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8. 5. 08:21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 (시몬) 외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기독교 쉿크릿티켓이 아니라면

박은태 지저스는 6월 14일 단 한 번 관람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 했을거다.

( http://sale.clipservice.co.kr/Global/Index?Company=9aO6MktKgmBgfo5C2QpxYQ%3D%3D&Play=Feaq2DdVyggJkIgEi04cig%3D%3D )

주말 30%, 평일 50%라는 정말 은혜로운 할인을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더라.

그래서 평일 S석 박은태, 최재림, 장은아, 김태한 캐스팅을 예매를 했다.

최재림 유다는 마이클리와도 괜찮더니 박은태와도 케미가 상당히 좋았다.

박은태의 날카로운 고음과  최재림의 시원시원한 성량이 만나니 내 귀가 다 행복하더라.

박은태는,

예전에 봤을 때와 느낌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시간과 공간의 여백을 이용한다고나 할까?

그런 의도적인 멈춤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긴장감이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Gethsemane"가 시작되기 전,

"베드로, 요한, 야곱" 세 명의 제자를 부를 때

음을 빼고 대사로만 표현하니 왠지 더 뭉클해지더라.

Simon Aealotes의 경우

마이클리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했다.

"저들을 내가 어찌 할까..."

그런데 박은태 지저스는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더라.

심지어 살짝 미소까지...

박은태 지저스는 유다를 아주 많이 아끼고 안타깝게 생각하더라.

1막 엔딩 장면에서 유다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박은태의 모습은

너무 아프고 슬펐다.

꼭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더라.

"유다야. 널 너무 힘들게 해서 많이 미안하구나... 수고했다...어깨위의 그 짐을 이제는 내려놓거라..."

눈물이 가득한 박은태 지저스에 울컥했고

절규하는 최재림 유다에 고개가 떨궈졌다. 

마이클리와 박은태,

참 많이 다르지만 두 배우의 표현 모두가 이제는 충분히 이해 된다.

 

커튼콜에 가야바 최병광이 제사장 모자를 못쓰고 나왔는데 

급하게 쓰려다보니 오히려 자꾸 떨어지더라.

좀 당황하긴 했는데 애교스런 미소와 하트로 마무리를 해서 만회시켰다.

(아주 많이 깜찍하고 귀여웠다 ^^)

박은태의 커튼콜 트레이드마크 하트는 여전히 반짝거렸고

좌우 객석으로 다가가 관객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최재림은

점점 쇼맨십 상승중이다.

게다가 요즘은 앵콜곡에서 자꾸 상의를 들추는 퍼포먼스를...

(근데 왕(王)자가... 없다. 걍... 밋밋하다.)

늘어나는 쇼맨십 덕분에 superstar가 날마다 일취월장 중이다.

그리고 앙상블까지 챙겨주는 살뜰함.

 

<JCS>

Overtur부터 엔딩곡 John Nineteen: Forty One 까지

버릴게 하나도 없는 최고로 맹렬한(^^) 작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7. 3. 08:0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 (시몬) 외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어쩌랴.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좋고, 또 좋은 것을...

심지어 보고 있으면서도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내가 이 작품을 엄청나게 편애하는게 분명하다.

이번 관람은 좌석이 살짝 멀어서 좀 걱정했는데

2층 가운데 6열은 의외로 시원한 뷰를 선사했고

무대와 조명, 배우들의 동선 전체를 보기에 아주 그만이었다.

소리도 짱짱하고 군무도 한 눈에 보기에 좋고.

(아마도 종종 S석에서 관람하게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한지상은 영화촬영과 병행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선지 고음에서 목소리가 갈라지더라.

마이클리는 뭐 늘 기복없이 평온하고...

이날은 가야바 최병광이 1막 마지막에서 노래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생겼다.

"그게 뭔 상관이야, 돈이냐 챙겨!"라는 가사였는데

결국 노래 대신 대사로 빠르게 치고 나왔다.

