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9. 15. 09:42

 

<Hedwig>

 

일시 : 2017.08.18. ~ 2017.11.05.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원작, 대본 : 존 카메론 미첼

작사, 작곡 : 스티븐 트레스크 

음악감독 : 이준

연출 : 손지은

출연 : 오만석, 유연석, 정문성, 조형균, 마이클리 (헤드윅) / 전혜선, 유리아, 제이민 (이츠학)

제작 : (주)쇼노트

 

마이클리의 헤드윅을 봤다.

이례적인 영어 공연.

한국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마이클리에게도 신의 한 수 였고

마이클리의 헤드윅을 본 나도 신의 한 수였다.

워낙 잘 아는 작품이라 영어버전이 낯설지도 않았고

마이클리 자체도 테스트에 충실한 배우라 낯섦이 전혀 없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슬프고 좀 애잔했다.

뭐랄까,

생의 전성기를 다 지난 가수의 넋두리같다고나 할까?

그걸 감추기 위한 안간힘까지도 느껴져 개인적으로 참 많이 짠했다.

내가 어린 나이였다면 절대 몰랐을 감정...

그래서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공연을 보기전에는 "Origin of love"나 "Angry Inch"가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Wicked Little town"과 "Midnight Radia"에 귀에 확 꽃혔다.

아무래도 내 속엔 기쁨보다 슬픔이 훨씬 더 많이 내재된 모양이다.

밝음, 활기참 뒤에 슬픔이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이 작품이 좋은지도 모르겠고!

어둠 속에서 "X"자로 교차되는 핀조명을 받으며 부르는 제이민 이츠학의 "데스페라도"도 너무 슬펐고...

환호하는 관객들 사이에 외딴 섬이 된 되기도 했지만

그 고립 또한 <헤드윅>을 보는 동안은 싫지 않다.

불완전함에 대한 연민과 동조.

그게 이 작품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진심이다.

 

헤드윅은.

참 외면이 안되는구나...를 또 다시 절감하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5. 17. 08:18

 

<Hedwig>

 

일시 : 2016.03.01. ~ 2016.05.2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원작, 대본 : 존 카메론 미첼

작사, 작곡 : 스티븐 트레스크 

음악감독 : 이준

연출 : 손지은

출연 : 윤도현, 조승우, 조정석, 정문성, 변요한 (헤드윅) / 서문탁, 임진아, 제이민 (이츠학)

제작 : (주)쇼노트

 

이번 시즌 "변요한"의 <헤드윅> 합류는 이슈 중에 핫이슈였다.

<미생>과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연기 잘하는 대세배우라는건 다 알고 있지만

뮤지컬 경험이 전무한 그가 2시간 넘게 모노 드라마처럼 끌고 가야 하는 <헤드윅>을 한다니...

New Make-up이라는 부제에 딱 걸맞는 캐스팅이긴 하지만

매니아층이 두터운 이 작품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본전도 못찾고 나가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오후 8시.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됐다.

첫공 후 들리는 소문은 크게 두 가지 였다.

첫번째는 생각보다 여장이 예쁘지 않아 놀랐고

두번째는 기대보다 노래를 못해서 놀랐단다.

(대사도 중간중간 까먹어서 공연시간도 평소의 시간보다 짧아져버렸다는...)

예매를 해놓고... 이런 소문들을 들으니...

솔직히 난감했다.

그래도 예매한 날짜가 5월 중순이니 그때쯤이면 로딩이 될거라 믿기로 했다.

 

드디어 관람일.

1층 C열 세번째줄 시야방해석은 시야방해라는 무색할 정도로 뷰가 좋았다.

(이츠학이 몇 장면에서 살짝 가려지긴 하지만 그정도는 애교의 수준이고...)

그리고 다행스럽게 변요한은 걱정했던것보다는 느낌이 좋았다.

트렌스젠더라는 설정때문에 일부러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목소리가 비음이 많이 섞였고 묘한 사투리톤이 느껴졌다.

나중에 고향을 검색해봤더니 인천이란다.

뭐지? 하면서 혼자 난감해하다 내린 결론은,

변요한이라는 배우가 "헤드윅"이란 인물에 완벽하게 동화되지 못했다...라는 거다.

실제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꽤 있었고

노래 역시도 무리가 됐는재 전체적으로 음을 많이 낮춰서 불렀다.

나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이상하게 오만석과 오버랩이 되서 참 미묘했다. 

무대장악력은 아직까지는 확실히 부족해 보였고...

그래도 <헤드윅>을 자신의 첫번째 뮤지컬로 선택한 가공할만한 뚝심은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 작품은 이츠학 외에 등장인물이 없이 기댈 곳도, 숨을 곳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이츠학에게 기댈 수 있느냐... 전혀 아니다. 그냥 일인극이라고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야말로 헤드윅과 관객과의 일대 다수의 정면 대결.

그런 작품을 변요한이 선택한거다.

욕을 먹더라도 정면으로 부디치겠다는 패기,

그거 하나는 완벽하게 "헤드윅"스러웠다.

걱정되는건,

첫작품부터 너무 쎈 놈을 만나서 차기작 선택이 쉽지 않을거라는거!

그럴리는 없겠지만 <헤드윅>이 이벤트성 출연으로 끝나는게 아니었길 바랄 뿐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뮤지컬 말고 연극무대에 변요한을 보면 참 좋겠는데...

(스테디 레인이나 거머여인의 키스 혹은 가볍게 트루 웨스트도 괜찮을 것 같고!)

 

아! 그리고 이츠학 제이민이 부른 Radiohead의 "Creep"은 정말 좋았다.

이 노래 한 곡으로 제이민은

헤드윅도 잊게 만들고 변요한도 잊게 만들었다.

제이민의 새로운 발견 ^^

이걸로 이번 시즌 <헤드윅>은 깔끔하게 아듀~~~

 

* 역시 <헤드윅>의 커튼콜을 갈수록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냥 곱게 앉아 있고만 싶은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