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1. 11. 21. 00:04

<연애시대>

부제 : 헤어지고 다시 시작된 그들의 연애
일시 : 2011.09.23. ~ 2011.12.31.
장소 :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출연 : 김영필, 주인영, 이상혁, 김나미, 정선아, 김태근
원착 : 노자와 히사시
각색 : 김효진
연출 : 김태형


요즘은 연극이 참 좋다.
점점 가벼워지고 코믹해지면서 엄청난 물량공세와 스펙타클한 무대효과에 힘을 쏟는 뮤지컬에 눈이 피곤했나보다.
지금 현재도 기대했던 뮤지컬 <엘리자벳>의 가격대를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중이다.
VIP석을 넘어 생전 듣도 보도 못한(이런걸 듣보잡이라고 해야하나?) D-class라는 좌석이 탄생했다.
가격은 무려 15만원!
그것도 금,토,일 주말에는 16만원이란다.
이제 대작 뮤지컬은 돈 좀 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상류층의 진정한 귀족문화로 탈바꿈하려나보다.
항간에는 D-class의 "D'가 대박의 준말이라고 비아냥거린다.
불매운동 하자는 말도 있고...
(EMK의 엄청나게 창의적인 high-class 정신에 경의흘 표하는 바이다)
어쨌든 샛길로 빠지긴 했지만 점점 뮤지컬을 본다는게 여러모로 무서워진다.



연극 <연애시대>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었다.
본 적은 없지만 꽤나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2권으로 된 소설은 꽤 오래전에 읽었다.
원작자 노자와 히사시는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이자 TV 미스터리 극본가였다.
투박하고 뭉뚝하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감성적이고 세심한 글을 썼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더이상 그 이유를 알 길은 없어졌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기이기도 한 그가 2004년 6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에...
뭐가 그를 못견디게 했을까?
로맹 가리처럼 문학적으로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정리해버린건가?
글쓰는 사람의 죽음, 특히 그게 스스로 선택한 자살이라면.
어쩔수없이 명치끝이 오랫동안 묵직해진다.
이런 연애시대를 꿈꾼 사람이 왜?



도망치는 남자 리이치로(김영필),
그리고 싸우는 여자 하루(주인영).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그 아이는 살아서 태어나지 못했다.
아기가 사산된 날, 남편은 아내 곁을 지키지 않았다.
(사실 남편은 그날 밤 사산된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아내는 그 사실을 모른다)
도망친 남편때문에 아내는 싸우게 됐을까?
남편은 아내와 싸우지 않으려고 도망쳤을까?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리고 속마음을 숨기면서 서로에게 끝없이 빈정대면서
다시, 아니 계속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서로를 지켜보고 바라본다.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너그럽게 서로를 배려하게 된 두 사람.
이런 줄거리... 사실 신물 제대로다.
하지만 이 연극은 그렇지 않다.
절대 신물 따위 나지 않는다.
두 시간동안 푹 빠져서 이 신물나는 뻔한 신파를 나는 아름답고 황홀하게 지켜봤다.
연출, 배우, 무대, 극의 전개가 전체적으로 잘 짜여졌다.
배우들의 감정 연기와 몰입이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오랫만이다.
6명의 등장인물이 이렇게 완벽하게 무대를 채우는 모습을 목격한 건!
마치 2인극에서나 가능할 그런 집중력이고 몰입이다.
이 연극.
괜찮다. 따뜻하고 다정하다.
툭툭 치고 받는 대사들도 살아있다.
주인공 김영필, 주인영이 11월 중순까지 공연하고 다른 팀이 들어간다기에
서둘러 챙겨봤는데 놓쳤으면 많이 아쉬웠을 뻔했다.
<뷰티플 선데이>의 정선아도, <청춘, 18대1>의 김나미도 배역에 참 잘 어울렸다.
정말 오랫만에 괜찮은 연극배우들이 만든 꽉 찬 빈틈 없는 연극을 만났다. 
풍요로운 포만감에 온 몸이 나른해진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게 "연애"란다.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연애를 하는 사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말 것!
함께 싸우면서 그렇게 알아가면서 또 다시 싸우면서...
그리고나면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 정말 이런 말을 하게 될지 모른다.
"함께 늙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이럴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든, 어떻게 살았든
참 제대로 살았다.

이 연극은 오래 고민중인 내게 선택을 남겼다.
고맙다.
충분히 도움이 됐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4. 28. 06:33
그의 첫 소설 <고래>를 읽으면서 얼마나 신선한 재미를 느꼈었던지...
날 것들에 대한 생명감 가득한 이야기...
(그 "날 것"이란 다름 아닌 모두 "사람"들이다)
"어~~~어~~ 이런 인물들로 현대 소설이 가능해?"
원시적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던 소설 속 인물들 때문에
읽으면서 많이 놀라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의 두번째 소설을 서점에서 봤을 때 
그래서 나는 반가웠고 함께 귀가(?)를 선택했다.
잠시 본의 아니게 아껴뒀다가(?) 어제 드디어 읽었다.



강간죄로 교도소를 다녀온 52세 120kg 큰아들,
영화인지 뭔지를 하다 완전히 망해먹고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돌아온 48세 둘째아들,
바람을 피우다 이혼을 당해 딸과 함께 친정으로 쫓겨온 42살 막내 딸...
일흔이 넘은 엄마의 집으로 이런 가족 구성원이 모인다면?
평균나이 49세 후줄근한 중년이 되어 한 집에 모인 삼남매의 끼니를
일흔의 어미는 다시 챙겨주기 시작한다.
그것도 극악스럽고 온갖 종류의 "고기"를 끊이지 않고....
(마치 고기와 승부라도 보는 듯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고,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이 어머니의 기구함이 참 처량스럽긴 한데,
그렇다고 이 어머니 역시 마냥 기구한 운명이라며 불쌍하게만 여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젊은 시절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자식들들 팽개친 채 야반도주를 했고, 
이 사실을 사십 년간 자식들에게 감쪽같이 덮어둔 채
배다른 자식(형과 나)과 씨 다른 자식(나와 여동생)을 억척스럽게 한집에서 키워온 어머니시다.
하나씩 흩어졌던 그 자식들이
다들 무참히 깨져서 지금 25평 아파트에 떨거지처럼 담겨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다 코믹이겠다 싶다.
실제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랫만에 박장대소를 했다.
그러면서도 뒤가 구린 듯한 이 느낌은 뭐지?
너무 현실적이라서 캥기는 기분마저 든다.
이게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 머리털이 쭈뼛 서기도 한다.



