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0.10 <밤의 화가들> - 최예선
  2. 2010.12.22 개기월식
읽고 끄적 끄적...2014. 10. 10. 08:01

원래 "읽고 끄적 끄적"에 포스팅을 할 때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쓰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제 고작 몇 페이지를 시작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개기월식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10월 8일에 개기월식이 있을거라는걸 몰랐었다..

퇴근해서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다시 습관처럼 하늘을 봤더니 달이 반쯤 가려져 있더라.

아... 개기월식이구나...

느닷없이 맞딱뜨린 달의 변화 앞에 처음엔 좀 멍해졌었다.

그리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계속 달을 쫒았다.

1시간 예정했던 산책길이 어느새 2시간을 훌쩍 넘겼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달의 변화가 이정표였고, 시간이였고, 유일한 길이었다.

게다가 적월(赤月).

 

길어진 밤산책 후

최예선의 <밤의 화가들>이란 책을 펼쳤다.

사람들은 여전히 내게 묻는다.

혼자 사는거 외롭지 않느냐고..

외로움을 느낄만큼 혼자 산 기간이 긴게 아니라 조금 민망하지만

내 선택은 그런 것 같다.

혼자 사는 외로움이 아니라 혼자 사는 고요함을 택한거라고.

그 고요가 아직 나는 평온하다.

 

<밤의 화가들>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 그리고 감각하는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 중 밤과 관계된 그림들이 이렇게 많았다는걸...

그림을 보면서 내가 놓친 시간들은 실루엣과 뉘앙스로 남아있다.

꼭 밤처럼....

 

그런 순간이 있다.

아니 있다고 믿는다.

딱 그 장소여야만 하고,

딱 그 시간이어야만 하고,

딱 그 사람이어야만 하는 순간들.

그것 역시 실루엣에 불과할 뿐임을

그림을 한 장 한 장 감각하면서 다시 느꼈다.

 

흐려지는 기억을 붙잡으려 살을 붙이는 일,

그건 간절함이 아니라

조작되고 왜곡(歪曲)된 환상일 뿐이다.

그 환상에 빠져버리면

현실은 함께 환상이 된다.

 

그러니 잊지말자!

내가 여전히 살아야 하는 세상은

환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존 싱어 사전트 <카네이션, 릴리, 릴리, 로즈>

빌렐름 함메르쇠이 <스트란드가드 30번지, 실내>

빈센트 반 고흐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12. 22. 06:15
난 달이 참 좋다.
그렇다고 늑대인간이나 lunatic은 아니다.
달을 보고 있으면 그 차가운 다정함과 고요함
그리고 날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달 속의 토끼를 보는 것도 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어떤 때는 퇴근길에 집 앞에서 한참을 하늘을 쳐다보며 서성일 때도 많다.
혹여 달을 보지 못하는 날에는 그게 또 그렇게 서운하고 허전할 수가 없다.
하다못해 예전에 김현철의 <달의 몰락>까지도 얼마나 좋아했는지...
...달이 진다, 달이 진다...
그 가사가 그렇게 안스러울 수가 없었는데...



어제 3년 만에 개기월식이 진행됐다.
근무 시간 중이라 목격하진 못했지만 이렇게 인터넷 사진을 통해서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상으로 늘어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는 걸 말한다.
완벽히 일직선이냐 아니나에 따라서 부분월식과 개기월식으로 나뉘는데 
어제는 이 두 가지가 전부 일어났다.

...... 이날 월식은 달이 뜨기 전인 오후 2시27분부터 진행됐으며, 시민들은 달이 뜨는 시각인 오후 5시12분부터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오후 5시53분까지 점점 어두워지는 달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또, 이날 오후 7시1분까지는 달의 일부분이 밝아지는 부분월식의 모습이 관측됐고, 부분월식이 끝나자 평소 밝기를 서서히 되찾아 오후 8시6분께 반영식 종료와 함께 평소의 보름달 밝기로 되돌아왔다 ......




거기다가 지역에 따라서는 지구 대기에 굴절된 빛 때문에
붉은 달을 보인 곳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 일식에 이어 또 다시 멋진 우주쇼가 펼쳐진 셈이다.
다음 개기월식은 2011년 6월쯤 관측될 거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달은
이 모든 우주쇼를 마친 후의 동그란 보름달이었지만 
어쩐지 매일 보던 그 달이 아닌 것 같아 쑥스럽고 첫만남 인냥 반가웠다.
어쩌면 그렇게 달을 좋아한다면서 내 모습을 못 봤냐고 은근히 타박하는 것 같기도 하다.
미안! 내년 6월엔 꼭 지켜볼께!
그렇게 집에도 못 들어가고 나는 한참을 하늘 보며 다독였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