처음 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했을것 같긴 한데

이 작품에 익숙한 사람들은 노래를 통째로 날려버리는건 아닌가 걱정했을거다.

그래도 최병광 배우가 경험이 있다보니 상황판단을 잘해줘서 다행스러웠다

 

최재림 유다까지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느낌은

한자상 유다는 소년, 최재림은 유다는 청년, 윤형렬 유다는 장년의 느낌이 강하다.

한지상보다는 개인적으로 윤형렬이 좋았고

마리아와 빌라도도 장은아와 김태한이 내 취향과는 더 잘 맞더라.

아마도 향후 관람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듯...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작품의 진수는 마이클리다.

이 사람...

심지어 커튼콜까지도 홀리하다.

진심이 담긴 저 표정을 보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구원받은 심정이니 병이 깊긴 깊다.

 

<JCS>와 <Man of La Mancha>는

확실히 내겐 독(毒)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이 올 여름 함께 올라가니...

이건 정말 답이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6. 23. 08:36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이 날의 "Gethemane"는

2013년과 2015년을 통틀어 내가 목격한 것 중 최고였다.

2막의 불미스런 음향사고를 out of mind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엄청났다.

그 느낌은...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무너진 적이 없던 꿋꿋한 사람이

단번에 절규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건 견딜 수 없는 처절함이더라.

매회마다 마이클리는 나를 감탄과 경이로 뜨겁게 태웠고

그걸로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자고 또 다시 넘어서버렸다.

인간이 감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 그 너머를 보고, 듣고, 느꼈다.

마치 그의 심장과 내 심장이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고통과 슬픔이, 절망과 아픔이 내 몸을 관통했다.

할 말이... 없다.

 

심지어 내가 주저했던 한지상 유다까지도 최고였다.

마이클리와 함께 해서인지 시너지효과가 배가 되더라.

유다를 향한 긍정적인 의미의 압도.

마이클리 지저스에게선 그게 느껴졌다.

덕분에 한지상 유다의 삼류 양아치스러운 껄령함까지도 묘하게 유화되더라.

예언대로 배신은 했지만 지저스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미움과 애증까지도 다. 

 

알파와 오메가.

아무래도 내가 그걸 경험한 모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6. 19. 07:51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박은태와 한지상.

이 두 사람은 현재 대한민국 뮤지컬계에서 가장 핫한 30대 배우다.

원래 이번 시즌은 마이클리를 고정시키고 유다만 번갈아가며 볼 생각이었는데

박은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해 급기야 예매를 해버렸다.

마이클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박은태 혼자 2주 동안 공연할 걸 생각하니 지금부터 안스럽다.

그때는 주말 공연을 지금처럼 4회 다 올린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Gethsemane"를 하루에 두 번 부르는건,

배우에게 너무 못할 짓을 시키는것 같아서....

그만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지저스"란 역할은 배우를 끝에서 끝까지 몰아치는 역할이다.

쉽게 감당하기 버거운 역할.

 

박은태 지저스는...

눈물과 긍휼함으로 가득한 지저스였다.

마이클리보다 더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지저스.

특히 2막은 온 몸이 고통과 아픔으로 꽉꽉 차있어서 보기가 힘겨울 정도였다.

두 배우의 "Gethsemane"는,

참 많이 다르더라.

마이클리는 보는 사람을 점점 뜨겁게 만들어 결국 폭발시켜버리는 지저스고,

(나도 쓰고 있던 마스크를 중간에 벗어버려야만 했다.)

박은태는 다 보고 난 후 사람을 완벽하게 탈진시키는 지저스다.

그건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최후의 1인이 된 것 같은 참담함이었다. 

확실히 <프랑켄슈타인>과 <J&H> 두 작품을 지나온 박은태는

2013년도의 지저스과 비교할때 한층 더 발전했다.