이 막장의 콩가루 집안 사람들이
상당히 읽는 사람을 뜨끔거리게 만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 문학적인 모습을 띄기도 한다.
그것도 겁없이 권총 자살한 대문호 헤밍웨이에 빗대서 말이다. 
......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감할 수 잇는 것만이 참다운 실존이라고 생각했던 헤밍웨이의 경우는 어땠을까? 그는 온전히 자신의 으지대로 산 것일까? 전쟁터를 전전하고 파리와 쿠바, 스페인과 아프리카를 떠돈 것도 모두 자신의 선택이었을까? 그래서 그는 행복했을까? 물론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을 것이다. 파리에서 보낸 칠 년, 가난한 문학청년으로서의 수줍음과 막막함, 첫 아내와의 달콤한 시간들, 문학에 대한 열정..... 하지만 순수했던 시절은 모두 지나가고 그는 무언가에 코가 꿰어 여자를 갈아치우고 더 많은 짐승을 살해하고, 미친 듯이 먹어대 돼지처럼 몸무게가 늘어나고 거친 영혼은 더욱 황폐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던 것이다......
각 장의 소제목은 영화 제목을 가져다 썼는데
(처음엔 꼴에 주인공이 영화감독이라고.... 라고 끌끌 혀를 찼었다
  이상하다. 읽을수록 점점 이 가족들과 유사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된장!)
이게 또 은근한 조롱의 뉘앙스를 풍긴다.
이 소설은 그러니까.
인간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엔 뭐 이런 집안이 다 있냐 싶었는데
지금 내 말하는건가 하는 부분들이 자꾸 등장한다. (이런 "삐리리"한 경우가...)
아주 교훈적이고 근엄하게 조목조목 따지는 것보다
이렇게 불시에 옆구리를 치고 들어오는 한 방이 더 강력한 법.
 그래도 결론은 어쨌든 착하다(?)
...... 나는 언제나 목표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 이외의 모든 것은 다 과정이고 임시라고 여겼고 나의 진짜 삶은 언제나 미래에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 결과 나에게 남은 것은 부서진 희망의 흔적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헤밍웨이처럼 자살을 택하진 않을 것이다.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지질하면 지질한 대로 내게 허용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게 남겨진 상처를 지우려고 애쓰거나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천명관!
이 사람한테 또 제대로 한 방 먹은 것 같다.
<고래>와 <고령화가족>
천명관의 그 다음의 이야기가 미리부터 궁금해진다.
이 사람 글은 참 많이, 그리고 거하게 펄떡거린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4. 1. 08:45
말콤 글래드웰.
요즘 너무 재미있게 그리고 열심히 버닝하고 있는 사람이다.
<티핑 포인트>와 <블링크>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이라 황홀할 지경이다.
이 사람의 생각 그 밑바닥까지도 나는 궁금하고 알고 싶다.
번득이는 재치와 그러면서도 핵심을 꼬집는 예리함이 때론 너무 정확하고 명확해 두렵기까지하다.
동시에 대단히 유쾌하기도 한 책.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티핑 포인트.
다양성과 개성의 현대에 가장 필요한 기법이자 필수요소다.
그걸 적절한 용어와 사례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9회말 2아웃 동점상황에서 멋진 끝내기 홈련을 보는 기분이라면 그 느낌이 전달될까?



이 책 역시도 언제가 자료로 충분히 쓰이고도 남을 것 같다.
좀 자세히 정리를 해서 남겨본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꼼꼼히 정리를 해봐야겠다.
이 사람 확실히 뭔가가 있다.
상위 1%의 성공비결을 분석한 <아웃라이어>와
인재경영과 관련된 그의 최신작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도 가슴 뛰게 궁금하다.
나는 지금 분명 사랑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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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How Little Things Can Make a Big Difference?
o Tipping Point?
  : 예기치 못한 일들이 갑자기 폭발하는 바로 그 지점
o 1994년 연간 판매량이 3만 컬레에 불과한 허시파피 신발을 단계적으로 처분하기로 결정 -> 맨허튼 이스트 빌리지
   와 소호에 사는 몇명의 청소년이 아무도 더 이상 이 신발을 신으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이용
   -> 1년 사이에 주문량 폭등하여 1995년 43만 컬레 판매되면서 다시 미국의 젊은 남성 패션의 기본 품목이 되다.
o 1990년대 뉴욕 범죄율의 갑작스런 하락
=> 전염되는 행동의 전형적인 사례들
o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전염"의 3가지 특성
  ① 전염되기 쉬운 행동들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② 작은 행동, 작은 변화가 커다란 결과를 초래한다.
  ③ 전염은 극적인 어느 한순간에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 가장 중요
o 모든 전염에는 tipping point가 있다.

* 유행(TP)을 만든 3가지 법칙
① 소수의 법칙 :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른다. (20:80의 법칙)
② 고착성 요소 : 작지만 기억에 남을 메시지가 엄청난 결과를 부른다.
                     (당신의 거억 속에 고정되는 메시지)

③ 상황의 힘 : 환경의 작은 변화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o 사람들은 집단으로 있을 때 행동에 대한 책임감은 희석된다(방관자 문제) -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해 줄 것이다.

* 소수의 법칙
o 어떤 종류의 사회적 전염이든지 그것은 특별한 사회적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깊이 의존.
  ->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
o 여섯 단계 거리 : 여섯 단계만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o 커넥터(Connector)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친구와 지인을 만드는 예외적인 재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
o 커넥터가 되기 위한 7가지 습관
 ① 아느 사람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
 ②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 공격적인 자세를 버려라
 ③ 상대방의 깊숙한 곳에 위치하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한 관찰자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라
 ④ 진심으로 사람들을 좋아하라
 ⑤ 사람들이 자신에게 계속 끌릴 수 있게 교제하고 상호 작용하는 패턴을 습득하라
 ⑥ 상대방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기억하라. 이름과 주소,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을 만났는지 자세히 메모
 ⑦ 일단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의 교제에 따르는 의무를 회피하지 말라. 단, 친하지만 무심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
     하고 무심한 만남을 즐겨라
o 커넥터들의 중요성은 그들이 알고 있는 사람수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기능에 있다.
   커넥터의 경우 수없이 다양한 세계와 접촉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다. (호기심, 자신감, 사교성, 정열)
o 약한 관계의 강한 힘 : 아주 친한 관계는 아니지만 안면 있는 사람의 숫자는 당신의 사회적인 힘을 드러내는 지표
o 커넥터로부터 입수문의 위력이 나타난다.

o 메이븐(Maven) : 지식을 축적한 자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이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
 ① 메이븐은 수동적인 정보 수집가가 아니다 (그들은 최선의 거래방식을 알아낸다)
 ② 메이븐은 시장의 조력자가 되기를 꿈꾼다.
 ③ 메이븐은 사물보다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하기 때무에 그들의 결정을 도와주려고 한다)
o 메이븐은 입소문으로 전염시킬 만한 지식과 사회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메이븐을 다른 사람과 구별시켜 주는 것은 지식을 어떻게 전파하는가에 달려 있다.

o 세일즈맨(Salesman) : 메시지 설득자 (메이븐 - 메시지 제공자. 커넥터 - 메시지 전파자)
o 성공적인 세일즈맨이 되기 위한 7가지 습관
 ① 언제 어디서나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고객들을 대면하라.
 ② 고객을 제 2의 가족으로 여겨라.
 ③ 지루하지 않은 어투와 적절한 템포로 대화하라.
 ④ 고객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라,.
 ⑤ 고객의 요청에 결코 "NO" 하지 말라.
 ⑥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주장을 펼쳐라.
 ⑦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
o 사례 : 레이건을 당선시킨 ABC 앵커 피터 제닝스의 얼굴 표정
           해드폰 작동 실험을 가장한 등록금 인상율 조사 (기준 587달러 - 좌우, 상하, 무동작)
o 무엇이 세일즈맨을 위해하게 만드는가?
 ① 사소한 일들이 큰 차이를 가져온다.
 ② 비언어적인 것이 언어적인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③ 설득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

* 고착성 요소
o 세서미 스트리트
  - 취학전 아동들에게 읽고 학습하는 기술을 향상시킨 텔레비전 프로그램(고착성 발휘하여 성공)
  -  취학 전 어린이들의 시청 습관을 관찰하여 프로그램의 고착성 결정
o 정보의 홍수 시대에는 고착성의 문제가 중요 (그러나 메시지가 가려지는 고착제는 피하라)
o 블루스 클루스 ("블루"라는 강아지와 카키색 바지에 럭비 셔츠를 입은 진행자 "스티브" 등장)
  - 1996년 방송을 시작해서 <세서미 스트리트>의 시청률을 뛰어넘은 교육 프로그램
  - 지금까지 만들어진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고착력 있는 텔레비젼 쇼 (수수께기 제시하고 실마리 제시)
  - 어린이들이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는 말장난, 코미디를 생략하고 이야기의 형태로 가르치는 프로그램
  - 성공 열쇠 ① 어린이들의 적극적이 참요 유도 ② 메시지를 끊임없이 반복 ③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다

