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09. 11. 5. 06:13
숙제처럼 읽었던 두 권의 책.
소모임에서 추천한 책이라 조금은 의무감에서 책을 폈다.
나라는 사람에게서 제일 부족한 것이
어쩌면 인문적 사고와 철학적 사고인지도 모르겠다.
매번 이런 책을 읽을 땐
왠지 뒤가 찜찜한 느낌...
뭔가 빙빙 돌려서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은 막막함.
이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알려주는 것만 고맙게 받아야 하는 건가?
사실은... 아직 선택을 하지 못했다.



<문학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
8권의 소설 속 문제적 주인공들에게서 성공한 리더 혹은 성공하지 못한 리더의 모습을 찾고
그들의 이유와 특징을 꼽아준다.
소개된 8권의 책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단지 2권 뿐이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내가 알지 못하는 주인공에 대한 분석은
홀로 막막했고 암담했다.
굳이 꼭 그 책들을 읽어야만 본문을 이해햘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수박의 겉만을 열심히 본 기분이다.
그 느낌은 살짝 참담했음도....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전부 리더를 꿈꿀까?
아직도 리더의 자리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의 자리일거라고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한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을 어쩌면 평생 육화된 체험으로 이해하며 살지 못할지도...
리더의 삶은,
"긍정과 소통"의 깊이에 있는 건 아닐까?
예전에 학교다닐 때 배웠던 운동에너지 공식
" E=MC2 "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공식이다.
리더의 에너지는 질량 비례하고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들의 가진 지식과 소통의 정도에 비례하고 판단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 값에 따라 타인에게 리더의 에너지가
명확히 전달되고 확산되어야 한다는 나는 생각한다.
에너지를 잃은 리더는 더이상 리더일 수 없다는 게 내 좁은 소견.
좀 억지스런 대입일까???
사실 아직 나는...
"리더의 길"보다 "문학의 숲"이 더 모호하고 난해하다.
그 끝나지 않는 신비감이 때론 날 지치게도 하고 기운차게도 한다.



<클루지>
독특하고 신선해서 처음엔 재미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끝까지 그 느낌이 유지되지 않아 안타깝다.
인간의 "진화"라는 게
꼼꼼히 따지고 계획되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우연과 비합리, 불완전한 해결책에 의해 이루어졌단다
전적으로 클루지(kluge)스럽게...
결국 인간의 진화라는 것은 땜장이의 처지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때 그때 자투리를 모야 조립한 것이 인간 진화의 진실이라고...
어쩐지 색동저고리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이쁘고 귀엽긴한데,
이미 나이든 사람에게 입으라고 하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당혹감...



kluge :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

우리의 신념은 변덕스런 기억에 의해 조종받은다.
우리의 기억은 클루지의 모음이며 그것의 단점은 신뢰성이다.
기억은 항상 기억하는 사람의 편의에 의해
왜곡되고 간섭되고 오염된다.
그리고 이것은 사건과 시간의 불일치까지 가져온다.
신념 = 기억 능력 + 추론 능력 + 지각 능력
결국 "신념"은
우리가 "참"이라고 아는 것이 아니라
"참"이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숱한 "클루지"을
다양한 방법으로 "통찰"함으로써 효과적인 "개선"을 배워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진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결론내리면서도
자연과학의 인문적 해석은
역시나 어럽다... ^^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마라.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라.
 8. 언제나 이인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를 파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10. 26. 12:27



오늘이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100"이라는 숫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념적인 의미!
각종 매스컴과 신문보도에서 100주년을 앞다투어 전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걱정이 된다.
우리가 100주년이라는 숫자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중요한 건 그 분의 하셨던 일인데...
사실 이런 말을 하면서
무엇보다 부끄러운 건  나라는 인간이다.



