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12 <너는 모른다> - 정이현
  2. 2009.12.26 <로스트 심벌> - 댄 브라운
  3. 2009.11.10 <악의 추억> - 이정명 1
읽고 끄적 끄적...2010. 1. 12. 06:29

한겨울에 만나는 섬뜩함은 공포보다 더 절실하고 집요했다.
<오늘의 거짓말>의 작가 정이현.
그녀가 이런 글을 썼던 사람인가?
시작부터 고개를 가우뚱하면서 이야기 속으로
전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재미있다. 그리고 끔찍하다...



아버지, 화교인 새어머니, 친누나, 그, 그리고 이복동생.
다섯의 가족이 갖는 익명성과 은밀함들.
그들을 가족이라고 말 할 수 있기는 한건가????
모든 가족이 집을 비운 시간.
초등학생 여자 아이는 탁자의 레슨비를 집어들고  홀로 집을 나와 그대로 사라진다.
아이의 실종에 모두 관여된 듯한 가족들.
그들 스스로 자신때문에
아니 자신의 비밀들로 인해 아이가 유괴됐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정말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
퍼즐 조각처럼 산산히 부서지고 흩어져
오히려 더 비밀을 감추려고 치열해지는 가족들...
그들은 정말 가족이었을까?



중국과의 무역업으로 상당한 돈을 집으로 가져다 주는 아비,
그러나 가족은 그 아비의 무역업 품목을 알지 못한다.
아비는 직업은 장기밀매...(그것도 싱싱한...)
가족들은 어쩌면 서로 모른 척 하기로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비는 딸의 실종을 유괴로 단정하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
사립형사를 고용해 가족에게 그가 경찰이라고 말하며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하는 아비.
그리고 대만에 오랜 연인을 두고 있는 새어머니.
몰래 주차된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아들,
그리고 남자때문에 매번 자해를 하는 큰 딸.
가족은 모두 위태롭고 그리고 불법의 비밀들로 가득하다.
스스로 과외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레슨을 취소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떠난 아이는
정말 어디로 가버렸을까???

이 이야기의 모태는 아무래도 안양 여자 초등학교 실종사건이었을테다.
하루 평균 164명의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대한민국.
어쩌면 정말 가족의 비밀로 인해 스스로 실종을 택하는 사람이
정말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한다.
이 책이 무서운 건 그런 현실감을
내 앞으로 너무 바짝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미치 아이의 실종에 내가 깊이 관여된 것 같아 불편하기까지 하다)
읽고 난 마음 끝이 막막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2. 26. 06:21
<다빈치 코드>로 전세계를 휩쓸어버린 댄 브라운의 신작.
이 사람을 볼 때 마다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됐던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게다가 외모는 또 어찌 그리 출중하신지...
조물주 몰빵이론의 한 인물이라고 할 만 하다.
("조물주 몰빵이론"이란 조물주가 "아차!"실수로 한 사람에게 많은 재능을 몰아서 빵빵하게 내려주는 걸 말한다. 쩝!)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은 로버트 랭던의
3번째 활약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판 인디아나 존스라고나 할까?
움베르트 에코는 그야말로 지적인 기호학자인데
댄 브라운은 대중적인 양념을 그야말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뿌릴 줄 아는
여우같은 미식가의 기호학자라고 할 수 있겠다.
입에 착착 감기는 화학조미료의 맛~~~
그런데 그 맛도 중독되면 어머니 손맛보다 더 끈질기고 집요하다.
(솔직히 라면을 맛있게 하는 건 엄청난 화악조미료의 총아에 해당하는 스프의 위력이 아니던가!!)



프리메이슨의 피라미드,
퍼즐처럼 흩어져 있는 암호들.
하나하나 암호가 풀려나갈 때마다 덩달아 책장도 빠른 속도로 넘어간다.
확실히 읽을 수록 재미를 더한다.
신비주의와 재미, 그리고 끝없는 대립과 비밀들.
끝없는 반전의 반전까지...
도무지 언제쯤 풀리나 싶은 이야기가 한 순간
마술처럼 풀린다.
그리고 주인공은 언제나 늘 장하게(?) 살아남는다.
조만간 로버트 랭던도 숱한 OO맨들의 뒤를 잇는 슈퍼 히어로로 새롭게 등극하게 되는 건 아닐지...
(톰 행크스도 곧 다시 바빠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
게다가 이 새로운 슈퍼 히어로 로버트 랭던의 활약상은
기껏해야 24시간안에 이루어진다.
이 사이에 사람도 무지하니 죽고, 사건도 무지하니 많이 일어나고
경찰도 무지하니 많이 헛다리 집는다.
<로스트 심벌>에서는 경찰도 부족해 급기야 초반부터 CIA까지 등장한다.
그리고 인물들은 지극히 다국적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번역된다고 해도 소위 본전은 확실히 뽑고도 남을 이야기다.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
은근히 경영학 내지는 경제학의 대가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든다.(좀 억지스럽나??)