고음뿐만 아니라 간간히 섞인 저음까지도 안정적으로 변했다.

박은태를 떠올리면 그동안은 날카로운 고음의 묘성(猫聲)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묘성(妙聲)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한지상 유다는...

바지 앞주머니에 손가락을 꽃아 넣은 자태(?)부터 상당히 껄렁하고 양아치스럽더라.

첫곡 "Heaven on their minds"에서 "피흘려 고통받는"이라는 가사를 두 번 반복하는 실수가 있었고

발음도, 느낌도 예전보다 훨씬 더 트롯트적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정말 나훈아의 흥으로 계속 직진하는 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초등 유다의 느낌.

꼭 이렇게 말하는것 같더라.

"에수님! 그렇게 마리아만 계속 이뻐하시면 저는 확 엇나가 버릴거예요!~~"

확실히 한지상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고도 남을 놈이더라.

개인적으론 그루브 강한 한지상보단 윤형렬 유다가 훨씬 더 내 성향에 맞는것 같다. 

(그루브가 강해도 너~~~무 강해서... )

 

이영미 마리아는 모성애가 가득해서 흡사 "피에타" 이미지와 중첩됐고

김태한 빌라도는 "Trial & 39 Lashes" 전후가 확연히 달라지더라.

그의 표현을 보고 있으면 빌라도 역시 희생자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첫공때 나를 정말 깜짝 놀라게 만든 김영주 해롯은

살짝 tone down을 시키기도 했지만

몇 번 봐서 그런지 첫공만큼 혼란스럽진 않았다.

"Simon Zealotes"에서 시몬의 고음이 흔들린걸 빼면

이날 공연도 전체적으로 So good이었다.

정재일의 천재성이 번득이는 편곡은 역시나 들을수록 몸서리치게 좋고

보는 것 만으로도 몸살을 부르는 정재일의 지휘 역시나 심히 알흠다웠다.

 

이건 뭐 피할 방법이 도무지 없다.

중독이 분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6. 17. 08:35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역시나 So Goo~~~~~~~ood 이다.

윤형렬도 긴장감으로 위축된 첫공연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 놀랐다.

연기도 노래도 훨씬 안정적이었고

무엇보다 2막 "Superstar"에서 페도라를 벗어던진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한지상의 페도라 사랑이 윤형렬에게 옮겨갔나 싶어 걱정했는데 아닌 것 같다... 다행이다.) 

마이클리 지저스는 더 holy해졌고

쭉쭉 뻗어가는 깨끗한 고음은 이날도 막힘이 전혀 없더라.

개인적으로 락뮤지컬도, 샤우팅 창법도 다 싫어하는 편인데

마이클리만큼은 두 팔 벌려 열렬히 환영이다.

지저스를 연기하고 노래하는 마이클리는 보고 있으면 은혜롭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생각해보니 처음부터였던것 같다.

한국어 발음이 형편없었던 <미스 사이공> 재연때부터

마이클리는 나를 매번 뜨겁게 만들었다.

한국어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소문을 듣고 

초연의 <미스 사이공>은 가차없이 외면했었다.

그 후 재연때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도 의심가득한 눈초리로 객석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넘버 하나 하나가 끝날때마다 감탄의 강도가 쎄지면서 점덤 더 몰입하게 되더라.

바로 꼬리를 내리고 단칼에 인정해버렸다.

마이클리가 대단한 배우라는걸.

 

연기와 노래도 너무나 좋고

심지어 커튼콜까지도 정말 좋다.

무대를 향해 걸어나올 때와

함께 한 배우들과 오케스트라, 객석을 향해 짓는 표정을 보고 있으면

마이클리란 배우의 진심이 그대로 느껴진다.

참 아름다운 배우라는 생각...

 

그래서 아마도...

이번 시즌 <JCS> 후기도 마이클리의 갤러리가 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6. 10. 08:24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뮤지컬 <Jejus Christ Superstar>

2013년 6월 8일 막공을 봤으니 정확히 2년이란 시간을 흘렀다.

