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9. 13. 08:10

 

<스위니토드>

 

일시 : 2016.06.21. ~ 2016.10.03.

장소 : 샤롯데씨어터

극본 : 휴 휠러 (Hugh Wheeler)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Stephen Sondheim)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에릭 셔퍼 (Eric Schaeffer)

출연 : 조승우, 양준모 (스위니토드) / 옥주현, 전미도 (러빗부인) / 이지혜, 이지수 (조안나) 

        이승원, 김성철 (토비), 서영주(터핀판사), 윤소호(안소니), 조성지(피렐리), 서승원(비들) 외

제작 : OD 컴퍼니

 

예정에 없던 <스위니토드>를 봤다.

두 달 전에 조승우 - 전미도 / 양준모 - 옥주현으로 봤을 때

초연보다 많이 가벼워서 재관람할 생각이 안 들었다.

이번에 보게 된 건 동생의 대타..

갑자기 직장에 일이 생겨서 출근하는 바람에 조카녀석을 데리고 공연장을 가게 됐다.

다행인건 그래도 두 달 전 관람과 캐스팅이 겹치자 않는다는거.

그리고 더 다행인건,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거!

조승우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고,

옥주현도 두 달 전보다 훨씬 더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작품을 올리고 계속해서 수정을 한 모양이다.

앙상블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는데

라임도 선명해졌고, 악센트도 달라졌고, 강약 조절의 진폭도 커졌다.

개인적으로 예전보다 텐션이 확 살아난것 같아 좋더라.

조승우는 여우같이 코믹과 진지함의 수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컨트롤했고

넘버도 두 달 전보다 훨씬 더 유연했다..

1막 터핀판사 면도하는 장면에서의 휫바람소리는 역시나 다시 봐도 절묘하더라.

이날 2막에서 조승우 마이크가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객석이 보지 못하게 뒤돌아서 다시 착용하는 모습도 여유로웠다.

(그 전에 옥주현이 바로 잡아주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실패를...)

 

다행이다.

재연 <스위니토드>에 영 맘을 못붙였는데

이날 관람으로 어느정도는 호(好)쪽으로 맘이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연의 기억은 여전히 막강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4. 14. 08:55

 

 

<Nata Hari>

 

일시 : 2016.03.25. ~ 2016.06.12.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대본 : 아이반 멘첼(Ivan Menchell)

작사 : 잭 머피(Jack Murphy)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음악감독 : 제이슨 하울랜드(Jason Howland) / 한국 음악감독 : 김문정

연출, 안무 : 제프 칼훈(Jeff Calhoun) /

출연 : 옥주현, 김소향 (마타하리) / 류정한, 김준현, 신성록 (라두 대령) / 엄기준, 송창의, 정택운 (아르망)

        김희원, 최나래 (안나) / 홍기주, 선우 (캐서린) / 임춘길 (MC) 외

제작 : (주)EMK뮤지컬컴퍼니

 

창작인듯 창작 아닌 창작뮤지컬 <마타하리>를 봤다.

일단 어마어마한 스텝들에, 어마어마한 캐스팅에 많이 놀랐는데

총제작비가 무려 250억이나 들었대서 더 놀랐다.

대부분이 출연료겠구나 싶었는데 그 중 60%를 무대에 쏟아부었단다.

실제로 보니 엄청나긴 했다.

수시로 바뀌고, 회전하고, 위에서 내려오고...

그런데...

극 자체는 무대만큼 매력적이진 않았다.

누군가 그러더라.

"옥주현을 위한, 옥주현에 의한, 옥주현의 작품"이라고.

다른건 몰라도 옥주현을 향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무시무시한 편애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겠다.

드라마가 강렬했던 것도 아니고,

넘버도 두어 곡을 제외하면 soso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프랠크 와일드혼 스러운 멜로디라 개인적으론 다른 작품이 기시감처럼 떠올랐다.

(예전에도 느낀거지만 프랭크 와일드혼이 새로워지는건... 아무래도 힘들지 앟을까 싶다.)

 

이 작품을 보면서 두 가지에 크게 놀랐다.

첫번째는 MC역의 임춘길 배우의 노래가 너무 불안했다는거.

목상태가 안좋다는건 알겠는데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한대도 원캐스팅으로 끌고 가는건 고려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넘버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넘버가 살얼음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송창의가 생각보다 훨씬 노래를 잘했다는거.

마타하리와의 듀엣송에서 옥주현에게 당연히 밀리겠구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짱짱한 소리가 나와줘서 정말 놀랐다.

연기는 워낙 잘하는 배우라 걱정은 안됐는데

옥주현과의 연기적인 합도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좋았다.

개인적으로 세 명의 아르망 중에서 송창의가 최고이지 싶다.

(한 번 관람할거나 뭐 확인은 못하겠지만!)

 

이 작품 참 묘하다..

무대도, 주연배우도 나쁘지 않고,

심지어 앙상블까지도 연기와 노래 다 잘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몰입이 아니라 관람으로 끈나게 한다.

뭔가가 부족하다.

보여지는것 그 이상의 뭔가가!

 

그게 뭘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8. 07:52

 

<Promise 2015>

 

부제 : 아름다운 약속, 내일을 기약하다

일시 : 2014.12.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 임태경, 민영기,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 전동석

지휘 : 구모영

오케스트라 : Asian Classical Players(ACP)

주최 : (재)세종문화회관

 

사실은...

