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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30 체코, 프라하 - 프라하성 황금소로 (Zlatá Ulička)
여행후 끄적끄적2018. 3. 30. 08:39

와...

여기 진짜 사람 많더라.

동화마을 혹은 인형의 집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시장통이었다.

워낙 좁은 길에 관광객이 많기도 했지만

보수하느라 막아놓은 곳도 있어서 실제로도 더 협소하고 복잡했다.

우리가 간 날은 유난히 사람이 많아서

일단 2층부터 올라가기로 했다.

 

 

기사님의 친절한 손을 따라 올라가니

기사님들로 가득하다.

엄청난 양의 갑옷과 투구,무기들.

처음엔 신기했는데속 보자니 어딘지 맘이 묘해진다..

저 무기들로 사람의 살과 뼈를 가차없이 가르고 부쉈을거라 생각하니

섬득하다.

 

 

오래전 사람들의 흔적을 보는건 언제라도 좋다.

삶의 흔적, 생활의 흔적.

켜켜이 쌓인 시간의 더깨가 바로 내 앞에 나란히 서있는 느낌이다.

아주아주 old하고 아주아주 analogue한 내겐 참 편하고 다정한 장소.

이곳 어디 한켠에서...

살았음 좋겠다.

 

 

황금소로의 진짜 주인공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다.

그는 낯에는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했고

퇴근 후에는 엄한 아버지의 눈을 피해 이곳에 틀어박혀 글을 썼다.

창문 너머 프라하성을 바라보면 쓴 작품이 바로 <성(城)>.

No 22.

지금은 관광객으로 가득한 이곳이

1916년 11월부터 1917년 5월까지 카프카의 생명줄이었다는 사람들은 얼마나 이해할까?

동생과 조카를 보내고 다시 돌아와 22번지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카프카에 온통 빠졌었 한 때의 나를 떠올리면서...

41살에 폐결핵으로 사망할때까지 카프카는 한 번도 프라하를 떠나본 적이 없었단다.

카프카에게 프라하는 어떤 의미였을까?

너무 사랑해서 떠날 생각따위 할 필요가 없었을까?

아니면 단 한 번만이라도 떠나보고 싶었을까?

아무래도 카프카 속으로 다시 들어가봐야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