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4일 서울 울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7회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솔직히 말하면
올해는 양적으론 풍족했지만 질적으로 이거다 싶은 작품은 거의 없었다.
재공연되는 대작들이 많았고
(재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연보다 턱없이 부족했던 작품들도 꽤 있었다.)
주인공들도 중복되면서 어쩐지 재탕, 삼탕같은 껄끄러운 느낌도 많았다.
이젠 주요배역이 더블 캐스팅만 되도 감지덕지할 정도.
한 배역에 너무 많은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가서
작품이 모자이크처럼 조각조각 나눠지는 것 같아 심지어 언찮기도 했다.
좀 부끄럽고 민망했겠다.
시상식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남우주연상 김우형 여우주연상 조정은
남녀 주연상은 <아이다>의 라다메스 장군 김우형과 <피맛골 연가>의 홍랑 조정은이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아이다>의 정선아가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정은에게 돌아갔다.
유학후 활발히 활동하는 조정은.
그동안 무대가 많이 그립긴 했을거다.
다행히 작품운도 따라주고 연기와 노래도 여배우 중에선 괜찮다.
탁월하게 뛰어난 건 아니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게 얼마나 큰 장점인가!)
수상소감에서 조승우을 언급했다.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계원예고 3인방이 요즘 참 무대 위에서 열심인 것 같아 보기 좋다.
뮤지컬 데뷔 6년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우형도 본인 스스로 많이 놀란 모양이다.
남자 후보자들 중에는 올 해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후보자 중에서 가장 유력하긴 햇다.
그래도 왠지 부족한 이 느낌은 도대체 뭐지?
(아마도 <아이다>에서 긁어대듯 노래를 부르는 그의 생목에 놀라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남우신인상 박은태 여우신인상 송상은
남우조연상 이건명 여우조연상 구원영
<피맛골 연가>의 김생 박은태의 남자 신인상은 너무 중고 느낌이라 여러모로 민망했고
그래서인지 여우 신인상을 수상한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송상은은 너무 이른 느낌이다.
신인 아닌 사람의 신인상과, 정말 생초보의 신인상 수상이라...
(어쩜 이렇게 기울기가 급경사를 이루는지...)
어쨌든 송영창은 딸래미가 큰 상을 받아서 무지 좋았겠다.
더구나 딸의 첫 데뷔작에 부녀가 나란히 출연해서 감회가 더 남다를지도 모르겠다.
남녀 인기스타상은 작년에 이어 김준수와 셋트 플레이어가 되는 것 같다.
하긴 누가 그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왠지 윤공주과 끼워팔기 식으로 보여 좀 안스럽긴했다.
(미리부터 노곤해진다. 이 아이돌님 덕분에 <엘리자베스> 예매가 참 힘겨워지겠구나 싶어서)
남녀 조연상은 이건명과 구원영의 품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구원영의 여우 조연상 수상은 탁월했고
이건명의 남우조연상 수상은 <렌트>와 <틱틱붐>, <갬블러> 같은 작품들이 생각나면서 시간의 흐름을 절감케 한다.
최우수 작품상 <셜록홈즈>
특히나 올해 눈에 띄는 선전이라면 레히가 만든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다.
역시나 3개 부분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안타까운건 이 작품을 라이센스로 아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아마도 너무 유명한 설록 홈즈 이야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배우들 실력도 탄탄했고 음악과 구성도 좋았던 작품.
최우수작품상으로 호명되자 홈즈 역을 했던 송용진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왠지 찡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래도 끊임없이 창작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제작사 "레히"도 대단하고...
더불어 지금 4년만에 다시 공연되는 레히의 창작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도 대박이 나길 바란다.
한때 정말 좋아했던 뮤지컬인데 오랫만에 다시 공연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음악과 스토리가 제법 좋은 작품.
17회 뮤지컬 대상 시상식.
뒷말들이 꽤 있을법 하지만 어쨌든 끝나긴 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내년에는 양적인 폭격이 아니라 제발이지 질적으로도 엄청난 쓰나미가 왔으면 하는거다.
요즘 연극은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이 공연되는데
뮤지컬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 2007년 토니상 작품상 포함 8개부문 수상,11개부분 노미네이트”
" 2008년 그래미 최우수 뮤지컬쇼 앨범 상"
" 2009년 한국 뮤지컬 대상 남우 주연상, 남우 조연상, 앙상블상 수상, 9개부분 노미네이트"
" 2010년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 외국 뮤지컬상, 남우 조연상 수상, 4개부분 노미네이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세운 기록들이다.
우리나라에 초연됐을 당시에 과연 성공한 작품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헤드윅>만큼이나 매니아층을 만들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2011년 이제 와서야 재공연 되는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김무열(멜키어), 조정석(모리츠)은 뮤지컬계에서 이 작품 덕분에 완저히 입지를 굳건히 굳혔고
김유영(벤들라) 역시도 연극과 뮤지컬을 종횡무진 누비는 중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891 독일이 배경이다.