볼 수 없는 콘서트였고 보면 안되는 콘서트였다.

저녁 10시 30분 공연이 아니라면 그냥 날려버렸을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을 향하면서 스스로 그랬다.

'내가 지금 제정신은 아닌거지....'

표를 날리려다 몸이 좀 좋아지는 것 같아서 목도리에 털모자 마스크까지 칭칭 동여매고 3층 좌석에 앉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다사다난한 한 해.

특히 올 해는 몸이 이래저래 고생을 많이 했다.

독립해서 혼자 살기를 시작하기도 했고...

이제 독거생활도 6개월이 넘어서 독거생활이 자리를 잡았다.

(물론 정리는 안됐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콘서트였지만

생애 최초로 가본 제야콘서트라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ACP의 클래식한 연주는 참 좋았지만

리허설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대형 모니터 덕분에 3층에서도 배우들 얼굴이 너무 잘보여서

1층 VIP나 R석을 예매한 사람들은 속이 좀 쓰렸겠다.

선곡된 곡들이 어떤 작은 테마로 부분부분 묶였다면 좋았을텐데

참 뜬끔없는 구성이더라.

출연진이 너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던게 탈이었나보다.

솔직히 기억에 남는 곡은... 거의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을테지만...)

 

앞으로 제야콘서트를 예매할때는

절대 부화뇌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선택해야겠다는 교훈 하나를 얻었다.

그래도 뭔가 하나는 얻었으니 이 또한 의미있는 콘서트였다 하겠다.

나는 나는 음악 (뮤지컬 "모차르트") - 전동석

Once upon a dream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임혜영

The winner takes it all (뮤지컬 "맘마이마") - 신영숙

Time to say goodbye - 민영기, 신영숙

온 세상이 내 것이었을 때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옥주현

Gethsemane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임태경

황금별 (뮤지컬 "모차르트") - 신영숙

사랑이야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 옥주현

신이여 (뮤지컬 "레베카") - 민영기

대성당들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 전동석

The prayer - 옥주현, 전동석

The impossible dream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임태경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1. 17. 08:22

<마리 앙투아네트>

일시 : 2014.11.01. ~ 2015.02.01.

장소 : 샤롯데씨어터

극작, 작사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곡 : 실베스터 르베이 (Sylve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Robert Ohanson)

음악 슈퍼바이저 : 베른트 슈타익스너 (Bernd Steixner)

협력연출 : 이란영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옥주현, 김소현 (마리 앙투아네트)

        윤공주, 차지연 (마그리드 아르노) 

        윤형렬, 카이, 전동석 (악셀 폰 페르젠 백작)

        민영기, 김준현 (오를레앙 공작)

        이훈진, 임강희, 박선우, 문성혁, 김영주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에 이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신작 <마리 앙투아네트>

이 두 콤비의 작품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흥행 성적이 좋다

<모차르트>랑 <엘리자벳> 초연을 볼때까지만해도 그럴말하다고 인정했다.

인물과 스토리, 화려한 넘버가 사람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더라.

화려함과 고음의 기교에 감탄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잘 파악했고

스토리를 끌어가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어딘지 모르게 지치게 되더라.

<레베카>는 내 취향의 작품도 아니었지만

막장의 스토리(?) 때문인지 초장부터 바로 지쳐버린 전력때문에

사실 이 작품도 좀 걱정이 되긴 했다.

그래서 한 번 보는 걸로 끝낼 생각이라 캐스팅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초연작이 올라올때마다 매번 이런 결심을 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마리 앙투아네트보다는 마그리다가 훨씬 더 비중있어 보였고

넘버도, 인물도 훨씬 더 입체적이고 드라마틱했다.

마리앙투아네트는...

뮤지컬 속에서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인물이라 의아했다.

마리앙투아네트에게 촛점을 맞추면

이 작품이 사랑 이야긴지, 혁명 이야긴지, 모성애 이야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라.

페르젠 백작과의 금지된 사랑 운운하긴 하지만

금지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너무 대놓고 연애질(?)이었고

모성애 운운하기에는 달랑 "자장가" 하나에만 의미가 부여되는것 같고,

(이마저도 마그리다와 엮이면서 모성애가 아닌 출생의 비밀로 넘어가버렸고...)

혁명 운운하기에는 그럴듯한 사건도 없다.

게다가 모성애를 표현은 아무래도 옥주현이 김소현보다는 경험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고...

그냥 이쁘게 치장하고 나온 꼭두각시 인형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게 옥주현과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았고...

오히려 마리앙투아네트 보다는 그녀의 연인 페르젠 백작이 훨씬 눈길이 가더라.

카이가 연기를 잘하기도 했고.

보는 내내 마리앙투아네트가 왜 억울한 죽임을 당한 희생자처럼 그려져야 했는지 이해가 안됐다.

마리앙도 그렇고 그래선지 오히려 주변 인물들이 훨씬 더.

루이 16세 이훈진은 "산초"류의 코믹한 배역으로 굳어가나 싶었는데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반가웠고

문성혁과 김영주 콤비의 깨알재미는 확실히 극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론 제일 매력적이고 동시에 유일하게 이해가 됐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를레앙 공작이었다.

김준현이 너무 표현을 잘해서 완벽하게 설득당했다.

표정, 말투, 연기, 전체적인 느낌 다 좋더라.

적어도 오를레앙만큼은 민영기보다 김준현이 훨씬 더 잘 어울리겠다 싶었다.

