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3.04.29 It's raining
  2. 2010.06.28 아름다운 눈물
  3. 2009.08.21 하늘...
  4. 2009.08.12 달무리
  5. 2009.07.26 하늘...
  6. 2009.06.23 레인맨 (2009.06.21. PM : 3:00)
  7. 2009.06.11 Before the rain
  8. 2008.12.07 2
그냥 끄적 끄적...2013. 4. 29. 08:23

비...

오신다!

느껴진다.

이 비로 완전히 다른 계절이 시작될거라는게.

비는 따뜻했다.

그리고 다정했다.

출근길 내내 비는 내 귓가에서 달콤하게 속삭였다.

비와 동행했던 출근길...

나는 이걸 '축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 하루,

이 비때문에 나는 조금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 손길까지 접근해 자꾸 방해를 한다.

그런데 이 방해꾼이 나는 오늘 몹시도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진심으로 놀아주고 싶었다.

 

어린 시절,

나는 비만 오면 밖으로 나가는 아이였다.

비를 맞으며 물웅덩이 속을 두 발로 첨벙거리며 놀고 싶어서.

그때의 나는 혹시 알고 있었을까?

내가 이만큼의 나이까지 오게 될 줄!

20대엔 30대가 너무 멀어서 결코 오지 않을 나이라고 확신했다.

그건 건방에 가까운 오만이기도 했지만 그땐 그럴거라고 믿었다.

어린 밝음 앞에서는 시간이라는 것도 조금 우수워보였으니까.

서른을 넘기면서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마흔이 코 앞에 와있기라도 하듯.

사실 좀 끔찍했다.

마흔을 넘은 여자라니...

 

그런데 마흔을 넘긴 지금은...

시간과 적당히 타협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나를 잘 아는 것 같기도 한 이놈은

때론 나란 사람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없다.

그 순간들을 지나오는 게.

썩 재미있다.

물론 늘 그런 건 절대 아니지만!

 

비 때문이다.

지금의 이 모든 생각들.

어쩌면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뭔가를 말해야 한다면,

나는 "비"라고 고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It's raining!"

 

오늘 하루,

나는 조금은 정직하게 흔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끗하게 상처받을 수도...

 

반갑다.

아주 오랫만에 만나게 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었니?

이렇게 반가운걸 보니

어쩌면 우리,

조금은 서로를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28. 06:19
한동안 밤잠과 새벽잠을 설치게 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났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비록 2:1로 패배해서
8강을 올라가진 못했지만
우리는 원정 첫 16강을 이뤄냈고
그리고 아름다운 세대교체를 이룬 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을 남기며 끝을 맺었다.



경기 종료 후
아쉬움과 온갖 회한이 가득한 선수들이 보인 눈물은
내리는 빗물보다 더 굵고 뜨거웠다.
이번 경기가 월드컵 마지막 국가대표가 되는 6인의 선수들.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 이운재, 안정환, 이동국,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던 선수들도
혹은 벤치에서 후배들의 중원을 지켜봤던 선수들도
모두 눈이 뜨겁다.
그들이 없을 4년 뒤를 채울 또 다른 후배들을 생각으로...
나는 그들이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없어도 밝은 미래를 보며 뜨거웠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뜨거운 아쉬움을
다시 뜨거운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리라는 것을...
그래도 대견하지 않은가!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게...



수고했다는 말.
아름다웠다는 말.
당신들의 승부는 더 없이 훌륭했다는 말.
그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로 인해 즐겁고 행복하고 희망찬 시간들이었다고...



선배들이 후배들의 눈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가 무색할만큼 아름다움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비록 2010년 우리의 월드컵은 마무리가 됐지만
이들의 끝나지 않은 승부수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다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리라.
이 뜨거운 눈물로 다시 뜨거운 준비를 시작하리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수고했습니다.
당신들은 정말 아름다운 승부사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고 충만했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8. 21. 06:06
오랜 비가 지나간 하늘.
눈부시게 투명해 처연한 모습
그대로 울컥
눈 속으로 담길 것 같은
맑은 서러움



짧은 시간의 틈 속으로
한 세계가 닫히고
다른 한 세계가 열리는 순간,
그 틈 속에 살짝
기억 하나 몰래 묻어두면,



후...두...둑
비 떨어지는 어느날
그 기억
나를 찾아 땅으로 내려올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8. 12. 13:17
가려진 것들.
흐려진 것들,
그러나 그 뒤에 결코 없어지지 않는
분명하고 확실한 것들.



구름이 품은 달.
비를 끄는 달무리.
귀 기울이는 자만이
그 이야기를 듣을 수 있으리...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7. 26. 18:54
할 수만 있다면
지상에서 땅 한 뙈기 차지하기 위해
살벌한 싸움 하기 보다
저 하늘 위에 
한뼘 자리 차지하고 앉아
마냥 내려다 보고 싶다.



비 온 뒤, 하늘
구름이 품은 그 다음 세계를
훔쳐보다.



들을 수 있다면
그대로 주저 앉아 귀 기울이고 싶은 마음.
나는 오늘 하루도
하늘 사람 되고 싶었다고....