섹스, 자위, 임신, 낙태, 동성애, 자살 등의 파격적인 내용때문에
1900년대 처음 공연됐을 당시에 공연을 금지시키기까지 했단다.
"에이, 뭐 얼마나 그렇다고..."
라고 생각하면서 공연장을 찾았다.
casting : 윤현민(멜키어), 정동화(모리츠), 벤들라(송상은),
게오르규(최재림), 성인 남자(송영창), 성인여자(이미라)
2011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가장 큰 특징은 new face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워낙 초연의 임팩트가 강해서 관객들의 기대치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있었다.
그래서 아이돌이나 뮤지컬 바닥에서 인지도 있는 누군가가 캐스팅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 캐스팅 발표는 파격적일 정도여서 놀랐다.
멜키어 역을 맡은 야구선수 출신의 윤현민은 <김종욱찾기>에 이어 이번이 고작 두 번째 작품이고
심지어 벤들라 역의 송상은은 첫 뮤지컬 데뷔다.
모리츠 정동화는 꽤 여러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이 작품만큼 인지도를 가지는 작품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어쨌든 아직까지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는 아니다.
유명세로 따지자면 "남자의 자격"으로 이름이 알려진 최재림이 단연 으뜸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가장 큰 매력이
잘 짜여진 계획된(?) 즉흥성을 보여주는데 있다는데 그런 면에서 일단 캐스팅은 압권이다 싶다.
이 작품을 보기 위해선 객석에 입장하기 전
촬영기기 및 녹음기 반입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검색대를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무대석 관객은 소지품을 전부 맡기고 한 장소에 모여 단체로 입장한다.
<쓰릴미>에 이어 두번째 무대석 관람이었는데
배우들의 표정을 온전히 볼 수 없지만
현장감과 생동감, 긴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꽤 괜찮았다.
내 바로 옆에 앉은 배우가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쳐다보는 것도 독특한 관음이더라.
(순간 고민이 되긴 했다. 대놓고 볼 것인가 시크하게 볼 것인가...ㅋㅋ)
그래도 멜키어의 전위적인(?) "The Mirror-Blue Night"을 정면에서 볼 수 없다는 건
무대석의 가장 큰 단점이랄 수 있겠다.
아크로바틱을 연상케 하는 격동적인 안무와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되는 신나는 비트의 음악을 바로 옆에서 듣는 건 엄청난 짜릿함이고...
"블라블라블라"나 "totally fucked"에서는 저절로 몸이 움직여지더라.
(엄청난 몸치에 박치인데도 불구하고...)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음악 역시도 신선하고 역동적이고 파격적이고 다양하다.
첫 곡 " mama who born me"부터 확실히 사람을 홀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열심히 감정을 잡으면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순간 정말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그렇다.
관객 입장에서 보기엔 확실히 신나고 역동적이지만
배우 입장에선 엄청난 집중과 에너지가 필요한 작품인 것 같다.
특히나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성인 남자, 여자 역의 송영창, 이미라에게 박수를 보낸다.
젊은 배우도 하기 힘든 멀티맨을 어쩜 그렇게 다 다른 감정과 특징으로 연기 하던지...
젊은 배우들이 이들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열심히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송영창은 주인공 벤들라로 첫 뮤지컬 무대에 서는 딸 송상은과 함께라서 느낌이 참 남다르겠다.)
워낙 초연의 배우들이 훌륭하고 열정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신인의존도가 너무 높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대를 꽉 채우는 충족감이나 깊이, 배우들의 표현은 아무래도 조금 아쉽다.
초연만큼의 성공은 좀 힘들 것 같다는 게 솔직한 느낌.
직설적인 대사와 적나라한 묘사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작품이지만
지금 시대는 이것보다 더 적나라한 상황을 수시로 접할 수 있으니
그다지 파격이라고 할 수 없겠다.
(그래서 공연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멜키어 윤현민의 노출 연기는 좀 놀랐다.
그것도 무대석 우측에의 목격은.... 쩝!
멜키어, 벤들라, 모리츠.
이 아이들
참 안스럽다.
<Spring Awakening OST>
01. Mama Who Bore Me
02. Mama Who Bore Me (Reprise)
03. All That's Known
04. The Bitch of Living
05. My Junk
06. Touch Me
07. The Word Of Your Body
08. The Dark I Know Well
09. And Then There Were None
10. The Mirror-Blue Night
11. I Believe
12. Don't Do Sadness/Blue Wind
13. The Guilty Ones
14. Left Behind
15. Totally Fucked
16. The Word Of Your Body (Reprise)
17. Whispering
18. Those You've Known
19. The Song Of Purple Su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