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0. 10. 21. 05:52


일 시 : 2010.10.07 ~ 2010.10.24.
장 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원 작 : 정유정
극 본 : 고연욱
연 출 : 김광보
출 연 : 김영민, 이승주, 이남희, 윤영걸, 손진환, 이용근, 
         문욱일, 박노식, 강   일, 윤다경, 정승길, 권택기, 
         백지원, 최현숙, 김송일, 김순애, 최하영

제 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었던 정유정의 소설 <내 심장을 쏴라>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인데 연극으로 만든다는 소리를 들어 기대하고 있었다.
내년 개봉 예정으로 영화로도 만들고 있다는데...
특별한 느낌을 갖게 했던 건 공연하는 장소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드라마센터에서 다른과랑 연합으로 철학 수업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졸업하고 거의 10년이 지난 후에 드라마센터를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연극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전무송, 전양자, 박상원이 출연했던 <세일즈맨의 죽음>이었다..
그때도 학교는 이미 용인으로 이전했지만 드라마센터 여전한 모습이라 놀랐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드라마센터도 여전히 똑같더라.
로비는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해보이긴 했는데
극장 내부는 의자가 교체된 것 말고는 별로 바뀐 게 없다.
특히나 로비에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쌀쌀한 날씨에 밖에서 기다리느라 많이 추웠다.
연극도 기대됐지만 오랫만에 모교를 찾은 마음에 구석구석 돌아다녀봤다.
참 많이 변했다.
창작 수업을 듣기 위해 숱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던 계단들과
축제때마다 각과의 천막으로 안 그래도 좁았던 뒷뜰(?)이 빽빽해졌던 모습.
또 거기서 전을 부치고 골뱅이를 무치돈 어설픈 모습들이 떠올라 웃었다.
(그때 나 하트 모양 전 부쳐서 팔았는데...)
매점이 있던 자리는 황량해졌고...
하긴 내 추억과 기억도 황량해지긴 했다.
뭐 벌써 20여 년이 다 되가고 있으니...



연극은 출연 배우만으로도 탐이 났다.
무대는 정신병원인 수리 희망 병원 502호
오랫만에 무대에서 보는 김영민이 주인공 이수명으로
신인 이승주가 또 다른 주인공 류승민으로 나온다.
거기다 연극 이(爾)의 연산군 이남희가 최간호사로
"향숙이 이뻤다"라는 대사 하나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박노식,
개인적으로는 연극 <짬뽕> 이후에 정말 오랫만에 본 윤영걸,
그리고 손진환, 이용근까지...
어디서 이런 배우들을 다 모았나 싶게 출연진이 좋다.
아마도 김광보 연출의 힘이 컸으리라.
그의 섬세한 연출은 연극계에 이미 정평이 나있다.
거기다가 최상의 콤비라고 불리는 고연욱 극본과의 세 번째 작품.
김광보의 연출은 항상 그렇듯 나쁘지 않다.
애매한 극장때문에 공간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게 솔직히 치명적이다..
그걸 스크린으로 어찌어찌 대처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조잡한 스크린 때문에 오히려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자주 고민하게 한다.
비전문가적인 소견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벽 전체를 스크린처럼 이용하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페러그라이딩 장면은 극에서 아주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부분인데
스크린에 무더기로 날아가다 점점히 사라지는 모습은 너무 작위적이라 보기가 불편했다.
그래도 스크린이 요트 장면에 비하면 이건 양반이다.
솔직히 이 장면은 대략 난감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열악한 무대 상황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았다.
이 연극.
참 극과 극의 평가가 엇갈리는 작품이겠다 싶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극 자체가 산만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남희가 연기한 최간호사의 어투가 거슬렸을지도.
그런데 나는 최간호사 캐릭터가 너무 맘에 들었고 극에 딱 맞는 어투였다고 생각한다.
사무적이고 변화가 전혀 없는, 시종일관 같은 톤을 유지하는 대사들,
어떻게 보면 첫무대를 선 초보 배우같은 어투기도 하다.
그런데 극의 중간 중간 이 어투들이 아주 살짝 무너질 때가 있다.
대비되는 그 순간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배우 이남희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정말 너무 심하다 싶게 어려 보이는 배우 김영민.
불혹의 나이에 외형적으로 25살의 공황장애 역할이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
본인도 이런 얼굴이 한방에 간다고 걱정하던데
나도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도대체 배우 김영민이 언제쯤에 나이가 들어보일지가...
<추적>에 이어 두번재 연극 무대였던 탈렌트 이승주의 연기도 놀라웠다.
기라성같은 연극 배우들 앞에서 제 몫을 너무 잘해내더라.
자칫하면 코믹하고 우습게 보일 것 같은 엔딩의 패러그라이딩 장면도
본인이 워낙 진지하게 연기해서인지 몰라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딕션과 톤이 좋다.
드라마로 돌아간다면 두 편의 연극이 확실히 그에게 좋은 자산이 되주겠다 싶다.