* 상황의 힘 1
o 전염성은 그것이 발생한 시대와 장소의 조건과 상황(환경적인 요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o 깨진 창문 이론 : 깨진 창문 하나가 더 많은 창문을 깨지게 만들어 무질서 공격적인 범죄를 불러일으킨다.
o 뉴욕 지하철의 낙서와의 전쟁 (1984~1990) -> 무임 승차 분쇄 (단속에서 조사) -> 지하철 범죄 극적으로 감소
  -> 뉴욕시에 적용(깨진 유리창 수리. 노상방뇨, 공공 음주 행위, 차닦이 앵벌이 단속) -> 범죄율 감소
  => 외관상 사소한 생활 범죄의 속성(상황)과 같은 것이 폭력 범죄의 티핑 포인트
o 환경이 행동을 결정한다 (루시퍼 이펙트)
o 사람들이 처한 직접적인 상황의 세부적인 것들을 변화시키는 것으로도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o 조그맣고 사소한 상황 변화가 전염성을 점화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o 환경적인 티핑 포인트는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 상황의 힘 2
o 전염력 강한 집단을 잡아라.
o 작고 밀접한 단위의 집단들이 메시지나 사상의 감염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o 전염시키기에 효과적인 집단을 구분하는 원칙은? - 150의 원칙
o 150이라는 숫자는 진정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인 숫자는 나타낸다.(공동체 생활)
o "150의 법칙"의 대표적인 기업 고어(Gore) - 공장당 150명의 종업원이 회사의 목표
o 150명 이하의 집단일 때 명령이 잘 이행되며 제어하기 힘든 행동도 개인적인 충성심과 인간 대 인간의 직접적인 
   계약에 근거하여 통제될 수 있다. (상호 교류가 가능)
o 고어가 창조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보가 조직 주변을 돌면서 쉽게 "점화"할 수 있도록 만든 조직화된 메커니
  즘이다.(감염시키기 위해 소규모의 작은 운동을 먼저 창출)

* 에어워크의 티핑 포인트
o 신발 제조회사 에어워크의 TP는 기막힌 광고 전략 때문이었다.
 ① 에어워크는 아이디어를 전화시켜 대중을 움직였다.
 ② 에어워크는 혁신자 통신원을 통해 시장을 파악했다.
 ③ 에어워크는 문화적 계기를 포착하여 공감지대를 형성했다.
o 아이디어의 전염성을 돕는 "전환"의 3단계
 ① 1단계 : 불필요한 세부 사항들을 제거하고 이야기를 단순화하라
 ② 2단계 :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정교화하라.
 ③ 3단계 : 아이디어를 포착하고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로 전환하라
o 선도자(몽상가) -> 초기 수용자(몽상가) -> 초기 다수파 -> 후기 다수파 -> 느림보층

* 자살과 흡연의 티핑 포인트
o 남태평양의 미크로네시아 섬의 자살율이 1980년대 말 급격히 상승 (10만 명당 160명 - 미국은 22명)
  - 거의가 10대 후반의 남자 (오락에 가까운 실험)
  - 자살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그 생각 자체가 팽배히지고 점점 더 어린 소년들에게 감염
o 젊은이들이 실험이자 모방과 반항의 기분으로 참여하는 자기 파괴라는 감염적인 파급 효과
o 10대 금연 캠페인
  - 흡연에 대해 반대하고 흡연의 위험에 돤해 설교를 하면 할수록 역설적으로 어욱 흡연은 원하는 10대
o 자살이 자살을 불러오고 흡연이 흡연을 불러온다
  - 마릴린 먼로의 죽음 뒤에 일시적으로 전국의 자살 비율이 12% 증가
  - 유명한 자살 기사가 실린 그 다음날 교통 사고 사망자의 숫자는 평소보다 평균 5.9% 상승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방식의 하나로 고의적으로 단독 충돌 사고를 내는 것)
o 일종의 모방 행위
o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자살한 사람들은 자살의 감염에서 티핑 포인트로 기능한다.
o 젊은 사람의 자살에 관해 이야기가 나오면 젊은 교통 사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나이든 사람들의 자살 이야기가 나오
   면 나이든 사망자의 수가 증가.
o 흡연은 특정한 형태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연관되어 있다.(세련된 어떤 것을 연상하게 한다)
o 흡연이 멋진 것이 아니라 담배 피우는 사람이 멋있었어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
o 10대 흡연의 전염성은 단지 소수의 법칙을 입증한 것만이 아니라 고착성을 보여주는 탁월한 본보기이기도 하다.
  - 전염성 : 10대들이 흡연 습관에 감염되는 과정은 부모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또래 집단과 연결되어 있다.
  - 고착성 : 흡연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담배가 우울증을 치료하는 값싼 방법) 우울증 치료하면 흡연율도 하락
                니코틴 함량(용량)을 중독의 문지방 이하로 감소시킨다.

* 누구나 티핑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o 티핑 포인트의 교훈
 ① 전염성을 퍼뜨리려면 핵심적인 몇 군데 지역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 당뇨와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 장소 변경 : 교회 -> 미용실
 ② 세계는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우리의 직관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③ 성공적인 전염성의 토대가 되는 것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과 적절한 추진력이다.
o 티핑 포인트는 변화를 이한 잠재력과 이해할 만한 행동의 힘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30. 06:23
얼마전에 그는 다시 활동을 하겠노라며 대중들 앞에 나섰다.
조카들을 키우다보니 교육비와 양육비가 문제가 되더라면서
그리고 조카들에게 삼촌이 원래 뭘 하던 사람이었는지 실제로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그 기사 속의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조카들과 사이판을 다녀왔다며, 그래서 검게 탔노라며 그가 말했었다.
그런데 그의 얼굴빛은 햇빛에 그을린 것 뿐만은 아니었다.
그의 기자회견 사진을 보면서 동료에게 말했었다.
"최진영, 너무 어둡다. 예전이랑 너무 많이 달라졌네. 기분이 좀 이상해..."
어쩌면 솔직히 하고 싶었던 말은 더 불길한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함부러 말하지 못했던 건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기자회견 당시 최진영 모습>

어제 갑작스런 그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1년 5개월 전 최진실의 자살 소식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믿어지지 않는다.
약물 과다 복용이라는 이야기도 들렸고.
누나처럼 목을 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우울증이 심했다는 이야기도...
그리고 작년에 이미 고인이 된 누나 생일에 자살시도를 해 위세척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어느 것이 진실이든,
이 모든 건 다 불공평하고 그리고 다 잔인하다.
그는 뭐가 두려워 자신이 지키겠노라 다짐했던 어린 조카들마저 잊었을까?
엄마의 죽음에 이어, 아빠같고 엄마같던 삼촌의 죽음까지 감당하기엔
두 조카가 너무 어리다.
그리고 두 자식을 나란히 앞서 보낸 어미의 심정은...
그건 어떤 말로도 표현될 수 없다. 도저히 그럴 수 없다.
어미의 삶은 이제 어떻게 될까?