2009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이 출판되기까지 했다.
미국에서야 1달러 지폐에 그려진 눈동자가 새겨진 피라미드만 봐도
프리메이슨의 암호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은 되지만
이 또한 지극한 영업마인드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댄 브라운이 쓴 것도 아니고
원형준, 류동현이라는 우리나라 미술사학자에 의해 순수 토종으로 쓰여졌다.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어쩐지 재미있게 본 책이 좀 뻘쭘해지는 순간이다.
"친절한 금자씨"도 울고 가게 친철한 상황이라 적이 당황스럽다.
의도 자체는 좋은데 그걸 꼭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이라고 했어야 했나???

오랫만에 무지 재미있게 읽은 <로스트 심벌>이었는데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 때문에
마음이 상당히 "로스트" 해졌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1. 10. 06:25
<뿌리 깊은 나무> , <바람의 화원>의 작가 이정명의 소설이다.
사실 두 팩션 소설을 인상깊게 봤던 탓에 은근히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읽으면서 자꾸만 앞장을 확인하게 된다.
이 생경한 느낌이라니...
혹시 동명이인 "이정명"의 소설은 아닌가 하는 생각...
(내 이면엔 제발 그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교묘하게 짜집기 된 듯한 설정들.
형사추리물? 심리극? 사이코패스? 
아니면 이 모두라고 해둘까?
어떻게 생각하면 비정상적인 판타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이정명이란 작가에게?)
그의 장점이었던 특별한 해박함도 찾아보기 어렵다.
굳이 찾아내자면 영어 퍼즐...
퍼즐을 통해 예고되는 다음 살인의 장소
그걸 위해서 이국의 배경과 이국의 인물이 필요했었던 걸까?
아무래도 이정명이란 작가.
추리 소설에 대한 "로망"이 있는 모양이다. ^^
그 로망을 지극히 내수용(?)으로만 풀어내는 게 이 사람에겐 훨씬 더 적절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소설이 재미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정명은 재미있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임에는 분명하다.
찜찜해하면서도 이 책 역시도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7년 전 자신이 총에 맞아 바다에 빠진 연쇄살인마 데니스 코헨
(그리고 그로 추정되는 사체가 2주 뒤 바다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확신하는 매코이 형사.
그래서 데니스 코헨을 끝까지 추적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7년 전의 트라우마로 인해 식물인간이 됐다가
오랜 재활 끝에 머릿속에 범인이 쏜 총알을 박은 채 그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남자.
처음부터 결말이 보였다.
매코이의 머릿속 총알이 만들어낸 데니스 코헨.
데니스 코헨은 다름 아닌 매코이 자신이었다.
자신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살인에 대한 스스로의 추적.
그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스스로 만든 악에게 끌려다닌 셈이다.
결국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눌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고 마는...



자신의 가족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믿는 살인마를 증오하면서
(이 부분은 참 좋았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기억. 그러면서도 결국은 하나로 통합되는 기억...)
과거의 그와 같은 수법으로 세 건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
파괴될 수밖에는 도저히 없었겠다.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그의 생존이유는 놈에 대한 복수였으니
그와 자신이 동일인이라는 알게 된 그의 선택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연쇄살인에 이어지는 주위 인물들의 다중 살인까지...
의미없는 사체들의 난립니다.
"악"이라는 오랜 트라우마가 남긴 추억의 끝은
허무하다.

하긴 모든 추억들은 전부 그랬던 것 같다.
적당한 변질과 왜곡으로 이어지는
그닥 신뢰성 없는 기억들.
추억을 기억이라고 단정짓지 말자.
당신에게도 또 하는 이면의 자신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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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들은 낯선 것에 열려 있으며 상식을 뛰어넘는 직관이 있어요. 또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같은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수평적 사고에 능하죠. 레어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가 없는 르네상스, 뉴턴이 없는 근대 과학, 마크 트웨인이 없는 미국 문학, 빌 게이츠가 없는 컴퓨터 산업, 베이브 루스가 없는 미국 야구는 상상할 수 없으니까요.
왼손잡이를 강제로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면 폭력적이 될 수도 있죠.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 다빈치, 나폴레옹 같은 천재들처럼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