1879년 9월 2일 출생
1910년 3월 26일 사망
31살의 나이로(지금의 나보다 너무나 한참 어린 나이다...)
우리나라의 적,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구를 쐈던 사람.
그는 청춘과 조국을 영원히 남긴 체
고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뤼순 감옥에서 사형됐다.
그리고 그의 유해는 아직도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



1909년 그는 법정에서 일본에 대한 죄목을 조목조목 들며
누가 진정한 죄인인가를 되물었다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가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
1905년 11월에 한일협약 5개조를 체결한 일,
1907년 7월 한일신협약 7개조를 체결한 일,
양민을 살해한 일, 이권을 약탈한 일,
동양평화를 교란한 일 등
그는 일본의 자행한 만행을 15가지로 제시하며
 법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정당성을 밝혔다.



어떻게 자신을 버릴 수 있었을까?
조국이라는 게, 대한민국이라는 게,
그렇게 내 목숨을 버릴만큼 간절하고 절대적인 존재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삶을 살다 떠난 그분들의 마음을 아마도 나는
골백번 삶을 반복해 태어난다고 해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나란 사람은 <기억>하는 그 단순한 일조차 점차 잊을지도 모르겠다.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내가 직접 느낀 국가적 위기의 존폐감이 없기에...
어느새 나느 부끄러운 후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기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한국인 "안중근"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10. 16. 06:01
 <꽃피는 고래 > - 김형경 

 

꽃피는 고래 


개인적으로 느낌이 좋다고 생각하는 여성 작가입니다.

신경숙, 은희경, 공지영, 전경린. 독특한 자기만의 작가 세계를 구축한 여성 작가들 중에서 김형경은 어찌 보면 굴곡 없고 평범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세월>이라는 소설이었네요. 제가 처음 김형경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게...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외출>,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성에>, <사람 풍경>... 참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달려온 작가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은 이 분의 글은 참 심난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 심난함이라는 게 모두 사람들로부터 비롯된 심난함이니 과히 낯설지 않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17살 “니은”의 성장소설입니다.

참 잔인한 현실이 무심하게 그리고 태연하게 그려져 있죠.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와 어른이 중간쯤에 와 있는 “니은”과 천진함이 먹먹한 사랑으로 다가오는 어른의 이야기(참 표현력 진부하네요...^^)

평생을 고래를 쫓아다니던 처용포 대왕고래 장포수 할아버지는 언젠가 포경업이 다시 합법화 될 날을 기다리며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배를 20년 동안 간수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는 제 손으로 살아있는 생명을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한 왕고래집 할머니는 첫정의 징글징글함을 알면서도 주인이 버리고 떠난 고양이들에게 새벽부터 밥을 챙기며 생명을 거두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은 생명을 죽이는 일을 (그것도 엄청난 생명) 했었고, 한 사람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또 한 사람.

자신을 홀로 세상에 남기고 가버린 부모가 어이없고 괴씸하기만 한 “니은”은 지금 바다와 같은 공황상태에 있습니다.

“파도는 평생 바다를 찾아다닌다...”는 말

제가 바다의 일부인지도 모르고 때론 거칠게 화를 내며 파도는 평생을 그렇게 바다를 찾아 다닌다네요

이 책의 “니은”이 꼭 그런 존잽니다.

울컥울컥 쏟아지는 감정을 차마 쏟아내지도 못하고 자꾸 안으로 안으로 숨기다 급기야 우연히 붙잡힌 고래를 안고 토해내고 마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죠.

그녀의 입에선 무수한 고기들이 빠져 나옵니다.

어쩌면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무수한 작살을 꽂고서 몇 시간동안 바다에서 사투를 벌였을 고래의 몸이 제 몸 인양 그렇게 바라봤을지도, 그래서 울어내도 울어내도 그 울음은 내 것이 아니었노라 발뺌할 수 있다 믿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니은에게 왕고래집 할머니는 말합니다.

"니가 시원하게 못 울어서 마음이 아픈 거다. 슬픔이 몸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몸을 두드리는 거지...“

전 이 표현이 참 섬뜩하게 아팠습니다.

슬픔이 몸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내 몸을 두드린다니...

