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소피아 동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11.15 Turkey - 아야 소피아
  2. 2013.09.26 보수중인 아야 소피아
  3. 2011.09.15 터키 2 : 이스탄불 아야소피아 박물관(Ayasofya Muzesi)
여행후 끄적끄적2013. 11. 15. 08:30

노트르담 대성당보다 무려 700년이나 먼저 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아야 소피아.

실제 이곳 내부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통째로 들어앉을 수 있을 정도라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보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가늠이 안 될 정도다.

바닥에서 천정까지가 무려 55미터고

황금색 돔에 마흔 개의 서까래, 마흔 개의 아치형 창문을 가진 이곳은

내랑과 외랑 이중의 배랑 구조로 되어 있다.

신의 영역과 인간과의 거리를 단절시키겠다는 경건함의 의미였을까?

커다란 청동문을 모두 닫아버리면 실제로 이곳은 완벽하게 고립된 신의 세계가 될 것 같다.

실내 공간을 묘하게 중앙에 집중시켜 실제보다 훨신 더 넓어 보이게 만든 착시현상.

그 비밀을 알면서도 2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규모가 주는 압박감때문에 저절로 위축이 됐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곳곳이 보수 중이라서 원래의 그 규모를 명확히 알기는 솔직히 힘들다.

(이곳뿐만 아니라 이스탄불은 지금 현재 보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2년이란 시간이 참 짧다고 생각했는데 변화 앞에선 참 긴 시간이구나 깨달았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아야 소피아의 상들리에.

천장에서부터 내려온 줄에 매달려있는 상들리에를 보고 있으면

위태로움과 평화과 함께 느껴진다.

그리고 성모마리아상 옆에 있는 거대한 두 개의 동판.

암호에 가까운 이 문자는 마호메트와 알라의 이름을 아라비아어로 써놓은 것이란다.

그림에 가까운 이 문자를 앞에 두고 느껴야 하는 막막함은

두번째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감소되지 않았다.

읽을 수 없는 문자앞에선 어떠한 상상력도 감히 발동되지가 않는다.

암호같은 문자를 품고 싶다는 열망이 햇빛처럼 쏟아질 뿐...

 

 

아야 소피아의 모자이크화들.

여행을 계획하면서 망원렌즈를 굳이 구입했던 이유는 이 모자이크화들 때문이었다.

커다란 그림을 하나하나 채우는 섬세한 큐빅 조각들을 어떻게든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기독교 성당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면서 훼손된 시간의 조각들도 조금 읽어보고 싶었다.

회칠로 덮어져야만 했던 비밀의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고 버텨왔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그림 앞에서의 현실은

난독증으로 괴로워하는 한 인간의 무지뿐이었다.

이곳을 몇 번쯤 더 와야 이 비밀의 끝자락이 열리게 될까?

결국 2층 회랑 한쪽에 있는 단돌로의 무덤 (Henricus Dandolo)에 애궃은 하소연만 해버렸다.

 

신의 모습을 어떻게든 이미지로 그려내려했던 기독교와

인간이 감히 어떻게 신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이슬람 문화의 교차는

이 넓은 아야 소피아에 특징적인 흔적들을 곳곳에 남겼다.

신을 감히 표현하지 못하고 신이 창조한 우주의 아름다움을

글자와 기하학 패턴으로 표현한 이슬람의 흔적을 보면서

어쩌면 이들이 더 경외심 가득한 종교에 몰입했던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2층 갤러리와 돔에 숨어있는 모자이크들과 그림들을 보면서 카메라 셔터를 쉬지 않았던 건

최대한 기억해서 오래오래 각인시키고 싶어서였다.

특별한 조명 없이도 아치형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만으로도 빛나는 저 작은 조각들은

하나하나가 다 들숨과 날숨을 쉬는 생명체였다.

어쩌면 인간이 오랫동안 꿈꿔온 불사(不死)의 삶이 여기, 이곳에 담겨져있는 건 아닐까?

저 작은 조각마다 그 수만큼의 인간이 기록되어 있는것 같아 가슴 속이 뻐근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

나는 그걸 내내 읽고내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하나의 큐빅 조각이 되어 그곳에 박혀있고 싶었는지도...

 

아야 소피아.

그 자체가 하나의 위대하고 완벽한 경전인 곳.

나도 모르게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고 무릎이 꺾이는 곳.

그래서 누구라도 아야 소피아에 들어가면

자신만의 신과 대면할 수 있다.

그러니 부끄러움없이 기꺼이 마주볼 수 있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6. 05:47

조카들이 피곤했는지 늦잠을 잤다. 결국 한놈 호텔 조식을 먹었고 한녀석은 몰래 챙겨온 빵2개에 초코크림을 발라 먹이고 11시쯤에 숙소에서 나왔다. 아야 소피아 옆  봉고차에서 72 시간 유효한 통합 뮤지엄카드를 사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조카들에게 가이드급에 가까운 설명을 하면서 다시 돌아왔다는게 실감됐다. 돌아오다... 돌아오다... 참 애뜻하구나 생각하면서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가 혼재되어있는 아야소피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로 프랑스 노틀담성당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규모란. 게다가 노틀담보다 무려 700 년이나 먼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외랑과 내랑을  지나가면서부터 느껴지는 엄청난 규모가  주는 위용감은 무신론자조차도 신을 찾게 만들 정도다.도대체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엄청난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아야소피아 하나만으로 나는 이스탄불이 가슴에 사무친다. 훼손된 모자이크화도 가슴이 아리고 보수때문에 공간의 반이 가려진것도 가슴에 사무친다. 줌렌즈로 모자이크화 하나하나를 당겨찍으면서 혼자 또 다시 가슴이 아팠다.  