(여름밤의 무도회 장면에서는 라다메스의 느낌도 살짝 풍겨서 혼자 향수에 잠겼다.)

 

결론은,

나름대로 재미있게는 봤지만

다행스럽게(?) 재관람까지 이어지진 않을것 같다.

결정적인 이유는,

화려함을 감당하지 못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이고

그 다움은 넘버에도 스토리에도 별다른 임펙트를 느끼지 못해서다.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조명!

감정과 장면을 어찌나 성실히 잡아먹던지...

처음엔 타이밍을 못맞춰 실수를 하는건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아주 오랫만에 너무 성실하고 정직한 암전을 체험했다.

하하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2. 07:56

<Rebecca>

일시 : 2014.09.06 ~ 2014.11.09.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르에 <레베카>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로버트 요한슨

무대 : 정승호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민영기, 오만석, 엄기준 (막심 드 윈터) 

        옥주현, 신영숙, 리사 (댄버스 부인)

        임혜영, 오소연 (나) / 조휘, 박인배 (잭 파벨)

        김희원, 최나래 (반 호퍼 부인) / 허정규, 정의갑 (줄리앙)

        이정화, 김장섭, 이광용, 김지광 외

제작 : EMK

 

솔직히 말하면 <레베카>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초연을 무려 네 번을 관람한건,

순전히 막심 드 윈터 역의 류정한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가 출연하지 않는다면 다시 볼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랬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민영기가 막심을 한단다.

이러면 어찌됐든 한 번은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댄버스까지 신영숙이었다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

 

어쨌든 전체적으로 스토리도 괜찮고, 넘버도 괜찮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다.

특히 임혜영은 이런 소공녀 느낌의 연기에 이골이 나기도 했겠지만 

"나"라는  역할에 완전히 물이 올랐다.

초연때는 2막의 클라이막스 "레베카"에서

옥주현, 신영숙 댄버스들에게 번번히 목소리가 묻혀버렸었는데

이번에는 어느정도 들리더라.

전체적으로 연기도, 표정도, 성량도 풍부해져서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다.

여기에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준다면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될텐데...

(그런데 과연 임혜영이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민영기 막심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나는 어딘지 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민영기라는 배우가 이순신이나 정조같은 강인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에 별로 어울리지 않더라.

특히 "신이여"와 "칼날 같은 미소"가 많이 밋밋했다.

신사스러운 느낌도 좀 덜하고...

참 미안한 말인데 류정한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졌다.

  

옥주현 덴버스.

잘한다. 잘한다는 사실엔 나도 전혀 이견이 없다.

그런데 내 취향은 정말 아니라는거!.

막심의 고용인임에도 불구하고 옥주현 덴베스의 포스는 막심을 고용인으로 뒤바꿔 놓는다.

(이거 일종의 하극상 아닌가????)

눈에 힘도 많이 주고 표정도 과하다보니 저러다 눈이 빠지는건 아닐까 걱정스럽다.

개인적으론 덴버스가 좀 더 나이가 많으면 좋겠는데 옥주현 덴버스는 그냥 "레베카"와 동급이다.

레베카와 동문수학한 절친의 느낌.

일부러 나이들어 보이게 하려는 목소리톤도 좀 이질감이 느껴진다.

마흔 다섯살 즈음에 옥주현이 이 역할을 한다면 누가 뭐래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즐 것 같다.

그때쯤이면 나도 기꺼이 옥주현 덴베스에 올인할 수 있을 것 같고!

지금은신영숙과 김선영 정도가 덴버스를 하기엔 따딱정당하지 않나 싶다.

연륜도,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모두!

 

이상한건,

대사가 달라진 것도, 장면이나, 넘버가 수정된 것도 아니데

초연만큼의 촘촘함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거다.

혼자서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조연과 앙상블의 힘이 예전같지 않은게 이유다.

반 호퍼 부인 김희원을 빼고는

조휘 잭 파벨도 허정규 줄리앙도 너무 평면적이고 밋밋했다.

이광용 프랭크의 "별빛 같은 한 사람"은 가요느낌이 강했고

벤은 그냥 동네에 한 명씩 있는 바보, 딱 그렇더라.

(초연의 벤에겐 그래도 일말의 미스테리가 느껴졌었는데...)

특히나 앙상블들의 노래가 초연만큼 인상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건지는 놈이 임자"도 임펙트가 훨씬 약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제 고작 공연 이틀째니 앞으로 충분히 달라지겠지만

나는 이번 한 번으로 <레베카> 관람은 끝내게 될 것 같다.

 

<레베카>

괜찮은 뮤지컬임에는 분명한데

역시나 내 취향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이라는거, 참 재미있고 흥미롭다!)

 

 

Rebecca OST

Act1.

0. 프롤로그-어젯밤 꿈 속 맨덜리
1-1. 절대 귀부인은 못 돼
1-2a. 아침식사
1-2b. 절벽에서
1-2c. 놀라운 평범함
1-3a.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
1-3b. 전환 음악
1-4.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1-5a. 영원한 생명
1-5b. 가족이란 낯선 이름
1-6a. 행복하니?
1-6b. 화났어요?
1-7. 하루 또 하루
1-8. 절망에 지친 몸부림
1-9a. 남자들이 숭배한 그녀
1-9b. 둘만의 비밀 (언더스코어)
1-9c. 레베카 1
1-10. 이상해, 새 안주인
1-11a. 그녀는 떠났어
1-11b. 신이여
1-12a. 가장 아름다운 여자 (언더스코어)
1-12b. 별빛 같은 한 사람
1-13a. 맨덜리 가장무도회
1-13b. I’m An American Woman
1-14. 오늘은 나의 세상
1-15. 1막 피날레

Act2.

