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0. 29. 08:50

 

<키다리 아저씨>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키다리 아저씨>

오리지널 연출, 극본 :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 (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키다리 아저씨> 세번째 관람.

이번엔 강지혜 제루샤에 송원근 제르비스다.

이제는 왠만하면 재관람을 안하는 편인데

이 작품이 내겐 이미 특별한 작품이 됐나보다.

적어도 이 작품을 보는 동안만큼은,

행복이란게 이 세상에 있다는게 조금은 믿겨진다.

송원근 제르비스.

너무 좋더라.

딕션도 정확했고,

노래도 제르비스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특히 편지 읽을 때의 그 표정은 압권이다.

편지 내용에 따른 감정의 변화가 그 표정 속에 다 담겨있다.

다시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제르비스.

강지혜 제류사는,

확실히 이지숙만큼의 유려함과 노련함은 없지만

풋풋함과 신선함이 가득하더라.

신성록 - 이지숙 페어는 균형감이 아주 좋았고

강동호 - 이지숙은 이지숙에 의해 극이 진행됐다면

송원근 - 강지혜는 송원근에 의해 극이 진행되는것 같았다.

재미있다.

페어 별로 이렇게 느낌이 다르다는게.

개인적으론 제르비스는 송원근이. 제루샤는 이지숙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둘의 합을 못 본 게 못내 아쉽긴하다.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다정한 제루사의 넘버.

행복이란...으로 시작하는 "행복의 비밀"

만악 이 노래를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만났다면,

내 삶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쩌면...이지만,

그조차도 나는 참 아쉬웠다.

 

행복의 비밀

 

행복이란, 

물 흐르듯 살아가기. 그걸 배웠죠

행복이란, 

그 흐름을 즐기는 것. 그걸 배웠죠

속 좁은 자존심 던져 버리고

행복이란,

다 지나간 일 때문에 울지 않는 것

행복이란, 

너무 서둘지 않고 살기. 그걸 배웠죠

꼴찌가 되어도 지는게 아냐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은 바로...


행복이란,

두려움을 이기는 것. 그걸 배웠죠

행복이란, 

그 미지의 두려움을 떨쳐 내는 것

미래를 두려워 할 필요 없어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은 바로 현재를 살기

이 순간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을 느끼면서 살기

행복이란,

나 자신의 꿈을 찾아 살아 가는 것

행복이란, 

저 언덕을 뛰어 오른 그 순간 지나고

고요한 시간에 찾아 오는 것

행복의 비밀은 그 비밀이란,

그 행복의 비밀이 뭔지

나 이제는 분명히 알아

내 행복은 내 곁에 있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0. 29. 07:58

<Thrill Me>

일시 : 2014.08.08. ~ 2014.10.26.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정상윤, 정동화, 신성민, 정욱진 (나 ; 네이슨)

        에녹, 송원근, 임병근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12월에 <쓰릴미>가 다시 앵콜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은근히 기대했었다.

정상윤 네이스도 함께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어쨌든 결론은 아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오랫만에 김재범과 강필석이 돌아온다는 거다

김재범은 특별공연처럼 초반만 출연한다는 소문도 있긴한데,

흥미로운건 지금껏 했던  "나"가 아닌 리처드 "그"로 돌아온단다.

이러면 또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회전문까지는 아니겠지만 강필석, 김재범 개스팅으로는 최소 두어번 보게 될 것 같다.

12월은 12월이고!

어쨌든 정상윤은 이제 한동안 <쓰릴미>에서 볼 수 없다는 말이 되는데...

비록 유니플렉스 2층 S석 섭섭한 자리에서라도 관람하길 잘했다.

도저히 한 번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정상윤 "네이슨"

역시나 참 좋더라.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계단을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부터 압도적이고 의미심장했다.

잔뜩 움츠린 어깨와

끔.찍.한. 을 한글자 한글짜 천천히 끊어서 발음하는 모습,

그리고 왠지 섬뜩함을 느끼게 만드는 덤덤한 표정까지.

