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4. 9. 09:09

 

<트레인스포팅>

 

일시 : 2018.03.10. ~ 2018.05.06.

장소 :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원작 : 어빈 웰시 <Trainspotting>  

연출 : 추민주

출연 : 김종구, 문태유(마크) / 송유택, 신주협(스퍼드) / 고상호, 손유동(토미) / 정민, 양승리(벡비)

        김바다, 홍승안(식보이) / 정연, 조지승(앨리)

제작 : NEO production

 

벌써 한 달이 가까이가 됐다. 이 연극을 본지.

간단한 코멘트도 기록하지 못한건,

이 연극을 보면서 확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꼰대가 됐다는걸...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하다는데 영화도, 원작소설도 다 못봤다.

시놉은 보긴 했는데 살짝 걱정이 되긴 했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마약으로 시작해서 마약으로 끝난다고.

100% 공감한다.

솔직히 걱정 됐다.

마약 투약하는 장면을 저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줘도 되는건가 싶어서...

(유경험자는 저게 뭐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연극을 보게된건,

순전히 뮤지컬 <팬레터> 때문이었다.

지금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인데

<팬레터>에 나오는 배우들 대부분이 이 연극에 출연해서 선택했는데

개인적으론 문화충격이었다.

것도 엄청난 데미지의....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엔 박수를 보낸다.

특히 김종구의 연기는 너무 좋더라.

감각적인 무대연출도 인상적이었고

조명, 음악도 참 좋았따.

 

하지만,

70~80% 할인을 한대도 다시 보진 못할것 같다.

문화충격이... 너무 커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12. 30. 08:42

 

<벙커 트릴로지 - 맥베스>

 

일시 : 2016.12.06. ~ 2017.02.1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제스로 컴튼 & 재이미 윌크스

번역 : 김수빈 /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박훈(Soldier 1)/오종혁, 신성민(Soldier 2)/임철수, 이승원(Soldier 3)/김지현, 정연(Soldier 4)

제작 : (주)아이엠컬처

 

모르가나, 아가멤논에 이어 멕베스까지

<벙커 트릴로지> 에피소드 세 편을 다 봤다.

원래 마지막 한 편은 내년쯤 볼 생각이었는데

앞서 본 두 편의 에피소드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휘몰아치듯 볼 수밖에 없었다.

세 편 다 좋았지만 어제 본 "맥베스"가 단연코 갑(甲)이다.

70분 동안 악(惡)의 탄생과 소멸,

그 전과정을 낱낱히 다 들여다본 것 같다.

이 작품.

꼭 나랏일 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맥베스>만이라도 꼭!

평범하고 보편적인 한 인간이

권력의 힘에 의해 어떻게 괴물로 변하는지 이 작품은 뼈아프게 보여주고 있다.

권력을 손에 쥐면 대다수의 인간은 왜 변하게 될까?

내 자리가 아니라고, 진짜 주인이 올 때까지 나는 잠깐 머무는것 뿐이라고 말하면서

잠깐을 영원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다.

게다가 우리 모두 잘알다시피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되야만 한다는걸.

그렇다면!

괴물을 처단하기 위해 괴물이 된 사람을 우리는 정의롭다 말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 모두 신탁의 예언에 묶인 맥베스인지도...유령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지도.

선한 것은 악한 것이 되고,

악한 것은 선한 것이 되나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12. 28. 09:45

 

<SMOKE>

 

일시 : 2016.12.16. ~ 2016.12.22.

장소 : 현대카드 UNDERSTAGE

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큐레이터 : 김수로

출연 : 김경수, 박은석 (초) /  이용규, 윤소호 (해) / 정연, 유주혜 (홍)

주최 : 현대카드 

 

음... 고백하면,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시놉도 전혀 모르고 공연장에 갔다.

추정화 허수연 부부의 전작 <인터뷰>가 너무 좋기도 했고

김수로의 작품을 보는 안목도 믿음직스러웠다.

그러면서도 포스터를 볼때마다 뭔가 눈에 익숙하다 싶었는데...

세상에나!

짙은 담배연기 속 드러난 모습이 비운의 천재 시인 이상의 얼굴었다니!

요즘 시인님들이 공연장에서 열일 중이시다.

개인적으론 침 반갑다.

(정지용, 김소월의 시들도 언젠가 이렇게 재탄생된다면 참 좋겠는데...) 

 

 

이상(李想)의 시 <오감도 - 제 15 호>에서 시작된 <스모크>는

시를 아는 사람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지만

나처럼 뭣모르고 해맑게 있으면 이게 뭔가... 고민될 작품이다.