내 맘이 딱 그랬었는데 하면서 느끼는 섬뜩함.

이 섬뜩함을 깨고 홀로 일어서는 게 17살 주니은의 어른되기 프로젝트의 시작일 것 같네요.


고래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 품는 피 섞인 숨결 그 잔인한 순간을 “꽃을 피운다”는 말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게 어쩌면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인생인지도 혹 모르겠습니다.

“고래가 꽃을 피우기” 위해선 쫒는 포경선의 질김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제는 끝임을 인정하는 고래의 마지막 체념의 숨결도 있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끝을 인정하는 고래의 마지막 숨결이 신화가 되어 꽃을 피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고래가 정말 “신화”처럼 아직까지 숨쉬고 있는 건지도요...

알고 계셨나요?

고래에겐 혈우병이 있다는 거...

그래서 한번 상처를 크게 입으면 피가 멎지 않는다고 하네요.

넓은 바다에 살면서 우리처럼 허파로 호흡을 하고, 그리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키우는 고래.

허파로 호흡하는 고래가 뭍에 나오면 죽는 이유는...

숨을 못 쉬어서가 아니라 물속에선 부력에 의해 감당했던 자신의 무게를 뭍에선 도저히 감당하지 못해 제 무게에 스스로 눌려 사망하게 되는 압사라고 하네요.

어쩌자고 상처받으면 쉬 아물지 않고, 감당하지 못할 삶의 무게에 죽을 것 같는 우리네 모습과 이리도 똑 닮았는지....

그래도 그 작살을 꽂고 몇 십 년을 아니 몇 백 년을 살아가는 고래도 있다고 합니다.

그 끈질김 또한 어쩜 그리 똑 같은지...

장포수 할아버지는 분명 오래전 자신과 눈이 마주쳤던 그 고래를 찾아 다시 떠났음이 이제 분명합니다.

그 고래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고래처럼 "신화"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결국은 "신화"처럼 숨쉬기 위해서...

우리에게 이제 "신화"는 그리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이겨내고 지켜내는 모든 일들과 마음들, 그리고 진심들

그것들이 우리에게 영원히 숨쉬는 “신화”가 될 것을 이젠 알 것 같습니다.

“신화”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그것들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 그리고 그 뒤에 마음속에 잘 살게 하기 위해서”라구요.


모든 것을 마음에 담고 살아갈 수는 분명 없을 겁니다.

그게 이별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고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떠나보내는 게 잘 기억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떠나보냄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책,

묘한 안도감에 평온함마저 안겨주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8. 21. 06:06
오랜 비가 지나간 하늘.
눈부시게 투명해 처연한 모습
그대로 울컥
눈 속으로 담길 것 같은
맑은 서러움



짧은 시간의 틈 속으로
한 세계가 닫히고
다른 한 세계가 열리는 순간,
그 틈 속에 살짝
기억 하나 몰래 묻어두면,



후...두...둑
비 떨어지는 어느날
그 기억
나를 찾아 땅으로 내려올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8. 11. 13:14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북촌.
조선 왕조 600년 양반 주거 지역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
지금은 개량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아직 이국의 눈엔 신비롭게 다가오는 곳.



정겨운 한옥의 처마 밑으로
안방, 사랑방 그리고 건넛방
소곤소곤 작은 이야기가 들리는 소담한 정원들
댓돌 위에 찍힌 그 이야기의 발자국들



걸었던 골목골목 하나하나
그 마디결을 쓰다듬고 싶었던
결 고운 나무 문들
오래 묵은 세월같은 사람의 흔적들.



그 흔적은
세월과 친구하며 다정해지는구나...
그 숨결에 가만가만 눈이 감기기도 하는
햇살 좋은 날의 북촌
꾸벅꾸벽 졸음처럼 밀려오는
이겨지지 않던 그리움들.



꽃과 함께
화사하게 만개했던 하늘.
그 어질한 기억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09. 8. 4. 06:36

주말에 17명 가족 모두와 함께
다녀온 가족 여행
17명이 언제 또 다시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싶어
왠지 혼자 애틋했던 마음.