누군가는  베르테르 효과를 걱정한다.
어쩌면 최진영 자살이 또 하나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되어
또 다른 베르테르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이 없었다면 최진영은 여전히 세상 속에 살아있지 않았을까?
비록 끔찍하게 힘들고 지독히 외로운 삶이라 할지라도...
한 사건이 다른 한 사건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는 말콤 그래드웰의 티핑 포인트.
46명의 건장한 청년의 생존 여부는 
조카들을 향해 아버지가 될 것을 다짐한 한 청년을 다시 동생의 자리로 되돌리게 했다.
애타게 무사귀환을 기다리는 천안함 실종자들의 가족을 보면서
그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의 삶의 동반자일 수밖에 없는 누나를 간절히 떠올랐는지도...



"우울(Depression)"
"지친다… 사람이라는 것에 지치고, 살아온 것들에 지치고…
 이런 나 때문에 지친다"

최진영은 자신의 홈피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게 마지막 흔적이 된 셈인가?
마흔의 그에게도 자신의 삶이 버거웠던가?
누나의 갑작스런 죽음과 남겨진 조카들,
누나의 유골함 도난,
연예생활 복귀의 두려움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책무...
그가 이 모든 것이 힘들고 괴로워 극단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모든 자살은 결국 우발적인 행위가 아니던가?
그는 진심으로 누나가 필요했으리라.
진심으로 누나의 보호와 도움이 간절했으리라...



지금쯤 그는 그렇게 보고 싶었던 누나와 재회했을까?
어쩌면 피눈물을 흘리며 등을 돌리고 있을 누나 최진실 앞에 긴긴 용서를 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가 더 이상은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동생이 되기로 한 그의 결정이
비록 백만번 옳지 않은 결정이었다고해도
그에게도, 그의 가족들에게도 더 이상 "왜?"를 묻지는 말자.
그저 이제 누나를 만났겠노라고...
그렇게 그리워했던 부모같은 누나를 다시 만났겠노라고...
가슴을 다독이며 다시 행복해지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참 이쁘고 절절하고 남달랐던 누나와 동생.
이제 같이 함께 있어 다행이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3. 4. 05:53
 <달의 바다> - 정한아


 

2008년에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모두가 꿈꾸던 지구 저 너머를 다녀왔던 일을 기억하시죠? 성공적으로 우주 정거장에 도킹도 하고...

그동안 파란만장한 나름의 사연도 많았고...

그때 100% 우리 기술을 가지고 우주로 떠난 게 아니라 말들도 참 많았고 그리고 고산씨의 탈락 때문에 좀 씁쓸한 분위기까지 있긴 했지만 어쨌든 기념할 만한 일이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고산씨는 정말 현대판 문익점의 역할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걸까요? 그렇다면 일생에 한번 밖에 없는 절호의 기회를 애국심의 일환으로 정말 그렇게 놓쳐버릴 수 있었던 걸까요???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저는 아직까지 정말 궁금합니다.)

우주선이 발사되는 걸 보면서 문득 <달의 바다>가 생각났더랬죠.
뭐 내용적인 면에서 그랬던 건 아니고 오로지 달이라는 우주적인 존재 때문이긴 했지만...


<달의 바다>는 1982년 출생한 작가 정한아의 첫 번째 장편입니다.

25세라는 어린 나이에 제 12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한 정말 파릇하게 반짝거리는 작가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젊은 여성작가의 요즘 트랜드는 적당히 가벼운 유머와 더 가벼운 성의 조합, 그리고 아직 미성숙한 찌찔이들의 독립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기대고픈 구차함을 뛰어넘는 강렬한 소망, 모든 것에 무심한 듯 대범함을 가장한 완전한 정체성 포기... 뭐 대략 이렇거든요.

처음 이 책을 봤을 땐 그런 종류의 소설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선입견을 버려야하는데...)

또 여지없이 뒷통수를 강타당했다는.....(당시에는 맞아도 싸지!!...싶었습니다.)


이 책은 5년째 언론사 입사시험에 떨어진 '나'의 이야기와 우주비행사 고모가 보내온 편지가 현실-환상(편지)의 구도로 서로 교차되는 형식입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입사시험으로 인해 길어지는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27세 “나(은미)”는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머리카락마저 한 움큼씩 빠지는 신세죠.  급기야 유쾌한(?) 자살까지도 대책 없이 꿈꾸게까지 됩니다.

이런 그녀는 오년 전 소식이 끊긴 고모가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되어 있다는 소식을 은밀하게 할머니에게 전달받고 그 고모를 만나러 가게 되죠.  

다른 식구들 몰래 할머니에게 보내온 고모의 편지에는 생경하기만 한 우주의 풍경과 우주비행사로서의 일상생활이 정말 실감나게 그려져 있습니다.(저 몰랐던 사실을 이 책에서 꽤나 많이 알게 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작가의 역량에 박수 세 번~~ 짝짝짝!!!)

은미는 단짝친구 민이(성적 소수자로 남자랍니다...)와 편지에 있는 주소만을 그야말로 달랑 들고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만난 고모는 NASA 직원이 아닌 우주 테마파크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스낵바의 주인일 뿐입니다. 그것도 폐에 낭종이 생겨 호흡이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는...(생명의 위협까지도 받고 있는 상태인데도 고모는 너무나 생기발랄합니다.)


고모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고모가 어렸을 때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할머니는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지릅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어쩐지 달에 마음이 끌렸어"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며 어린 고모는 말하죠.
"엄마, 그럼 나중에 우린 달에 가서 살아요"

할머니는 대답합니다
"그래, 꼭 그러자"

달에 살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던 할머니는 우주비행사인 딸이 보낸 편지를 읽으며 그 딸이 자신의 꿈을 대신 실현하고 있는 것만 같아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을 겁니다.

고모의 편지는 그러니까 할머니를 위한 아름다운 거짓일 수 있는거죠.
그러나 동시에 그 편지 속 고모의 현실은 무엇보다도 사실적이고 치열하기에 완벽한 진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고모는 말합니다.

“언제든지 명령이 떨어지면 저는 이곳에서 완전히 정착할 준비를 시작해야 해요. 그 때가 되면 더 이상 편지는 쓰지 못할 거예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죽음을 통째로 들어 달로 옮기려는 듯한 시도처럼 보였습니다. 
이 모든 게 비록 위장된 거짓말일지라도 고모의 편지 속에는 희망이, 꿈이 그대로 살아있었네요.
묘한 울림에 가슴이 잠시 뻐근했었습니다.

통째로 들어서 제 독서노트에 옮겼던 기억이 새롭네요.


“진짜 같은 거짓말을 쓰고 싶었다”

정한아라는 젊은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고 쓰고 싶었던 글이라고 하네요.

이쯤 되는 거짓말이라면...

저는 골백번이라도 당신 말은 사실은 "진실"이었노라고 기꺼이 말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11. 16. 05:52
 <기발한 자살 여행> - 아르토 파실린나


기발한 자살 여행 


처음으로 읽어 본 핀란드 작가의 소설입니다.

이 책을 알게 된 경로는 저에게는 참 특이합니다.

처음엔 일본에서 제작한 영화로, 그 다음엔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창작 뮤지컬로, 드디어 마지막으로 만난 게 원작소설이네요.

그냥 일본 작품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집단 자살이라는 코드가 동유럽의 코드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거든요.

작가 아르토 피실린나는 핀란드의 국민작가로 전 세계에 수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이한 유머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죠. 평범한 이야기를 별나게 쓰는 작가라고 하네요.

“별난 평범함”이라...

이해되지 않는 언어의 조합인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게 됩니다.

아르토 파실린나... 출생부터가 참 별나네요.

1942년 길 위 트럭 안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의 가족이 독일군을 피해 도망치던 트럭 안에서요(그냥 웃어 넘기에는 좀 처절하죠.)

