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8. 14. 07:58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 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내가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서 관람하는 걸 보니...

충무에서의 실망감과 당혹감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이번 시즌 <쓰릴미>는

배우들 각자가  이 작품에 가지고 있는 애정도가 잘 드러난다.

그걸 연기적으로 잘 컨트롤한 배우도 있고 아직 완성시키지 못한 배우도 물론 있지만

그 애정이 작품속에, 인물속에 어떤 형식으로든 볼 수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끌림이다.

 

신성민, 이동하 페어.

2차팀 두번째 관람의 캐스팅.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는 이 두 페어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역시나 보기 참 잘했다.

박영수, 임병근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특히나 신성민 네이슨의 감정 표현는 시종일관 너무나 좋다.

어쩌면 그렇게 완벽하게 작품을, 리처드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지 놀라울 정도다.

개인적으론 이 작품의 텍스트에 가장 근접한 네이슨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이동하 리처드가 밀린다.)

신성민 보여준 네이슨은 

리처드에 "복종"하면서 철저하게 끌려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처음부터 리처드를 완벽하게 "controlerl"한다. 

게다가 리처드를 향하는 신성민는 눈빛을 보고있으면 장면마다 네이슨의 감정에 나조차 그대로 동화된다.

"아! 네이슨은 리처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거구나!"

나도 모르게 그 사랑에 긍정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후반부 네이슨의 대사 "기다렸어!" 가 아주 구체적으로 섬뜩하게 느껴진다.

박영수 네이슨이 "날 좀 사랑해달란말이야~~~"라며 간절하면서 집요하게 떼를 쓰는 느낌이라면

신성민 네이슨은 "내가 이렇게 너를 사랑하는데...." 그런 느낌이다.

신성민의 해석과 표현이라면

네이슨이 리처드와 함께 있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는 결말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신성민 내이슨은,

정말이지 아주 충실한 공범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배신따윈 절대 하지 않을!

 

이동하 리처드. 

아마도 특유의 비음때문이겠지만 여성스런 뉘앙스가 강하다.

본인도 그걸 아는지 강해 보이려고 전체적으로 힘을 너무 많이 준다.

심지어 눈빛에도 너무 힘을 줘서 바라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금방이라도 레이저 광선이 나올 기세라...)

강박이 느껴지는 리차드라 오히려 신성민 네이슨이 훨씬 더 여유롭게 느껴진다.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장되게 "쎈 척"하는 느낌이랄까?

결단코 "조종" 따윈 꿈도 못 꿀 그런 인물처럼 보인다.

사실은 이게 맞긴 한데 표면상으로는 그렇게 보여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인지 후반부에 감옥에서 두려움에 떨며 부르는 솔로곡 느낌도 충분히 살지 못했다.

리처드가 느닷없는 산사태처럼 우루루 무너져야 했는데

지금까지 이어졌던 감정들을 그냥 그대로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협박편지 장면에서는 타자기 소리가 너무 경박하다.

물론 내면은 아닐테지만 리처드는 뭐가 됐든 보여지는 건 끝까지 느긋하고 여유로워야 맞는 것 같다.

이동하는 리처드의 내면을 너무 많이,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보여줘버렸다.

그래도 "Roadster"와 "I Try to think"는 아주 좋았고  

두 사람의 연기의 합도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스 피아니스트 신재영.

정말 멋졌다.

무대를 열심히 염탐(?)하면서도 연주 자체는 아주 집중력있고 충실하다.

연주 중에는 괜찮겠지만 아마도 공연 후에 탈진상태가 되진 않을까?

신재영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확신한다.

오늘 공연 나쁘지는 않겠구나...라고.

작품 전체를 보려는 그의 공손한 시각과

음악적으로 적절하게 개입하려는 그의 집념의 조화는 항상 아름답고 집요하다.

물론 신재용의 연주 자체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완벽"만이 아름다움이 아님을 그가 느끼게 해준다.

이날 관람도 신재영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을거다.

그의 연주라서 참 디헹이다.

어쩌나!

신재영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까지 생겨버렸다.

앞으로 예정된 <쓰릴미> 관람 전부가 다 그의 연주이길 바라는 마음.

