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1. 19. 08:24

호엔잘츠부르크성.

바람 부는 전망대에 그렇게 오래 머물렀던건,

이 풍경을 놓칠 수 없어서였다.

추위도, 피로도, 배고픔도, 노곤함도...

다 사라졌다.

풍경이 시작이고 끝이다.

기원이고 종말이다.

그게 내 불면의 믿음이다.

 

 

하늘에 횡단하는 붉은 띠를 시작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

그 짧은 시간에 생몰의 이력이 다 담겨있다는게 신비롭다.

산허리에 나즈막히 걸린 구름.

나만의 신화와 만나는 시간.

풀어지고, 풀어지고, 또 풀어지고...

일부라도 남겨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완전히 어두워진 밤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식당을 가기에 애매한 시간.

중앙역 마트에서 조리된 음식으로 저녁 한 끼를 해결했다.

(맛은... 솔직히... 별로였다. )

잘츠부르크 일정을 하루로 잡은건 확실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선택 따위는 없었다..

오래 머물렀다면,

이 도시에 아쉬움이 안남을까?

그렇지 않다는걸 나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낯선 사람"이라는 내 직분에 충실하기로 했다.

 

"Hi, Stranger!"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1. 18. 09:32

대성당에서 레지덴츠 광장(Residenz platz)으로 나왔다.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넓은 광장.

물이 나오진 않지만 가운데 있는 분수는 17세기에 만들어졌고

광장 주위를 둘러싼 건물들은 12~18세기에 지어진 유물들이다.

조금 이동하면 독일작가 슈테판 발켈홀의 작품 "구(sphere)"도 보인다.

커다란 황금돌 구 위에 우뚝 서있는 사람.

솔직히 말하면... 잘츠부르크와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이다.

황금색 구도, 서 있는 사람도 의미가 있겠지만

생뚱맞고 이질적인 느낌.

조카 왈,

"이모 저 위에 서있는 흑인은 누구래?"

그러게....

(그런데 조카야... 네 눈엔 저 사람이 흑인으로 보이는구나....)

 

 

헤매고 헤매다 우여곡절 끝에 호엔잘츠부르크성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탔다.

"호헨(Hohen)"은 높다(high)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곳에 올라가면 잘츠부르크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뜻.

잘츠부르크 카드가 있으면 티켓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몇 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잘츠부르크 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만한 카드 정말 없다.

(칭찬해, 매우 칭찬해!)

 

 

한 눈에 보이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전경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보기만해도 벅찬 풍경 앞에서.

입은 최대한 닫고,

눈은 최대한 열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