그는 스스로도 고백합니다.

“나는 유년기 초기에 네 곳의 나라를 경험했다. 그래서 도망은 늘 내 글에 등장하는 소재이다.” 라고요.

“피실란나”라는 이름은 “돌로 세워진 요새”라는 뜻으로 그의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는 마치 그들 가족의, 그리고 그의 소망이 담겨 있는 듯 하네요. “정착”과 “평온”에 대한 소망이 말이죠.

아들에게 이런 이름을 남기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그는 남겨진 어머니와 8명의 식구들을 위해 어릴 때부터 노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5살부터는 글쓰기를 시작했고요.

그는 이런 모든 경험들이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말합니다.

어느새 핀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가장 많이 읽혀지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이 된 아르토 파실린나.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블랙 유머의 대가 “로알드 달”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유머”라는 것에도 다른 의미와 다른 표현 방식이 있구나 생각했죠.


“핀란드”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휘바 휘바!”를 외치며 건강한 치아를 위해 자기 전에도 챙기는 자이리톨 껌?

이렇게 치아 건강까지 생각하는 이 나라 사람들의 가장 고약한 적은 사실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스스로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하네요. 자신들이 우울한 민족이라는 걸 말이죠. 살인은 단지 100여 건인 데 비해 매년 자살 시도는 1500여 건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런 핀란드의 우울을 대변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에는 그런 자살의 이면을 제대로 뒤집어 삶으로의 자연스러운 복귀를 유도하는 멋진 블랙 유머가 깔려 있습니다.

그것도 강력한 충격이나 계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통해서요.

사실 이 책이 재미있는 건,

별 볼일 없는 군상들이 다름 아닌 우리들의 모습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바로 나 자신의 대역배우인 셈이죠.


빛과 기쁨의 축제날인 성 요한의 날.

4번의 파산과 4번의 자살 시도 이력이 있는 렐로넨 사장은 자신의 헛간에서 또 다시 자살을 결심하죠.

그런데 이런!

먼저 와서 목을 메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오지랖 넓게도 일단 이 사람을 구해내죠. 그가 바로 현역 육군 대령 켐파이넨입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되고 “자신들처럼 자살하고픈 사람들을 한 번 모아보자!”며 이상한 의기투합(?)을 하게 됩니다.

그들을 교화해서 삶으로 복귀시키자는 건전한 의도가 아니라 함께 집단 자살을 하려는 의도로 말이죠.

그들은 신문의 부고란에 광고를 하고 답신이 오길 기다립니다.

놀랍게도 며칠 뒤 612통이라는 어마어마한 답신이 그들의 손에 들려집니다.

그 편지들의 공통점은 외로움과 쓸쓸함 일색이었죠.

일단 두 사람은 답장을 보낸 사람 중에 가까운 곳에 혼자 살고 있는 푸사리 부인을 비서로 고용해 자살 세미나에 참석하라는 초대장을 보내고 시내의 한 레스토랑을 빌립니다.

끝까지 세미나에 남은 사람들은 대령 켐파이넨을 지휘관으로 렐로넨 사장과 푸사리 부인을 보좌관으로 임명하고 버스를 대절해 함께 자살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죠.

이동 중에 그들은 편지를 보냈던 사람들을 한 사람씩 탑승시킵니다.

의처증과 편집증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던 여인, 이미 고물이 되어 버린 배에 너무나 집착해 빈털터리에 되어 급기야 가족까지 떠나버린 육지선장, 전직 노동조합 간부, 오판의 희생양이 되어 교도소에 수감됐었다고 주장하는 밍크 서커스 단장에 세미나를 개최했던 레스토랑 종업원까지...

그리고 버스 운수 회사 사장 코르펠라의 동참으로 이들에게 40인승의 최신식 고급 버스까지 생기게 됐습니다.

이렇게 모인 33인의 첫 번째 단체 자살 현장은 실패로 끝이 납니다.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순간 탑승자 다수가 급정거 스위치를 눌러버렸거든요.

그들은 회의를 하고 장소를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국경을 넘죠.

핀란드를 거쳐 노르웨이를 지나 스위스로...

이쯤 되면 이들이 마치 단체 관광 여행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나가는 곳에서 자유시간을 갖고 유명한 곳을 관광하기도 하고 야외 캠핑도  즐기면서 점점 진짜 여행자의 모습을 보여주죠.


“죽음을 위한 무명 인사들의 단체”

어느 틈에 이들에 대한 소식이 국가정보부에까지 들어갑니다.

현직 대령에, 전직 노동조합 간부에 최대 운수 회사 사장까지...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한거죠. 게다가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 중 몇몇이 밤을 지내기 위해 몰래 숨어 들어간 차고가 하필이면 남예멘 대사의 관저였던 겁니다. 술에 취한 그들은 그곳에서 자살을 시도하다가 급기야 화재가 발생되죠.

스위스에서는 독일 훌리건들과 집단 패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실종된 3명의 여자들은 프랑스에서 도덕적인 혼란을 야기시켜 24시간 내 추방명령을 받기까지 합니다.

국가정보부는 판단하죠.

그들이 필란드의 대외 관계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고 말이죠.

...... 핀란드 관광버스 한 대가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람들을 싣고서 세상을 질주하고 있다.

그 비밀 자살 단체의 회원 몇 명이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 적이 의심스러운 활동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 어쩌면 모든 회원이 휘말려들었을지도 모른다......

국가정보부는 비공식적인 자문회의를 열기로 결정을 하고, 정부 기관 산하의 여러 부처에서 관계자들을 초빙합니다. 외무성, 경찰청, 대학병원의 신경정신과, 관광공사 그리고 정보부에서 파견한 사람들까지 말이죠.

이런 사실을 알 길이 없는 그들은 어쨌든 계속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네요.

하나 둘, 하차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말기암 환자와 에이즈 환자가 버스에서 내려 두 사람만의 새 삶을 시작하겠다고 말하죠.

순간 사람들은 그들의 무책임성을 비난합니다.

하차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에이즈라는 사실을 숨기고 버스를 탔다는 사실을요.

아이러니 아닙니까?

어차피 함께 죽겠다고 그 버스에 동승했는데 에이즈 따위가 뭐 그리 대수라고...

하긴 뭐 홀리건들과의 집단 패싸움에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을 때도 흉측한 모습으로는 죽기 싫다고 죽음을 연기했던 사람들이니 곱게 죽고 싶기도 했을 겁니다.

하차 희망자는 점점 속출하고 그들의 집단자살의 의도를 알게 된 지역대표는 자신의 지역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음날 아침까지 떠나줄 것을 요구합니다.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은 과연 굳이 집단 자살을 감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고향 핀란드에서 엄청나 보였던 문제들이 유럽의 다른 곳에서는 아주 사소해 보인다고 사실도 서서히 깨달게 되죠. 같은 운명을 짊어진 동료들과의 긴 여행은 다시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유대감은 자의식을 굳건하게 다져주기까지 했습니다.

좁은 생활 영역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된 자살 희망자들은 새롭게 삶의 재미를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그들이 초여름에 생각했던 것보다 미래는 훨씬 더 밝게 보였던 거죠.

그리고 여행 중에 탄생된 여러 쌍의 연인들도 삶의 의욕을 부추키게 됩니다.

우리의 지도자 켐파이넨 대령과 보좌관 푸사리 부인마저도 그들 앞에서 결혼을 발표하네요.

삶은 결국은 그런 것이라네요.

계속해서 양파껍질을 벗겨내는 일이라고...


여기서 이 이야기가 끝이 난다면 무지 평범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겠죠?

