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8. 29. 07:56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김준수 드라큘라 두번째 관람.

원래 김준수 캐스팅으로는 한번만 볼 예정이었는데 조정은 미나와의 합이 궁금해서 뒤늦게 예매를 했다.

의도한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번주는 그야말로 드라큘라 주간이 되버렸다.

(덕분에 다크써클이 발끝까지 내려올 판이다.)

김준수 드라큘라.

초반보다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

감정 표현도 풍부했고 표정도 참 좋았고

특히나 조정은 미나와의 장면은 아주 감성적이고 섬세했다.

둘 사이에 뭔가  알 수 없는 라포같은게 느껴지더라.

그런데 넘버들은...

주말에 있었던 해외콘서트의 여파겠지만

김준수 특유의 시원시원한 고음이 충분히 터져나오지 못하고 막혀있더라.

그래도 "She"에서 "Loving you keeps me alive" 이어지는 넘버는 충분히 좋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미나를 바라보는 간절한 표정과 눈빛도 너무 좋았고..

컨디션은 김준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다들 안좋아 보였고.

나중에 들은 말에 의하면 드큘 배우들 사이에서 감기가 유행하는 중이란다.

그렇다고 공연의 질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던건 아니고

살짝 미묘하게 흔들리는 정도.

배우들 모두가 매회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려니 아무리 강철 체력이라도 도저히 남아나지 못하겠다.

어느새 애정하는 작품이 되버려서 나도 모르게 자꾸 안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김준수라는 배우가 폭발적인 고음뿐만 아니라 저음까지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배우가 될 것 같다.

아마 본인도 이 작품을 하면서 저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욕심이 있으니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테고!

뮤지션으로서의 김준수는 전혀 모르지만

뮤지컬배우로서의 김준수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고 싶다.

개인적으론 군복무를 마친 이후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때쯤 김준수라는 뮤지컬 배우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까지 보여주게 될까?

해답은 하나다.

그 시간을 기다려보는 것 뿐.

 

그러니 사라지지 않길, 잊혀지지 않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8. 8. 07:54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또 다시 <Dracula>다.

평소 공연관람이 워낙 많다보니 좌석에 대한 욕심은 자연스럽게 버리게 됐다. 

공연 관람 하나로 파산을 자초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정말 좋은 작품, 정말 좋은 배우가 하는 공연은  딱 한 번 좋은 좌석에서 관람한다는 나름의 원칙은 있다.

(그게 매번 배우 류정한의 작품이긴 하지만...)

단 한 번 허락(?)된 좋은 좌석에서의 관람.

8월 7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무대가 앞으로 많이 나와서 그런지 예술의 전당 B블럭 4열에서의 관람은... 

배우의 표정과 감정을 아주 세밀하게 읽을 수 있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미 익숙한 이야기인데 마치 처음 보는 이야기처럼 속수무책으로 빠져들게 만들만큼..

그리고 다섯번째 관람 중 처음으로,

"she"에서 눈물을 흘렀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장면은 내가 끔찍히 싫어하는 장면이다.

회상장면이라지만 앙상블의 움직임이 너무 산만하고 황당해서 차라리 영상으로 처리를 하지... 내내 그랬었다.

그런데 이날 류정한 드라큘라의 표정을 따라가면서 이 장면을 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에 몰입하게 되더라.

"A perfect life"와 "Loving you keeps me"에서도 여지없이 무너졌지만

그 이후까지도 "She"에서 시작된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내내 먹먹했다.

 

류정한이란 배우.

예전엔 확실히 그랬다.

가끔씩 결정적인 넘버에서 결정적인 삑사리(?)를 내긴 헸지만 연기보다 노래가 훨씬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노래와 연기 모두 다 너무나 좋다.

매일 레전드를 갈아엎을 정도로...

게다가 요즘엔 삑사리를 들어본게 도대체 언젠가 싶을 만큼 넘버 소화력이 안정적이다.

매번 최상의 상태에서 최상의 소리로 무대에 선다.

딕션은 정말 누구 말처럼 결벽증이 느껴질 정도로 정확하다.

도대체 평소에 자기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무대에서 매번 이런 모습이 가능할까?

아마도 일상의 모든 것이 무대에 포커싱 되어 있지 않을까?

<프랑켄슈타인>에서 <드라큘라>로 이어지는 작품이 묘하게 배우 류정한이 아닌 인간 류정한을 걱정하게 만든다.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무대에 있어줘서 많은 이들이 행복하긴한데

매번 다른 삶을 온 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그는 과연 어떨까?

폭풍같은 터널 끝에

류정한은 여러 의미로 다른 레벨의 배우가 됐다.

그 터널을 지나오면서...

스스로 포기하고 놓아버린 것들이 참 많았겠구나 싶어 진심으로 안스러웠다.

마치 드라큘라처럼...

 

류정한과 조정은의 조합을 보면서 언제나 매혹적이라 생각했는데

이날 두 배우의 표정과 연기에서는 "고혹"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건 관능을 뛰어넘는 묘한 신비함이었고 떨림이었다.