1박 2일 동안 묵었던 한옥팬션
급하게 구한 장소라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의외로 깨끗하고 넓고,
그리고 창을 열면 확 트인 서해의 뻘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곳
또 무지 매섭고 독한 모기들...
내내 우리가 함께(?)했던 달과 오랫만에 본 잠자리
그리고 정말 백만년만에 찍어 본 단체 가족 사진.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이 여행을 충분히 너무나 큰 소득이 있었다... ^^)



함께 오른 전등사.
소담스럽고 아담하지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절
절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을 돌탑들.
탑들 위에 곱게 담겨있을 소원들. 바램들...
그 모든 간절함들...
(카메라 렌즈에 문제가 있어 사진이... ㅠ.ㅠ)



억겁의 세월 동안
전등사의 처마를 이고 있는 형벌을 받고 있는  여인
이 여인의 죄는 언제까지 유효한 걸까?
풍경 소리에 눈을 번쩍 뜨며
아직 남은 죄를 스스로 단죄하고 있을지도...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부레옥잠
꽃의 선명함이 마치 거짓말 같아 당황스럽기도...
이곳의 물꽃들,
어쩌면 다 부처의 환생
그 한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도라지꽃, 들국화 그리고
보석같은 햇빛.
눈부시게 빛나는 기억으로 담긴
1박 2일 그 짧은 여행.



발이 푹푹 빠지는 뻘밭의 기억도,
참게를 쫒아 팔둑을 묻었던 기억도,
꼬물꼬물 옆걸음치는 참게의 기억도,
다 기억했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았으면....

얼굴에 미소 가득할 기억 하나 품다...
<가족>이라는 인연의 기억...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31. 06:27
오랫만에 읽은 칙릿 소설
<스타일>로 제 4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던 젊은 작가 백영옥
그녀의 발칙한 두번째 칙릿 소설 <다이어트 여왕>을 읽다.



분량이 상당한데도
하루만에 읽힐 만큼 일단은, 무지 구체적으로(?) 재밌다.
백영옥이란 작가,
특한 재미를 끌어내는 상당히 부러운 재능의 소유자임을
인정하게 된다.



정연두....
잘 여문 초록의 완두공 같은 이름을 가진 이 여자는
3년 동안 사귄 애인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는다.
키173cm에 몸무게 98.3kg
그녀 앞에 놓인 현실.



그녀는
방송작가인 친구의 집요한 부탁으로
상금 1억원이 걸린
서바이벌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셰프로서의 일도 그만둔데 3개월의 합숙소에
14명의 육중한 팻걸들과 생활하면서
알게 되는 더 육중한 삶의 이야기들.... 



이 책이 단지 여자들의 그야말로 살 떨리는
살과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였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노골적인 사람들의 질투와 선망
그것으로 인한 가면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
때론 진한 배신감마저 느껴지게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세상의 모든 다이어트의 본질이 이렇기도 하고....



문득,
이 소설도 누군가 탐을 내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
<스타일>을 처음 읽었을 때도 영화나 드라마로 곧 만들어지겠구나 했는데
1년 후 이지아, 김혜수, 류시원이라는 쟁쟁한 스타들로 구성된 드라마가
이제 곧 SBS에서 시작한단다.
<다이어트 여왕>
이것 역시도 딱 그러기에 좋은 소설
그러나
책 곳곳에
예리하게 날 선 요리사의 칼날같은 대사들이 나온다.
탐욕과 탐식.....
탐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
칼날에 손끝이 베이지 않으려면
순간순간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는 사실.

여왕의 자리는 외롭지 않다.
그저 환상일 뿐.
환상은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혼자이게 만드는
극단의 공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Posted by Book끄-Book끄
태어나서 사람은 얼마나
숱한 발자국들을 흔적으로 남기게 될까...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내딛던
처음 그 마음이
행여 부끄러운 흔적으로 나이 먹지 않기를...