전부 21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 중에 제대로 된 대사조차 없는 배우들이 상당수다.
대사없이도 2시간 동안 계속 정신병자 연기를 해야했던 배우들.
아름답다는 생각을 할만큼 그 모습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연극은 기대했던 것 만큼 잘 나오진 않았다.
결말은 다소 신파적이이고 매우 교훈적(?)이다.
절규하듯 소리지르는 수명의 대사!
"날 쓰러뜨리고 싶다면 내 심장을 쏴라. 그렇지 않으면 난 절대로 안 죽어!"
그래도 이 소설 자체를 연극으로 만든 것 자체가는 정말 장하다.
영화는 모르겠지만 연극적으로 풀어내기가 참 난해했을텐데...
아마도 연출의 힘, 배우의 힘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이 연극에 김영민이나 이남희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객석이 휑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왠지 씁쓸하다.
아무래도 내게도 "트위스트 어게인"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심장이 뛰는 소리!
나도 정말이지 미치게 듣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세상 모든 기운을 담고
모든 세상을 향해 부지런히 항해하는
태아들의 심장



작은 심장 안에서
더 작은 판막들이
열심히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보면
그 뛰는 속도만큼 기특한 마음도 함께 뜁니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혼자 알아 길을 열고
길을 찾아가는 신비한 생명의 고동



이 길 안에
태아는 바른 마음, 선한 마음.
그리고 옳은 마음을 새깁니다.



당신 생명에게 말해주세요.
네 길이 세상 모든 길의 시작이라고.
당신의 목소리가
또 다른 길이 되어
당신 생명과 함께 항해할 수 있도록...
Posted by Book끄-Book끄
모든 생명은 축복이며
기쁨입니다.
열심히 힘차게 뛰고 있는
태아의 심장을 보고 있으면
그 작은 몸 안에 숨어있는 힘의 비밀이
궁금해집니다.



그 작은 심장 안을
꽉꽉 채우고 있는
부지런한 생명의 움직임
어느 한 곳도 비워두지 않고
구석구석
힘찬 박동을 보냅니다.



심장 안의 피는
잠시도 힘참을 잃지 않고
대동맥을 통해 온 몸으로 그 푸른 생명을 전합니다.
길고 긴 피의 길...
막힘없는 생명의 길을 향해
태아는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순환합니다.



머리로 향하는 세 갈래 혈관길
태아의 머리는
그래서
항상 따스함을 느끼고 사랑을 배웁니다.
기억하고 있겠죠?
매 순간순간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모든 태아의 작은 숨결
모든 태아의 작은 박동
모든 태아의 작은 움직임
그 하나 하나가
모두 기적이고 전설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동영상으로 본 태아 심장입니다.
열심히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 뛰고 있죠?
저 작은 몸으로
엄마에게서 받은 귀한 생명을
구석구석 보내고 있습니다.