정상윤은 내가 생각하는 "네이슨'에 가장 근접한 배우다.

심지어는 협박편지 쓸 때 타자기 소리까지도 딱 네이슨이다.

다른 배우들은 이 장면에서 줄옮기기를 전혀 안하는데

정상윤은 꼭 서너번씩은 줄을 옮긴다.

남들은 그런걸 뭐... 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이 사소한 표현이 정말 좋다.

이런 디테일때문에 정상윤이란 배우에게 늘 신뢰감을 갖게 되는거고!

이번엔 계약서를 불태워버려서 깜짝 놀랐다.

이게 처음부터 계획된건지 아니면 연기하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론 아주 좋았다.

성냥불, 창고의 불, 피의 서명, 계약서의 불...

리처드에 주도된 계약은 이제 끝장이 났고

네이슨 스스로 만든 계약이 시작되는 느낌.

일종의 숨겨진 반전같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이슨의 웃음.

이게 자꾸 걸린다.

지금까지의 진술이 사실은 다 거짓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서...

정말이지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정상윤의 네이슨은...

 

12월에 정상윤의 네이슨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 시즌에서 이렇게 허기를 달랬으니...

(그런데 이 녀석의 차지작은 도대체 뭘까???? 혹시 나만 모르는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0. 7. 08:23

<Thrill Me>

일시 : 2014.08.08. ~ 2014.10.26.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정상윤, 정동화, 신성민, 정욱진 (나 ; 네이슨)

        에녹, 송원근, 임병근 (그 ; 리처드)

제작 : 뮤지컬 해븐

 

<쓰릴미>

정상윤 네이슨이 8회 특별 공연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쓰릴미>를 보면서 전혀 쓰릴함을 전혀 느끼지 못해 단 한 번의 관람으로 끝을 냈었다.

(쓰릴미를! 그것도 내가! 단 한 번만 관람한다는건 정말이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으니 Thrill이 절로 생기더라.

정상윤이 없는 <쓰릴미>는 확실히 뭔가 중요한게 빠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가 <쓰릴미>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쓰릴미>를 봐야만 하는 이유가 완벽히 생긴거다!

10월 3일 오후 3시.

단 8 회차 공연의 첫회.

이날 정말 신기햇던건,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다는거다

진정한 "네이슨의 귀환"을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느낌!

그래선지 공연 내내 객석의 몰입도 역시 근래 내가 본 작품 중에서 최고였다.

눈깜짝할 사이에 정상윤이 출연하는 8회차가 매진이 된 이유...

충분히 이해했고 인정했다.

(나 역시도 네이슨은 정상윤이 최고라고 생각하기에!)

 

신재영 피아니스트의  "prelude" 연주부터

90분이라는 시간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빨리 지나가버렸다.

신재영과 정상윤.

이 조합 역시나 환상이다.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신재영 피아니스트이길 얼마나 바랬던지...

(둘 사이에 뭔가 특별한 교감이 있음을 확신한다.

정상윤 네이슨은,

첫공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바로 어제까지 이 작품을 해 온 사람같았다.

여백이, 잠깐의 빈틈조차도 느껴지지 않았고

호흡과 대사톤, 표정, 움직임까지 이보다 더 네이슨일 순 없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첫곡 "그를 뒤따른 것 뿐"을 들으면서 이미 울컥했다.

그냥 그대로 네이슨이어서...

네이슨은...

정상윤이 옳다! 옳다! 옳다! ^^

 

송원근이 드라마 촬영때문에 바뻐 연습을 많이 못했다는데

둘의 합은 참 좋더라.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그 사이 송언근 리차드에게도 여유가 많이 생겼고 많이 단단해졌다.

예전에는 정상윤에게 의지하는게 보였는데

지금은 자기 몫을 충분히 감당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둘 사이의 믿음도 보여서 그걸 보고, 느끼고, 공감하는게 행복했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한번 관람으로는 도저히 끝낼 수 없겠더라.

