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2. 15. 08:19

 

<Reply>

일시 : 2017.02.01 ~ 2017.02.05.

장소 : 대학로 TOM 1관

M C : 이이경

출연 : 정휘, 고훈정, 백형훈, 송용진, 정영주, 서범석

        리플라이 싱어즈 (홍기주, 이준혁, 이아영, 이한밀, 임찬민, 도율희, 추연성)

연출, 음악감독 : 구소영

제작 : 프로스랩

 

조광화 연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5일 동안 총 6회 열렸다.

사실 6회 중 보고 싶었던 공연이 3회차나 있었는데 그야말로 자중하고 또 자중했다.

(2017년 내 공연관람 모토는 아마도... 자중?)

그 결과 선택한게 마지막날 2시 공연.

<팬텀싱어>로 요즘 핫한 배우가 된 고훈정, 백형훈, 정휘와

뮤지컬 <서편제>의 주역인 송용진, 정영주, 서범석이 출연하는 회차.

콘서트의 시작은 리플라이 싱어즈가 부른 조광화 연출 뮤지컬 넘버 메들리였다.

무대를 보다 깜짝 놀랐다.

리플라이 싱어즈에 배우 "이준혁"이 있어서...

처음엔 비슷하게 생긴 사람인가 했는데 사회자가 이름을 호명하는데 정말 이준혁이더라.

허... 이준혁 배우가 앙상블을 할 급은 아닌데....

나중에 구소영 음악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했다.

의리출연이라는걸. ^^

그리고 또 놀라웠던 거 하나!

MC가 TV연기자 "이이경"이다는거.

이 또한 본인 스스로 조광화와 구소영과의 인연을 이야기해서 이해는 됐는데 솔직히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았다.

뭘 알고 진행을 하는건가 싶어서.

근데 이 녀석 참 잘하더라.

실수에 솔직했고,

자신이 못 본 작품에 대해 아는척 하지 않았고,

진행에 능숙능란한 송용진과도 유쾌한 케미를 이끌어냈다.

객석에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얼마전 복면가왕에 나와 노래 실력도 뽐냈는데 앞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종종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뮤지컬 데뷔는 작년에 <알타보이즈>로 이미 했으니까.)

 

Reply 콘서트를 보면서 뮤지컬 <서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애정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다시 올라오게 된다면

송용진, 이자람, 서범석, 정영주 캐스팅은 꼭 챙겨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공연될까 싶은 <락헴릿>도!

역시 송용진은 이런 장르의 넘버에는 최적화됐다.

제목만 알고 있었고, 넘버조차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는데

송용진이 부른 2곡만으로도 범상치 않는 작품이라는게 느껴졌다.

연륜이라는게 무시할 수 없는게.

사실 이 콘서트는 2월 19일 DCF 고훈정, 백형훈 concert를 예매하지 못해 아쉬워서 예매했던건데

서범석, 정영주, 송용진 배우에게서 받은 풍족함이 훨씬 크고 깊었다.

마지막에 조광화 연출이 무대에 나와 인사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대로 끝을 내 많이 아쉬웠다.

 

뭐, 그래도 오랫만에 좋은 노래 잘 들었으니까 그걸로 만족 ^^

Good~~~!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7. 08:40

<베르테르>

일시 : 2013.12.03. ~ 2014.01.12.

장소 :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원작 :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극본 : 고선웅

연출 : 조광화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임태경, 엄기준 (베르테르) / 전미도, 이지혜 (롯데)

        이상현, 양준모 (알베르트) / 이승재, 최성원 (카인즈), 최나래 외

제작 : CJ E&M (주). 극단 갖가지

 

맙소사!

아무래도 엄기준은 이젠 연기만 해야 할 것 같다.

예전에 <몬테크리스토> 초연 이후론 그의 뮤지컬 무대는 기피해왔는데 그래도 "베르테르"는 아니겠지 하고 예매를 했었다.

솔직히 임태경보다 엄기준의 기대치가 월등히 높았다.

이제 이 작품은 더 이상 "반가운 나의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엄기준의 베르테르는,

다행히 연기는 좋았다.