"Mina's seduction"에서 어제 처음으로 느껴졌던 드라큘라의 두려움.

어쩌면 드라큘라는 자신의 마지막을 이때 이미 선택했던 건 아닐까?

두 연인에게 허락된, 축복받지 못한 마지막 밤을

두 배우는 표정으로, 눈빛으로, 감정으로, 손끝으로 다 표현했다.

너무 아프고, 너무 간절해서 숨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Train Sequence"에서 서로를 보호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은 현실의 간절함 그대로였다.

또 다시 경계가 허물어지는구나..

그건 환(幻)이기도 하고 몽(夢)이기도 했다.

 

아마도 이 모든게 "눈빛" 때문이었을거다.

무대위에서 내내 마주한 배우 류정한의 그 눈빛.

한 번도, 잠시도 미나에게서 떠나지 못하던 드라큘라의 그 간절한 눈빛.

붉은 렌즈 속에 감춰진 그 눈빛에 나는 홀렸고, 멈췄고, 갇혔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

무슨 뜻인지 너무나 잘 알겠다.

완벽한 광(狂)의 세계.

충고하건데...

제정신으로 살고 싶다면 절대로 류정한의 작품에 빠지지 말라!

빠지지 않으려면 모든 호기심을 접고 우연이라도 보려 하지 말라!

잠깐이라도 보게 됐다면,

그랬다면...

빠져나오는건 애당초 깨끗이 포기하라.

 

"It's over"는 따위는

결코 오지 않는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30. 08:22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또 다시 <드라큘라>다.

류정한 드라큘라에 이어 바로 다음날 본 김준수 드라큘라.

일부러 다른 배역 캐스팅도 완전히 반대로 선택했다.

류정한- 조정은 - 카이

김준수 - 정선아 - 조강현

개인적으론 이 조합들이 음색도, 연기적인 면도 서로 더 잘 맞는 것 같다.

전자는 상당히 클래식하고 섬세하면서 아주 은밀한 유혹이 느껴지는 조합이고

후자는 괴기스럽고 파워풀한 관능이 느껴지는 조합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

김준수 공연회차는 엄청난 티켓파워로 이해 할인율도 전혀 없어 소박한 4층 자리를 예매했다.

이날도 4층까지도 외국인들이 꽤 많아 보여 JYJ의 위력을 절감했다.

처음 그의 <모차르트>에 출연 소식을 들었을때만 해도 티켓팔이 연예인의 등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누가 뭐래도 한 편의 작품을 온전히 채워내는 어였한 배우가 됐다.

그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행스러운건 현재까지 뮤지컬배우로서 김준수의 행보는 꽤 성실하고 꾸준하고 발전적이었다.

그래서 좋은 자리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보고 싶었다.

(4층 2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단 오페라글라스 동반은 필수!) 

 

김준수 드라큘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준수스럽게 잘한다.

류정한과는 넘버해석도, 연기도, 전체적인 표현도 완전히 다르다.

"Fresh Blood'는 <J&H>의 하이드만큼이나 파워풀하고 괴기스럽고 거칠다.

아직 배우로서 감성적인 부분이나 섬세한 표현엔 약하지만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힘과 소리는 제대로 컨트롤한다.

무엇보다 배역에 푹 빠져있는게 그대로 보여서 믿음이 갔다.

저음이 약해 "She"나 "Life After Life"의 시작부분이 임펙트가 없긴하지만

2막 마지막 넘버 "The longer I live"는 선택에 대한 번민과 아픔이 충분히 느껴졌다.

죽는 장면도 두 드라큘라의 느낌이 참 다르더라.

류정한 드라큘라가 "날 구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사랑해요."의 느낌이라면

김준수 드라큘라는 "잘했어요. 이제 그대 세상으로 돌아가요!"의 느낌.

같은 캐릭터가 연기하는 배우에 의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참 흥미롭다.

정답은!

당연히 없다.

 

뭐랄까 김준수 드라큘라에게는 전체적으로 묘한 신비감이 있더라.

분장도 그렇고, 표정과 움직임도 그렇고...

그래서 반헬싱과의 대결 장면도 환상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노래를 부를때도 템포를 일부러 느리게, 단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가면서 부르는데

그게 드라큘라의 시간과 속도는 세상의 속도와 무관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개인적으론 꽤 좋았다.

정선아 미나와의 듀엣 "Loving you keeps me alive"는 공개된 뮤비보다 느낌이 훨씬 더 좋더라.

그리고 정선아 미나는 역시 카이의 클래식한 목소리보다는 조강현의 살짝 쎈 음색과 훨씬 잘 어울린다.

오랫만에 무대로 돌아온 조강현은 예전에 비해 딕션이 좀 무너졌고,

ㅅ발음의 혓소리도 상당히 강해졌다.

정선아와 조강현 조합은 둘 다 센편이라 나쁘진 않았다. 

 

어쨌든, 이틀 연속 드라큘라를 관람한 결과!

개인적인 취향은 확실히 결정됐다.

류정한 - 조정은 - 카이.

아마도 앞으로의 관람은 주로 이 조합이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