그래서 지금보다 훨~~~씬 더 섭섭한 자리를 예매했다.

그 자라에서 관람하면

리처드와 네이슨이 무대 2층에 있을 때 머리가 댕깡 짤리겠지만

그런 자리에서라도 정상윤 네이슨의 Everybody wants Richard를 다시 듣고 싶다.

Nothing like a fire도 Way to far도 Life plus 99 years도 모두 다!

 

역시나 좋구나.

정상윤 네이슨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19. 08:2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인터파크에서 메일로 <쓰릴미> 15,000 원 할인권을 보내왔다.

그냥 날리는 게 아까워 덕분에 정상윤과 송원근 페어를 재관람했다.

6월 1일에 봤으니 거의 한 달 보름만의 재회다.

처음 봤을 땐 무대가 낯설어 어색했었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그 후에 봤던 전성우, 이재균 페어보다는 확실이 둘의 조합이 더 탄탄하고 좋았다.

좀 걱정은 했는데 다행히 다시 본 무대는 처음처럼 낯설진 않았다.

그런데 아마 그게 2층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2층에서 보니 사각링의 높이감이 1층처럼 난감하게 느껴지진 않더라.

확실히 배우들의 동선도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1층보다 2층에서가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나와 그의 끝없는 부딪침과 어긋남들.

극의 전개에 따라 두 인물의 보여주는 몸의 거리감을 보는 것도 확실히 재미있긴했다. 

파아니스트의 연주도 2층에서 더 극적으로(사실 더 크게) 울린다.

그러나 곽혜근의 연주 호흡은 여전히 숨가쁘다.

그 숨가쁨이 피아니스트 본인도, 배우도, 관객도 자꾸 쫒기게 만든다.

이게 피아니스트의 의도된 연출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었을 것 같은데 곽해근은 그렇지 못하다.

극을 성실히 따라가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래도 배우에게 눈길도 자주 주지않고 오로지 피아노와 엄청난 사투를 벌인다.

(신재영 피아니스트의 배우를 향한 "제 3의 눈길"이 좀 그리워졌다.)

 이 작품은 로맨틱만 연주가 반드시 필요한 장면도 있는데 그런 발란스 조절을 아직까지 곽혜근은 못하고 있다.

속전속결!

피아니스트 곽혜근에게서 받는 느낌은 딱 그랬다.

(그가 <쓰릴미> 제 3의 배우로 당당하게 작품을 주도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정상윤의 "나"는 확실히 내 취향이다.

특히 처음과 마지막 정상윤이 부르는 넘버는 그 느낌 차이가 정말이지 엄청난다.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

2층이라 정상윤의 표정을 섬세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확실히 정상윤의 "나"는 여유도 있고, 긴장감도 적당하고, 슬픔도 있고, 시니컬하다.

(최재웅 "나"의 시니컬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내게 거의 완벽한 "나"를 각인시킨 정상윤이 이제 "그"를 한단다.

과연 어떤 "그"가 만들어질까? 

"나"를 너무나 잘 아는 "그"의 등장!

이건 상상만으로도 쓰릴하다.

(예전에 김우형이 나와 그, 둘 다 하긴 했지만 "그" 만 봤으니 pass!)

 

송원근의 "그"는 정상윤 "나"에 비하면 약할 수밖에는 없었는데

그동안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단단해졌고 쎄졌고 강해졌다.

예전엔 정상윤의 리드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 받는 게 보인다.

소위 말하는 케미가 아주 좋아졌다.

조금만 더 오래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텐데 이제 그만이라니 아쉽다.

(송원근도 아쉬워할까???)

그래도 이 작품이 송원근에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니

뮤지컬 배우로선 참 다행이다.

차기작은 뭐가 될지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상윤과 비교해도 이렇게 얼굴이 작은 송원근이 "오로라 공주"에서는 어쩜 그렇게 팡팡하게 나오는지...

