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9. 7. 08:17

블레드성에서 내려오는데

기어이 비를 만났다.

아니 '기어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드디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gloomy하길 바랬던 부다페스트는 정작 gloomy하지 않았고

shiny하길  바란 블레드가 gloomy 했지만

그 역시 운치있어 좋았다.

뭐랄까?

후두둑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숙소로 걸어가는 길.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단체로 이동이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텅 비어 있는 거리와 골목들.

여기... 혹시....

잘 만들어진 셋트장인가???

의심 반, 신기함 반.

 

 

 

비 때문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이 없는거라고...

뭐 덕분에 나는 주인의식 샘솟아서 너무 좋았지만!

비오는 날의 우울한 산책...이 아닌

빛나는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의 귀환.

단촐하지만 풍성한 저녁 식사로 하루를 마감했다.

햇반과 고추참치, 그리고 컵라면 하나.

따뜻한 밥이 주는 위로와 평온.

오늘 하루,

아주 잘 보냈구나 싶어 평온했다.

오늘의 이 힘이 내일의 새로운 힘으로 찾아오길 바라며...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8. 8. 8. 14:05

원래 일정은 Bled 2박이었는데 마지막에 1박으로 바꿨다.

새벽에 이동하는게 부담스러워 내린 결정이었는데

결론적으론 잘 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2박에서 1박으로 줄어든 블레드 숙소를 찾아가는 길.

Ace of Spades hostel

https://www.aoshostel.com/the-hostel 

이번 여행에서 두번째로 어렵게 찾은 숙소.

(첫번째는 Piran)

내리쬐는 땡볕에 살은 타고, 땀은 흐르고,

숙소는 못찾겠고,..

같은 길을 도대체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했는지 셀 수조차 없다.

버스터미널에서 도보 7분이라고 했고

구글맵도 도착했다고 나오는데

아무리봐도 "Ace of Spades hostel" 라는 이름이 안보이는거다.

마켓 주인에게 물어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버스터미널로 다시 가서 되짚어보고...

족히 1시간은 헤맸던 것 같다.

 

 

세상에...

이러니 못찾지.

난 그래도 입구에 호스텔 이름 정도는 써있을 줄 알았다.

저기 보이는  Reception이 일종의 office 였다.

castle hostel 1004, Ace of Spades hostel, Qeen of hearts hostel.

세 곳의 호스텔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리셉션.

저 앞을 그렇게 여러번 지나다녔으면서 안내판을 너무 늦게 발견했던거다.

현지 투어 예약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맨 호스텔이 저 하얀 건물이다.

도대체 저 숙소를... 어떻게 찾느냔 말이다.

텅 비워둔 하얀 벽에 호스텔 이름이라도 써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제발 좀 그렇게 해주세요....저 정말 힘들었어요...)

 

 

Ace of Spades hostel은 더도 덜도 말고 딱 호스텔스러웠다.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독실로 예약은 했지만

어떤 방에 묵든 주방, 샤워실, 화장실은 공용이다.

(난 뭐 이런거 개의치 않으니까)

예약한 3층 방에 올라갔더니 좁은 방을 가득 채운건 이층 침대가 날 맞이한다.

헐... 몹시 좁구나.

그래도 2층에 작은 창이 있어서 누우면 하늘이 보여 아주 좋았다.

주방도 깔끔했고,

야외 테이블과 벽을 채운 그림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게 뭐지???

그렇게 한참을 찾았던 호스텔 이름을 저 벽에서 발견했다.

조용히 밀려드는 배신감...

......

"꼭 이래야만 했니?"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