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7.10 고 노무현 대통령 49제 (2008.07.10.)
  2. 2009.06.18 요 이쁜 입으로... 2
  3. 2008.11.30 달동네 책거리 5 : <완득이>
그냥 끄적 끄적...2009. 7. 10. 15:49
거짓말처럼 폭우가 멈췄다.
그렇게 쏟아붓듯이 내리던 비...
서러워, 서러워
폭풍처럼 몰아치던 비.



서거 소식을 접했던 49일 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뭐라고 감히 힘들다.
그냥 하릴없는 막막함, 그리고 죄스러움
부끄러움을 참고 생활하기가 힘들다.



누군가는 밀한다.
"비정한 현정권"이라고...
어디 정권만 비정했겠느냐
나조차도 그 누구 못지 않게 비정한 사람인데...
광화문 대한문 앞에는 또 다시 차량벽이 세워졌다.
이해할 수 없다.
끝내 난장이라도 치고 싶은 걸까?



쉴 수 있는 자리가
쉴 수 있는 마음이
쉴 수 있는 평온이
그분께 빨리 찾아오길 기도한다.
또 다시
내가 뭐라고 감히....
간절히 기도한다.

진심으로
슬픔도, 미안함도, 원망도 모두 내려놓을 수 있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

세상이 결코 이쁘지 않고 힘들어도
요 이쁜 입들은
항상 희망을 먼저 말하고,
행복을 함께 이야기하고
거움만을 노래했으면 합니다.




많은 시간 세상 속을 살아내면서
혹 마음이 무거워 지치고 힘들 때
처음 "엄마" 했던
그 첫 말의 용기
더 나은 곳을 향해
희밍의 꿈을 먼저 말하는
그런 입술이 되길 기도합니다.



아가 !
내 입에서 처음 나온 말들은
그대로 열매가 될거란다.
그 마지막 한 마디까지 탱탱하고 알찰
선한 말들의 출발지 !

아가 !
내 입은 아직 작지만
내 입술이 들려줄 꿈은
그래서
아주 크고 넓단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8. 11. 30. 15:08


 <완득이> - 김려령 

책 이미지

 

지난주 토요일에 읽은 책입니다.

진료 끝나고 손에 잡았던 책인데 1시간 만에 뚝딱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쾌, 상쾌, 통쾌에다 플러스 알파를 주고 싶은 책입니다.

<완득이>를 처음 손에 잡았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뭐야?? 이거 인터넷 소설인거야? 귀여니의 아류쯤 되는 건가?????”

저처럼 에니메이션한 책 표지에 속는 사람 아마 여럿 있으리라 싶습니다.

일단 작가 김려령!

이 책 한 권으로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창비청소년 문학상 이렇게 그랜드슬램을 해 버렸습니다.(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청소년 명랑 소설쯤으로 생각하신다면 제가 많이 서운할 듯.(도대체 제가 뭐라고....^^)

정신 수준은 가히 “만득이” 수준을 왔다 갔다 하는 이 “완득이”라는 놈이 글쎄 주말에 저의 완소남으로 완전 등극해버렸습니다.(고작 고1 어린 놈이 자식에게......)

“도완득”

도를 완전히 터득한 놈이라고 할까요~~~^^ (한마디로 득도한 놈입니다. 득도의 방향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득도를 하긴 했습니다.)

어느 분은 그런 표현도 쓰셨던데요.

현대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아마도 아부지 도정복의 공이 크다 싶습니다.


가족 구성원 살펴봅니다.

왜소증인 아버지 도정복 : 카바레가 문을 닫자 오일장을 개척하는 생활 역꾼. 본인은 정직하게 기록했는데 결혼 중개소에서 난쟁이라는 말을 일부러 지워 본의 아니게 베트남 처자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신 장본인 되시겠고...

베트남 어머니 : 가난한 나라 사람이 잘 사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과 결혼해 여전히 가난히 살다 어찌 어찌 아버지와 헤어져 음식점에서 한달에 두 번 밖에 못 쉬면서 과다한 노동 중이시고...

삼촌 남민구 : 춤이 좋아 아버지에게 춤을 배우게 된 말더듬이. 생긴 건 요즘 말로 사망 지경인데 지능이 좀 떨어지고 춤은 무아지경 환상의 수준에 도달하신, 남들에게 “난닝구”라는 편안한(?) 별칭까지 하사 받으신 비혈연 관계이긴 하나 어쨌든 삼촌 되시겠고...


그리고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우리의 사회 선생 똥주(이동주)


“정말 이러시기예요? 가시관에 머리가 찔려서 잘 안 돌아가세요? 똥주 하는 꼴 좀 보라고요. 학생 집에서 술 퍼마시고, 꼴리는 대로 학생이나 패고, 선생이라는 작자가 인성 교육이 안 돼 있으니까, 학생들한테도 그런 교육을 못 시키잖아요. 다시 어린애로 돌려서 교육시킬 수도 없고,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죽여주세요. 이번 주에도 안 죽이면, 나 절로 갑니다. 하나님 안 믿어요!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완득이의 표현을 쓰자면 “부자 아버지 밑에서 가난한 척하는”, “생활보호 대상으로 나온 제자의 햇반을 날로 드시는(그것도 잡곡으로다.....)”, “이주노동자를 불법 고용하여 무지하게 일 시켜 먹는 자기 아버지를 경찰에 고발하는” 한마디로 대책 없는 선생 똥주...

이런 선생님 학교 다닐 때 만났다면 아마 제 인생도 달라지니 않았을까 하는 에니메이션한 상상까지도 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요는, 정말 다 살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꾸며진 사람들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완벽히 살아있는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 옆에서 이 사람들이 정말 수다스럽게 서로 말하는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저도 자꾸 한마디 거들고 싶어지게 만들 만큼요.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유쾌한 이야기 속에 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 같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편견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애인 아버지와 이주 노동자 어머니를 가진, 그래서 동시에 두 배의 편견에 시달리는 완득이의 가족을 통해 우리들의 사소한 선입견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도 단편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죠.(너무 깊은 내용을 기대하진 마시라... 이 소설의 타이틀은 어찌됐든 청소년문학이니까.....)

또한 똥주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이용하는 악덕 기업주와 그들을 돕는 봉사자들의 모습도 단편적이긴 하지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조차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는 사실, 적절한 가벼움을 유지하되 진지한 이야기를 함께 엮어내어 유쾌하게 웃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만들고 있죠.

그래서 읽는 내내 큰소리로 웃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었던 책이었습니다.


어쩌면 완득이는 “열등감”에 관한 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완득이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리고 킥복싱을 통해 이 열등감을 아주 유쾌하고 건강하게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현재 진행형으로...

어쩌면 더 많은 TKO 패를 당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TKO 승을 하는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멋진 완소남 도완득인데....^^


“아버지와 내가 가지고 있던 열등감, 이 열등감이 아버지를 키웠을 테고 이제 나도 키울 것이다. 열등감 이 녀석, 은근히 사람 노력하게 만든다....”


저도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완득아!!!~~ 힘내라!!! 누나가 지켜본다~~~~~”

이 녀석, 한마디 할 것 같습니다.

"됐거든요~~~ 똥주 하나로도 기도하기 바쁘거든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