 일반인은 TV에 얼굴 나오는 거 절대로 주의하자! ^^)

 

오늘 쓰릴미 2차팀 2차 티켓팅이 있다.

1차 티켓팅에 비하면 크로스 캐스팅이 많은 편이다.

1차에는 박영수-임병근, 신성민-이동하 캐스팅을 예매했다.

1차에 회차가 별로 없었던 정상윤-오종혁 페어는 오늘 2차 티켓팅을 노려볼 생각이다.

크로스 캐스팅은 일단 세 팀을 다 본 후에 결정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1차때보다 2차의 기대감이 크다.

서로 나잇대가 비슷한 배우들끼리 만나서 치열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버릴 부분(연출과 무대)은 깨끗히 버리고,

기대할 건(배우, 배우들 간 케미, 조명) 또 열심히 기대하고!

<쓰릴미>를 대하는 냐의 자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7. 09:5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지난 6월 1일 관람 후 피아니스트까지 포함해서 완전히 다른 캐스팅이다.

(곽혜근의 피아노 연주도 궁금했었는데 다행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재균의 리차드에 대한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대신 전성우가 도대체 네이슨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궁금했다.

사실 걱정을 하는 중이었다.

<쓰릴미>라는 엄청난 작품을 과연 이 두 배우가 잘 표현할까 싶어서...

이 불안감은 비단 두 배우가 여려서만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배우로서 보여준 이력이

무시무시하게 섬세하고 치밀한 이 작품을 감당하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런 나의 뒷통수를 쇠막대기로 세차게 내려친다면!

정말이지 나는 기꺼이 뻗어 줄 용이가 있었다.

(염산까지는 감당 못하겠고...)

 

1924년이라는 배경을 굳이 살리고 싶었을까?

두 사람의 외형은 몹시도 촌스러웠다.

(특히 그 머리 모양... 이건 답이 없다)

이해가 안 됐다.

정상윤, 송원근 페어가 아주 잰틀하고 세련된 모습이어서 더 의아했다.

어쨌든 지금 진술을 하는 시점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34년이나 지났고

과거든, 현재든 시간의 개념은 이미 그들에겐 의미가 없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성우는

일부러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려는 듯 애써 나이든 목소리를 낸다.

마치 아이가 어른의 옷을 몰래 입고 외출한 듯한 어색함.

고운 미성의 미소년9?) 전성우가 감당하기엔 영 어정쩡한 설정이다.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 일부러 센 척하는 이제균의 리처드 역시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그래서였을까?

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위에서 어른의 눈치를 보는 주눅든 아이같다.

은밀하고 위험한 계약이 아닌 철없는 아이들의 한때 장난질에 질타를 받는 아이.

그럴거면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소년의 이미지로 극을 이끌어갔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표현이 되지 않았을까!

(심지어 피아니스트의 연주까지도 눈치보는듯 너무나 조심스럽다.

 근데 솔직히... 피아노... 좀 심각하시다... 어쩌나...) 

 

둘은 또한 소리의 효과도 이번 시즌의 의도만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했고

그래서 조명까지도 어정쩡해져버렸다.

(빛과 소리의 애매함)

때때로 표정과 감정은 불필요할 정도로 과장되게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두 사람은 <쓰릴미>라는 작품이 갖는 극도의 긴장감과 반전의 묘미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이재균에게 이 작품은 아무래도 성급한 결정이었다.

특히 리처드의 독백 장면은 너무나 대책없이 무너져버렸다.

그건 인물의 중심을 잡아내지 못한 배우가 보이는 빈틈이었다.

유괴장면도 너무 과도하게 조심스러웠고 두려움에 차있었다.

리처드는 그래서는 안 되는건데...

리처드는 관객마저도 깡끄리 속여야 했다.

그래야 레이의 마지막 반전이 충격적일 수 있을테니까.

레이와 리처드는 서로의 해석본이자 올가미이며 반전이다.