용기없음으로 인해
잘못된 것을 보고도 바로잡지 못한 비겁함
내 잘난 맛에
다른 이의 눈물을 무시했던 옹졸한 자만심
언제나 나만을 우선시하는 몹쓸 이기심
그리고 남겨지는
그 발자국들....




기억했으면...
일생 남길 모든 흔적 부끄럽지 않게.
행여 사람들 앞에
당당히 두 발 못 내밀고
평생 숨기며 살아내지 않도록,



비록 모나고 흉한 발이라도
그 두 발이 "정직"을 딛고 서 있다면
세상 누구보다
곱고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언제나
모든 부끄러움 앞에
고개 들어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오늘도
꼿꼿한 10발가락
그  하나하나에
꼭꼭 소망을 담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26. 13:34


깜짝 놀랐다.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
부검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사인이 궁금하기도 하다.
마이클 잭슨!
그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52살!
아직 한참이 더 남은 사람.
어린 나이에 시작된 연예 생활은 그를 뮤지션의 길보다 연예인의 길로 나아가게 만든 건 아닌지....
숱한 소문과 가십기사들 그리고 스캔들에 이어
끊이지 않았던 아동 성추행과 성형 관련 의혹들....
그의 심신은 누구보다 먼저 지치고 처참해졌으리라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그는 우리 시대에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그의 현란한 발동작이며
특유의 몸짓과 목소리.
시니컬한 표정과 왠지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묘한 미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런 그의 사망 소식 뒤에
그의 앞으로 수백만달러의 빚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한때는 "네버랜드"의 직원들에게 급여도 주지 않아 캘리포니아 당국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뻔도 했단다.
결국 "네버랜드"는 지난달에 폐쇄되기에 이르렀고...

자신의 꿈이 부서지는 것을 보면서
그의 정신은 그의 육체보다 더 빠르고 더 깊게 그리고 더 강력하게 무너졌으리라....

잭슨 파이브 시절 최연소 리드보컬 (5세),
최연소 빌보드 차트 1위(11세),
흑인 최초로 롤링스톤지 표지 등장(13세).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Thriller"를 만든 뛰어난 음악가 (1억 9백만장)
19개의 그래미상 수상자.
그리고 두번이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사람.



그가 만들면
한 때,
모든 것이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됐었다. 
그리고 그건 심지어 절대적인 것이 되기까지 했다.
(Billie Jean 에서 "moon walk"라 불렸던 뒤로 가는 안무를 기억하는가!
실제로 나는 그때 그의 신발 밑창에 분명 롤러같은 게 달려있을 거라고 확신했었다...)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진정한 시작,
마이클 잭슨에게서 비롯된 
New World !



어쩐지,
한 세계가 그대로 무너지는 느낌이다.
나조차도 이런 정도의 충격을 받는데 (그의 팬도 아닌 내가.....)
그의 추종자들은 지금 엄청난 공황상태에 빠져 있지 않을까?
"베르테르 효과"
혹 그를 따라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이 생기진 않을까 노파심이 일기도 한다.



팝의 신화였던 그가
그대로 영원히 우리 곁에 신화로 남을 수 있기를....
떠나간 그의 신화 속으로 누군가 함께
동행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갖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생각이다.



"영원한 팝의 신화"
그 이름이 계속 지켜지기 위해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이룩해낸 신화를
끝끝내 지켜내준다면 좋겠다.

파헤침이 "기억"이 아니라는 사실.
따라감이 "추종"이 아니라는 사실.

