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9. 2. 11. 14:04

 

<지킬 앤 하이드>

 

시 : 2018.11.13. ~ 2019.05.19.

장소 : 샤롯데 씨어터

원작 : 로버트 스티븐 <지킬 앤 하이드>

극본, 작사 : 레슬리 브리커스 (Leslie Bricusse)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Frank Wildhor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지킬&하이드) / 윤공주, 아이비, 해나 (루시) / 이정화, 경아 (엠마)

        김도형, 이희정 (어터슨) / 김봉환(댄버스 경), 강상범, 홍금단, 이창완, 이상훈, 이용진, 김이삭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터테인먼트

 

인간의 이중성.

요즘 심리적으로 내 상태는 지킬이 아니라 하이드에 가깝다.

그런 생각이 든다.

지킬이 선(善)이고 하이드가 악(惡)이라는게 정말 맞는건가....하는 생각.

지킬은 고전적인 지식인의 전형이다.

무슨 이유였을까?

지킬이 첫넘버 "I Need to Know"의 가사가 유난히 송곳처럼 가슴에 박혔다.

" ......... 알길 원해,

 왜 인간은 본능 속에 악한 것에 유혹당해.

 끝내 스스로 영혼을 태우는가.

 알아야 해, 그 진실을.

 신이시여. 내 길 이끄소서, 내 눈 밝혀주소서 

 나는 가리라 당신의 뜻과 함께

 가야만 해. 그 숨겨진 빛을 향해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오직 나만이 가야 할 험난한 길

 나는 가리, 알아야 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저지른 오류와 똑같은 오류를 범하는 지킬.

도덕적으로 자신과 다수의 위선가들과는 다르다 그의 확신은

그 자체가 아주 위험한 자만이고 오만이다.

인간은 그냥 인간일 뿐.

악한 것도 인간이고, 선한 것도 인간이다.

정직함으로 따진다면 달의 뒷면인 하이드가 더 진실된다.

왜냐하면 그의 악은 어느정도는 단죄의 의미가 담겨있으니까.

그게 살인의 방법이 아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확실히 드라마틱한 전개는 불가능했겠지만!

요즘은 가끔씩 하이드를 꿈꾼다.

어렸을때 투명인간을 꿈꾸듯 그렇게 하이드를 꿈꾼다.

확실히...

문제가 있는 정신상태다.

 

조승우는,

이 작품에 관한 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작품과 인물 모두를 자유자재로 주무르고 있다는 느낌.

연기자가 왜 연기를 잘해야 하는지를 백과서전적으로 보여주는 배우다.

계산됨직한 강약과 악센트는 듣고, 보고, 느끼는 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봐도 너무 봤다 싶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승우라는 배우의 연기때문에 또 다시 리셋이 된다.

지킬보다 다 고집스럽고,

하이드보다 더 무시무시한 배우.

아이비는 이쯤되면 가수보다는 뮤지컬배우라는 해야 맞을것 같다.

게다가 아주 질힌디.

연기도, 노래도 다.

실력만큼이나 역대 최고의 미모를 발산하는 루시 ^^

민경아 엠마는 기복이 좀 있는것 같고

루시와의 듀엣곡 " In HIs Eyes"에서는 소리가 뚫고 나오지 못해 좀 아쉬웠다.

어터슨은 개인적으론 김도형이 더 좋더라.

이희정 어터슨은 살짝 too much 해서...

 

사실 요즘 모든게 심드렁이다.

이것도 한 달 전에 본 걸 지금에서야 쓰는 중이다.

아마도 무미건조한 심드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9. 6. 14:47

 

<벤허>

 

일시 : 2017.08.24. ~ 2017.10.29.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원작 : 루 윌리스 (LEW WALLACE)

극작, 작사, 연출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안무 : 문성우, 홍유선

출연 : 유준상, 박은태, 카이 (유다 벤허) / 박민성, 민우혁, 최우혁 (메셀라) / 아이비, 안시하 (에스더)

        남경읍, 이희정 (퀸터스), 서지영(마리암), 김성기(시모니테스), 이정수(빌라도) 외

제작 : 네오프로덕션

 

왕용범, 이성준이 <프랑켄슈타인>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창작 뮤지컬 <벤허>

요즘 이 두 사람을 콤비라 지칭해도 무방할 것 같다.

사실 난 왕용범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지나 못지 않은 배우 돌려막기도 싫고,

아이돌을 대거 출연시키는 것도 싫고,

배역 하나에 다섯, 여섯 명의 배우들이 출연시키는 것도 싫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개그코드도 다 싫다.

내가 생각하는 왕용범 최고의 작품은 역시나 <프랑켄슈타인>

그런데 이 작품은 <프랑켄슈타인>보다 준비기간이 훨씬 더 걸렸던다.

