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0. 4. 26. 05:44


일    시: 2010.04.21. ~2010.06.13.
장    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작    곡 : 프랭크 와일드혼 / 연   출 : 로버트 요한슨
casting : 몬테크리스토 백작(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메르세데스(옥주현, 차지현)
             아베 파리아(조원희, 이원근),
             몬데고(최민철, 조휘),
             빌포트(조순창), 당글라르(장대웅), 
             알버트(김승대, 전동석) 그 외...


<2010.04.21. casting>

몬테크리스토 : 류정한 / 메르세데스 : 옥주현
아베 파리아   : 조원희 / 몬데고       : 최민철 
알버트          : 김승대

첫공을 아무 망설임 없이 선택한 건
오로지 이 사람,
뮤지컬 배우 "류정한" 때문이었다.
조금 쉬고 싶었는데 뮤지컬 넘버가 너무 좋아  휴식기를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작품.
그리고 무엇보다 <지킬 &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니
그로서도 역시 탐나지 않을 수 없었겠다.
<영웅>에 이어 <라만차> 서울 공연과 지방 공연을 다니느라 참 지쳤을텐데...
그를 또 다시 불러들이는 무대 때문에
그의 매니아들 역시 또 다시 기꺼이 좌석쟁탈전을 준비한다.
(클릭이 빠른 자, 가까이서 그를 보리니...)



개인적으로는 옥주현의 뮤지컬 무대를 처음 봤다.
감정연기도 나쁘지 않고 노래도 잘 하는 건 정말이지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이상하지?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약간 들떠있고 그리고 숨소리가 너무 크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의 어머니를 보는 것 내겐 좀 당황스러운 모습이다.
(그냥 내내 여자이기로 선택한 거라면 할 말이 없지만...)
오랫만에 본 최민철의 무대는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하겠다.
캐릭터 설정을 그렇게 한건지,
아니면 그가 현재 좀 방황(?)하는 중인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올려진다고 했을 때
일부러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 5권을 찾아 읽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성이 갸륵하다)
그런데 원작을 괜히 본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원작과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3인의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그런데 이 사진들 다들 좀 심하시다... ^^


알렉상드르 뒤마의 결말은 메르세데스와 에드몽 당테스의 헤피엔딩이 아니다.
당테스는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다시 배 위에서 길을 떠난다.
그의 곁에는 메르세데스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다.
지조없는 남자라고?
아니! 원작을 읽으면서 나는 그 결말이 몹시도 좋았다.
그리고 그가 모렐 선주의 아들 막시밀리앙에게 남긴 편지의 마지막 구절이
결국 이 이야기의 모든 걸 대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뮤지컬에서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같은 존재인 막시밀리앙이 등장하지 않는다)

"...... 인간의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는 이 문장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냈다.
극의 내용에 맞게 조금 더 극적인 문장으로 말이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

그러니까 이 뮤지컬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연하지!
정의로 사랑을 통합하긴 힘들겠지만
사랑으로 정의를 통합하긴 훨씬 더 드라마틱 할테니까...


                    연출가 : 로버트 요한슨                         메르세데스 옥주현,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뜬금없는 배역과 내용에 원작을 읽은 나로서는 처음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너무 과하게 코믹한 설정으로 나오는 파리아 신부,
(원작에선 이 사람은 현자, 석학자의 이미지였는데.... 쩝!)
이프 감옥에서 탈출에 성공한 당테스를 구출하는 배가 해적선이라는 설정,
거기다가 그 해적선의 선장인 루이스 밤파가 여자로 나오는 장면
그리고 원작에 없는 이름 "발렌타인"까지...
(이건 너무 달콤하쟎아~~~)
참 많은 창조적 과정으로 거쳐서 뮤지컬이 탄생된 셈이다.
여기에 당테스와 몬테고가 뮤지컬에서처럼 친구 사이가 아니라
몬테고가 메르세데스의 사촌오빠로 원작엔 나온다면 좀 놀라울까???
(뭐, 18세기엔 근친의 성행했으니까...)
그리고 알버트는 몬테크리스토의 아들이 아니라
몬데고의 아들이 맞다고 말한다면...
(에이. 그만 할란다~~)