차라리 두 사람이 역할을 바꿔서 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극의 인물과 연기하는 배우가 서로 융합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걸 목격해야 한다는 건,

글쎄... 좋은 기억은 아니다.

특이 <쓰릴미>에서는 더더욱.

두 사람은 레이의 넘버 그대로 정말 너무 많이 가버렸다.

way to far!

이 두 배우가 조금 더 경력을 쌓은 후에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를 보여주지 않을까?

(그래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내가 본 <쓰릴미>중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페어는

역시나 김우형과 정상윤이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둘의 기억을 과감하게 깨부수는 페어가 언젠가 나타나기를...

조만간 새로운 캐스팅이 공개될 것 같은데.

그들이 나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까?

 

아주 은밀하고 Thirll하게 그들을 기다려보련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7. 08:30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드디어 <Thrill Me>가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정상윤의 "나"를 볼 수 있게 됐다.

2011년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네번째로 공연이 올려졌을때 김재범과 장현덕 공연을 보고 맘을 접었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들어간 정상윤의 "나"까지 접어야 했다.

그 이후에 연출가의 망언(?)때문에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좋은 작품이 구설수에 오르는 걸 보는 건 참 아픈 일이었다.

결국 2011년 공연은,

작품은 작품대로, 배우는 배우대로, 관객은 관객대로 온통 상처뿐인 공연이 되버렸다.

아마도 <쓰릴미> 역사상 가장 thrill한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시 돌아온 <쓰릴미>가 그래서 걱정스러웠다.

한때 나는 이 작품을 1년 365일 매일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딱 <그날들>의 강태을 심정 ^^)

2008년 충무아트홀 초연 공연을 빼고는 매번 관람했는데

그때마다 정말 좋은 작품이구나 수없이 생각했었다.

다시 신촌 스테이지로 돌아온 <쓰릴미>는 일본의 스텝들이 대거 참여했다.

연출, 조명, 그리고 무대 디자인까지.

쓰릴미의 미묘한 질감은 쿠라야마 타미야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냈을까?

배우들은 과연 그걸 또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했을까?

궁금했다. 아주 많이...

 

혼자 정했던 첫관람의 원칙이 있다.

꼭 정상윤의 "나"를 먼저 보겠다는 원칙!

개인적으로 <쓰릴미>에서 "나"를 가장 잘 표현한 배우가 정상윤이라고 생각한다.

찌질하면서도 은밀하고 그러면서도 어떤 때는 저돌적이고 치밀한 "그"를 배우 정상윤은

특유의 섬세함 연기와표정으로 정말 잘 표현한다.

그래서 내겐 쓰릴미와 정상윤은 일종의 동의어 관계인 샘이다.

다시 돌아온 <쓰릴미>의 정상윤 네이슨은,

역시나 너무 좋았다.

더 섬세해졌고, 더 남성적이었고, 더 치밀하고 완벽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한숨과 함께 옅은 미소를 띄우며 마지막 "쓰릴미"로 되뇌는 정상윤의 나.

끔찍하게 매력적이다.

다만 송원근 "그"와 미묘하게 발란스가 안 맞는게 아쉽다.

송원근 "그"가 결코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보여지는 이미지 때문일까?

송원근의 얼굴이 너무 작고 아이들스러워서 오히려 "그"보다는 "나"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두 배우가 비슷한 연령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연하 페어를 보는 느낌이다.

(당연히 정상윤이 연상이고, 송원근이 연하)

정상윤은...

이 작품에 남다른 예정이 있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연기가 가능할까?

그가 "아니, 아니, 아니"를 세 번 반복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는다.

목소리톤과 감정이 전부 다 다르고 게다가 뭔가 조여오는 느낌은 점점 상승된다.

아! 도저히 피할 수 없겠구나... 라고 체념하게 만든다.

정상윤.

아주 압도적이었고, 주도적이었다,

<쓰릴미>의 "나"는 확실히 그가 갑이고 진실이다.