출연 배우들도 소위 말하는 맏고 보는 배우들이고

그 배우들이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 보지 못한 작품이 탄생했다면 호언장담도 했다.

(절대 지치지 않는 유준상의 눈부신 솔선수범 홍보력 ^^)

 

프리뷰를 본 느낌.

일단 1막은 너무 연극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아 지루하진 않았지만 넘버가 너무 적다.

1막에서 기억나는 곡은

에스터 아이비가 부른 솔로곡 "그리운 땅"과

박은태 벤허와 에스터 아이비가 부른 "카타콤의 빛" 두 곡.

1막 엔딩곡 "운명"은 JCS의 "게세마네" 못지않은 드라마틱한 넘버일거라 예상했는데 살짝 의외였다.

너무 정적이라고 할까?

유다 벤허가 분노와 고통을 삭여도 너무 속으로 삭이는 느낌.

<프랑켙슈타인>의 괴물처럼 외적으로 더 폭발해줬으면 싶었다.

1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건 에스더역의 아이비.

"그리운 땅"은 성량도, 목소리톤도, 감정도 정말 다 좋았다. 

 

2막은 1막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긴한데

어딘지 JCS와 <프랑켄슈타인>과 자꾸 겹쳐진다.

누군가는 유다 벤허가 예수와 마주하는 장면이 예수와 예수와 만나는 것 같았다고 하던데

내가 딱 그 느낌이었다.

벤허가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괴물이 소환되고...

사실 이건 작품의 문제는 아니다.

벤허역의 박은태가 JCS에서는 "예수"를,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괴물"을 했기에 체감되는 기시감이다.

두 작품 다 워낙 임펙트가 강해서 무시할수가 없다.

그걸 극복하는게 이번 작품에서 박은태가 넘어야 할 난관이지 싶다.

무대는 프랑켄슈타인 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고,

안무는 좀 허접했다.

특히 2막 시작의 밸리댄스는 좀... 심각...

개인적으로 전차경주가 어떻게 연출될까 정말 궁금했는데

이게 최선이었을까 싶다가도 이게 최선이겠구나 싶었다.

단지 메셀라가 벤허의 전차에 손을 써둔게 표면화되지 않은건 좀 아쉽더라.

메셀라가 전차에서 떨어지는 장면도 좀 그랬고...

(그렇다고  이 장면을 실감있게 하라는 것도 좀 그렇긴 하다)

 

JCS와 프랑켄슈타인의 기시감을 떨쳐버리려면

아무래도 카이나 유준상 캐스팅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현재까지는 난 좀 애매한 쪽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 6. 16:11

 

<AIDA>

 

일시 : 2016.11.03. ~ 2017.03.11.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곡 : 엘튼 존

작사 : 팀 라이스

대본 : 린다 울버튼, 로버트 폴스, 데이빗 헨리 황

연출 : 박칼린 / 협력연출 : 키스 배튼

출연 : 윤공주, 장은아 / 김우형, 민우혁 (라다메스) / 아이비, 이정화 (암네리스) / 성기윤, 박성환 (조세르)

        강은일 (메렙), 김덕환(아모나스로), 김선동 (파라오) 외

제작 : 신시컴퍼니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뮤지컬 <아이다>가

2016년의 마지막 관람작이 됐다.

다행히 낮공연이 내가 원했던 캐스팅이어서

관람후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연말연시 혼잡도 피할 수 있었다.

박성화 조세르가 강하고 못되게 보이지 않은 것과

강은일 메렙의 발음이 계속 신경 쓰였지만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2막 시작하고 잠시 뒤에 당당하게 울린 앞 열 핸드폰 벨소리는 재앙이었지만...)

암네리스 공주역의 아이비도 좋았다.

하지만 이 역할은 누가 하든 정선아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 같다.

김우형 라다메스는 역시나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로 중심을 잡아줬고

장은아 아이다는 연기적인 부분은 아주 살짝 미숙하긴 했지만 노래는 좋았다.

장은아 아이다를 보면서 두 가지 느낀게 있었는데

노래 참 잘한다는 것과 아이다 넘버가 정말 힘들고 어려운 넘버들이구나 하는거였다.

노래 잘하는 장은아임에도 불구하고 힘겨워하는게 보여 좀 걱정이 됐다.

(공연기간이 꽤 길어 몸관리 정말 잘해야 할텐데...)

 

이쯤되면 좀 덤덤하게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작품은 전혀 덤덤해지지 않을 작정인가보다.

몇 번이나 감정적으로 동요가 돼 눈물이 흘렀다.

그냥 뭉클하게 파고 들어서...

 

운명이라는거.

어쩌면 정말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