다시 올라오길 정말 많이 기다렸던 작품이라 아무 망설임 없이 첫공을 예매했다.  

역시나 이럴 줄 알았다.

젠장, 젠장, 젠장.

막공같은 첫공이었고 마이클리의 예수는 또 다시 전율 그 자체더라.

2013년에도 할 말을 잃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한국어 발음까지 더 좋아져서 그야말로 올킬이다.

Top of Top이고 Kill of Kill이다.

조명때문이 아니라 무대에 서있는 마이클리에게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온다.

마이클리의 "겟세마네"는 보고, 듣고만 있는대도 내가 그대로 불타오르는것 같다.

그 뜨거움에 내가 폭발해서 산산조각날 것 같은 느낌.

저 작은 체구 어디에 저런 성량과 저런 고음과 저런 표현이 숨어있는걸까?

진심으로 거룩하더라...

 

그리고 정재일.

그의 편곡은 훨신 더 쎄졌고 공격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종일관 폭격처럼 몰아쳐 치열한 전투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작품 자체는 예전보다 훨씬 더 서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가 내게는 빅뱅처럼 강렬하고 엄청났다.

시작부터 몸이 저절로 벌떡벌떡 일어나질 것 같아 매번 나를 주저앉히기가 힘겨웠다.

<JCS>는 overture만 시작되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개인적으로 락뮤지컬을 싫어하는 쪽인데

이상하게 <JCS>는 2007년도부터 그 원칙을 무너뜨렸고

2013년에는 아예 박살을 냈다.

정재일의 격정적인 지휘를 보고 있으면

오케의 연주가 폭격처럼 느껴지는게 당연하구나 싶다.

 

조명도 예전보다 좋아졌고

몇몇 장면에서 아우라처럼 빛을 집중화시킨 건 정말 좋았다.

가사와 대사에도 조금씩 변화를 줬고

"Pilate's Dream" 장면은 가장 도드라진 변화가 있다. 

넘버 앞에 앙상블의 노래를 집어넣고

빛으로 가득한 예수와 빌라도가 나란히 한 무대에 세워놓으니

빌라도의 꿈이 그대로 현현되는것 같아 개인적으론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현준 빌라도도 2013년과 비교하면 딕션과 연기 다 일취월장했다.

2013년에는 거만하고 권위가 느껴지는 빌라도였는데

지금은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빌라도였고

"39 Lashes"에서는 예수만큼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Hosanna"와 "Semon Zealotes"도 훨씬 더 좋았아졌고

(다만 시몬 최종선이 너무 엡셋된 느낌...)

"The Last Supper"의 대립도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져서 좋았는데

단지 윤형렬 유다가 버거워하는게 눈에 많이 보이더라.

"The Devil" 윤형렬 X가 너무 좋아서 유다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는데

첫공땐 넘버의 기복이 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를 잃은 것 같아 아쉬웠다.

(아직 초반이니까... 점점 나아질거라고.... 일단은... 믿으련다....)

장은아는 가냘프고 여린 마리아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연기도 노래는 훨씬 더 섬세해지고 아름다워졌서 참 좋았다.

그리고 끝장을 내주신 제사장과 앙상블!

특히나 바닥을 뚫는 바리톤 최병광이 가야바로 묵직하게 버텨주니

안나스의 고음도 확 살아나면서 제사장 3인의 음색이 비로소 제자리를 잡았다.

2007년 서울예술단 <JCS>이후로 최병광 가야바를 얼마나 바라고 또 바랬는데...

이제야 소원풀이 했다!

 

<JCS>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너무 좋은 작품이고,

마이클리 예수는 정말 정말 정말 경이고 황홀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마이클리가 10월에 초연되는 뮤지컬 <엘리전스(Allegiance)> 때문에 브로드웨이로 돌아간대서...