그는 이제 완전한 그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인정하는 건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그의 평온한 "쉼"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 그는 다시
"신화"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팝의 황제
영원히 dangerous 할 전설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며.....
Yor're not alon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6. 23. 06:38
1988년 개봉했던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레인맨>을 기억하는가?
이 작품은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등
주요 4개 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여년 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었다.
아직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킬링필드>처럼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본 게 아닌
내 돈을 내고 최초로 봤던 영화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의 위대함이여~~ ^^)



영화를 보는 내내
톰 크루즈의 잘생긴 얼굴보다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가 어린 눈에도 엄청나 보였던 기억.
"저 사람 정말 자폐아 아니야!!"
솔직히 감동을 받았던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대로 이해나 했을까....)
그 영화의 몇 장면들은 아직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서번트 신드롬"을 가진 자폐아  형 "레이먼드 바비드"와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동생 "찰리 바비드"
어느날 찰리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형의 존재를 알게 된다.
만약, 내게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형제가 어느날 나타난다면....
그것도 같은 부모밑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탈렌트와 영화배우로 유명한 임원희. 이종혁의 뒤를 이어
멋진 연극배우 김명민과
감초역의 코믹 연기의 대가 뮤지컬 배우 김성기.
그 둘이
레이몬드와 찰리를 연기했다. 



씁쓸했던 것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두 사람이 공연했을 때와
공연료 차이가 달라졌다는 사실 (30000 -> 25000)
대중의 힘이라는 게 가격까지도 조정하는구나 싶어
왠지 연극인들이  설움에 공감하게 된다.



<햄릿>, <에쿠우스>, <나쁜 자석>
그리고 그는 기억하기 싫겠지만 첫 뮤지컬 <카르멘>까지 (그건 좀..... @@::)
내가 아는 김영민은
연극 위에서 그대로 꽃이 되는 사람이다.
그의 몰입력은 신비감까지도 불러일으킨다.
그런 그의 무대를 오랫만에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랬다.
그리고 그 설램에 대한 보상을 그는 역시나 해줬다.
그의 눈물...
그 간절함과 미안함과 절실함.
어쩌면 내리는 빗소리보다 내겐 더 큰 빗소리로 남겨졌는지 모른다.



내겐 적격인 <라만차의 돈키호테>로 기억되는 뮤지컬 배우 김성기1
<사랑은 비를 타고>의 소심쟁이 노총각 형,
<벽을 뚫는 남자>에서 열연했던 일인다역 (그의 알콜중독 의사는 꺄아~~~),
<미녀는 괴로워>에서의 성형외과 의사에 이어, <자살 여행>까지...
그의 코믹연기는 그야말로 물이 오를데로 올라
마치 실생활도 그렇지 않은지 의심하게 만든다.
왠지 빈 듯한 헐렁함 속에 꽉꽉 채워진 치밀함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잇는 매력 포인트!



매표소 앞에 붙어 있는 홍보물.
역시 대중의 힘은 어디든 강력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여파가 이곳 공연장까지 이어지길
얼마나 바랬을까.....
(그러나 역시 대중은 대중이다!)



2시간 가량의 연극을 보면서
혹시, 
나도 <레인맨>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생각했다.
시간이 자나도 레이몬드는 동생 찰리를 잊지않고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매 순간순간을 전부다 기억하고 있었다.
찰리는 발음이 명확해지기도 전에 그 형을 떠나 보냈다.
(형의 자폐 증세가 동생에게 위협이 될 것을 두려워한 아버지에 의해...
그 아버지 역시 사랑하는 장남 레이몬드는 눈물로 병원에 맡겼다)
찰리의 불명확한 발음은 레이몬드를 레인맨으로 만들었다.
그 레인맨은 찰리의 힘든 순간을 함께 해준 유일한 친구였다.
자신만이 만날 수 있는  상상의 친구.
자신이 만든 <레인맨>
그렇게 알고 있었던 찰리....



형과의 재회로 찰리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버린 아버지와의 관계까지도 회복한다.
그리고 그토록 두려워했던 한 가정을 꾸미기까지도...
혹 마음속에 잃어버린 것들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찾아보라!
어쩌면 바로 거기서
당신의 관계 회복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연극 사이사이  흐르던 비틀즈의 노래와 빗소리
그리고 소극장에서 처음 만난 회전 무대
무대가 돌아가는 소음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레인맨>과 완전한 소통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으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