미니 은하”.

그리나 그들은 그곳에서 또 다른 “10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10의 존재 “아버지 우주”는 또 다른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당연히 “11의 존재”일거라고 예상했던 우리는 여기서 잠시 당황합니다.

“11의 존재”가 아닌 “111”의 등장에...

제가 여기서 밝힐 수 있는 건 “111의 존재”가 어쨌든 끝이긴 하다는 겁니다.

“111”은 지금껏 지나왔던 숫자적인 세계의 해석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이자 일종의 상형화된 기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1”과 비질을 하듯 좌우로 왔다갔다를 반복하는 커다란 눈.

이 세계의 창조와 종말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유일무이한 “111의 존재”

당신은 뭐라고 생각되십니까?


독특한 시각과 상상력을 가진 베르나르 베르베르.

때로는 너무나 유치한 상상력으로 오히려 사람을 질리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지적인 블랙 유머로 날카롭게 세상을 찔러대는 사람. 꽤나 박학다식하면서 더불어 다재다능하기도 한 사람.

매년 한 편씩의 작품을 쉼 없이 발표하는 그는 자신의 이런 왕성한 상상력과 창작력의 원천을 “불안”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굉장히 예민한 사람입니다. 신문이나 TV를 통해 어떤 문제를 접할 때 늘 대응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만, 행동으로는 나설 수가 없으니 글을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전하는 것입니다. 전 아마도 평생 차분해지지는 못할 것이고, 그것은 곧 계속 글을 써야한다는 뜻입니다. 출판해주는 사람, 읽는 사람이 없더라도 계속 글을 쓸 것입니다."

천상 글쟁이로 평생을 살아가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가 지금 한 말 속에는

“111의 존재”를 완성시키는 결정적인 단서도 하나 들어있습니다.

혹시 뭔지 찾으셨나요?

정.답.은?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9. 6. 19:26
결말이 궁금했었다.
미카엘 팽송은 제우스가 말한 "제 9의 존재"를 조우하게 되는가?
평생 글쟁이를 자처한 베르베르스럽다.
5권까지을 읽었을때 18호 지구로 내려온 미카엘에게
뭔가 한번의 반전이 이루어지겠구나 싶었는데
두 번의 반전을 만나다.



<개미>이 과학자 에즈몽 웰즈와
<타나토노트>, <신들의 제국>의 미카엘 팽송을 끝까지 등장시키고
그 외의 자신의 다른 소설 <인간>, <파피용>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그가 써 온 모든 이야기의 표절이자 페러디였던 세계.
이제 베르베르식 글쓰기의 한 세대가 막을 내리는 셈인가!
그의 기발함에 유머러스함에 찬사를 보낸다.



8의 세계의 신인 제우스가 말한 두 번째 산 너머의 "9 세계"
Y 게임의 우승자만이 유일하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곳,
별이 된 미카엘,
그가 본 9의 세계는  다름 아닌 "어머니 은하"였다.
그리고 "어머니 은하"가 말하는 또 다른 세계 "10"
"아버지 우주"의 세계.
켜켜히 쌓인 세계들의 연속
그리고 "10의 세계"에 이어지는 최종적인 마지막 세계
"111의 세계"



결국 그 곳은 책의 한 페이지였다.
"111의 세계"란 사실은 켜켜히 쌓인 책장들을 도형으로 나타내 세워놓은 모습이었다.
편평한 세계, 극도로 납작한 평행 육면체의 우주.
어떤 책....의 한 페이지!
즉, 우리가 말하는 우주라고 하는 것은 책의 한 페이지, 바로 그것이었다.
누군가의 시선과 상상력으로써 활성화시켜 주기만 한다면
그 우주는 불멸의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명제.
"독자"가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한,
우리의 우주는 어디서든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단다.



기발하다.
그래서 오히려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질만큼...
어쨌든 이제 미카엘 팽송과 에즈몽 웰즈는 모두 끝이 난건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서전도 마찬가지로....
그런데 묘한 건,
어딘가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혹시 모르지, 
나란 사람도 사실은 어느 책의 한 페이지에 봉사하는 허구적 존재에 불과한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8. 18. 06:07
한 달에 한 권씩 
간신히 잊혀지지 않을만해서 읽게 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총 6권 중 이제 5권까지 읽었다.
4원부터 결말이 보이길래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베르나르가 반전의 묘미를 멋지게 살렸다. 
아마도 6권에 한번의 반전이 더 있지 않을까 예상하게 된다.



144명의 신 후보생들과 함께 Y-게임을 하던 미카엘 팽송은
12명의 최종 결승전에 오르게 된다.
주인공이 우승을 해야 하는게 보편적인 일인데.
5권에서는 몇 번의 재시합을 통해서도
우승자는 항상 같은 사람이 된다
미카엘의 친구 "라울 라조르박"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잘못들이 바로 그들의 깊은 곳에 내재된 프로그램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DNA 란다.
재미있지 않나?



미카엘은 난동을 부리고 결국 올림프스 아에덴에서 추방을 당한다.
그것도 지금껏 함께 Y 게임을 했던 그 18호 지구 안으로...
가브리엘 아스콜랭이라는 이름의 작가로
신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심지어는 불멸의 존재가 되어 18호 지구에서 살아내야 한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니라 아는 것이라는데...
차리리 모르고 있으면 견딜 수 있다고 하는데...
불멸의 존재가 된 미카엘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먼저 18호 지구로 추방돼 살고 있는 조제프와의 관계도 궁금하고....

어쨌든 마지막 1권을 읽고나면 씁쓸을 할 것 같아.
지그 내 현실이 누군가의 게임에 불과하다면....
책은 그저 책이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열심히.... ^^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12. 18:4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신작 <신>
총 6권 중 현재 4권까지 읽었다.
<뇌>,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개미>
이 사람의 내 놓는 책들은 전부,
그것도 너무나 가뿐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
할 수만 있다면 이 사람의 머릿속을 해부하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지????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거야????
간혹 외계 생물체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스터리 써클 ^^



그리고 그의 분신에 해당하는 "미카엘 팽송"
이 인물이 이야기를 창조하는 건지,
이야기가 미카엘 팽송을 살아있게 만드는 건지.
이제는 모호하다.
미카엘 팽송 본인 역시도 참 좋겠다.
이렇게 오랫동안 주인공으로 남아 있어서...
(자식! 넌 복 받은겨~~~)



처음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을 때 받았던
그 기발한 상상력의 충격!
지금와선 약발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재능 하나는 정말 끝나주지 싶다.
뭐 좀 질질 끌고 가는 단점이 자주 보이기는 하지만....
<신>도 딱 4권에서 끝냈으면 얼마나 좋아.
아직 끝장을 보지도 않고
속 좁게 불평부터 하고 있는
이 못씁 소견머리하고는...쯧쯧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