더 큰 무대에 있어야 할 배우가 너무 오래 우리나라에 있는 것 같아 속상했는데

막상 가야한다니 이번엔 반대로 무작정 붙잡고만 싶어진다.

지금 상태라면 마이클리가 미국에 있는 동안 마리아로 빙의될지도 모르겠다.

죽도록 그리움만 남기고 가셨네...

돌아올 그 날만을 기다릴께요...

남겨진 우리는 어떻하나요...

다시 시작해요, 다시 시작해요...

 

* 개인적인 소망 하나!

  마이클리가 미국에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마이클리의 작품을 보고 싶으니까!

  마이클리의 <맨 오브 라만차>를,

  마이클리의 <지킬 앤 하이드>를,

  마이클리의 <오페라의 유령>을,

  마이클라의 <레미제라블>을,

  마이클리의 <아이다>를...

  그런 날이... 어쩐지... 정말 올 것 같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4. 08:56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마이클리와 윤도현 유다.

개인적으로 정말 바랐던 캐스팅이라 또 다시 평일 저녁에 샤롯데를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이클리와 세 명의 유다 모두의 조합을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다 확인하고 각인했다.

이렇게 <JCS>는 또 다시 내게 개인사로 남겨지려는 모양이다.

이제 4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부인하고 싶을만큼 나는 이 작품과 깊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나는 베드로가 되려나보다.

아니면 유다나 마리아가 됐는지도.

이런 사랑!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이 맘을 어찌 할까...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사랑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보내야 하는 것도 어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윤도현, 한지상, 김신의.

세 명의 유다!

하나의 배역을 어쩌면 그렇게 모두 다 다르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신기한 건,

나는 이 세 명의 유다 모두에게 이해됐고 공감됐다는 사실이다.

한지상 유다는 깊고 치열했으며

오래 생각한 후 결정을 내리는 지략가 같았다.

(한지상은 이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날아 올랐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김신의 유다는 반항아적인 날 것의 느낌 그대로였고.

윤도현은 확고하고 강건한 혁명가같은 유다였다.

그래선지 윤도현 유다와 마이클리 예수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이 가장 강렬하다.

실제로 여기저기 불꽃이 튀는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거칠게 내지르는 윤도현과 찌를 듯이 맞받아치는 마이클리의 샤우팅이

공중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느낌이다.

마이클리의 체구가 작아서 이 장면에서 윤도현 유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세다, 둘 다!

윤도현은 목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이 장면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낸다.

예수를 향한 유다의 분노와 절망이 갈라지는 목소리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역시 "최후의 만찬"은 세 명의 유다 중 단연코 윤도현 유다가 압권이다.

("superstar"는 역시 한지상 유다 ^^)

 

솔직히 뭔가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기엔

이 작품은 나를 완벽하게 붙잡았다.

심지어 가야바와 안나스까지도 이젠 익숙해져서 고마울 정도다.

"simon fealotes"은 한 번도 만족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인정하고 받아들었다.

눈과 마음에 뭐가 씌웠다는 표현이 아마도 딱 맞을 것 같다.

그리고 마이클리의 커튼콜.

거대란 대포 조명을 등지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오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뭉클해진다.

처키(?)같은 분장을 빠르게 지우고 젖은 머리로 나타나는 예수의 모습은,

마치 예언된 "부활의 기적"처럼 느껴진다.

두 팔을 활짝 벌려 함께 공연한 배우들을 맞이하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그의 표정, 웃음, 해사하고 맑은 얼굴.

작품 속에, 인물 속에 온전히 빠져있는 사람의 모습은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몰입할 수 있다는 거.

진심으로 마이클리가 부럽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불같은 질투를 느꼈다.

(마이클리! 당신은 정말로 다 이뤘다...)

 

한지상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도 간절히 바란다.

1년 뒤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정재일과 이지나를 포함한 이들 모두를 꼭 다시 볼 수 았기를!