(그런데 정상윤 손, 괜찮을까?)

 

송원근의 그는,

나쁘지 않았다.

어려운 작품이고, 처음 그 역할을 한다는 걸 감안하면

작품 해석도 좋았고, 인물도 잘 만들었다.

단지 그가 너무 아이돌스러운 외모를 가졌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아이를 유괴하는 장면은 엄청나게 스타일리시하다.

이렇게 스타일리시한 사람이 유괴를 하면 금방 범인으로 지목돼 곧 잡히고 말 것 같다. (ㅠㅠ)

그리고 "그"가 바닥에 눕는 장면은 난감하다.

그 이후 "나"가 대사할 때 "그"의 모습이 너무 애매해져 버린다.

인물도 아니고, 배경도 아니고, 상황도 아니고, 심리도 아니고...

(이건 배우가 감당할 몫이 아니라 순전히 연출이 감당할 몫이다!)

만약 송원근 "그"가  정상윤 "나"가 아닌 다른 "나"를 만난다면!

송원근의 말대로 이 작품은 그의 터닝포인트가 되고도 남겠다.

정상윤이 좀 애매해지긴 하는데 크로스 캐스팅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반 이후 새로운 캐스팅이 발표된다고 하니 그것도 기다려보고!

 

무대를 2층으로 분리한 건 좋았는데

사각의 링을 연상시키는 메인 무대는 너무 낯설다.

그와 나를 졸지에 피튀기며 사생결단으로 싸워야하는 파이터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서...

게다가 바닥과 높이도 꽤 있어서 배우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 몰입도를 방해한다.

그 메인 무대의 바닥이 슬라이딩으로 열리는 건 개인적으론 최악이었다.

차라리 메인 무대가 아예 좌우로 확 벌어지면서

가운데 공간을 완전히 들어냈다면 좋았을텐데...

직선으로 교차하면서  조명은 정말 좋았다.

인물의 심리에 따라 배우의 얼굴에 조명을 바로 비춰서 명암의 효과를 살린 건 기가 막히다.

소리의 효과를 위해 일부러 바닥을 나무로 처리한 것도 신선하다.

개인적으로 2010년 무대에 올해 조명을 적용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빛과 소리.

이 둘의 절묘한 조화가 이번 공연 표현의 핵(核)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무지 남성적이고 치열하고 저돌적이었다.

(사각의 링은 그런 의미였을까???)

 

피아니스트 신재영.

조금 삐걱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멋진 스토리텔러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2층에 있는 피아노의 위치가 좀 애매하긴한데

오히려 그 위치가 제 3의 인물(파아니스트)이 둘의 관계를 훔쳐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였나?

문득 피아니스트도 인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그곳에서는 지금 두 개의 진술이 함께 진행되는 중인거다.

음성으로만 들리는 두 사람에게 하는 가석방을 위한 심의 진술과

피아노 선율로 상징되는 제3의 인물에게 고백하는 진짜 진실.

story in story.

아니, 어쩌면 정말 그런지도....

 

여전하구나,

이 작품!

나를 또 다시 thrill하게 만들 작정인가보다

Thrill M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3. 08:23

<아르센 루팡>

일시 : 2013.02.14. ~ 2013.05.05.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원작 : 모리스 르블랑 <괴도 신사 아르센 루팡>

작곡 : 서정은

대본 : 오은희

연출 : 이종석

안무 : 오재익

제작 : PMC 프로덕션, (주)인터파크씨어터

출연 : 양준모, 김다현 (루팡) / 서범석, 박영수 (레오나르도)

        안유진, 선민 (조세핀) / 송원근, 강성 (이지도르)

        배다해, 문진아 (넬리), 김민수, 이기동, 정진호 외

 

창작 뮤지컬 <아르센 루팡>

제작사도 맘이 들었고 무엇보다 출연진에 대한 믿음이 컸다.