꾸역 꾸역
밀려오는 구름 담은 하늘에게
은밀한 비밀 담은 소망
나도 그만
꾸역 꾸역
폭로했던 긴 하루...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6. 23. 06:38
1988년 개봉했던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레인맨>을 기억하는가?
이 작품은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등
주요 4개 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여년 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었다.
아직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킬링필드>처럼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본 게 아닌
내 돈을 내고 최초로 봤던 영화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의 위대함이여~~ ^^)



영화를 보는 내내
톰 크루즈의 잘생긴 얼굴보다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어린 눈에도 엄청나 보였던 기억.
"저 사람 정말 자폐아 아니야!!"
솔직히 감동을 받았던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대로 이해나 했을까....)
그 영화의 몇 장면들은 아직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서번트 신드롬"을 가진 자폐아  형 "레이먼드 바비드"와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동생 "찰리 바비드"
어느날 찰리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형의 존재를 알게 된다.
만약, 내게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형제가 어느날 나타난다면....
그것도 같은 부모밑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탈렌트와 영화배우로 유명한 임원희. 이종혁의 뒤를 이어
멋진 연극배우 김명민과
감초역의 코믹 연기의 대가 뮤지컬 배우 김성기.
그 둘이
레이몬드와 찰리를 연기했다. 



씁쓸했던 것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두 사람이 공연했을 때와
공연료 차이가 달라졌다는 사실 (30000 -> 25000)
대중의 힘이라는 게 가격까지도 조정하는구나 싶어
왠지 연극인들이  설움에 공감하게 된다.



<햄릿>, <에쿠우스>, <나쁜 자석>
그리고 그는 기억하기 싫겠지만 첫 뮤지컬 <카르멘>까지 (그건 좀..... @@::)
내가 아는 김영민은
연극 위에서 그대로 꽃이 되는 사람이다.
그의 몰입력은 신비감까지도 불러일으킨다.
그런 그의 무대를 오랫만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랬다.
그리고 그 설램에 대한 보상을 그는 역시나 해줬다.
그의 눈물...
그 간절함과 미안함과 절실함.
어쩌면 내리는 빗소리보다 내겐 더 큰 빗소리로 남겨졌는지 모른다.



내겐 적격인 <라만차의 돈키호테>로 기억되는 뮤지컬 배우 김성기1
<사랑은 비를 타고>의 소심쟁이 노총각 형,
<벽을 뚫는 남자>에서 열연했던 일인다역 (그의 알콜중독 의사는 꺄아~~~),
<미녀는 괴로워>에서의 성형외과 의사에 이어, <자살 여행>까지...
그의 코믹연기는 그야말로 물이 오를데로 올라
마치 실생활도 그렇지 않은지 의심하게 만든다.
왠지 빈 듯한 헐렁함 속에 꽉꽉 채워진 치밀함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잇는 매력 포인트!



매표소 앞에 붙어 있는 홍보물.
역시 대중의 힘은 어디든 강력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파가 이곳 공연장까지 이어지길
얼마나 바랬을까.....
(그러나 역시 대중은 대중이다!)



2시간 가량의 연극을 보면서
혹시, 
나도 <레인맨>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생각했다.
시간이 자나도 레이몬드는 동생 찰리를 잊지않고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매 순간순간을 전부다 기억하고 있었다.
찰리는 발음이 명확해지기도 전에 그 형을 떠나 보냈다.
(형의 자폐 증세가 동생에게 위협이 될 것을 두려워한 아버지에 의해...
그 아버지 역시 사랑하는 장남 레이몬드는 눈물로 병원에 맡겼다)
찰리의 불명확한 발음은 레이몬드를 레인맨으로 만들었다.
그 레인맨은 찰리의 힘든 순간을 함께 해준 유일한 친구였다.
자신만이 만날 수 있는  상상의 친구.
자신이 만든 <레인맨>
그렇게 알고 있었던 찰리....



형과의 재회로 찰리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버린 아버지와의 관계까지도 회복한다.
그리고 그토록 두려워했던 한 가정을 꾸미기까지도...
혹 마음속에 잃어버린 것들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찾아보라!
어쩌면 바로 거기서
당신의 관계 회복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연극 사이사이  흐르던 비틀즈의 노래와 빗소리
그리고 소극장에서 처음 만난 회전 무대
무대가 돌아가는 소음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레인맨>과 완전한 소통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으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6. 11. 22:18

비가 오기 전,
하늘이 말해주는 낌새...
그 은밀함을 읽다.
수상한 비 냄새가 담긴 구름

비밀스런 하늘.
마치 금단의 책을 훔쳐 보는 것 같은 불안감. 
조심조심
딱 한 페이지만큼의 하늘을 읽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후.두.둑.
비 ...
떨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8. 12. 7. 22:51


세상 많은 것들 중
빛을 감쌀 수 있어서.
그래서
참 다행입니다.



안으로
따스함을 품고,
밖으로
그 빛을 밝힙니다.




깜빡깜빡...
흐려진 등 위로
시간이 흐릅니다.
때론 비처럼.
총...총....총....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