아! 나는...

과연 이 작품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날 무력하고 힘들게 한 작품은 결코 없었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0. 08:43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회전문에 탑승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5월까지는 잘 버텨냈었는데...

스스로 정한 원칙과 규칙은 깡그리 무시되고 버려졌다.

평일 저녁공연을 위해 샤롯데에 간다는 것,

너무 난감한 일이라 꿈도 꾸지 않던 일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가 내 터부를 깨부쉈다.

마이클리!

모든 것들은 그가  다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를 한국에서 언제 또 다시 보게 될지 전혀 알 수 없기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예감은...

결코 틀린 적이 없다.

최고의 작품이고, 최고의 캐스팅이고, 최고의 감동이다.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마이클리의 "Gethsemane"는 저러다 무대 위에서 형체도 없이 폭발해버리는 건 아닌까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다.

그저 보고 있을 뿐인데도 내가 괴롭고 아프다.

또 다시 내상(內傷)을 입었다.

거듭거듭 치명적이다.

 

 

정재일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걸 처음 봤는데

확실히 소리가 다르다.

그의 격렬한 지휘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멋진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시종일관 가사를 따라하면서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기승전결과 감정 표현이 확실한 지휘였다.

일종의 좋은 참고서적 같았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지휘도 정재일처럼 격렬하게 한다면 하루에 2번 하는 건 도저히 무리겠다 ^^)

마이클리 예수와 한지상 유다의 마지막 공연.

한지상은 그야말로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유다였다면 이해가 될까?

5월 18일에는 어딘지 해설자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날은 극 속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그의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너무 안스러워서 불쌍했다.

(이렇게 되면 이 녀석의 <스칼렛 팜피넬>을 기대 안할려야 안 할 수가 없다)

마이클리의 진심이 담긴 feel은 모든skill을 완벽히 이긴다.

시몬과 유다, 예수를 두루 섬렵한 그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너무나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다.

자기 배역에만 집중하는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깊게 집중하고 표현한다.

정말이지 이젠 성스러움이 느껴질정도다.

skill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배우 마이클리를 보면서 충분히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십자가 처형 장면은 아무래도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도대체 숨을 언제 쉬지?

도저히 그렇게 오랜 시간을 참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배가 움직이는 게 감지가 안된다.

 

마지막 커튼콜까지 감동.

한지상이 앵콜송 "Superstar" 말미에 마이클리를 come back 시켰다.

("돌아와~~~ 돌아와~~!)

여러가지로 멋진 환호였고 멋진 이벤트였다.

한지상과 마이클리의 마지막 만남.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6주는 정말이지

너무 잔인하게 느껴질만큼 짧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22. 08:2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관람하고 나오는데 다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어깨부터 타고 내려오는 격심한 극육통까지...

난감하고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마이클리는 어쩌자고 나를 이 작품 속에, 그 인물 속에 이렇게까지 깊게 끌어들일까?

몸이 감당해야하는 현실적인 고통때문에 그에게 화가 났다..

빛이, 시선이, 그 마주보는 거리들이 내 손안에 잡힐듯 나므니 선명하다.

이렇게 몸 안에 고통으로 각인시켜버리면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어렵고 힘겨운데...

감당할 수 없는 장면들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건,

결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통증이다.

육화된 구체적인 통증의 깊이는 나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까?

젠장할!

오랫동안 trauma로 남겠구나.

마이클리!

<미스 사이공>에 이어 두번째 펀치를 날린다.

그리고 이번 경우는 정말이지 너무나 결정적인 한방이라 도저히 맥을 못추겠다.

 

윤도현, 김신의 유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확인한 한지상 유다.

<스위니토드>때부터 눈여겨봤던 배우였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너무나 능숙하고 노련하게 유다를 연기한다.

너무 노련하다보니 1막에서는 유다가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전지적 관점을 가지는 해설자처럼 보여질 정도다.