순수하기도 했고, 절망적이기도 했고, 허무하기도 했고, 벅차기도 했다.

딱 베르테르의 느낌 그대로였다.

그런데...

노래를 부를 때는 왜 그 지경까지 되버린걸까?

누군가의 그러더라.

방금 전에 아주 신 레몬을 다섯개 정도는 먹고 나온 사람 같다고.

금방이라도 침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소리에

소리는 단 한 번도 터져나오지 못했고

호흠은 곧 인공호흡기라도 필요할 듯한 짧고 급박했다.

보는 내내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

엄기준이라는 배우가 이랬던가.

과거의 그의 무대를 떠올리면서 너무 많이 안타까웠다.

나이 탓이라고 하기엔 이유가 너무 구차하다.

아무래도 엄기준은 이제 TV 브라운관이나 영화쪽에서의 활약상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

소리가... 소리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이 망가졌다.

그건 뮤지컬배우에겐 너무 절망적인 상태 아닌가!

엄기준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는 있는 걸까?

 

전미도 롯데는 이지혜만큼 조증은 아니라서 보기에 편안했지만

2막에서 베르테르와의 재회를 시작으로 점점 복잡해지는 감정을

거친 숨소리 하나로만 표현한 건 많이 아쉽다.

(이번 관람은 여기저기 거친 숨소리들로 제대로 사태가 났다 ㅠㅠ)

양준모 알베르트는 노래보다는 연기가 훨씬 좋더라.

이상현 알베르트가 젠틀하면서 귀족적이었다면

양준모는 알베르트는 자신의 분노를 최대한 누르면서

롯데를 위해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깊은 사랑이 보였다.

타이틀의 두 베르테르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그런지 이번엔 알베르트 쪽으로 훨씬 더 마음이 기운다.

뭐 사실 그게 현실이기도 하고...

 

이번 관람에서 가장 눈에 띄였던 배우는 카인즈 최성원.

매번 카인즈가 이상하게 변질(?)됐었는데

최성원은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카인즈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줬다.

노래와 감정표현도 좋았고 연기도 괜찮았다.

이 녀석이 좀 쑥쑥 컸으면 좋겠다.

소극장 공연들도 몇 작품 봤는데 다 괜찮았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 <베르테르>에서 "카인즈"를 건졌으니... ^^

 

무대, 의상, 조명, 엔딩, 커튼콜도 예전같은 감성은 아니었지만

음악 하나는 정말 좋았다.

특히나 음악감독 구소영의 건반과 거의 듀엣으로 연주되던 바이올린 소리는 참 이쁘더라.

(연주자가 남자분이시던데....)

커튼콜.

등지고 앉아있던 베르테르.

임태경도 그렇고 엄기준도 그렇고 참 없어 보이는 중년의 뒷태더라.

솔직히 여기서 그나마 있던 감성이 놀라서 달아났다.

중년의 뒷태에 앞에는 가당치도 않은 커더란 해바라기 조끼.

베르테르가 베르테르이기를 포기한 의상이었노라 말하고 싶다.

게다가 죽창처럼 해바라기를 둘고 줄줄이 서있는 앙상블들.

이건 정말이지 감성이라는게 끼어틀 틈을 여간해선 안 준다.

해바라기 농장과 자매결연이라도 맺으셨나...

무대에도, 장면에도, 의상에도, 오케스트라 피트석에도

너무 노골적으로 해바라기를 들이대니 참 당황스럽더라.

 

2012년도에 유니버셜 아트센터에 이에

베르테르가 내게 참 색다른 경험을 자꾸 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경험...

