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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3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김영균
읽고 끄적 끄적...2010. 1. 13. 06:06
마흔을 넘긴 남자가 
남은 인생을 함께 할 확신을 주는 그런 여자를
드디어 만났다.
그리고 사랑은 시작됐다.
그러나 혼자 남겨진 그 사람은 그녀를 생각하며
깊고 진한 순애보를 세상에 남긴다.
어차피 모든 사랑의 기억은 왜곡이라지만
누군가 믿고 확신했다면 그 사랑의 가치는 이미 모든 것 위에 존재한다.
사랑... 독하고 치명적인 그 사랑...



영화배우 장진영.
자신이 주연한 영화 <국화꽃 향기>
그 여주인공 희재가 되어버린 여자 장진영.
그녀의 위암 사망 소식에 나는 손끝이 흔들렸다.
그 떨림은 그러나 같은 여자이기에,
혹은 같은 동갑이기에 느꼈던 감정은 아니었다.
가슴 안으로 크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갑자기 내려앉는 느낌.
그랬던 것도 같다.
그녀가 외롭게 여행을 끝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도...
그리고 그녀를 외롭게 보내지 않은 그녀 곁의 한 사람을 생각하며
그의 남은 시간들을 막막해했는지도...



결혼식 사진 속 그녀의 야윈 모습을 보면서
그의 야윈 마음을 읽어낸다.
사랑하는 사람이 필사적으로 지켜내는 하루하루를 봐야만 했던 그는
고난했을테고 그리고 황망했을 것이라고...
모르겠다.
그를 그렇게 만든 게
자기 자신인지. 아니면 그녀였는지...



어쩌면 시간이 더 지나면 나는 이 사랑을 잊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믿는 사람에게 코웃음으로 흘려 보내며
세상에 아직 그딴 게 있느냐며
별 희안한 소리도 다듣는다 말할지도...
그의 기억 속에
그녀 장진영은 살아 있더라.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결국 그녀의 삶은 그로 인해
이 생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혹 모르는 일.
그를 향해 누군가 그녀의 안부를 물을지도... 

기억의 불완전성을 믿는 남자의 세밀하고 선명한 기록들...
그의 삶 속에 그녀의 삶 또한 아직 또렷이 살아있다.
건강하고 밝게, 그리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그녀는 지금 그의 맘 안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