아무래도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욕심과 의욕이 유다라는 역할속에 너무 많이 투영된 것 같다.

노래 부르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좀 달랐다.

(겹치기 출연했던 <next to normal>과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서편제와 이지나의 영향이었을까? 

"창(唱)"의 뉘앙스가 많이 풍긴다.

그래선지, 아니면 락커들의 유다를 먼저 봐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1막은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1막 후반부터 2막까지는 그야말로 물오른 그의 연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1막 마지막 장면 가야바 앞에서 머뭇거릴때의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았고

최후의 만찬은 마이클리와 아주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 아주 좋았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싸움이었다.

 

마이클리.

그의 <겟세마네>만 보고 나가야한대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이 한 곡 속에 그는 이 작품의 기승전결 모두를 담아낸다.

이 넘버를 부르는 마이클리는 그 모습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베드로와 요한, 시몬을 부르는 그 간절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덜컹 내려앉는 심장과 함께 폭격처럼 들이닥치는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폭발하는 엄청난 샤우팅과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긴 호흡,

도대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과 티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완별하게 컨트롤할 수 있지?

몰아쉬는 숨소리의 기미조차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몸이 폭발하지 않고 여전히 무대에 남아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노래를 끝내고 나면 그 감정들은 또 어떻게 추스를 수가 있는건지!

뭐지?뭐지?뭐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온 몸과 영혼을 거침없이 다 바치는 마이클리의 예수를 보는 건

아름다움 공포고

원시적인 탐욕에 가까운 일방적인 매혹이다.

십자가 장면에서는 배의 호흡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진심으로 그의 생사 여부가 걱정됐었다.

그때의 심정을 일종의 "육체이탈"이라 명명해도 무방하리라.

정말 왜소하고 작은 사람일 뿐인데

이젠 그가 그리스신화의 티탄보다 더 거대한 거인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가 커튼콜에서는 또다른 감동은 전한다.

그의 표정 속에는

작품에 대한,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그리고 환호를 보내고 있는 관객에 대한 깊은 감사와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수하고 맑은 소년을 보고 있는 느낌!

이 작품은 배우로서 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건 내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체 막공이라는 나의 다짐은 아무래도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때로는 예외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마이클리의 <JCS>가 바로 그 예외의 순간이다.

 

빛과 시선이 시선이 주는 여백.

그리고 마이클리.

<JCS>가 내게 남긴 강렬한 화두를

나는 한 번 더 감당키로 결심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15. 07:58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26. ~ 2013.06.09.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드디어 마이클리의 JCS를 봤다.

<미스 사이공> 이후에 정말 오랫만에 마이클리의 노래와 연기를 보는거라 혼자 살짝 감회에 젖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에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건!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가는 거다.

게다가 이번 관람은 인터파크 굿티 50% 할인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이벤트 덕분에

예정에 없던 몽니 김신의 유다로 관람할 수 있엇다.

 

JCS는 Overture만 들어도 가슴이 마구 뛴다.

사실 이 한 곡이 갖는 매력도 엄청나긴 하다.

그 안에 예수, 유다, 마리아, 빌라도, 제자들의 모든 이야기가 그야말로 축약본처럼 담겨있다.

JCS의 첫 비트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내 귀에 대고 직접 말하는 것 같다.

"Are you ready?" 라고!

그러면 나는 또 대답한다

"Yes! All ready!"

 

마이클리 예수.

일주일 전에 관람한 박은태 예수는 너무 비장하고 경건해서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잘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이클리는 고난을 피하고픈 인간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더없이 편안하고 평온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니 그게 또 묘한 아우라를 남긴다.

급기야 2막의 "Gethsemane"에서는 정점을 찍는다.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엄청난 충돌은 일종의 빅뱅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성량과 집중력은

극의 내용을 모르고 온 관객들의 소원한 마음까지도 완벽히 휘어잡았다.