                                                                               2장의 사진 출처 : 건승정한 ^^
뭐 어쨌든 좌우지간,
작품 자체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문제는 공연장이 아주 확실하게, 너무도 완벽하게 나쁘다는 거다.
왜 하필 "유니버설아트"냐고 고개를 저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공연장의 열악한 조건이 공연의 감동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반감시킬 수 있는지
절실히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나, <삼총사>와 <살인마 잭>을 모두 넘겼다. 유니버설아트라서...)
내 귓 속에는 아직도 삐그덕거리며 완전 100% 수동으로 설치되던 
무대셋트들의 소음으로 가득하다.
(열심히 무대 설치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발소리 무지 크다고 말한다면 내가 죽일년인가?
 암튼 출연료는 제일 많이 주어야 할 것 같아. 어쨌든 제일 많이 무대에 등장하니까...)
이 공연장의 총체적이고 절대적인 난국이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길 나는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몬테크리스토가 고향으로 돌아와 처음 연회를 여는 장면에서
(정확히 말해서 빨간색 망토를 휘날리며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장면)
살짝 미스코리아 Feel이 느껴지는 건 나 혼자만이었을까?
(여러분! 아름다운 밤이예요~~~)
아무튼 이 작품을 위해서
마흔이 넘은 몸을 이끌고 멋지게 힘준(?) 복근을 보여준 류정한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잘하면 머지 않아 화려한 "액션 히어로"로 등극하지 않을까???
결투 장면은 정말 실감나더라.
(그것도 매번... 이 뮤지컬, 칼싸움 정말 여러번 나온다)
배우들이 하나하나 정확하게 동작을 맞추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를 생각하니 대단하다 싶다.
저러다 다치는 건 아닌가 솔직히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큼 실감이 난다는 뜻 ^^
이 상태로 가다간 조만간 배우 류정한 배에도 멋진 리얼 초코릿 복근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

 
                                                       류정한, 차지연 <언제나 그대 곁에>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4. 16. 06:30

2002년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 탄생 200주년을 맞아서 믿음사에서 그의 대표작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 5권이 출판됐다.
프랑스에서는 <암굴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소설은 1845년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뒤마는 작품 <삼총사>, <철가면> 등도 역시 성공을 이뤘고 현재까지도 프랑스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알려져있따.
그의 아들 소(小)뒤마도 <춘희>로 유명한 작가다.
부전자전.
가끔 이럴 때보면 글솜씨도 되물림이 되는구나 싶어 부럽기까지 하다.

솔직히 말하면 5권이나 되는 이 책을 그것도 완역본으로  굳이 찾아서 읽게 된 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랑크 와일드 혼"의 새작품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위해서였다.
잘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점검 차원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완역본이 주는 재미는 특별했다.
그리고 절감했다.
제목을 아는 것과 내용을 아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솔직히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내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사람들이 제일 먼저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는 것 마냥 일종의 오류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오류.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파리 경찰청 기록보관소에 묻혀 있던 한 사건, 1807년 프랑스 남부 출신의 피코라는 한 청년이 영국 스파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던 실제 사건이 소설의 모티브다.
카페를 경영하던 마티외 루피앙이 피코와 그의 약혼녀 마르가리타와의 사랑을 시기한 나머지 친구인 피코를 모함한 것이다. 피코는 피에몬테에 연금되었다가, 프네스트렐의 한 성에 감금되었다. 거기서 그는 어떤 이탈리아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이 가족에게 버림받은 채 죽게 되자 피코에게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알려준다.
1814년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자유를 찾은 피코는 이름을 조제프 뤼셰르로 고치고, 보물을 찾은 후 파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마가리타는 이미 루피앙과 결혼한 뒤였다. 피코는 변장을 하고 체포 당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알뤼에게 접근하여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주면서 자신을 파멸시킨 사람들과 그 음모의 전말을 알아낸다.
그리하여 자신의 적들을 찾아 복수를 시작한다.
(소설과 완전히 똑 같은 내용...)
이 실제 사건은 소설 속에서 피코가 일등항해사 에드몽 당테스로, 이탈리아 죄수는 파리아 신부로 재탄생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 동안 지하 토굴에 감금되는 당테스의 삶,
이 소설은 모든 탈옥소설, 복수소설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5권의 완역본의 분량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정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유명한 영화 <빠삐용> 벼랑 끝 감옥도 이 소설에서 차용한 것이란다.
실제로 마르세유에 있는 이프 성에는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모습이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기도 하단다.
당테스가 갇혀 있던 토굴과 파리아 신부의 토굴, 그리고 두 사람이 오가던 비밀 통로와,
당테스가 시신을 넣는 부대에 담긴 채 바다에 던져졌던 감옥문도 그대로 만들어 있다니
소설의 인기의 정도가 어느 정도 실감이 되기도 한다.



4월 21일 시작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찾아 읽었는데 소설적인 재미가 참 많아서 즐거웠다.
소설 속에서 몬테크리스토는 복수만을 꿈꾸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신비에 가득찬 뱀파이어같은 그가 어떻게 뮤지컬에 그려질지
지금 상당히 궁금해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뮤지컬이 시작되는 첫날 확인하러 간다. 음하하)
더불어 죽어야 사는 남자 "류정한"의 모습도 궁금하고...
(류정한! 그는 뮤지컬 작품 속에서 정말 많이 죽었다.)



소설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모든 복수와 용서가 끝난 후 몬테크리스토는 막시밀리앙이라는 아들같은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한 통 남긴다.

"인간의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그런데 몬테크리스토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몬테크리스토"는 에드몽 당테스가 파리스 신부의 유언을 듣고 찾아간 섬 이름이다.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진 섬으로
그 뜻은 "그리스도의 산"이란다.
몰랐었는데 이름이 갖는 의미도 참 재미있다.
원작이 참 여러가지 재미를 내게 선사했다.
더불어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됐다.
결과가 궁금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