2-0. 2막 오프닝 (간주곡)
2-1a. 맴도는 이름, 레베카
2-1b. 레베카 (긴 버전)
2-1c. 저 바다로 뛰어!
2-2. 건지는 놈이 임자
2-3a. 그녀는 떠났어 (리프라이즈1)
2-3b. 그녀는 당신의 전부
2-3c. 칼날 같은 그 미소
2-4. 여자들만의 힘
2-5.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리프라이즈)
2-6.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
2-7. 공판
2-8a. 한 손이 다른 손을
2-8b. 그녀는 떠났어 (리프라이즈2)
2-9a. 우린 어찌될까?
2-9b. 완벽한 속임수
2-10. 레베카 (리프라이즈)
2-11. 밤의 저편
2-12. 불타는 맨덜리
2-13. 에필로그-어젯밤 꿈 속 맨덜리 (리프라이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23. 08:25

<Elisabeth>

일시 : 2013.07.26. ~ 2013.09.07.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대본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로버트 요한슨

협력연출 : 박인선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옥주현, 김소현 (엘리자벳) / 민영기, 이광용 (프란츠 요제프)

        김준수, 박효신, 전동석 (토드)

        이지훈, 박은태 (루이지 루케니)

        김이삭, 노지훈 (황태자 루돌프) / 이정화 (대공비 소피)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샤토드를 봤다.

뒤늦게 추가 오픈한 시야장애석에서.

예상은 했지만 정말 야무지게 깔끔한 시야장애더라.

게다가 토드의 움직임은 완벽하게 포기할 수밖에 없는 2층 오른쪽 가장 구석 자리.

그래도 개인적으론 가격대비(25,000)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

음향도 좋았고 토드를 뺀 다른 배우들의 모습은 아주 잘 보였고

2층이라도 예당은 무대와 가까워 배우들 표정도 자세히 보였다.

김준수 회차뿐만 아니라 모든 회차의 시야장애석을 다 오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박은태 루케니와 옥주현 엘리자벳, 민영기는 요제프는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명불허전이 되서 다시 언급하는 게 민망할 정도다.

(박은태는 정말 너무나 제대로, 열심히, 잘 논다.)

그러니 오늘은 김준수 토드만 끄적이는 정도로!

일단, 성량 엄청나다.

초연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첫 곡을 부르는 순간 소리에 일단 깜작 놀랐다.

것도 무시무시한 고음으로 기를 죽이는 그런 소리가 아니라

오히려 단어 하나하나를 꼭꼭 눌려서 부르는 무게감과 신중함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그리고 초연때는 섹시하고 인기많은 아이돌(?)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뱀"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사악한 사탄의 느낌이 강했다.

물어뜯는 듯한 야성미도 느껴지고 어딘지 게이같은 느낌도 들고...

확실히 작년 토드와 다른 표현이긴 하다.

좀 성숙해졌다고나 할까!

숨소리와 호흡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것도 좋았고

(이거 과하면 "변태" 느낌으로 빠질 우려가 있는데 중도를 잘 찾았다.)

특히나 시선을 끝까지 놓치 않고 계속 끌고 가는 모습에서는 연기자로서의 내공도 느껴졌다.

시야도 훨씬 넓어졌고, 토드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머릿속에 두고 연기하는 게 보였다.

음이 조금씩 플랫됐던 것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더 좋아진 토드임에는 분명하다.

"죽음은 화가 났어요!"

루케니의 대사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보여준 토드였다.

근데 그 새빨간 입술은 좀...

(예전에 코미디 프로에서 펭귄 분장을 하고 나왔던 심형래가 생각난 건 설마 나혼자뿐일까???)

새로 추가된 토드의 넘버 "사랑과 죽음의 춤 안에"는 박효신 토드때는 가사가 정확히 안 들렸었는데

꾹꾹 눌러 부른 김준수 덕분에 이번엔 재대로 이해했다.

이 곡을 토드의 프롤로그라고 혼자 정의했다.

 

"그림자는 길어지고"는 확실히 루돌프가 약해지니까 작년보다 느낌이 줄었다.

두번 관람 전부 김이삭이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공연 내내 작년의 루돌프들이 그리웠던 건 어쩔 수 없었다.

전동석, 류정한의 "그림자는 길어지고"와 김승대의 "내가 당신의 거울이라면"은 다시 볼 수 있다면...

(이 두 곡,정말 대단했는데...)

앙상블이 약해져서 "밀크"가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것과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에서 루돌프의 배가 안 보이는 건 개인적으론 많이 아쉬웠다.

그 배 보면서 참 뭉클했었는데...

(홀로 떠가는 배가 마치 텅 비어버린 엘리자벳의 심경처럼 느껴져었는데)

무대 자체가 바뀐 건 아니지만 배경의 색감이 살짝 변한 것도 아쉽다.

"결혼의 정거장들"에서 루케니가 마리오네트 조정을 안 한 것도 아쉽고...

이렇게 아쉬움이 많은 걸 보니

<엘라자벳>이 내게 특별한 작품이긴 한 것 같다 

이게 다 "나만이 위로하고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수없이 말하는 토드 때문이겠지만!