그는 이 한 곡에 작품의 시작과 끝 모두를 온전히 담아냈다.

그래서 곡이 끝낸 후 땀과 극의 감정으로 뒤범벅이 된 마이클리의 모습에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건 배우로서의 skill에 대한 경외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인물에 대한 깊은 몰입과 일체감이 주는 감동이었다.

마지막 십자가 장면에서는 박은태는

금이라도 화면에 더 나오기 위해 애를 쓰는 액스트라의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한 마디 하고.

이제 정말 죽었겠지 했는데 또 한 마디 하고... 

뭐랄까, 너무 뜸을 들인다고나 할까?

다행히 마이클리에게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어쩌면 이건 개인적인 애정도에서 비롯된 몰입의 차이일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어 발음도 <미스사이공>때와 비교를 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

센 받침과 ㅅ 발음이 좀 부정확하긴하지만

정확한 한국어 딕션을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마이클리.

본인의 바람처럼

한국에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김신의 유다는 뮤지컬이 처음이라 좀 걱정스러웠는데

딕션과 넘버 소화력은 좋았다.

(그래도 역시 연기는 조금 어색하더라.. 액팅도 그렇고..)

마이클리와 목소리톤이 완전히 다른 게 오히려 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4년도 이태희 유다를 떠올리게도 하고...

그런데 "Superstar"를 부를 땐,

유다 김신의가 아니라 몽니 김신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저러다 혹시라도 해드뱅잉을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중간에 "Put your hands up!"나 "Say Ye~~!"를 외치진 않을지 좀 조마조마했다.

(커튼콜에서는 하더라... "소리질~~~~러~~!"

그래도 전체적으로 반항아적인 유다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배신을 강요받은 자"란 작품의 의도와도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고..

(유도현 유다 같은 팽팽함은 확실히 없었지만)

빌라도는 지현준보다 김태한이 훨씬 괜찮았다.

노래, 딕션, 연기 전부 다.

김태한에게서는 빌라도만의 고뇌가 느껴진다.

워낙에 코믹한 배역을 많이 한 배우라 빌라도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확실히 경력으로 쌓인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헤롯 김동현.

아무래도 조권의 쓰나미가 너무 강력했던 모양이다.

분량은 작지만 임펙트면에서는 어마어마한 헤롯을 조권이라는 아이돌이 이미 정점을 찍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하든 조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들을 수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김동현은 조권보다 더 가볍고 코믹하게 헤롯을 표현했다.

그래서 인물이 동동 떠버렸다.

어쩔 수 없다.

이건 김동현 탓이 아니다.

다 조권 탓이다.

 

이 작품은 앙상블의 활약이 엄청나게 중요한 작품인데

이번 공연은 그게 전부 주연들의 어깨위로 넘어가버린 것 같다.

JCS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은근히 바랬었다.

서울예술단이나 서울시뮤지컬단처럼 오래동안 합을 맞춰온 이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서울예술단이 이 작품을 하게 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앙상블이 주연보다 많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너무 큰 단점이다.

그러다보니 "Simon Zealotes" 도 느낌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

시몬을 주축으로 파워풀한 혁명의 도화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클럽에서 춤추는 스타일리쉬한 젊은이들만 보인다.

셔플댄스를 추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번역은 의외로 고전적이었는데

배우들이 너무 스타일리쉬하다보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몬과 베드로의 비중이 너무 묻혀버린 것도 아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JCS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높다.

작정한 듯한 이지나의 연출과

역시 작정한 듯한 정재일의 엄청난 편곡,

게다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작정한 듯한 주연 배우의 활약은

이 작품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내겐)

6주간의 공연기간은 확실히 너무나 짧다.

마이클리 예수, 한지상 유다로 1번의 관람이 남아있는 나는 마냥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무지 고민중이다.

 

어쩌나~~

마이클리.

이 사람이 나를 대놓고 흔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