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5. 14. 06:20
영국 최초 흑인 여성 판사 콘스턴스 브리스코
그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부모에게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고 즐겁게 지낸 어린시절이 아닌,
친어머니에게 학대와 지독한 멸시를 받았던 과거의 사실을...
"어머니의 지독한 폭력과 따돌림...... 그러나 희망은 남는다"
의붓어머니가 아닌 친어머니가
자신이 낳은 딸을 이렇게까지 학대할 수 있는지 읽으면서도 믿어지지 않는다.
어머니는 항상 자신의 딸을 때린다.
어머니의 학대로 인한 불안때문에 생긴 야뇨증,
엄마는 침대에 오줌을 쌌다며 밥을 굶기고, 젖은 옷을 며칠씩 입게 한다.
심지어 젖은 옷들을 비닐 봉지에 담아 밀봉시킨 후 밤마다 그 옷을 꺼내 딸에게 다시 입으라고 한다.
어차피 오즘을 쌀텐데 마른 옷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못생겼다고 조롱하고, 칼로 팔을 그어버린다.
아이만 혼자 남겨놓고 이사를 가버린다.
그리고는 가끔씩 들러 열세살 아이한테 집세와 전기세를 내라고 한다.
아이가 혼자 있는 집에 찾아와 두꺼비집을 열고 퓨즈를 빼 전기를 끊어버린다.
극도로 괴롭힘을 당한 소녀는 머리카락이 하나둘 빠져 대머리가 된다.
어머니에게 꼬집히고 맞은 탓에 가슴에 외상성 종양이 생겨 수술까지 받는다.
학교를 다니면서 생할비를 벌기 위해 사무실 청소, 병원 밤 근무, 여성복 판매원으로 일하느라
어린 소년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서 살아내면서 어린 소녀는 결심한다.
법정변호사가 되겠노라고...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후회하는 게 너를 낳았다는 거다. 하지만 시계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너와 나 둘 다 알고 있지. 나는 남은 평생 동안 계속 후회할 거다. 그런 걸 너도 알고 있지? 안 그래? 못생긴 것. 오줌 싸는 건 또 어떻고. 정상적인 애들은 벌써 옛날에 안 하는 짓을 너만 하고 있지. 못생긴데다 오줌을 싸는 걸로도 모자라서, 머리까지 훌렁 벗겨졌지. 한 사람의 엄마가 감당하기엔 지나친  것 아니냐?"
"엄마, 언제쯤 전기를 다시 쓸 수 있을까요?"
"네 문제가 뭐냐 하면 말이다, 클레어. 넌 언제 입을 닥쳐야 하는지 몰라. 그게 네 문제야. 전기를 쓰고 싶으면 돈을 내면 간단한 일이다."
"너를 가졌을 때는 낙태가 불법이었지. 그렇지만 않았다면 떼버렸을텐데...."

부모에게 이런 말을 듣는 아이가 과연 정상적인 성인이 될 수 있을까?
어머니는 딸을 병균 취급을 하면 다른 자식들과 섞이는 것조차 싫어한다.
청동버클이 달린 가죽 벨트로 딸을 때리면서
더럽고 더러운 창녀같은 년이라고 소리지른다.

아이는 대학 입학 허가를 받고 떠나기전,
엄마를 찾아가 묻는다.
"내가 뭘 잘못했나요? 말해줄 수 있나요? 엄마는 내가 엄마를 미워하게 만들었어요"

  - 콘스턴스 브리스코

책이 출판되고 난 후 어머니측 변호사가 그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단다.
책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결국 재판으로 이어졌고 그녀는 승소를 했다.
재판장을 나서며 그녀는 말했단다.
"절대로 어머니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
세상에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일, 용서해서도 안 될 일이 있다는데,
두아이의 엄마가 된 콘스턴스 브리스코의 어린 기억은
그렇게 그녀의 몸 속에, 맘 속에 치료될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 어린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엄마의 학대를 피해 잠시 함께 생활한 K 선생님 덕분이었다.
법정 변호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녀의 엄마는 머리 좋은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만이 대학을 갈 수 있다면 비웃었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가 머리가 좋다는 것도, 공부를 잘 한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엄마의 비웃음에 상처받은 그녀에게 K 선생님은 말한다.
"목표를 높이 세워야 하는 거야. 이 세상에는 너를 가로막을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어.
 이 말을 잊지 마라. 너를 가로막을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너는 멀리까지 나아갈 능력을 갖고 있단다. 그냥 가기만 하면 돼."

K 선생님 친어머니에게 학대받는 한 소녀의 삶을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이 책은 영국 최초 흑인 여성 판사 콘스턴스 브리스코의 이야기이며 더불어
두 다리를 잃은 K 선생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19. 22:09




Today, I received flowers

              - Paulette Kelly (폴레트 켈리)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Today was not a special day neither my birthday.

Last night I had my first argument with him.

He spat out curses at me and I felt a pang of sorrow.

I know that he felt what he has done

but I know he will fail to keep his word.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even though today was not a special day

neither our wedding anniversary.

Last night he pressed my against the wall

and he started to strangle me.

It was nightmarish time.

I could not believe his conduct.

I was awakened by my every muscle

and nerve ache with bruise.

He must feel really sorry for me.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even though today was not Mother's Day

neither any special day.

Last night I was beaten badly again

and it was more severe than before.

If I move away form him, what would happen?

How can I take care of my children?

Who makes money?

I am afraid of him but I fear to leave from him.

He must feel really sorry for me.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Because today was a very special day.

Today was my funeral ceremony.

Last night, he eventually killed me

by using his violence.

If I left from him earlier with my bravery,

I could not receive flower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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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참 낭만적인 시로구나 생각했더랬죠.

남편에게 꽃을 받았다니...

그런데, 이 시...

참 아프죠?

세상엔 받아선 안 되는 꽃도 있다는 걸 알게 한 시였습니다.

도화선이라는 말 아시죠?

흑인 운동의 도화선은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당당히 앉아 있었던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혹시 아시나요?

마찬가지로 이 시 한편이 미국의 가정폭력 문제를 표면화시켰습니다.

정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걸 절감하게 하는 시죠.

폭력이라는 거,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힘이라는 모든 무거움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했던 시였습니다.


힘이라는 거,

내게서 나와 내게로 닿는 힘,

내게서 나와 다른 이에게 닿는 힘,

그리고 다른 이에게서 나와 나에게 와 닿는 힘.


그것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아요.

살리는 힘,
혹은
죽이는 힘....


내게서 나와 나를 살리는 힘   -  내게서 나와 나를 죽이는 힘.

내게서 나와 당신을 살리는 힘 -  내게서 나와 당신을 죽이는 힘.

당신께 나와 나를 살리는 힘   -  당신께 나와 나를 죽이는 힘.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힘이 있다면,

죽이는 힘이 아니라 살리는 힘이길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내 힘에서 비롯돼, 
내가 알면서도 줬던 상처, 혹은 모르고 줬던 상처들...

그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는 사람들, 혹은 모르는 사람들께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어쩌면 이 시는 가정폭력뿐 아니라 내면의 자아폭력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 자신에게 이런 꽃을 보내는 일이
살면서 내내 없기를  간절히 그리고 더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살면서 정말 좋은 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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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 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랄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또 두드려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제가 좀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 이 시는 EBS 지식채널을 통해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으로 출판됐을 때 다시 봤구요.
   참 많이 아팠던 기억에 지금도 찡~~ 울립니다.

지식 e SEASON 1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