다행히 나는 빨리 상황파악을 해서 어렵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상은 작품에서도 보여준것처럼 그림에도 소질이 있었고

그림을 그릴때는 "하융(河戎)"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신문에 발표된 <오감도 제 7호>에 그려진 삽화가 바로 이상, 아니 하융의 그림.

그러고보니 참 재미있다.

김햬경이란 본명의 한 사내는

시인일 때는 "이상(李想)"으로 화가일 때는"하융(河戎)"이 됐다.

하나 이면서 둘 이고, 둘 이면서 셋인 사내.

그리고 그의 연인 기생 금홍까지.

 

잘 만든 작품이고 좋은 작품이다.

하지만 정리는 필요할 듯.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넘버도 좋았다.

그리고 정말 정말 오랫만에 윤소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흐뭇했다.

(<트레이스 유> 이후 처음인듯...)

기대했던 김경수는 기대보다 훨씬 좋았고

정연은 초반엔 좀 흔들렸지만 중반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17년에 본공연이 올라오면

<인터뷰>만큼은 아니지만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무대와 음향도 제대로 갖춰질테니 

2017년 본공연을 기다려보자.

  

오감도 제 15 호

 

1
나는거울없는실내에있다. 거울속의나는역시외출중이
다. 나는지금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떨고있다. 거울속의
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음모를하는중일까.

 2
죄를품고식은침상에서잤다. 확실한내꿈에나는결석하
였고의족을담은군용장화가백지를더럽혀놓았다.

 3
나는거울있는실내로몰래들어간다. 나를거울에서해방
하려고. 그러나거울속의나는침울한얼굴로동시에꼭들어
온다. 거울속의나는내게미안한뜻을전한다. 내가그때문에
영어되어있드키그도나때문에영어되어떨고있다.

 4
내가결석한나의꿈. 내위조가등장하지않는내거울. 무능
이라도좋은나의고독의갈망자다. 나는드디어거울속의나
에게자살을권유하기로결심하였다. 나는그에게시야도없
는들창을가리키었다. 그들창은자살만을위한들창이다. 그
러나내가자살하지아니하면그가자살할수없음을그는내게
가르친다. 거울속의나는불사조에가깝다.

 5
내왼편가슴심장의위치를방탄금속으로엄폐하고나는거
울속의내왼편가슴을겨누어권총을발사하였다. 탄환은그
의왼편가슴을관통하였으나그의심장은바른편에있다.

 6
모형심장에서붉은잉크가엎질러졌다. 내가지각한내꿈
에서나는극형을받았다. 내꿈을지배하는자는내가아니다.
악수할수조차없는두사람을봉쇄한거대한죄가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8. 24. 08:24

<Capone Trilogy>

 

일시 : 2015.07.14. ~ 2015.09.2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Jamie Wilker

번역 : 성수정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김종태 (Old Man) / 박은석, 윤나무 (Young Man)

        김지현, 정연 (Lady)

제작 : (주)아이엠컬처

 

김종태, 박은석, 정연의 Loki를 마지막으로 <카포네 트릴로지> 캐스팅별 모든 애피소드를 다 봤다.

이후로는 배우들 한 명씩 교차 캐스팅해서 공연하기도 하고, 

마지막 5일은 특별공연도 한다는데 어쨌든 나는 여섯번의 관람으로 이 작품과는 이별하기로 했다.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난 후의 개인적인 취향은,

로키는 이석준, 윤나무, 김지현 캐스팅이,

루시퍼와 빈디치는 김종태, 박은석, 정연 캐스팅이 좋았다.

(제일 좋았던 에피소드는 Lucifer)

에피소드 Loki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하다.

정말 숨 쉴 틀 없이 배우를, 관객을 몰아친다.

템포도 워낙 빨라서 배우들 입장에선 흐름을 놓치면 아찔해질 수 있을텐데

관객들 코 앞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단 생각이 절로 들더라.

진중한 남자 배우들이 코믹한 멀티맨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두 배우 다 내 예상치보다 훨씬 좋았다.

특히 김종태는 루시퍼 닉의 아우라가 너무 강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기우더라.

오히려 박은석보다 전체적인 느낌도 훨씬 좋았다.

(아마도 앞으로 김종태 배우의 작품을 계속 찾아 보게 될 것 같다)

박은석의 비글리오는 좀 그랬다.

빈디치나 평소 박은석 느낌 그대로여도 괜찮았을텐데 과장이 과했다.

그런 신파조의 어투보다는 차라리 느끼함의 절정을 보여주는게 더 좋았을텐데 싶다.