정말이지 이제 그만 하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7. 5. 00:02


솔직히 말하면 박정환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선택한 뮤지컬이었다.
딱히 기대를 했던 것도 아니라 만약 재미가 없어도 그만이라는
상당히 껄렁한 마음으로 선택한 공연이었다.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제목은
홍보성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 같아 오히려 눈에 거슬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보고나서 실망하게 된다고해도
주말마다 공연장을 떠도는 내 몹쓸 습성을 탓하리라 은근히 강짜를 부르기도 했었다.
어! 근데 이 작품,
껄렁했던 처음 마음이 미안해질만큼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박정환, 원종환, 오의식, 이주훈, 김동현
5명의 꽃미남(?)들의 연기도 상당히 괜찮았고 노래도 다들 썩 잘한다.
캐릭터들의 성격은 전부 다 다르지만 은근한 일체감이 있고
배우 한명 한명에게 할애되는 시간도 제법 착하다.
여자 주인공(홍기주)은 노래가 많이 불안하긴 했지만 대사톤과 느낌은 좋았다. 
그리고 숙대 나온 여자분(김세인 ^^)은 정말 여러 면에서 눈에 띄더라.
무대 셋트는 귀염성있게 알차게 만들어졌고
배우들은 그 무대 구석구석을 또 알차고 야무지게 이용한다.
유치하리라 생각했던 내용은 그래도 재미있게 교훈적(?)이었고 
유머러스한 포인트들도 난잡하지 않게 잘 배치되어 있다.
애드립이었는지, 계획된 연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애드립쪽이 맞는 것 같다)
탁탁 치고 받는 대사가 너무 재미있어 쉴새 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진지한 부분에서는 엄청난 몰입으로 분위기를 바꿔낸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꽤 잘 만든 소극장 뮤지컬이라는 생각.



스텝들을 찾아봤다.
작가 : 이재국 (극작가, 공연기획자.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연출 : 김한길 (춘천 거기)
작곡 : 김혜성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작사 : 정  영 (남한산성, 스프링 어웨이크닝, 바람의 나라)
음악감독 : 구소영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뮤지컬 라디오 스타)
안무 : 한승훈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뮤지컬 빨래)
괜찮는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은 구성이긴 하다.
"오징어송(?)"이나 "가락시장 칼잡이" 같은 노래는
가사의 임팩트도 강하고 장르도 넘나들며서 독특한 재미를 준다.
자칫 잘못하면 무지 산만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꽤 공을 들여서 만든 작품이라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소극장 공연의 매력은,
땀을 흠뻑 쏟으며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과
실수를 애드립으로 바꿔 오히려 더 재미있게 만드는 걸 보는 재미에 있다.
(단, 과유불급(過猶不及)에 항상 주의해야만 한다)
그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이 주는 황홀경이 어쩌면 관객을 메번 홀리는 건지도.
그 세계에 빠지면 참 약도 없다는데...
동반되는 지름신은 또 어이할꼬!!!



개인적으론 배우 박정환은 제대로 알고 싶다면
꼭 그의 소극장 작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가 대극장형 배우가 못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후배들을 독려하며서 열심히 이끌어가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는 건
(아무래도 대극장에선 그런 섬세함을 목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관객으로선 상당히 아름답고 이쁜 모습이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그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보지 않았을 공연이다.
박정환이라는 배우를 통해 이렇게 또 다시 알찬 소극장 뮤지컬을 알게 됐으니
매번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뮤지컬과 연극을 번갈아 가며 무대에 서는 배우 박정환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면
그에게 배우의 삶은 그냥 일상이구나 싶다.
그래서 그가 출연한 소극장 작품들은 대부분 자리를 잘 잡게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투박한 그의 섬세함이 한몫 했으리라는 게 내 짐작.
그의 대사끝이나 동작의 끝, 심지어 대사 후의 입매의 끝에서 느껴지는 투막한 섬세함은
묘한 여운과 함께 은근한 동참을 선동한다.
그렇게 선동하며 무대 위에 서 있는 배우 박정환이 그래서 나는 참 좋다
그리고 크든 작든 그의 무대를 보는 건 매번 어김없이 기대된다.



엔딩 커튼콜을 보면 박정환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배우 모두가  
얼마나 이 공연 자체를 충분히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행복하겠구나 싶은 부러운 생각도...
솔직히 좀 샘이 나는 모습이기도 하다.
배우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이 특별하고 뿌듯한 특권이...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총각네 야채가게 ^^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파이팅!!!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