막연한 이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2. 08:31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쓰릴미 > 2차팀 공연이 시작됐다.

그리고 세 쌍의 페어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박영수-임병근의 첫공.

좀 로딩이 된 후에 볼까 고민하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

둘은 임병근이 몇 년 전 탈단을 하긴 했지만 서울예술단 동기다.

그래서 이 둘을 "예술단 페어"라고 부른단다.

처음부터 같이 연습했던 동갑내기 친구가 만드는 <쓰릴미>라!

작품 자체의 설정과는 아주 딱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박영수가 "나"인 것도 임병근의 "그"인 것도 확실하고 정확하다.

재미있는 건,

이 둘은 예상되어지면서도 또 명확하게 예측을 하기 힘든 페어라는 거다.

뭔가 반항적인 소년의 이미지가 강한 박영수와

잰틀하고 선한 느낌의 임병근.

과연 이들은 어떤 나와 그를 보여주게 될까?

 

첫공이라는 위험수는 분명 있었지만 둘의 조합은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두 배우 다 눈빛이 너무 좋다.

2인극은 아무래도 무대에서의 액팅에 한계가 있어

배우가 보여주는 눈빛과 표정에 관객이 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배우들의 2인극을 보는 건 가히 고문에 가깝다.

감정없는 얼굴로 시종일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배우를 보고 있으면 난감하다.

이 둘은 뭐랄까?

치열함은 좀 떨어지지만

표정과 눈빛, 그리고 손끝의 디테일은 아주 좋았다.

설정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 박영수와 임병근의 템포가 서로 어긋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영수의 템포가 조금 더 빠르다.)

그러다 중반 이후부터 템포가 비슷해지면서

후반부에서는 그 템포가 역전이 된다.

시종일관 불안한 눈빛을 보이던 박영수의 네이슨이

"난 뛰어난 인간이야. 결국 널 이겼쟎아!"라는 대사와 함게 리처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후반부 장면은 압권이다.

둘 사람의 몸기울기가 역전되는 장면도 잘 표현했고.

(분위기, 파워, 그 동안의 모든 시간들이 송두리째 역전되는 느낌이랄까!)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 임병근의 양쪽 눈크기가 서로 다르다.

그런데 그게 리차드를 표현하는데 플러스효과를 준다.

살짝 야누스적인 느낌을 준다.

박영수도 쌍커플없는 두툼한 눈이 어눌하면서 소심해보여 배역 자체와 잘 어울렸다.

"넌 나를 배신할거야! 난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넌 내가 원하는 대로 절대로 하지 않은 걸!"

"contract" 장면 대사 중 박영수가 이 부분의 너와 나를 완전히 반대로 해버렸다.

결정적인 대사실수라 보면서 깜작 놀랐는데 정작 본인은 당황하지 않고 잘 넘기더다.

혹시 첫공이라 너무 긴장해서 틀렸다는 걸 몰랐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ㅅ" 발음이 부정확한건 아무래도 사투리톤 때문인 것 같고

연습벌레니까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아무래도 "ㅅ"발음은 뮤지컬 배우들의 숙제인 모양이다

그런데 사실 이 녀석!

무대 위에서 너무 열심이라 "ㅅ" 발음 따위 기꺼이 무시할 수 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나아가는 보고 있으면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 이후의 모습을 더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이 녀석, 확실히 무서운 녀석이다!

 

첫공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아직까지는 소품과 무대 활용에 여유가 없다.

현재는 텍스트를 숙지하고 체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중반 이후에 보면 아마도 두 사람의 <쓰릴미>에 불꽃이 튀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지금 계속해서 "계획(The plan)" 중이고 "I try to think" 중이다.

분명한 건,

이 녀석들은 점점 진화할거란 사실이다!

확실히!

 

그래서 나는 아주 많이 기다려진다.

8월 이후 이 녀석들과의 재회가!

 

* 확실히 피아니스트는 신재영일때가 훨씬 느낌이 좋다.

   연주하면서 계속 배우들에게 시선을 놓치 않는 모습이 호흡을 함께 가지고 가려는 의도같다.

   이런 신재영도 두 사람의 첫공은 많이 궁금했나보다.

   다른 날 보다 유난히 열심히 관람(?)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