그래도 벨보이 번과 카포네 바지사장 볼드는 아주 좋았다.  

롤라 킨은 정연 배우도 나쁘진 않았지만 김지현쪽이  타이밍도 순발력도 더 좋았다..

아무래도 이런 류의 작품에서는 경력이란걸 무시할 순 없는 모양이다.

 

익명으로 혹은 다른 이름으로 다시 살아가기!.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이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롤라 킨의 탈출이 많이 부러웠다. 

지금까지의 나를 지우고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이름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거.

그게 비록 의도하지 않은 범죄에 대한 도피일지라도 심장을 뛰게 만드는 것만은 분명하다.

성공의 여부는 사실 누구도 모른다.

설령 그 결과가 참담한 실패로 끝난대도.

나는 롤라 킨이 선택한 탈출을, 해방을, 자유를 열렬히 응원한다.

그러니 부디 성공하길...

Amen!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8. 4. 08:17

 

<Capone Trilogy>

 

일시 : 2015.07.14. ~ 2015.09.2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Jamie Wilker

번역 : 성수정 

각색 : 지이선

작곡 : 김경육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석준, 김종태 (Old Man) / 박은석, 윤나무 (Young Man)

        김지현, 정연 (Lady)

제작 : (주)아이엠컬처

 

아. 젠장!

이 작품 이럴줄 정말 몰랐다.

이렇게까지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니...

원래는 Lucifer만 예매를 했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도저히 그냥 갈수가 없어서

무척 섭섭한 자리로 Vindici까지 현매해서 연달아 관람해버렸다.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주말에 Loki - Lucifer - Vindici를 순서대로 관람하는걸 적극 추천한다.

여의치 않다면 나처럼 Lucifer와 Vindici를 연결해서 보고 Loki를 따로 보는게 추천하고

Lucifer와 Vindici는 반드시 Lucifer를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suspense <Lucifer-타락천사>

사실...

이 연극을 보겠다 작정한 첫번째 이유는 박은석이고,

두번째 이유는 이석준이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본 Lucifer에서 김종태 배우에게 완벽하게 매혹당했다.

김종태의 닉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정말 많이 동요됐다.

마피아의 수뇌부지만

조직보다, 심지어는 그 자신보다 한 여자를더 사랑하고 지키고 싶어하는 한 남자.

마피아의 사랑이라니...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 말도 안되는 삼류양아치같은 조합이 나를 동요하게 만들다니...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그 정도로 김종태의 닉은 완벽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그냥... 참 많이 안스럽고 아팠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Lucifer는 생명조차도 걸 수 있는 확고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런 유일한 믿음이 지금 무너지려 한다면....

세상은 그대로 종말이다.

김종태는 그런 닉의 상황과 심리의 변화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졌다.

닉의 행동과 표정 그리고 대사톤에 집중하면서 알게 됐다.

아... 김종태란 배우가 이 작품 속으로 나를 끌어당기는구나... 하고.

여러 의미로 내겐 아주 완벽한 닉이었다.

(진심으로 멋졌다. 김종태 배우!)

 

그리고 Hard boiled <Vindici-복수의 화신>

세 편의 작품 모두가 워낙 독특한 형식이지만

vindici는 특히나 더 독특한 구성이었다.

대사 중간 중간 빈디치의 독백이 수시로 치고들어오는데

녹음된 독백과 공연 현장에서의 감정이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붕 떠버릴수도 있겠더라.

그런데  박은석은,

역시나 아주 영리했다.

개인적으론 지금보다 더 hard boiled한 복수였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그리고 두 편의 옴니버스에서

낙과 빈디치를 완벽하게 서포트해준 정연 배우는 말 그대로 보석이더라.

어쩜 두 편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깜작 놀랐다.

사실 Loki까지 볼 생각은 없었는데

정연 배우때문에 챙겨보게 될 것 같다.

서포트도 이렇게 눈부신 활약인데

본인이 메인인 Loki 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세 명의 배우와 연결되는 세 편의 옴니버스.

그리고 100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렉싱턴 호텔 661호.

비밀스런 이야기와 좁은 공간이 주는 묘한 밀폐감이

극을 보는 내내 짜릿짜릿한 긴장감을 안겼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어서

코 앞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액션을 그대로 본다는 것도 짜릿하더다.

너무 밀접한 거리때문에 배우들은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그리고 김태형 연출의 작품 선별 능력은 이번에도 탁월했다.

 

아무래도 이 작품.

매니아층 제대로 형성하겠다.

롱런이 기대되는 매록적인 작품.

Capone Trilogy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