토드의 세계는...

어쩌자고 이렇게 매혹적일까!

 

이 작품의 제목은 확실히 <Tod>여야 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7. 08:35

<엘리자벳>

일시 : 2013.07.26. ~ 2013.09.07.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대본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로버트 요한슨

협력연출 : 박인선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옥주현, 김소현 (엘리자벳) / 민영기, 이광용 (프란츠 요제프)

        김준수, 박효신, 전동석 (토드)

        이지훈, 박은태 (루이지 루케니)

        김이삭, 노지훈 (황태자 루돌프) / 이정화 (대공비 소피)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너무나 유혹적이고 매혹적이다.

내겐 너무 치명적일만큼...

토드의 세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구원처럼 보인다.

그의 품에 안기면

정말 그가 완벽하게 위로해줄것 같다.

그리고 자유로워질 것 같고, 모든 싸움도 끝날 것 같다.

그가 나를 더 나은 현실 속으로 인도해줄것 같다.

tod... tod... tod...

그가 엘리자벳이 아니라 나를 선택하게 할 순 없는걸까?

진심으로.

 

박은태 루케니.

솔직히 나는 박은태의 무대를 보면 늘 아쉬웠다.

특유의 웅웅거리는 딕션도 그렇고

차고 나올 것 같으면서 제자리 걸음만 계속라는 그의 연기력은 항상 2%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남겼다.

그런데 확실히 <JCS>의 "지저스"가 그에게 약이 된 모양이다.

쉼없이 바로 루케니로 무대에 선 그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변해 있었다.

워낙 해설자에 적합한 배우이기도 하지만

작품 전체를 완전히 손 안에 쥐고 흔드는 느낌이랄까?

연기도 훨씬 더 여유로워졌고 자유스러워졌다.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너무 수월하고 깨끗하고 올라가서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고음도 훨씬 듣기 편해졌다.

프롤로그부터 시선을 확 잡더니 극이 끝날 때까지 그 집중도를 흩으러뜨리지 않는다.

본인 스스로도, 그리고 관객까지고 완벽히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던 박은태.

"밀크"는 조금 더 버라이어티해서 혁명적은 느낌이 감소됐지만

다른 넘버들은 완벽한 난장의 판을 벌렸다.

딱 이 시점에서 그가 <NDP>의 그랭그와르를 다시 한다면!

<NDP>의 캐스팅에 그가 빠진 게 점점 더 서운해지려고 한다.

<NDP>가 4년 만에 다시 작품을 올리면서 설마 박은태에게 love call을 안했을까!

절대 안 그랬을텐데...

아마도 그랭그와르의 1순위는 초연부터 함께 했던 박은태였을거다.

박은태 스스로가 마이클리와 다시 같은 작품에서 만나는 걸 피했을지도...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 ^^)

그래도 <엘리자벳>의 루케니를 봐버려서 그런지

그의 그랭그와르 부재는 영 아쉽고 아쉽다.

그렇다면 <NDP>를 고사하게 만든 그의 차기작은 도대체 뭘까?

절정의 기량으로 들어선 그가 설마 휴식기를 선포하면서 흐름을 깨진 않을 것 같고...

(기다리면 답이 나오겠지!) 

 

tod(죽음) 박효신!

사실 나는 오장육부로 노래하는 소몰이파의 가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필에 너무 충만해서 가사전달도 약한 것 같고...

그런데 박효신이 이렇게 내 뒷통수를 제대로 내려칠 줄은 정말 몰랐다.

R&B의 영향이겠지만 일단 숨소리를 너무나 잘 이용한다.

강약조절도 좋았고 액팅의 디테일도 놀랄 정도로 좋았다.

특히 손의 움직임엔 정말 놀랐다.

과도한 소몰이 창법도 어느 정도 자체했고 눈빛은 압권이었다.

박효신 tod는 대단히 매력적이었고, 섬세하게 섹시했고. 충분히 유혹적이었다.

초연때 류정한 tod를 보면서는 못느꺘었는데

박효신을 보니 확실히 tod는 엘리자벳보다 더 어린 배우가 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제대 후 앨범 작업까지 미루면서 결정한 박효신의 선택은 탁월했다.

새로 추가된 엘리자벳과 토드의 듀엣은 가사 전달이 별로였지만

다른 넘버는 비교적 가사도 잘 들리고 표현력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노래를 잘불러도 호흡이 딸리는 거친 숨소리를 듣게 되면 예민해지는데

박효신은 숨소리를 일부러 조절하면서 교묘하게 잘 이용하더라.

호흡도 아주 충분하다.

"마지막 춤"과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옥주현 엘리자벳과의 발란스도 너무 좋다.

서로의 목소리가 마치 은밀히 끌어안는 느낌이랄까!

정말 엘리자벳과 토드처럼.

김이삭 루돌프와의 "그림자는 길어지고"도 나쁘지 않았고...

(그래도 이 넘버는 류정한과 전동석이 정말 최고의 박빙이었지!) 

전체적으로 목소리톤도 배역 자체와 너무 잘어울렸고 특히나 노래 부를 때 소리가 아주 좋았다.

몰랐는데 박효신,

가수로도 배우로도 멋진 가능성과 실력을 갖춘 사람같다.

앞으로도 계속 뮤지컬 무대에서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옥주현 엘리자벳.