그래서 기대감을 가지고 프리뷰를 예매했었는데 일이 생겨 그만 취소했었다 .

그런데 참...

그 이후로 계속해서 안 좋은 후기들만 올라오는 거다.

학예외 같다는 둥, 산만하다는 둥 올라오는 후기들마다 대략 난감했는데

동영상으로 본 넘버는 또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랫동안 결정을 못하고 고민했다.

그래도 초연이 재연보다는 확실히 더 좋더라는 그간의 경험도 무시하기 힘들었고... 

그러던 중, "아듀 루팡" 할인이라는 게 생겨 맨 앞 줄을 3만원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가격으로 예매했다.

프리뷰 40% 할인보다 더 파격적인 할인!

예매를 하면서도 좀 안타깝고 씁쓸했다.

(창작뮤지컬 정말 잘 되야 하는데...)

 

보고 난 느낌은,

우려했던 게 무안할만큼 좋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은 정말 아름답다.

이런저런 평가들때문에 기운이 많이 빠졌을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배우들의 힘이라는 게 절대로 무시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작품의 성공 여부와 배우의 몰입도는 참 다르구나 싶다.

이야기 전개가 산만하다는 평도 많은데 나는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장면 전환이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배우들의 의상도 괜찮았고

제브르 장관이 몰락하는 마지막 장면에서의 셋트는 좀 엉성했지만

무대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영상은 살짝 조악하긴 했지만...)

특히나 넘버는 정말 훌륭했다.

좋은 곡들이 정말 많다. 

루팡의 솔로곡 "검은 그림자"와 "내 안의 나"도 좋았고

레오나르도와 조세핀의 듀엣곡 "너를 위해"도 아주 좋았다.

배우들의 넘버 소화력도 꽤 좋았고!

 

양준모 루팡은,

연기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노래는 이상하게 임펙트가 강하지 못하다.

넘버소화력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성량이나 스킬이 예전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오페라의 유령> 이후에 양준모의 무대를 보면서 이런 느낌을 자주 받아서

개인적으로 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때때로 노래에 힘을 너무 많이 주는 것 같기고 하고...

너무나 애정하는 배우이기에 더 빡빡해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 빨리 나타나면 좋겠다.

 

오랫만에 무대에서 만난 이기동과 김민수 배우의 활약에는 박수를 보낸다.

연배있는 배우들이 제 역할로 무대를 채우는 보면 왠지 뭉클해지면서 뿌듯해지는걸 보니

나도 확실히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넬리 배다혜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다른 배우들과 노래할 때 소리가 묻히는 게 흠이지만

뮤지컬 배루로서 성실히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조세핀 선민과 이지도르 송원근도 역할과 전체적으로 잘 어울렸다.

이 작품을 보고 송원근의 차기작 <쓰릴미>도 궁금해졌다.

 

그래도 역시나 이 작품에서 누구보다 가장 눈에 띈 배우는 레오나르도 박영수!

서울예술단 소속으로 알고 있었는데 프리 배우가 좼나보다.

예전에 <바람의 나라>에서도 인상적이여서 눈여겨 봤뒀었는데

어느 순간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궁금해하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줄이야!!!

노래 실력도 엄청나게 좋아졌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엄청난 내공을 쌓은걸까?

액팅과 표정, 성량과 톤 전부 아주 좋았다.

박영수!

아무래도 이 녀석이 조막간 뮤지컬계의 핵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정말이지 엄청난 가능성과 엄청난 색깔을 품고 있는 배우다.

(이 녀석을 주목하라!)

 

<아르센 루팡>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이 작품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배우들의 힘도 좋았고,

(만약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뮤지컬 넘버들도 괜찮았고

서툴지만 대형 창작뮤지컬로 여러가지 과감한 시도를 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영수라는 배우를 재발견할 수 었었다는 게 아주 결정적이다.

3만원으로 관람하고 나오기가 왠지 참 미안했던 그런 작품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제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내라!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