생명은,...
줄 수 있음으로 행복을 느끼고
받음으로 최선을 다합니다.



태아는 심장으로 말을 합니다.
건강하다고...
엄마 품에 있어 다행이라고....
엄마의 아기라 행복하다고...

귀 기울여 주세요
아기는 심장으로도
언제나
당신만을 부릅니다.



1분,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150번 당신을 부릅니다.

그리고
당신을 부를 땐,
태아는 결코
지치지 않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12주 된 태아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임신 10주 이하는 "배아(Embryo)" 라고 부르고
10주가 넘어가면 드디어 "태아(Fetus)" 라고 부릅니다.
10주를 전후로 해서 장기형성이 전부 이루어지죠.

12주의 태아라면,
이제 모든 부분들이 다 생겼겠죠?


벌써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길이(CRL : Crown Rump Length)
7 cm이 넘어갑니다.
물론,
각 장기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

   
                                                     <심장>


                                                         <위>

                                                      <양쪽 팔>

                                                                   <양쪽 다리>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당신이 담고 있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사람은 왼쪽, 오른쪽 장기가
서로 구분되어 있는 것 아시죠?
가령,
심장, 위. 비장은 왼쪽에 위치하는 장기고
간, 담낭(쓸개)은 오른쪽에 위치하는 장기입니다.




정상적으로 심장(heart)은
흉부 횡단면에서 볼 때,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왼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위(stomch)도
복부 횡단면상 왼쪽에 위치하죠.
두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같은 횡단면에서
심장과 위는 함께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심장은 흉곽에 위치하고
위는 상복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당연히 같이 보일 수 없죠.



그런데,
이 사진은 좀 달라보이죠?
위와 심장이 같은 횡단면상에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장기인 심장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도 보이네요.

혹시 "횡경막"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세요?
흉부와 복부를 나누는 얇은 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횡경막에 문제가 생기면
초음파 검사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되는데
"횡경막 탈장(Diaphragmatic hernia )"이라고 말합니다.




이 모습은 사람을 등뼈를 따라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심장과 위 사이에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정상 횡경막입니다.
심장 아래 쪽으로 위가 자기 위치에
잘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시죠?




위의 사진에선,
횡경막 위쪽으로 위와 심장이 함께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흉부과 복부를 구분하는 횡경막에
구멍을 생겨
그곳을 통해 횡경막 아래에 위치해야 하는 위가
머리쪽으로 올라간 모습입니다.
위가 올라가게 되니까
원래 자리에 있어야 할 심장도 오른쪽으로 밀리게 됐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횡경막 탈장이 심할 경우에는
하복부에 위치하는 장까지도
올라올 수 있습니다.
복부장기가 흉곽으로 올라오면
폐 성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심할 경우 출생 시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심하지 않은 경우엔
분만 후 즉시 수술하게 되면 
예후는 비교적 좋은 편이예요...
(정도의 차이에 따라 물론 차이가 많이 나겠지만요...) 



Posted by Book끄-Book끄

32주된 태아의 초음파 모습입니다.
2009년 1월 8일 만난 천사...



심장안의 판막이 열립니다.
그 안으로 피가 흐르네요.
이 작은 움직임이 생명을 이룹니다.
아무리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제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건
모두다 기적이예요.



심장 안의 판막이 닫힙니다.
세상에 나와
받아들일 것과 거부할 것을
똑똑히 구별하라고
누군가 제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심장안 작은 떨림도
전부 신비고 배움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22쥬 된 태아의 심장모습입니다.
2008년 12월 17일 만난 천사...





꽁닥꽁닥, 쿵쿵
열심히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저는요~~~
음... 엄마 아빠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어요
무려 1분에 141번이나 뜁답니다.
저 정말 부지런하죠?




제 조그만 심장 안에
열심히 피가 움직이고 있어요.
제 박동 하나 하나에
정성껏 귀 기울이고 계시죠?

꽁닥꽁닥, 쿵쿵
제 대답이예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