박은태 루케지처럼 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연령대가 너무 넓어 자칫하면 어색할 수 있는데 초연때보다 훨씬 느낌이 좋았다.

특유의 이뻐보이려고 하는 것도 많이 줄어들고...

(아무래도 <레베카>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솔로곡 "나는 나만의 것"도 좋았고 토드와의 듀엣도 좋았다.

민영기 요제프와의 듀엣은 환상적이더라. 

특히 2막 후반부 "행복은 너무 멀리에"는 두 사람 다 감성이 절절해서

이번 관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다.

루돌프의 관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도 정말 좋았다.

(옥주현에게 어머니의 감성을 보게 되다니!)

이젠 뮤지컬 배우로서 옥주현은 도저히 인정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느새 옥주현은 여우가 다됐다.

그것도 아주 현명하고 똑똑한 여우.

 

대공비 소피는 초연때는 이정화보다 이태원이 훨씬 좋았었는데

(권위와 완고의 차이라고 할까?)

이번에 좀 연기에 변화를 줘서 그런지 딱 맘에 들었다. 

민영기 요제프는 그야말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역시나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게다가 더 그윽해지고 깊어졌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하차하게 된 윤영석의 아쉬운 마음은

아마도 리틀 윤영석 예담이가 충분히 위로해주지 않았을까?

아빠 닮아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잔망스럽게 잘한다. 

(그게 아이의 욕심인지, 부모의 욕심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초연때보다 더 좋았지만

사신들은 너무 화려해져 부담스럽다.

그래선지 "그림자는 길어지고"에서는

비밀스런 음모와 결단의 모습이 아닌 화려한 퍼포먼스가 먼저 보인다. 

(제일 기대했던 장면인데 아쉽다.)

 

원래 <엘리자벳>은 한 번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지금 살짝 재관람을 고민중이다.

뜬금없이 이지훈 루케니가 궁금해져버렸다.

그가 해설자로서 극 전체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도,

밀크와 키치 같은 파격적인 넘버를 어느 정도까지 감당해내는지도 궁금하다.

아마도 이 작품이 이지훈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쉽지 않은 작품에 더 쉽지 않은 인물을 선택한 이지훈의 이유!

그걸 한 번 목격해보고 싶어졌다.

 

역시나,

질문들은 던져졌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6. 09:06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DAS musical <Rebecca> 세번째 관람.

두 번 관람을 해서 내용과 노래에는 많이 익숙해졌다.

그래서 어쩌면 더 깐깐해질 수도 있는 관람.

같은 작품을 여러번 보게 되는 이유는,

그날 어떤 배우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작품 전체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의 배우만 달라졌을뿐인데 그날 공연 자체가 확연히 달라질 수도 충분히 있다.

하긴, 똑같은 배우의 조합이라도 같은 느낌을 주는 공연은 단 한 번도 없다.

눈 앞에서 실제로 보고 있다는 재현성.

실재와 똑같다는 현실성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제 3의 감각을 예민하게 깨우고,

또 다른 이해와 생각을 가능케 하는 여지를 남긴다고 할까?

 

지난 번 두번의 관람에서

확연한 느낌을 못받았던 이유를 이날 공연을 보면서 어느정도 찾았다.

오케스트라 느낌이 다르다!

음악이 풍성해졌고 그리고 연주 자체가 스토리를 주의깊게 말해주고 있었다.

도대체 왜 달라진거지?

피트석을 기웃거렸다.

두번의 관람에서는 분명히 아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봉을 김문정 음악감독이 잡고 있었다.

김문정 음악감독의 아우라와 오케스트라를 전두지휘하는 장악력이 그야말로 현실감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의 아우라가 그날 공연을 인상깊게 만든 제1의 이유다.

"두 도시 이야기"가 너무나 좋았던 건 그녀 때문이기도 했다.

음악이 깊이가 달랐었다.

클래식하고 웅장해서 마치 음악회에 있는 듯한 감동을 방았었다.

음악감독 김문정!

역시나 거침없이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덕분에 공연에 집중해서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류정한 막심과 김보경 나의 조합은 최상이다.

류정한 막심은 노련함 속에서 두려움과 분노, 시니컬한 감정들을 잘 표현했고

처음 봤을때보다는 확실히 막심이라는 인물의 감정과 심리가 자리를 잘 잡았다.

조금은 어색했던 2막의 "칼날 같은 그 미소"도 좋았고

그의 트레이드마크겉은 부드러운 넘버 "놀라운 평범함"도 잘 표현했다. 

복잡한 감정이 숨어있는 "하루 또 하루"와 "신이여"도 처음 봤을때보다는 훨씬 느낌이 좋았다.

(확실히 배우 류정한은 영리한 여우다.)

그래도 여전히 막심이란 인물은 류정한이 지금껏 보여준 캐릭터의 페레이드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새로운 해석과 표현이 없다는 게 좀 치명적이다.

그래서 배우 류정한도 막심이라는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하는게 힘들지 않았을까?

김보경 나는 사랑스럽고 조심스러운 소녀에서 강인하고 현명한 여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단락없이 잘 끌어냈다.

조심스럽게 통통 뛰던 발걸음과 

(정말 사슴같고 겁먹은 양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던 표정과 말투.

그러면서도 2막 옥주현 댄버스와의 베란다 장면은 임혜영 나보다 훨씬 대사도 노래도 강하다.

