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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8.04 1박 2일 가족여행 - 강화도
찍고 끄적 끄적...2012. 8. 22. 08:04

언니 덕분에 정말 오랫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입시생이 둘이나 있는 큰오빠네 4명과 일본에서 혼자 있는 형부를 제외한 12명 대가족의 이동이었다.

12인승 승합차를 렌트해서 금요일 밤 10시 경에 서울을 떠나 새벽 1시 경에 성우 리조트에 도착했다.

몇 년 전에도 강화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이상하게 많이 설래고 기대됐다.

올 초에 수술을 하신 아빠도 그동안 어딜 다녀보지도 못했다.

엄마도 마찬가지셨고...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게 내게 좀 감동이었다.

승합차 맨 뒤에 앉아 가족들의 뒷모습을 내내 바라보면서

나는 노인네처럼 흐뭇하고 뿌듯했다.

진종일 재잘대는 조카들의 수다조차도 마냥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늦은 시간인데도 어쩜 그렇게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지...

조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같은 상상을 잠깐 했다.

저 에너지를 모아서 풍력이나 수력같이 사용할 순 없을까 하고!

(의욕상실에 빠진 사람에게 줄 수 있으면 더 좋고!)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한 몫 했지만

그냥 그 순간에 내가 빠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찼는지도 모르겠다.

내 가족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면서

둥지를 튼 한 무리의 새같다는 생각을 했다.

끝없이 부비고, 확인하고, 기웃거리고 바라보면서

작은 움직임 하나에까지도 엄청난 존재감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나는 사람이 시(詩)시 되기도 하고

음악이 되기도 한다는 매순간 절절히 체감하고 있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있다는 건.

아름다운 거구나!

순간, 모여있는 무리에 대해 늘 가지고 있었던 일종의 거부감같은 것이 스르르 녹는 걸 느꼈다.

어쩌면 나는 조금씩 유연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실 좀 두렵다)

 

앞으로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이 물론  더 있겠지만

(어쩌면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날들처럼 뭉클하고 애뜻한 감정을 갖기는 아마도 쉽지 않으리라.

여행을 돌아와서야 생각이 났다.

함께 있는 가족사진을 한 장도 찍지 않았다는 걸.

아마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생겨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왜 아무도 가족 사진 찍자는 말을 안 했을까?

우리 모두 그때 그정도로 따뜻하고 행복했던건가?

난 우리 모두 그랬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난 그 날들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하려 한다.

때로는 시였고, 때로는 음악이었고,

그리고 때로는 완전한 잊음이었던 시간. 

나는...

많이 행복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09. 8. 4. 06:36

주말에 17명 가족 모두와 함께
다녀온 가족 여행
17명이 언제 또 다시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싶어
왠지 혼자 애틋했던 마음.



1박 2일 동안 묵었던 한옥팬션
급하게 구한 장소라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의외로 깨끗하고 넓고,
그리고 창을 열면 확 트인 서해의 뻘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곳
또 무지 매섭고 독한 모기들...
내내 우리가 함께(?)했던 달과 오랫만에 본 잠자리
그리고 정말 백만년만에 찍어 본 단체 가족 사진.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이 여행을 충분히 너무나 큰 소득이 있었다... ^^)



함께 오른 전등사.
소담스럽고 아담하지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절
절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을 돌탑들.
탑들 위에 곱게 담겨있을 소원들. 바램들...
그 모든 간절함들...
(카메라 렌즈에 문제가 있어 사진이... ㅠ.ㅠ)



억겁의 세월 동안
전등사의 처마를 이고 있는 형벌을 받고 있는  여인
이 여인의 죄는 언제까지 유효한 걸까?
풍경 소리에 눈을 번쩍 뜨며
아직 남은 죄를 스스로 단죄하고 있을지도...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부레옥잠
꽃의 선명함이 마치 거짓말 같아 당황스럽기도...
이곳의 물꽃들,
어쩌면 다 부처의 환생
그 한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도라지꽃, 들국화 그리고
보석같은 햇빛.
눈부시게 빛나는 기억으로 담긴
1박 2일 그 짧은 여행.



발이 푹푹 빠지는 뻘밭의 기억도,
참게를 쫒아 팔둑을 묻었던 기억도,
꼬물꼬물 옆걸음치는 참게의 기억도,
다 기억했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았으면....

얼굴에 미소 가득할 기억 하나 품다...
<가족>이라는 인연의 기억...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