아야 소피아를 나와서 시티투어버스를 탈까하다 2년전에 샀던 아빌을 충전해서 트램을 타고 에미노뉴 항구로 갔다.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타기 위해서! 트르욜을 탙까 하다가 가까운 곳에 있는 크루즈를 1인당 10리라씩 주고 땄다.보스포러스 크루즈를 탈 땐 탑승방향이 아주 중요한데 꼭 배진행방향의 왼편으로 타야 뷰가 좋다. 2년전엔 그걸 모르고 반대로 타서 거리가 너무 멀었다.이번엔 완전 성공! 조카들이 이모랑 설명을 다해주니까 가이드가 필요없어서 좋단다. 갑자기 꽃할베의 이서진이 된것 같은 이 느낌은 뮈지? 조카들짐때문에 어깨도 무너지고...

크루즈에서 내러 고등어캐밥을 사쥤더니 처음엔 인상을 쓰더니만 먹어보고는 이때까지 먹은 것 중에서 제일 맛있단다. 아무래도 내일은 에밀 아저씨 고등어케밥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트램을 타려고 기다리다 에미노뉴 근처 예니 자미도 들어가보고 바로 옆에 있는 이집션 바자르까지 들넜다.조카들이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고  엄마아빠 드릴 로쿰도  샀다.설탕이 들어간건 많이 저렴한데 부모님 드릴거라 꿀로 만든 로쿰을 샀다.포장하면서 아저씨가 계속 로쿰을 잘라서 먹어보라고 줘서 그걸로도 배가 찰 정도. 근데 그 아저씨 정말 서비스정신 정말 엄청나더라. 덕분에 좋은 제품을 기분 좋게 잘 구입한것 같다. 술탄으로 돌아와 환전도 하고 공항픽업 시간지정도 하고 맛좋은 애플티도 얻어먹고 로칸타에 들러 저녁을 테이크아웃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좀 늦게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래도 아주 알뜰하게 보낸것 같다.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서 톱카프 궁전을 가야하는데 조카들이 협조를 해줄까? 지금부터는 내일 일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15. 08:37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달려나와 찾아간 첫번째 장소!
성소피아 성당으로 불리기도 하는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품 아야소피아.
서기 325년 건축을 시작해서 360년 완성된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으로 숭배받았던 성스러운 곳이다.
중간에 화재와 혁명으로 소실돼 416년. 537년 두번의 재건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게 되었단다.
게다가 한때는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는 비운을 겪었고
그때 벽면의 성화 모자이크들이 회벽으로 덮이면서 훼손되고 말았다.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규모에 일단 압도당한다.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묘한 대치와 융합은
신묘하고 장엄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눈으로 실제 보고 있는데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도대체 이 거대한 건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거대힌 중앙 돔을 중심으로 커다란 원판에는 이슬람 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 위에는 기독교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천장에는 성모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훼손된 미카엘 천사가
왼쪽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그려져 있다.
미흐람 옆의 계단은 설교단인 뮘베르 (Mimber)이고 왼쪽은 술탄이 앉던 자리다.
1층 본당 한켠에는
"마리아의 손 모양" 또는 "땀 흘리는 기둥"이라고 불리는 기둥이 하나 있다.
기둥의 움푹 패인 곳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손을 떼지 않고 원을 그리면 소원이 이루어 진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는지 동판이 다 반질반질하다.
(소심한 여행자도 한 번 시도해봤다. 되더라... ^^)




손상이 심하긴 하지만 책에서 봤던 유명한 모자이크가 그려져 있는 곳이 바로 아야소피아다.
2층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천국의 문"을 지나면 볼 수가 있는데
예수를 중앙에 두고 오른쪽엔 세례 요한이 왼쪽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그 옆에는 요하네스 2세와 황후 이레네가 마리아와 예수에게 공물을 바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훼손이 심하긴 하지만 저물어가는 저녁햇살 속에서 보는 모자이크화는 
장엄한 성스러움이 느껴졌다.
1층 출입구 뒤쪽에 있는 프레스코화를 놓치는 관람객이 많았는지
거울을 통해 볼 수 있게 만든 배려에도 감동받았다.
덕분에 가던 길을 돌아서 한참을 바라봤다.







터키에 있는 동안 종교의 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우스개 소리로 본전의 힘으로 여행을 하노라고 말했는데
본전의 힘은 종교의 힘에 비하면 힘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확실히 종교는 가장 무서운 무기이자 권력이다.


4개의 미나레는 모양이 달라서 궁금해했는데
각각 다른 술탄에 의해 세워져서 그렇단다.
미나레도 그렇지만 건물 안과 밖이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내가 지금 같은 건물을 보고 있는 건가 수없이 의심했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외경심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외경심은
정확히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 동일하지 않다.

터키는...
참 묘한 곳이다.
가기 전에도 막연한 신비가 있던 곳이었지만
가서 직접 눈으로 보는데도
신비감이 여전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도 그 신비감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 나라는 도대체 나를 어디까지 끌고 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