이 장면에서 "나'가 뭘 어떻게 하든 댄버스와 대등할 순 도저히 없겠지만

김보경은 임혜영 나처럼 존재감이 전무하진 않다.

임혜영은 어쩌지 못해서 눈 감아버리는 외면의 느낌이라면

김보경은 미약하지만 거부, 도전의 기운이 느껴진다.

나름대로 "나"의 변화되는 모습을 끄집에서 표현하려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옥주현 댄버스는 두번째인데도 불편함이 느껴질만큼 여전히 너무나 도도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관람에서는 불같은 질투심을 강하게 느꼈다.

"나"를 향한 질투심이 아니라 "레베카"를 향한 질투심!

레베카 마님을 모시다 스스로 레베카가 된 듯한 여자처럼 보인다.

(여전히 "내가 바로 레베카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느낌.)

무대위에 보여지는 겉모습이 전혀 나이들어 보이지 않는데

대사를 너무 나이들게 표현하려는 것도 여전히 불편하다.

1인 2역의 느낌이랄까?

옥주현의 댄버스를 보고 있으면 도저히 "댄버스 부인"이라는 호칭으로 부를 수가 없다.

그냥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댄버스 언니라고 표현해야 옳다!

그래서 옥주현의 댄버스는

개인적으로  작품 속에서 최고의 미스터리고 쓰릴러리고 생각한다.

 

확실히 <Rebecca>는 EMK 작품답게 앙상블이 강하고 변역이 전체적으로 좋다.

넘버 가사도 어색하게 들쑥날쑥하는 것 없이 매끈하게 잘 다듬었다.

그래도 무대 영상은 세 번을 봤는데도 여간해서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 멘덜리 저택의 화재 장면은 실제로 계단에 불을 붙였어야만 했다.

(나, 불보면 흥분하는 그런 류의 사람 결코 아니다!)

그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렬하지 않았을까?

무대 위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최강의 캐릭터 "Rebecca"처럼...

개인적으론 그 장면이 두고두고 제일 아쉽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31. 08:22

<황재자 루돌프>

부제 : 세계를 뒤흔든 위험한 사랑

일시 : 2012.11.09. ~ 2013.01.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황태자 루돌프)

        옥주현, 최유하, 김보경 (마리 베체라)

        민영기, 조휘 (타페 수상)/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신영숙 (라리쉬 백작부인), 오진영 (스테파니 황태자비) 외 

 

1달여 전에 임태경 루돌프, 김보경 마리를 봤었다.

그때 받은 충격과 실망감은 정말 쓰나미급이었다.

(다른 누구 때문도 아닌 루돌프 임태경의 믿어지지 않은 초보급 연기때문에..) 

그래서 예매했던 다른 회차 티켓도 취소했었다.

이날 관람도 그래서 예정됐던 건 아니었다.

동생이 예매한건데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게 됐다고 급투입(?)됐다.

기대감 자체도 없었지만 공연 끝나고 집에 갈 일부터 걱정하면서 충무아트홀을 찾았다.

지난 번엔 김보경 마리였고 이번엔 옥주현 마리다.

솔직히 옥주현 마리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자는 심정이었다.

임태경이 한 말도 있으니...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어서 김보경과 잘 맞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공연을 해보니 의외로 옥주현과 더 잘 맞는것 같다고...

(아마 이런 비슷한 류의 발언이었을거다.)

 

어! 그런데...

에이, 설마...!

정말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 임태경이 네 블로그의 후기를 봤던 건 아닌가!

달라도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나!

도대체 그땐 그럼 왜 그랬던걸까?

1달 전이라고는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임태경 연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그것이었다.

"마리 배쩨라"라는 다분히 조폭스럽던 우수운 발음도 없었고

감정없이 질러대는 소음성 고성도 없었고,

더이상 성실할 수 없었던 국어책읽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엔 연기를 하더라.

그것도 왠만한 연기가 아니라, 절절한 감정을 담아서 정말 루돌프가 된 듯이 연기를 하더다.

대사 타이밍도 좋았고, 디테일도 훨씬 좋아졌다.

심지어 실수조차도 아주 노련하고 능숙하게 넘어가더라.

뭐지? 뭐지? 뭐지?

도대체 왜, 무엇때문에, 어쩌다 이렇게 달라졌냐 말이다.

임태경!

정말 사람 무지하니 헷갈리게 만든다.

솔직히 이제 뮤지컬 배우 그만하고 연주자로만 무대에 서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이건 완전히 극적인 반전이다.

 

빌리 굿맨의 장면이 끝나고

태자빈과의 첫 장면부터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놀랐다.

그런데 첫 곡 "An ordinary man"도 감정표현을 너무 잘하는거다.

뭐지? 하면서 다시 놀랐다.

지난번 문제의 장면이었던 아버지 요제프 황제(박철호)와의 대립도 이번엔 고성방가가 아니었다.

팽팽한 대사 타이밍은 기가 막힐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변화를 주장하는 강렬한 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지 못하는 절망감과 자괴감이 팍팍 전달됐다.

옥주현 마리와의 듀엣곡 "something more"도 너무 듣기 좋았고

심지어 묘한 설래임까지 느껴지더라.

1막에서 신영숙 라리쉬와 민영기 타페의 "Fear and desire"가 항상 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런 평가가 많아서 그런지 이번엔 좀 자중이 된 것 같아 한결 편안했다.

(꼭 누가 더 높게 올라가나 경연하는 것 같았는데...)