뒤에 기막히게 유머러스한 반전이 여럭 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 버스의 행방을 끈질기게 추적하기로 결의한 국가정보부 자문위원회의 모습이요.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회의를 이어가는 자문위원회.

비밀 단체의 흔적은 유럽 한가운데서 이미 사라졌지만 국가의 안전과 명성을 위해 이렇듯 중요한 회의를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들의 최종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회의를 거듭할수록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은 조금도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몇 년 동안 같은 회의를 계속해왔고, 그리고 현재까지도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하며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완전히 박장대소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든, 유럽이든 정치하는 분들은 늘 그렇게 남의 다리만 계속해서 그것도 지치지도 않고 긁어대는 것 같아서요.

“자살”이라는 무겁고 심각한 내용을 이렇게 유쾌하고 발랄한 마무리로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는 게 이 책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한때 유럽 전역에서는 실제로 이 소설을 패러디한 “즐거운 자살 희망자들의 모임”이 생겨나기도 했었다네요.

이 책이 금서(禁書)로 분류되지 않고 여전히 잘 읽혀지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그 모임들은 이 책의 내용처럼 단지 유쾌한 모임의 하나로 끝이 났던 것 같습니다.


왠지 조금은 우울해야만 할 것 같은 가을의 끝자락,

울증을 희망하는 모든 분들께 강력한 예방 백신으로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이들의 기발한 여행에 함께 동승하고 나면 아마도 박장대소로 하차할 수 있을 겁니다.

푸.하.하.!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1. 6. 06:30
처음 읽었던 핀란드 작가의 소설이다.
아르토 파실란나,
핀란드의 국민작가라고 한다.
왠지 하루종일 자일리톨 껌을 징걸징걸 씹으며
우울과 고독함에 젖어 있을 것 같은 나라 핀란드.
(우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치아를 생각해서 항상 자이리톨 껌을.... ^^)
실제로 핀란드 사람들의 가장 고약한 적은 "우울증"이란다.
살인은 단지 100여 건인데 비해 매년 1500여 건의 자살이 발생한다는 나라 핀란드.
이 소설은 이런 우울의 핀란드를 배경으로
놀랍도록 재미있는 블랙 유머를 선사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묘한 깊이감이 있는 소설.
이 소설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네 번의 파산선고를 받은 사업가와 현직 대령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사람의 첫만남은 자살의 순간이다.
같은 목적으로 찾은 시골의 한적한 헛간에서의 만남.
이 만남에서 집단 자살 여행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살기 위해서, 혹은 죽기 위해서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서
그들과 동참하는 동행자가 생기고
최고급 신형 버스에 올라탄 이 33인은 죽을 곳을 찾아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이런 유쾌한 터치로 그것도 끝까지 유머와 반전의 묘미까지 잃지 않고
쓸 수 있다는 게...
나는 집단자살보다 더 끔찍하고 무섭다.
책을 읽지 않아도
이야기의 결말은 이미 알 수 있지만
그 확실한 결말을 앎에도 불구하고
내내 재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등장하는 캐릭터를 내 주위의 누군가에 맞춰보는 퍼즐의 즐거움까지 은근히 소유하다...
얼마전엔 이 원작을 가지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새롭게 각색해 뮤지컬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는데

<남한산성>에서 인조로 분했던 배우 성기윤이 대령으로 분했었다.
실제로 뮤지컬을 보지 않았지만 진지했을 그의 모습이 상상돼 살짝 웃음이 머문다.
어쨌든 집단 자살 여행의 끝은 강력한 삶으로의 복귀다.
당연하지 않은가!!!



제 3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최민경의 <나는 할머니와 산다>
좀 흉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유쾌하다.
청소년소설이라 깊이감은 많이 떨어지지만 분명 참신함은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할머니(귀신)가 수시로 등장해 이야기를 휘젖고 다니진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책 속엔 귀신으로서의 할머니의 음성은 단 한 줄도 없다.
하지만 분명 주인공은 염연히 할머니와
그것도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와 산다.

이상한 빙의 현상!
(빙의현상이긴 하되, 간접적인 빙의현상... 이해가 될까?)
그러나 기억할 것은,
이 책은 어쨌든 청소년문학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깊이감이 부족하다느니, 유치하다느니 평하지 말자.
당신의 중학교 시절을 생각해보라.
읽다보면 당신의 중학교 시절보다 책의 주인공이 훨씬 더  성숙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기억나는가?
그 때, 당신이 얼마나 유치했는지...
그리고 그 유치함이 얼마나 심각하고 절실했었는지를...




6살에 입양돼 이제 16살이 된 조은재.
아빠의 실직은 벌써 2달을 넘어서고 있고 
치매가 있던 할머니는 동네 공사현장 물웅덩이에 빠져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이런 심각한 상황들이 아주 유머러스하게 전개된다.
아이스럽게 유쾌하다.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논하는
주인공의 성숙함 또한 귀엽고 이쁘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몸에 들어오는 건 뭔가 할 일이 있기 때문이란다.
당신이라면 어떻까?
그 할 일을 하라고 온전히 자신의 몸을 내 줄 수 있을까?
어른이 된다는 건 피곤한 일이란다.
항상 무슨 일인가로 마음을 졸이며 살아햐 하기에...
그래...
사실은 정말로 말도 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하다.
그렇다고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는데 
이제와서  못해먹겠다고 반납할 수도 없는 노릇.

현실을 인정하고 믿자!
그걸 믿는 동안은 생도 함께 빛날 것이라는 당돌한 16살 소녀의 말을 기억하며...
살자! 살자! 살자!
이것 말고 더 좋은 다른 방법이 없다면
어차피 누구든 살 수 밖에는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9. 8. 05:28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공선옥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작가 공선옥!

얼마전 그녀가 올해 7월에 제 24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설집 <나는 죽지 않겠다>, <명랑한 밤길>이 그 수장작이라고 하네요. 제가 그녀의 책으로 처음 읽었던 건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 살>이라는 소설이었습니다. 두 여자의 삶이 어찌나 가슴 짠하던지 그만 덜컥 화가 나기도 했죠. 도대체 왜 나는 그녀의 글을 전적으로 이해하는가? 그리고 전적으로 의지하는가? 어느 날은 속이 상하기까지 했습니다.

1964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그녀의 말투가, 하다못해 그녀의 글 속에 나오는 투박한 사투리나 함지박만하게 쏟아내는 푸짐한 욕설들이 그토록 낯설지 않았던 건 “곡성”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네요. “전남 곡성군 삼기면....”으로 시작되는 저의 본적지. 그래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대사나 문체들 그리고 느낌들에서 근원적인 포근함과 따뜻함, 그리고 도망가고 싶은 욕구마저도 느끼게 된 거라는 걸 이제는 이해합니다.

“본적지”라는 이름의 고향!

어쩌면 누군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단지 서류 속에만 존재하는 아버지의 땅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한번쯤 돌아보게 되는 그런 곳, 실질적이든 아니면 마음 안에서든 찾게 되는 부모의 땅, 그리고 내 생명의 시작이었던 땅.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살아보지 않은 제 본적지에 대한 희미한 동경에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 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 있었던 걸까요?


이미 위로 딸을 셋이나 둔 집에 네 번째 딸이 태어납니다. 부아가 난 할아버지는 이름을 지어달라는 아들에 말에 한마디 합니다.

"니무랄 것! 암꺼나 허라고 혀!”

그래서 네 번째 딸의 이름은 “암꺼나 혀”의 “해금”이 되어 버렸습니다.

순금, 정금, 영금, 해금 그리고 마지막 5번째 딸 영미(“영미”라는 이름은 내리 다섯의 딸을 낳은 어미가 “금”자에 대해 갖는 마지막 반항이자 일종의 시위였던건 아닐지...)

딸 다섯의 넷째 딸이라니, 그 존재성마저도 너무나 희미한 “마해금” 그녀가 이 책의 서술자입니다. 그녀는 이제 스무 살 무렵을 살고 있는, 그리고 광주라는 대도시가 스무 살인 그녀 삶의 근원지죠.

처음 “광주”라는 지명을 봤을 때, 조심스러웠습니다. 그 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어쩐지 자신이 없을 것 같아서요.... 그러나 다행히 이 책은 그런 제 두려움을 살짝 피해갑니다. 그렇다고 아예 관계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해금은 광주민주화항쟁 때 공중에서 날아오는 유탄에 친구 경애를 잃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그들 친구들에게 분명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가져오죠.

이제부터 우리는 5명의 여자들과 4명의 남자들. 아직 스무 살인 그들의 지나온 시간들을 정해진 순서 없이 마구잡이로 만나야 합니다.

경애의 갑작스런 죽음에 "세상 사람들은 왜 아무렇지 않지?“라고 반문하며 방황하던 친구 수경은 끝내 저수지에 뛰어 듭니다.

느닷없이 남편이 데리고 들어온 두 번째 마누라를 피해 딸의 자취방으로 찾아든 할머니같은 승희 모친은 추위에 떨며 찾아온 딸의 친구 해금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줍니다.

꾸역꾸역 울음과 함께 밥을 넘기는 해금에게 그 어미는 말합니다.

"악아, 우지 마라! 사는 것은 죄가 아닌 게로 우지를 마라!“

그렇게 등을 다독여 주던 승희 어머니는 그 밤, 돌아오지 않는 딸을 내내 기다리며 차디찬 딸의 자취방에서 뇌출혈로 사망을 하고, 그 딸은 그 사실에 충격을 받아 친구들 곁을 떠나 헤매다 배부른 모습으로 어느 날 그들 앞에 다시 나타납니다.

승희에게 마음을 주고 있던 누군가는 방황으로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승희와 승희가 낳은 아들 승춘과 함께 따뜻하게 살고픈 꿈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잘 다니던 대학을 그만 둔 친구 정신은 노동자가 되어 민중 해방의 길로 들어서고, 온 동네 자랑꺼리였던 서울대생 승규 또한 학생운동에 점점 더 깊게 참여하게 됩니다.

누군가 생각합니다.

“꼭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같아...”

그리고 도 누군가는 말합니다.

“아무리 죽을 맛이라지만 죽는 것 보단 낫잖아”


돈이 없다며 월급을 밀려온 사장은 젊은 여자를 끼고 관광호텔을 드나들고, 제 노동의 가치가 무시되고 짓밟히는 세상을 실제로 겪은 만영은 사장의 기름진 얼굴 위로 뜨겁고 기름진 고기 석쇠를 던져버립니다. 와이셔츠 공장에 취직을 한 해금은 상대보다 힘이 세다고, 더 많이 배웠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더 우월하다고 믿는 자들이 부리는 오만과 횡포와 모욕과 폭력과 무례함을 이제 조금씩 경험하게 됩니다.

해금은 언제가 친구 정신이 한 말을 떠올립니다.

“그것들과 맞서기 위해선 우선은 그 오만과 횡포와 모욕과 폭력과 무례함을 견뎌내야 한다고. 모든 오만한 자들이, 모든 무뢰배들이 스스로 부끄러워할 때까지, 견디고 견뎌서, 그 견디는 힘으로 우리가 아름다워지자고. 왜냐하면 모든 추함은 모든 아름다움 앞에선 결국 무릎을 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 저 무뢰배의 오만이 횡행할 수 있는 이 야만의 구조, 이 동물적 상황을 나는 견뎌야만 한다고. 저항하기 위해 견딜 것, 아름다워지기 위해 지금은 견뎌야만 한다고....”

구로공단 여공들의 시위.

해금은 자신이 인간이기 위하여. 그리하여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인간의 시간 쪽으로 돌려놓기 위하여 운동장 한가운데로 달려 나갑니다.

유리를 밟아 피투성이에 퉁퉁 부은 발이 된 해금, 얼굴에 피멍이 든 정신은 승규가 붙잡혀 심한 고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승규는 부모에게조차 알리지 못한 체 그대로 군대로 끌려가게 되죠.

보름이면 다가올 아들의 첫휴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승규 모친에게 전해지는 소식.

아들이 군대에서 머리에 총을 쏘고 자살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사실.

어미는 내 자식이 그럴리라 없다며 통곡하고 또 통곡합니다.

그 시대, 모든 어미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통곡은 아마도 그 어미의 모든 일생동안 결코 그치지 않고 이어지리라는 걸 한자리에 모인 친구들 모두 가슴으로 느낍니다.

그들은 생각합니다.

우리는 단지 혹독한 겨울을 견디어내고 있을 뿐이라고.

그들이 가장 예뻤던 때, 스무 살의 겨울 말입니다.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온다고 합니다.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는 순간 말이죠. 그런 순간은, 예기치 않게 혹은 법칙처럼 결국은 누구에게나 오고야 만다고 합니다.

이 책,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바로 그 “이전”과 “이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불과 얼만 전에 우리는 “이전”과 “이후”가 구분되는 순간을 지나왔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광주”라는 지명에 그리고 그 때 그곳을 살아내고 지켜왔던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살아낸 “가장 예뻤던 때”에 말이죠.

빚을 진 자에겐 언제나 “의무”가 남습니다.

언젠가 그 빚을 제 힘으로 갚아야 하다는 실질적인 의무 이외에도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도덕적인 의무까지도요.

당신이 가장 예뻤던 때? 그때를 당신은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때를 지나왔다면, 혹은 아직 지나오지 않았다면 기억하십시오.

그 순간을 어떻게 살아냈느냐에 따라 당신의 빚이 조금은 감면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요.

모른 척 하고 싶다면 당신은 아마도 평생을 도덕적인 빚쟁이로 살아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치열하게, 당당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견디라고, 지키라고, 이겨내라고... 그리고 살아내라고

이 책 <내가 가장 예뻤던 때>가 말해주네요.

어쩌면 이 책은,

그러니까 “가장 예뻤던 때”를 살아온 그들이 내게 남겨준 화두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장 예뻤던 때?”
내게는 그때가 과연 언제였을까요?


* 작가 공선옥의 이력이 참 눈물겹네요.
작가가 되기 전 그녀의 직업은 한달 동안 밤낮없이 일을 해야 손에 19만원을 쥘 수 있는 미싱사였다고 합니다. 우연히 동료가 응모해준 소설이 당선돼서 통장에 입금된 60만원의 거금을 보고 그녀는 무척 놀랐다고 하네요.

먼저, 40만원으로 방을 얻고 그 다음으로 밥상을 샀다는 그녀. 늘 밥상 없이 방바닥에 차려놓고 먹던 밥이 내내 서러웠던 거죠. 뜨거운 밥과 찬을 밥상 위에 차려놓고 아이들을 앉혀 놓고 그녀는 그제서야 말했다고 합니다.

“이제야 살 길이 생겼다”고.....

말하자면, 그녀가 쓴 글들은 전부 생존과 결부된 처절한 사투였던 셈입니다.

밥상 위, 한 술 밥의 의미가 문득 처연하게 느껴집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7. 13. 05:56
 <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내 심장을 쏴라


오랜만에 유쾌, 상쾌, 통쾌한 소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 뒷맛은 좀 씁쓸하네요.