2막에서 지난 번에 정말 제대로 실망했던 "The steps of tomorrow"는 장족의 발전이다.

망설임과 두려움에서 확신과 열정으로 점점 바뀌는 감정변화를 잘 따라갔고

액팅도 아주 디테일하게 표현해서 정말 놀랐다. 

지난 번에는 혼자 동떨어져 완전히 따로 놀았던 임태경이었는데...

편지 장면도 참 슬프고 아팠고

기차가 떠난 걸 알고 주저앉아 절망하는 장면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마지막 노래 " I was born to love you"는 나도 모르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라.

너무 아름답고, 너무 이쁘고, 또 너무 간절하고 너무 절실해서...

 

이럴 수 있는 건가?

완전히 새로운 뮤지컬 배우 임태경을 봤다.

솔직히 정말 놀랐다.

뭐였을까?

뮤지컬 배우 임태경을 이렇게 변하게 만든 이유가?

지금 이런 표현과 감성을 보여주는 사람이

왜 1달 전에는 그런 말도 안되는 모습으로 무대에 섰을까?

내가 귀신에 제대로 홀렸던 걸까?

배우 임태경은 내게 느낌표와 물음표를 동시에 주면서

나를 완전히 미스터리에 빠지게 했다.

 

지난 번 관람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임태경은 이제 놓아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날 공연을 보고 다시 마음이 움직였다.

물론 100%로 확신을 가질 순 없지만

그의 정체(?)와 미래를 아직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2. 6. 5. 13:53

어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만석의 단독 사회로 제 6회 뮤지컬 어워즈가 열렸다.

케이블 TV에서 생방송으로 생중계를 해서 런링머신 위에서 두 시간 가량을 폭풍 시청했다.

(덕분에 지금 다리가 심하게 후달거린다.)

예상대로 조강현이 남우신인상을 조승우, 옥주현이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닥터 지바고>라는 공연의 질과 호불호, 흥행 여부을 떠나

이 작품으로 조승우가 남우주연상을 받기에는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조승우 아니었으면 총제적 난국의 <닥터 지바고>는 엄청난 재앙의 난파선이 됐을테니까...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이 8관왕을,

창작뮤지컬 <셜록홈즈>기 5관왕을 차지했다.

LEHI의 집념있는 선전과 지조(?)에 큰 박수를 보낸다.

두번째 <셜록홈즈> 이야기도 올해 공연될 예정이라니 또 한 번 기대를 해봐도 괜찮을 듯.

창작뮤지컬 활성화에 레히가 공헌한 부분을 무시하진 못할 것 같다.

덕분에 올 해에 창작 뮤지컬이 꽤 많이 공연됐다.

<파리의 연인>, <막돼먹은 영애씨>, <커피프린스>, <풍월주>, <블랙메리포핀스>를 필두로

7월 공연을 앞두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와 <콩칠팔 세삼륙>까지.

이젠 K-pap처럼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동남아로 진출할 때도 멀지 않았지 싶다.

시상과 상관없이 뮤지컬배우들이 전체적으로 신나고 즐겁게 무대를 즐긴 것 같다.

너무 격식없이 자유분방했노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보면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그들을 위한 축제가 아닌가 말이다!

수상 소감들도 너무 솔직하고 재미있었다.

평생 출 춤을 <조로>의 이네즈를 하면서 다 춘 것 같다던 김선영.

안티팬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김준수에게 미안해하던 조승우.

그래고 케이블엔 시상식 자체가 없어서 6년동안 <막돼먹은 영애씨>를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상을 타 본 적이 없었다는

개그멘 김현숙의 한맺힌(?) 수상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매번 이런 시상식이 개최될 때마다 잡음이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래도 올 해엔 별로 그런 소리도 많이 들리지 않는다.

나눠먹기식의 수상도 아니었던 것 같고...

시상내역도 대폭 줄긴 했지만 내실은 조금 더 괜찮아진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창작뮤지컬 부분이 없어진 건 좀 서운하다.

아직까지는 엄청난 자본의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과 싸우기에는 창작 뮤지컬의 힘이 약한 것 같아서...

그래도 <셜록흠즈>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대학로에 나가봐도 좋은 창작 공연들이 참 많아졌다.

아마도 내년 제 7회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창작품의 선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힘내라! 우리 뮤지컬! 

 

 ◇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작)

▶ 올해의 뮤지컬 - 엘리자벳
▶ 올해의 창작뮤지컬 - 셜록홈즈
▶ 연출상 - 노우성(셜록홈즈)
▶ 남우주연상 - 조승우(닥터지바고)
▶ 여우주연상 - 옥주현(엘리자벳)
▶ 남우조연상 - 박은태(엘리자벳)
▶ 여우조연상 - 김선영(조로)
▶ 남우신인상 - 조강현(셜록홈즈), 지현준(모비딕))
▶ 여우신인상 - 김현숙(막돼먹은 영애씨)
▶ 작곡작사상 - 최종윤·노우성(셜록홈즈)
▶ 극본상 - 노우성(셜록홈즈)
▶ 안무상 - 정도영(스트릿 라이프)
▶ 음악감독상- 김문정(엘리자벳)
▶ 무대상 - 서숙진(엘리자벳)
▶ 의상상 - 한정임(엘리자벳)
▶ 조명상 - 잭 멜러(엘리자벳)
▶ 음향상 - 송대영(엘리자벳)
▶ 인기스타상 - 김준수·김선영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