김별아의 <미실>,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신경진의 <슬롯>, 백영옥의 <스타일>에 이어 제 5회 세계문학상을 거머쥔 소설입니다.

사이코패스, 약물중독, 조울증, 공황장애, 정신분열 등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이곳을 굳이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기는 여러분의 정신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치료하는 수리 희망병원입니다.

네, 꼭 직접적으로 말해달라면 정신병원, 맞습니다.

맨 정신으로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 제대로 살아가느냐 반문한다면 대략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사는 세상 모두를 싸잡아 정신병동이라고 하면 멀쩡하다고 우기고 싶은 우리네 신세가 좀 거시기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두 남자를 소개해야겠네요.
부디 함께 건강한 친목을 도모하시길(특히 정신적으로 말입니다...)

문제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25살 동갑네기 두 사람은 바로 류승민과 이수명 되시겠습니다.

일단 6년의 정신분열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 분야에는 그래도 나름 베테랑에 해당되는 이수명, 18살에 가위로 목을 찔러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 가위에 대한 극심한 공포로 이발조차 거부하는 일명 장발의 “미쓰리”, 재벌가의 숨겨진 아들로 유산문제에 얽혀 이복형제에 의해 강제로 병원에 수용된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페러글라이딩 조종사 류승민.

뭐 그닥 정이 가는 커플 조합은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문제적 인간 둘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입니다.

이수명은 그런데로 수리병원의 환경에 적응하며 소위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에 속합니다. 그런데 501호 동거인 중 한명인 승민이 입원 첫날부터 탈출을 시도합니다.

매번 그렇게 실패를 하면서 지치지도 않고 자꾸 사고를 치네요.

게다가 급기야 수명까지 자꾸 얽혀 경고만 늘어갑니다.

경고 네 번이면,
그 다음은 바로 OUT!  (젠장! 저 인간 미친 거 아냐????)

거듭되는 탈출의 시도, 그 끝은 보호실에서 갇혀 반인반수가 되어 돌아오는 약물폭격입니다. 초점 잃은 눈동자, 부글거리는 하얀 침, 혼자서는 걷지도 못하는 두 다리와 함께...

승민은 궁금합니다.

저 또라이는 왜 저렇게 계속 탈출을 시도하는 건지....

그러다 알게 되죠.

승민이 원하는 건 단지 살고 싶다는 소망 그 한가지뿐이라는 걸.

그리고 그에게 산다는 건 자신의 인생에서 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걸요.

승민은 망막세포 변성증으로 조만간 눈이 멀 운명입니다. 그는 자신의 눈이 완전히 멀기 전에  마지막으로 페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소망만 있을 뿐입니다.

볼 수 없다는 두려움보다 다시는 날 수 없다는데 대한 분노가 더 컸던 승민.

자신이 좋아하는 그 하늘에서 눈이 멀고 싶다는 단 하나의 소망!

그것은 승민의 본능이자 의지였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운명을 상대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가 탈출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조용히 적응하며 살려고 하는 수명은 결국 결심을 합니다.

저 또라이를 탈출시켜야 겠다고....

승민을 탈출시키면 자신은 보호실에서 입에 개거품을 물고 깨어나겠지만 그래도 시도하기로 작정합니다.

치밀한 계획까지 세웁니다. 열화와 같은 동료 및 일부 직원의 도움으로....

원래 계획과는 좀 달라지긴 했지만 어쨌든 승민 뿐만 아니라 수명까지도 수리 희망병원에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병원에 들어온 지 딱 100일째 되는 날에 말이죠.

탈출에 성공한 두 사람.

승민은 감춰둔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기 위해 수리산으로 향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헤어집니다.

다음날 승민의 행방은 묘연하고 수명은 수리산 아래에서 그대로 붙잡힙니다.(딱히 도망칠 생각도 없었지만....)

자살방조죄에 폭행감금(탈취한 차의 운전수)의 죄명을 추가로 달고요...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갇혀서 미쳐가는 자가 미쳐서 갇힌 자에게 말합니다.

“가끔 궁금했어. 진짜 네가 누군지. 숨는 놈 말고, 견디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 있기는 하냐?” 라고...

어쩐지 이 질문, 참 섬뜩합니다.

그 질문을 들은 미쳐서 갇힌 자가 생각합니다.

“내가 제대로 들었다면, 저 자식이 ‘존재의 징표’에 대해 물은 거라면, 나는 내놓을 것이 없었다. 내 인생에서 나는 유령이었다.”

오래전 “여기”와 “거기”의 경계를 놓아버린 유령!

꿈을 꾸는 게 무서운 사람도, 현실을 사는 게 무서운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꿈속의 유령이든, 현실 속의 유령이든,

모든 건 “도망침”의 한가지일 뿐이라고 이 두 사람이 말해주고 있는 셈이네요.

그러니까 요는,
어쨌든 삶은 살아내야 하는 거란 사실입니다.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거.

비록 그 결말이 뻔하더라도, 부딪치고 신나게 깨지고 맞서고 치열하게 살아내라고요.

한 사람에 의해 다른 또 한 사람이 이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더 이상 세상에서 도망치지 않을 사람,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신에게서 더더욱 도망치지 않게 될 한 사람.

이 사람... 아무래도 우리가 응원 좀 해줘야겠죠?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서 소설 <내 심장을 쏴라>가 시작됐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 정유정!

어떻게 정신병동에 대해 이렇게 리얼하게 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전직 간호사 출신이라는 이력이 있네요. 여러 차례의 정신병동 취재와 자료 조사, 그리고 일주일간 폐쇄병동에서 환자들과 함께 생활한 체험이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이제 글은 머릿속뿐만 아니라 발끝에서도 만들어진다는 게 실감됩니다.

늘 그렇듯 괜찮은 책은 그걸 알아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

이 소설도 <식객>, <미인도>를 만든 전윤수 감독에 의해 지금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캐스팅이 완료되는 연말쯤부터 촬영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이 두 명의 문제적 인간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범상치 않는 숱한 환자들을 과연 누가 연기하게 될지 개인적으로 무지 궁금합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 열심히 캐스팅 섭외하고 있습니다.....ㅋㅋ ^^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23. 21:11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 받아 정말 괴로웠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 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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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소식을 들었다.
믿기지 않는 일.
이럴 수도 있는 건가 !!!!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니....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누군들 그러지 않을까?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잠시였던가?
어떤 일이 있었든간에
너무 아프다...아프다...아프다...
혹 내가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라고
거칠게 밀어냈던 건 아닌지,

우리는
왜 아픈 대통령의 역사를 자꾸 품어야만  하나 !
얼마나 더... 얼마나 더...
그 역사를 반복해야 하나 !

당신이 홀로 겪었을 뼈 아픈 시간을 생각하니 
이제서야 내 가슴이 아픕니다.
당신은 그렇게 당신 삶을 버렸고,
우리는 그보다 먼저 
당신을 버렸던가요?
그래서 이제 다시 찾지 말라
영영 숨어 버리겠다 작정한건가요?

어쨌든,
이제 그만
쉴 수 있길......
그럴 수 있길......
진심으로 평온하길......
당신을 잃고서야  비로서 말하게 되네요.



소원했던 쉼,
지금은 쉬고 계신가요?
아마도 우리는 잘 보내는 방법을
아직은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말의 뜻,
정말이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내는 게,
명복을 빌어주는 게 정말 옳은 건가요?

다시는,
어떤 이유로도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배부른 투정이 되버릴까요?

당신의 선택에 눈물 흘릴 순 없지만
그 선택에 내가 서럽습니다. 
그 선택에 내가 목이 메입니다.
그 선택에 내가 고개 숙여집니다.
내가...내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